요즘 가요계를 보면 천태만상이다. 인디밴드가 나와 생방송 중 전라노출 파문을 일으키는가 하면, 여가수들은 옷을 입은 것인지 조차 분간이 가지않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여러 논란거리가 따르는 이야기들이지만 단 하나, 음악 외에 다른 기술로 대중에 다가가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대중가요란 음악성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지만 전부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춤을 잘 추거나 랩을 잘 하거나 각자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유독, 라이브 무대에 강한 가수들이 있다. 가창력은 기본이고 조화로운 멜로디와 풍부한 감성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뮤지션들이다. 오는 27일 오후 8시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 노천극장을 찾는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룹 ‘플라워’가 ‘한 여름 밤, 별과의 노래’란 타이틀로 수원 공연에 나선다. 몇 해 전 방영되었던 KBS 드라마 ‘눈꽃’의 주제곡 ‘Endless’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넓혔던 플라워는 보컬 고유진의 군입대로 2002년 9월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하다 지난해부터 다시 한번 꽃을 피우는 중이다. 그룹 ‘야다’의 멤버 전인혁을 기타리스트로 새로 영입해 팀을 재정비 했으며, R&B와 댄스 일색인 현재 가요시장에 뚜렷한 색을 지닌 그룹으로 당당히 나서고 있다.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는 플라워는 수원 공연을 통해 타이틀처럼 여름 밤의 무더위를 날리고 아름다운 화음을 펼쳐낼 것으로 기대된다. 얼마 전 종영된 MBC 드라마 ‘환생’에 삽입됐던 ‘다시 돌아와’를 비롯해 신곡 ‘여기까지 인가요’, 대표 히트곡 ‘눈물’, ‘플리즈’, ‘후회’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여름의 막바지에 다를 8월 말, 플라워와 함께 2005년 여름의 추억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문의 1544-3293.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한국유네스코 경기도협회(회장 김순태)가 ‘2005년 한·일 학생 미술작품 교류전’을 연다. 도협회는 지난 상반기 공모를 통해 접수받은 도내 1천900여명의 학생작품 가운데 특별상(9명)과 평화복지상(6명), 우수상(35명) 등의 국제문화교류상을 뽑았고 600여 작품의 특선 및 입선작을 선발했다. 이 가운데 국제문화교류상에 선정된 50명의 학생 작품은 하반기에 열리는 일본 유네스코의 시상식과 전시회에도 초청될 예정이며 일본의 명장협회에서 표창행사도 실시한다. 전시작품은 국제문화교류상을 수상한 한국학생 50작품과 일본학생 작품 50점 및 도협회원 작품이며, 17일부터 20일까지 경기문화재단 2층 전시실에서 선보여진다. 한편 시상식은 18일 오후 3시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에서 갖는다. 다음은 특별상 명단.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회장상=평택 이충초 2년 이민석(작품명 곤충나라), 군포 산본초 5년 이연수(즐거운 윷놀이), 오산 운암중 1년 황원지(거울에 비친 학교) ▲경기도지사상=성남 신흥초 5년 장지수(풍선타고 하늘 날기), 군포 산본초 6년 유수연(아름다운 우리 종), 화성 삼괴중 2년 송건화(黃牛) ▲경기도교육감상=수원 율전초 1년 안중연(거북선 잠수함), 오산 오산초 6년 서지연(즐거운 저녁 준비), 안양 대안중 1년 김주호(물의 도시) 이상 9명.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경기도문화의전당이 경기지역을 넘어 강원도와 충청도의 소외된 이웃들과 ‘사랑의 문화바캉스’를 즐긴다. 도문화의전당 관계자에 따르면 전당은 ‘2005 방학특선 명품공연 페스티벌’ 중 ‘꾸러기 예술여행’에 11일 충북 충주의 성심맹아원 40명을 시작으로 23일까지 충청·강원 지역 9곳의 사회복지단체를 초청했다. 매년 연말연시 또는 가정의 달 5월에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다 자원봉사자들 마저 휴가를 떠나는 8월, 이들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은 분명 의미가 크다. 전당은 ‘명품공연’ 중 ‘꾸러기 예술여행’과 더불어 일정에 따라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회’, ‘눈으로 읽는 수능대비 연극시리즈’ 등을 보여줄 계획이다. 또 이를 위해 전용 버스를 제공하는 한편, 스텝들과 공연 전 식사하는 시간도 갖고 유네스코 지정 문화재인 수원화성 일대를 관광하는 코스도 계획해 놨다. 정재은 홍보실장은 “‘사랑의 문화바캉스’ 프로그램은 지난해 8월 처음 시작한 이후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문화와 동떨어진 우리 이웃들에게 작지만 소중한 기쁨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당은 여름방학 특별기획인 명품공연 페스티벌을 지난 9일부터 23일까지 대·소공연장에서 마련하고 있다. 문의 230-3245.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여류화가 5인의 개성 넘치는 부스전이 9일부터 15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린다. 주인공은 이번 부스전을 기획한 주현숙씨를 비롯해 김흥숙, 이은희, 신은수, 조성례씨. 주씨는 “개인전 발표 기회가 녹녹치 않은 현실에서 평소 친분을 갖고있던 사람들과 함께 부스전을 열었다”고 말했다. 주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첫 개인전이다. 각각 10여점씩을 전시하는데 바다와 야생화, 인물 등을 테마로 작품을 선보인다. 주현숙씨는 ‘그날의 추억’이란 주제로 농가의 벽에 걸린 마늘이나 호미와 같은 농기구 등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조성례씨는 거친 파도가 포말을 일으키며 바위와 부딪히는 격정적인 장면을 담았다. 또 이은희씨는 ‘생명과 이중성의 노래’란 주제로 또다른 공간을 상징하는 액자와 새장 그리고 종이학을 통해 자유의지를 담았고, 신은수씨는 봉숭아나 담쟁이 등 식물들을 소재로 삼았다. 김흥숙씨는 ‘자연일기’란 주제로 포구의 폐선이나 탐스럽게 피어난 맨드라미를 선보인다. 228-3647/이형복기자 bok@kgib.co.kr
올 여름에도 청소년 및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가 다채롭다. 무더위 속 피서지 여행도 좋지만 시원한 공연장에서 감성을 살찌우는 여가 즐기기도 의미있는 여름 보내기다. 이번 주 주목되는 청소년 및 아이들을 위한 연주회를 모아봤다. # 카로스 타악기앙상블 공연 100여 가지의 타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16명의 프로페셔널 타악기 연주자로 구성된 단체. 생활용품을 이용한 타악기의 보편화와 리듬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음악교사가 추천하는 클래식 음악 중 베스트 곡을 선별, 음악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수준 높은 선율을 들려준다. 10일 오후 4시와 7시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비제와 프로코피예프, 바흐 등 유명 작곡가들의 곡을 들고 찾아간다. 문의 828-5841. # 부천시립청소년합창단 연주회 ‘땅의 노래, 하늘의 노래’란 타이틀로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하는 ‘세속음악’과 하나님을 주제로 하는 ‘교회음악’을 집합시켰다. 합창음악의 황금시대로 불려지는 르네상스 시대의 아카펠라, 세속음악인 마드리갈과 샹송으로부터 현대 최고의 대중적인 교회음악 작곡가인 존 루터의 성가곡에 이르기까지 합창음악의 명곡들을 부르게 된다. 특히 ‘하늘의 노래’에서는 한국초연곡인 낭만주의 독일작곡가 아이브링거의 ‘하프미사’가 특이한 악기편성을 통해 하늘의 신비한 소리를 보여주며, 존 루터의 ‘글로리아’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를 각 악장에서 극적인 모습으로 재현한다. 13일 오후5시 부천시민회관. (032)320-3481. # 청소년 ‘눈으로 듣는 클래식’ 국내 최정상 솔리스트 11인의 선율과 마임, 회화, 영화의 신선한 만남이 시작된다. ‘놀이처럼 재미있는 클래식 공연’을 표방한 이번 공연은 귀를 통해 소리로만 듣고 느껴야 했던 음악들을 눈을 통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서울 예술대학 연극과 임도완 교수의 연출로 올려지는 마임 공연을 비롯해 전문가들이 엄선한 시대별 회화, 건축물 영상 상영 및 영화의 명장면을 연주와 함께 볼 수 있다. 10일 오후 7시30분 안양 평촌아트홀, 19일 오후 7시30분 부천 오정아트홀, 20일 오후 8시 분당 요한성당에서 만날 수 있다. 1588-7890. # 파파 하이든의 오케스트라 놀이 11일 오후 7시30분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서울 클래시컬플레이어즈(지휘 박영민)의 교육 프로그램인 ‘All That Orchestra 시리즈’의 하나로 ‘오케스트라를 배우자’, ‘꼬마 신동 모차르트’에 이은 세번째다. ‘오케스트라 놀이’는 104곡의 교향곡을 작곡한 하이든의 교향곡 중 졸면서 듣는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려 했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놀람’ 교향곡, 단원들이 하나 둘씩 퇴장해 마지막에는 두 명의 바이올린 연주자만이 남아서 지친 듯 연주를 마치는 ‘고별’ 교향곡 등 위트있는 곡들이 해설자와 동반된다. 또 친숙한 만화영화 주제가를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해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으며 관객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보는 시간도 있다. (02)780-5054.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의정부예술의전당(관장 구자흥)이 2005 섬머 페스티벌 ‘한 여름 밤의 콘서트’를 둘째, 셋째 주말 및 휴일을 통해 선사한다. 시원한 분수가 있는 전당 야외무대에서 무료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한 여름의 더위를 말끔히 씻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 첫 무대를 장식하게 될 13일에는 가수 추가열과 스카페이스, 워디쉬 등 록밴드 등이 출연하는 ‘쿨 섬머 핫 뮤직’으로 꾸며진다. 추가열은 얼마전 모 방송 드라마에 삽입돼 인기를 끌었던 ‘나 같은 건 없는건 가요’를 통해 어쿠스틱적 선율의 참맛을 들려준다. 14일에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김동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그리스틴 역을 맡았던 배우 김소현이 나와 크로스오버 형식의 레퍼토리를 형성한다. 여기에 열정적인 가창력과 폭발적인 무대매너의 소유자인 가수 이은미씨가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한 주일 미뤄 21일 열리는 마지막 날에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는 ‘참여 축제’가 될 전망이다.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팝콘 하모니카 밴드는 초록빛 하모니를, 이은경과 알프스 요들 친구들은 흰눈 덮인 알프스 산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요들소리로 더위와 일상에 찌든 이들에게 희망과 생동감이 솟아나는 시원한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이다. 문의 828-5841.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보다 재미있는 미술을 찾는다면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를 추천하고 싶다. 8일까지 열리는 수원민족미술협회(이하 수미협) 제15회 정기전 ‘동네야 놀자’전과 이정희씨(35·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첫 개인전이 그 것. 먼저 ‘동네야 놀자전’은 수미협과 관련 미술단체들이 함께 꾸미는 전시다. 수미협 회원과 서호수채화회, 그림마을, 행궁목판화교실, 연무중 화우회, 도토리교실 등 10개 단체가 함께 전시한다. 이달훈씨는 넓적한 도자기접시에 바람에 휘날리는 나무를 담았고, 권용택씨는 나무와 돌을 이용해 바다에 떠 있는 섬을 형상화시켰다. 또 이윤엽씨의 목판화 ‘흔들리는 풀’은 긴 쇠파이프를 풀잎처럼 묘사했으며, 임종길씨는 어린이 교양서적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에 담긴 원화 13컷을 선보였다. 수원 칠보산에 자연생태를 체험하며 꿈을 키우는 도토리교실은 폐품을 이용한 아이들의 공예품과 토끼 두개골 등 생태 관련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2층 전시실에서 개인전을 펼치는 이정희씨는 타일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풍경화를 출품했다. ‘서랍속의 바다’란 주제로 타일작품 20여점과 평면, 도예작품을 선보였다. ‘서랍’은 작가의 마음이며, ‘바다’는 숨기고 싶은 비밀이다. 타일에 그려진 나무와 버들가지 등 자연물은 작가의 심정에 따라 형태가 변한다. 거친 바람이 나부끼듯 요동치는 나무와 꽃들의 형태를 통해 작가의 심상을 읽을 수 있다. 아크릴 물감을 그린 후 긁어낸 작품들은 판화 같은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이정희씨는 “좀 더 재미있는 작업을 찾던 중 타일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누구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듯 나만의 느낌을 담았다”고 말했다. 228-3647/이형복기자 bok@kgib.co.kr
정명훈을 상임지휘자로 영입하고 전 단원 오디션과 함께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탄생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도내에서 출범 기념 연주회를 가져 눈길을 끈다. ‘섬머 오브 패션’(Summer of Passion)이란 시리즈 속 ‘레드’(Red) 공연을 30일 오후 7시30분 고양 덕양어울림누리 대극장에서 펼친다. 가슴적시는 ‘적색 선율의 유혹’ 프로그램은 세 가지 색상이 주는 영상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무대로 지난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번째 이미지인 ‘블랙’을 마련한 바 있다. 또 8월에는 세 번째, ‘블루’가 예정됐다. ‘레드’는 불같은 정열과 강렬함, 열정과 사랑, 개성과 욕망, 개혁과 혁신 등의 의미를 상징한다. 선곡된 곡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타이틀의 암시가 파악된다. 우선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의 교향시 ‘돈후안’은 당대의 스페인 엽색가이자 귀족인 돈후안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으로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와 상통한다. 바람기가 다분하고 향락적이지만, 또 그것을 회한하는 소박함을 지닌 돈후안의 일생을 잘 녹여냈다 평가받는다. 시벨리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작품47’도 나선다. 애수에 찬 1악장에 이어 서정적인 2악장, 신비한 자연환경을 생생히 묘사한 3악장이 질주하듯 이어진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 D단조 작품47’도 들을 수 있다. 올해로 서거 30주년을 맞는 그의 곡은 진취적 기상으로 이미 많은이들로부터 사랑받아 왔다. 지휘봉은 빈 레지던스오케스트라 지휘자 및 우크라이나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키에프 국립교향악단 지휘자로 활동했던 아릴 레머라이트가 잡는다. 협연자로는 화려한 기교로 런던필과도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빗 가렛이 초청됐다. 문의 (02)3700-6300.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리모델링 공사로 인한 예술의전당 음악당의 휴관 등으로 올 상반기 비교적 한산했던 클래식 공연계가 하반기 들어서는 다소 분주해질 것 같다. 21년 만에 한국을 찾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바그너 악극 ‘반지 4부작’ 국내초연 등 굵직한 무대들이 잇따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화제작과 주목되는 공연들을 미리 살펴본다. 가을엔 ‘클래식 감동’이 밀려온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11월 7~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세계 최정상의 교향악단 베를린 필이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함께 드디어 서울을 찾는다. 1984년 카라얀과 함께 내한한 이후 정확히 21년 만으로 최고석이 무려 45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입장료로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 베를리오즈의 ‘해적 서곡’, 라벨의 ‘라 메르 르와’, 하이든의 ‘교향곡 86번’, 토머스 아데의 ‘아실라’,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 등을 연주한다. ▲마린스키 버전의 바그너 ‘링’=9월 24~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 등 바그너가 직접 대본과 음악을 쓴 4개의 시리즈 악극을 ‘반지 4부작’ 또는 ‘링 사이클’이라 부른다. 엄청난 대작이기 때문에 4부작을 시리즈로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이번에 오는 ‘링’은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버전이다. 2003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초연된 신작으로, 러시아와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 이 버전이 공연되기는 한국이 처음. 4부작이 하루에 하나씩 공연된다. 작품당 공연시간이 ‘라인의 황금’ 2시간 반, ‘ 발퀴레’ 5시간, ‘지그프리트’ 4시간 45분, ‘신들의 황혼’은 무려 5시간 반(휴식시간 포함)에 달한다. 때문에 평일 공연도 오후 5시에 일찌감치 시작한다. ▲한국을 빛낸 스타들의 고국 무대=조수미, 장영주, 장한나, 백건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들의 고국 무대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세계적인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와의 듀오 공연(30일 세종문화회관)을 준비 중이고, 하버드생 첼리스트 장한나는 8월 18일 예술의전당,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신포니에타와 협연 무대를 펼친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9월 14일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소나타 독주회에 이어 10월 17일 성남아트센터, 18일 예술의전당에서 이반 피셔가 이끄는 헝가리 부다페스트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는 쿠르트 마주어 지휘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0월19일 성남아트센터, 20일 세종문화회관) 협연자로 출연한다. ▲해외 유명 연주자들의 내한공연=우선 세계적 권위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1980년 대회에 나란히 참가했던 두 연주자가 눈에 띈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이보 포고렐리치(10월 6일 예술의전당)와 베트남의 당 타이 손(11월 30일 예술의전당)이다. 둘 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이 높다. 인기 첼리스트 요요마 독주회(11월 17일 예술의전당),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와 모스크바 솔로이스츠(10월 19일 예술의전당),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12월 6일 예술의전당) 등의 공연도 기다려지는 무대다. 성악 쪽에선 리트의 대가 페터 슈라이어가 11월 5일 예술의전당에서 고별 독창회를 열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는 남편 로베르토 알라냐와의 듀오공연 후 3년만에 내한독창회(11월 26일 예술의전당)를 갖는다. 주목 받는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첫 독창회(10월 22일)도 성남아트센터 개관기념 공연으로 마련됐다. 이 밖에 말러 전문가로 유명한 ‘괴짜 지휘자’ 길버트 카플란과 KBS교향악단의 말러 2번 연주회(10월 15일 성남아트센터),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11월 7~13일 세종문화회관 등) 공연도 눈길을 끈다. ▲반가운 오페라들=하반기 오페라 무대에는 ‘라보엠’ ‘라 트라비아타’ ‘나비부인’ 등 천편일률적인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그동안 잘 공연되지 않던 새로운 작품들이 많아 반갑게 느껴진다. 국립오페라단은 가을 시즌 첫 작품으로 유명 지휘자 대니얼 오렌과 세계적인 바리톤 레나토 브루손을 초청해 베르디의 ‘나부코’(10월 5~9일 예술의전당)를, 이어 11월 22~26일에는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를 공연한다. 예술의전당은 2005-2006 시즌 첫 오페라로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쉐니에’(10월28~31일)를 올릴 예정. 성남아트센터도 개관과 동시에 첫 자체제작 오페라로 구노의 ‘파우스트’(11월 24~27일)를 기획해 주목된다.
프로코피에프 이후 러시아(구 소련) 음악을 대표한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서거 30주년을 맞아 기념 연주회가 열린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단장 김홍기)가 23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칠 제46회 정기연주회 ‘쇼스타코비치 서거 30주년 기념 연주회’는 15개의 교향곡과 오페라, 실내악, 발레음악, 영화음악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작곡 활동을 했던 쇼스타코비치의 곡들을 재조명한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재능을 바탕으로 개성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명하나 채색적이며 서정적이나 진취적이다. 그의 음악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비롯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 등 국내외 영화에 삽입된 재즈모음곡 ‘왈츠’로 더욱 알려져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교향곡 제5번’과 ‘첼로협주곡 1번’, ‘축전 서곡’을 장윤성의 지휘와 첼리스트 김우진의 협연으로 마련된다. ‘축전서곡’ Op.96 은 즐겁고 밝은 분위기가 넘치는 작품으로 세계 도처에서 널리 애호되는 친근함이 깃들어 있다. 또 ‘교향곡 제5번’ 라단조 Op.47는 1937년에 완성된 곡으로 다이내믹한 음향에 델리킷한 감정표현을 볼 수 있는 명작이다. 문의 392-6422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