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만큼 재미있는 공연

전세계가 월드컵 열풍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는 가운데 성남문화재단이 홀로 문화 지킴이에 나섰다. 악극 ‘누가…’와 ‘영화제 속의 영화제’가 그것, ‘누가…’ 콘셉트는 6·25전쟁을 겪는 한 가정의 여정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옛 악극단 모습을 재현해 추억을 되새기는 뒷풀이. 6·25전쟁으로 아들을 버린 채 미국으로 떠나 버린 어머니가 30여년 뒤 췌장암 말기의 시한부 인생으로 귀국, 아들을 찾아 울부짖음을 통해 용서와 화해, 애절함 등을 담는다는 게 얼개. 이번 악극에선 60~80년대를 풍미했던 가요 20여곡이 선사되고 공연 중간 막간극 형식이 도입돼 옛날 그 시절 악극단 모습이 재현된다. ‘누가 …’는 화려하지 않지만 정적이면서도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 드는 신파극으로 극의 흐름에 따라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알맞은 무대이다. 오는 23일부터 국내 주요 국제 영화제 화제작을 소개하는 ‘영화제 속의 영화제’는 오는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금·토요일 성남아트센터 빛의 계단에서 진행된다. 매년 다양한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새로운 기술 등을 선보이며 각종 학술 세미나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컨퍼런TM 등 세계 최고의 컴퓨터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애니메이션의 신경향을 교류하는 축제의 장인 시그라프(SIGGRAPH)의 지난해 수상작 및 주요 상영작 등 15편이 소개된다. 특히 23~24일 서울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상영작중 화제작들이 스크린을 탄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월드컵을 맞아 온 국민의 관심이 스포츠에 쏠려 있어 문화계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공연을 위한 문화인들의 열정은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군포 프라임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연주회’

‘연주가 끝나고도 끊이지 않는 박수와 환호, 보답하듯 펼쳐진 세 번의 앵콜….’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단장 김홍기·이하 프라임필)가 경기문화재단(이하 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6월 군포시문화예술회관에서 가진 ‘피아니스트 김대진 초청-러시아 음악의 밤’을 압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정상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과 협연했다는 사실 외에도 관객을 흡입시키는 듯한 연주와 정갈하게 진행된 지휘는 객석을 매료시키기 충분했었다. 프라임필이 같은 형식으로 지난달 12일 오후 7시30분 제49회 정기연주회이자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공연을 열었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으로 어래드주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콜레지움의 수석지휘자인 크리스찬 슐츠(Christian Schulz)가 지휘봉을 잡았으며 한국종합예술학교 음악원장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역시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인 비올리스트 오순화, 그리고 프라임필의 수석인 클라리네스트 홍수연이 협연자로 나섰다. 프로그램은 타이틀이 암시하듯 모차르트의 것들로 가득찼다. 오페라 ‘후궁으로의 도주’ 서곡을 비롯해 ‘클라리넷 협주곡’(가장조),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 교향곡’(내림 마장조), ‘교향곡 제41번(다장조) 주피터’ 등이 울려 퍼졌다. 절대적으로 본다면 평소 프라임필의 내공이 무난히 발휘됐다.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 마다 울리는 박수와 환호는 이미 이승을 떠난 모차르트를 위로하고 있었다. 특히 국내 바이올리니스트 중 ‘최고’란 찬사를 듣는 김남윤과 실력파 비올리스트 오순화가 한 무대에서 주고 받은 교감은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Andante), 그리고 때론 매우 빠르게(Presto) 감성을 자극했다. 또 모차르트 교향곡 중 비교적 어렵다고 알려진 ‘주피터’도 큰 오점 없이 연주됐다. 전반적으로 프라임필이 지닌 연주 실력은 가감없이 드러났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자면 다소 달랐다. 더욱 엄격히 표현하자면 프라임필이 지닌 역량, 발전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실망감이 묻어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프라임필은 소위 ‘잘 나가는’ 국내 몇 안되는 민간 오케스트라다. 연간 수십여 억원씩 투자되는 관변 오케스트라와 달리 자생력이 없으면 버티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여러 곳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기도 한다. 또 ‘오케스트라는 많지만 객석은 늘 비어있다’는 말처럼 관객을 모으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연간 100여 회의, 결코 만만치 않은 무대에 서고 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자연스레 주변으로 부터 많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 그 결과 6년 여 전부터 군포시문화예술회관에 둥지를 트게 됐다. 군포문예회관과의 계약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조건’으로 상주하게 된 것이다. 또 프라임필의 명칭 앞에 ‘군포’란 지명을 다는 조건으로 시에서는 지원금을 타고 있다. 올해는 13번의 군포시 관내 공연을 조건으로 3억여 원이 지급된다. 게다가 연간 100여 회의 무대 중 20여 회 가량을 제외하고는 ‘개런티’란 수익을 올린다. 물론 이는 민간 단체로서 ‘능력’의 부분이기 때문에 이 자체만 놓고 왈가왈부 할 순 없다. 이 밖에 프라임필은 재단이나 여러 기관단체로부터 지원제도를 활용해 공연을 올리기도 한다. 결국 프라임필은 분명, 관변 오케스트라에 비하면 열악하지만 프로로서 경쟁력을 형성하고 있다. 커다란 막힘 없이 발전해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려 온 그 ‘혜택’들을 떠올리면 지금의 프라임필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눈치다. 일례로 발레단과의 동행을 빼놓고 ‘프라임필’이란 네임을 통해 제대로 된 해외공연 한 번 나가 본 적 없다. ‘해외공연이 뭐 대수냐’하는 식의 변도 있겠지만 오케스트라, 클래식 음악 자체가 서양에서 유입된 것임을 감안하면 스스로의 견문을 넓힘과 동시에 국내 뿐 아닌 해외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이미 고려됐어야 했다. 프라임필이기 때문이다. 프라임필의 이 같은 정체(停滯)성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도 간간히 노출됐다. 그간 보여 왔던 프라임필의 이미지와 크게 상반되진 않았지만 클라리넷과 호른, 비올라 등 지난해와 다른 수석단원 구성의 파트 부분은 조금 불안정했다. 내년이면 프라임필이 창단된지 만으로 딱 10년을 맞는 해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다. 프라임필이 지금의 ‘위기’를 넘어 민간 오케스트라의 모델로, 이상을 현실화 시키는 단체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컬투 “내 아이에게 줄 어린이 뮤지컬 만들어요”

개그 듀오 컬투 김태균 정찬우가 어린이 뮤지컬 제작에 나선다. 컬투는 모두 8억원을 들여 어린이 뮤지컬 ‘아이언 키드’를 제작,올 여름 선보일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컬투는 이번 공연에서 기획 및 제작 전과정을 총괄하기 위해 8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도 도중하차했다. ‘아이언키드’는 KBS 2TV에서 방영 중인 26부작 3D 로봇무협액션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 280만달러 선주문 투자를 받았고 편당 제작비 2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컬투는 로봇판타지에 동양적 무협을 가미한 원작의 특징을 살려 춤과 노래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두 아이의 아빠인 정찬우는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재미있고 신나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며 이번 뮤지컬 제작에 애정을 보였다. 곧 2세가 태어나는 예비 아빠 김태균도 “아이언 키드는 탄탄한 스토리와 교육적인 메시지가 잘 녹아있는 작품”이라며 “제대로 된 연출과 특수효과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도 신나게 즐기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린이 뮤지컬 ‘아이언키드’는 8월4일부터 20일까지 능동어린이공원 내 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더위 쫓는 시원한 보호막 ‘원두막콘서트’

요즘과 같이 척박한 시대에 사라진 추억 하나가 있다. 불법(?)이긴 하지만 수박을 서리해 동무들과 나눠먹는 맛. 특히 원두막에서의 기쁨은 한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기 충분했는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이에 버금가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오는 17일부터 8월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마련하는 여르미오 페스티벌 ‘원두막콘서트’. 안산문예당 내 계단광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도시민들에게 향수를 전하며 청량제 같은 선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10여 회에 걸쳐 진행될 원두막콘서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재즈다. ‘영혼을 충족시키는 가창력의 소유자’라 평가받는 BMK와 일본 재즈 마칭그룹 ‘히비차즈케이’의 합동무대를 비롯해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과 천재 피아니스트라 일컬어지는 진보라의 동반출연, 국내 재즈계의 거장 ‘이정식 밴드’ 등이 그 주인공들. 또 워싱턴포스트지로부터 ‘매우 시적인 피아니스트’라 평을 받았던 ‘론브랜튼 재즈 트리오’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밖에도 개그맨 전유성의 익살스런 웃음과 연출이 가미된 클래식 음악회 ‘얌모얌모 콘서트’와 군더더기 없는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동물원’ 콘서트도 기다리고 있으며 퍼포먼스,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관객들을 맞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편, 지난 2004년 8월 시작 이후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여르미오 페스티벌은 그간 야외 공연과 야외 영화상영 등으로 안산 지역의 대표적 여름축제로 자리잡아 왔다. 안산문예당 관계자는 “시민들의 호응에 비해 기간이 짧다는 지적을 받아 2006년에는 기간을 늘리는 한편 속이 꽉 찬 공연들을 골랐다”며 “피서를 멀리 가지 않아도, 누구나 도심속에서 여름밤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31) 481-3849/구재원·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공연리뷰/‘안성죽산국제예술제’에 다녀와서

말은 안통해도 몸짓, 발짓, 눈빛은 만국공통어. 평화를 기원하는 춤이 무대위에 펼쳐지고 관객들의 소탈한 웃음이 터진다. 한켠에서 ‘징’으로 장단을 맞추는 외국여인과 무대위 젊은 예술가들의 얼굴에도 자연스러운 미소가 그려진다. 동양적 의상을 입고 활을 걸친 이들은 마음의 다툼과 미움을 활로 쏘아버리고 세상의 평화와 안녕이 깃들길 기원한다. 둥굴게 둥굴게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 이들 사이로 관객들이 섞여 들어가기 시작하고 흥에 겨운 아이는 수줍어하는 엄마를 두고 맨발로 혼자 무대위에 올라 춤사위에 빠져든다. 이 무대를 기획한 현대무용가 Lin Lerner씨(미국)는 티베트 전통춤을 한국의 무용수들에게 전수했다. 티베트 전통춤은 쉽고 따라하는 재미가 있어 관객들의 참여를 부담없이 이끌어 냈다. ‘Green People’을 주제로 문을 연 제12회 안성죽산국제예술제(9~11일·용설아트스페이스·이하 예술제)는 자연과 인간, 예술의 조화를 모토로 열렸으며, 이에 예술이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짜여져 관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가능케 했다. 이번 예술제는 (사)웃는돌이 주최했으며, 국외7팀, 국내14팀이 참여한 가운데 외국인들과 뒤섞인 관객들이 부담없이 편안한 웃음으로 하나된 현장이었다. 친구를 따라 예술제에 참여한 김은진씨(28·인천)는 홍신자씨의 책을 보고 오게 됐다며 “틀에 박힌 회사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접하는 문화생활이 마음에 든다”며 만족했다. 자원봉사로 참여한 최혜민씨(25·여)는 새내기 영어선생님이다. 그는 “주말을 이용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며 “예술과 문화의 별세상에 온 것 같아요. 고등학생들을 가르친지 이제 3개월이 됐는데, 학교에 돌아가면 아이들에게 이 곳에서 겪은 다양한 문화체험들을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은 흘러 어둑한 8시30분. 보름달이 뜬 초여름밤 쏟아지는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야외 데크에선 현대판 쥐불놀이인 파이어쇼(Fire Show)가 열렸다. 흡사 옛부터 정월대보름이면 횃불을 땅에 꽂고 소원을 빌거나 논밭에 불을 질러 잡귀와 해충을 쫓는 ‘쥐불놀이’를 연상케 했다. 동유럽 슬로베니아에서 온 케티야와 미락은 비 속에서 로프에 붙인 횃불을 곤봉다루듯 돌리며 묘기를 부렸으며, 관객들은 환호성으로 답례했다. 한밤중 이어진 ‘인도네시아 그림자 인형극’에서는 5명의 인도네시아 예술인들이 그림자극과 함께 춤과 공연을 선보여 이색적인 향취를 선사했다. 부드러운 관록이 넘치는 몸짓에 자연의 미가 담겨 알 수 없는 대사가 오고가는 와중에도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번 예술제는 동유럽, 미국, 중국 등 여러 민족이 모인 자리인 만큼 여러 종교와 문화가 만나 더욱 이색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타 민족에 대한 이질감없이 잘 융화된 모습을 보였으며 적극적인 관객참여 프로그램이 돋보였다. 홍신자 예술감독은 “매년 예술제마다 애착이 가지만, 이번 예술제는 특히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이 조화되는 자리”라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즐길 기회 제공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발도르프 미술치유교육생 전시회

어릴적 예술체험은 풍부한 감수성을 키워 준다. 영재붐이 일고 있는 요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러나 단순히 악기나 미술 실기를 가르치는데는 한계가 있다. 예술은 기능이 아닌 풍부한 감성이기 때문이다. 인지학을 창안한 루돌프 슈타이너(1861~1925)는 다양한 예술활동을 통해 신체적, 지적, 감성적 영역을 통합한 교육예술을 주장했다. 그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발도르프학교를 설립, 사회계층이나 재능, 직업 등에 관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활발히 순회강연을 펼쳤던 슈타이너는 한 장애시설의 요청을 받았다. 당시 장애아는 가능성이나 정규 학교교육을 받기에 한계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슈타이너는 ‘영혼적으로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아이의 치유교육’이란 개념을 적용, 장애아도 육체적으로, 영혼적으로 계속 발전하는 존재로 판단했다. 이 같은 개념을 바탕으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지난달 6일부터 3일까지 어린이 예술아카데미인 ‘발도르프 교육예술 미술치유’를 진행했다. 안산 인근 초등학생 30여명은 색채, 형태, 조형 등을 체험했다. 이들은 미술체험을 통해 정서적 안정은 물론 창의적인 사고능력, 자기 치유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수강생들이 제작한 발도르프식 습식수채화 및 점토 조형물을 오는 17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제1전시실에서 전시한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군포프라임 필 16일 연주회 빈필 로버트 나지 첼로협연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Maurice Joseph Ravel:1875~1937)의 ‘어릿광대의 아침노래’는 1905년 작곡되고 같은 해 1월 파리에서 초연됐다. ‘나방’, ‘슬픈 새’, ‘창해의 조각배’, ‘종의 골짜기’ 등과 함께 피아노곡집 ‘거울’에 수록된 곡으로 독창성이 뛰어나며 독립적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고 라벨 자신에 의해 관현악용으로 편곡된 작품들도 있다.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군포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단장 김홍기) 제50회 정기연주회 ‘프랑스 음악의 밤’에서 만날 수 있는 오프닝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프라임필은 라벨과 더불어 프랑스 음악계 양 축을 형성한 생상(C.Saint-Saens:1835~1921) 곡들도 골랐다. ‘첼로 협주곡 제1번 가단조’와 ‘교향곡 제3번 다단조’(오르간 교향곡’ 등이 그것. ‘러시아 음악의 밤’과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음악회’ 등 다양한 레퍼토리들을 선보여 온 교향악단답게 프라임필은 이번에 프랑스 음악으로 또 한번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특히 공연은 프랑스 음악을 택했다는 특징 이외에 협연자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첼로 협연에 나서는 로버트 나지(Robert Nagy)가 주인공으로 현재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첼로 수석을 담당하고 있는 실력파다. 오르간은 독일 유학파 김지성이 협연을 맡고 경기지역문예회관협의회가 제작할 오페라 ‘나비부인’ 지휘자로 최근 내정된 김덕기씨가 지휘봉을 잡는다. 프라임필은 같은 프로그램으로 다음날인 17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도 오른다. 문의(031)392-6422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노경화 ‘살롱 드 모란’展

노경화 멀티미디어 작가(41·여)가 지난 11일 과천시 문원동 한 주택에서 살롱 드 모란(Salon de Moran)전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한·불수교 120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전시회는 멀티미디어 드로잉, 설치입체, 실크스크린 작품과 재불한국작가들의 판화 등 25점이 선을 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예술작품은 특수공간인 미술관 등에서 전시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친근감 있는 생활공간인 응접실(Salon)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노 작가는 작품은 인간의 외로움과 관계의 단절을 ‘고통’으로 묘사, 벽과 벽으로 갇혀 있는 인간들의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눈동자와 피눈물. 인간이 시력을 잊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사랑과 정을 보아야 하는데 어둠(비인간적인 현상)만 아른거리며 겪는 고통을 담은 ‘고통1’과 산업사회에서 실패한 한 인간이 재기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산업사회의 외로움을 표현한 ‘고통2’, 인간과 인간과의 대화와 사랑의 단절을 표현한 ‘고통3’ 등은 현대인들의 지독한 외로움을 잘 그려내고 있다. ‘작은세상’은 작은 공간 100여곳에 어린시절 사진과 인형, 동물을 새긴 조각작품, 염색,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소재들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노 작가는 이 작품에서 아파트처럼 똑같은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의 벽과 답답함, 이로 인한 현대인의 외로움 등을 담아냈다. 행위예술을 그린 실크스크린에선 인간이 외로움을 털어내고 자유를 찾아가는 형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외로움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인간에 의해 훌훌 털어버리고 자유(인간미)를 찾는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노 작가는 미술관에서의 전시회도 큰 강점이 있지만 살롱에서의 전시회는 기획과 전시가 짧은 시간동안 이뤄지고 대화와 토론 등으로 작가가 감상자 사이의 벽을 허무는 등 가장 인간적이라고 표현한다. 그가 살롱전을 여는데도 남다른 이유가 숨겨져 있다. “요즘 집안에서 이뤄진 행사(돌 회갑 장례식 아이들 생일 등), 즉 인간이 태어나는 일부터 죽는 일까지 모두 밖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단절된 인간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선 밖에서 이뤄진 행사가 집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살롱전이 생활속에서 뿌리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진정한 바람은 무엇일까. “내년에는 이집트 파라오전으로 만나고 싶어요.”/과천=김형표기자 hp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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