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와 만나 보세요.” 인천시가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수준 높은 공연예술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한 국제예술제 ‘2006 인천 & 아츠’를 통해 음악도시로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인천&아츠’는 인천시가 주최하고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기획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국제예술제로 기존의 아시아 아츠 페스티벌의 답습적인 프로그램을 과감히 탈피, 지난해 도쿄 필하모닉 내한공연, 여름 워크숍 콘서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초청 연주회 등 굵직굵직한 공연들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첫 선을 보였고 올해 요코 코마츠바라 무용단의 ‘플라멩고의 신화’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2006 인천&아츠’프로그램을 성황리에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3회에 그친 시민문화프로그램을 10회로 늘리고 클래식 음악으로 한정했던 공연들을 무용, 뮤지컬, 재즈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했고 첫해 호평을 받았던 오케스트라 워크숍 프로그램(APOA Summer Workshop)을 보완, 발전시켜 양과 질적인 면에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아츠’는 교육과 예술의 독창적인 결합이란 주제로 크게 APOA Work S0hop 프로그램과 인천을 근거지로 한 APO 육성 프로그램, 시민 문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1.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 인천 홈베이스 활동 및 육성프로그램(7월31일~8월4일) 아시아 각국의 최고 교학악단 단원들로 구성된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인천을 근거지로 해 재탄생한다. 인천&아츠의 주요 프로그램이 아시아의 젊은 음악인들을 육성하는 것인만큼 인천&아츠에서 훈련받은 재능 있는 젊은 음악가들은 향후 APO에서 활동하며 자신들의 기량을 펼친다. 다음달 4일 오후 7시30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 재창단 기념 공연을 마련한다. 2. 2006 인천 & 아츠 여름 워크숍(8월6일~12일)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아카데미(APOA) 정명훈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의 음악인들이 아시아의 재능 있는 음악인들에게 높은 수준의 오케스트라 훈련과 음악코치, 그리고 풍부한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은 각 파트별 레슨, 실내악 레슨, 리허설과 공연 참여 등 오케스트라 연습시 필요한 가이드 라인 등으로 진행된다. ▲지휘 워크숍(CW-Conducting workshop) 소수의 특별한 재능을 가진 젊은 지휘자들에게 전문적이며 실제적인 평가가 함께 이뤄지는 지휘 훈련 과정으로 학과는 지휘 기술, 연출, Score Study, 분석, 리허설 기술과 연주자와 대화법 등으로 구성됐다. 모든 과정은 비디오로 녹화해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며 올해는 정명훈, 아릴 레머라이트, 주오황 첸이 교수진으로 참여한다. 3. 시민문화프로그램(2~12월) 클래식, 재즈, 크로스 오버, 아카펠라, 뮤지컬,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수준 높은 예술작품들을 선별해 소개하며 시민 음악회 시리즈를 통해 시민들이 문화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됐다. ▲마에스트로와 친구들 트리오 공연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일본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지모토, 차세대 첼리스트 고봉인이 펼치는 세대를 넘어서는 공감대. 레퍼토리는 베토벤 피아노트리오 제5번 라장조 작품 70-1 ‘유령’,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나장조 작품 8번, 차이코프스키 피아노3중주 가단조 작품 50번 ‘어느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 등이다. 다음달 22일 오후 7시30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R석 5만원 S석 3만원. ▲Jazz Festival in Incheon ‘재즈와 보사노바의 만남’ 여름밤의 시원한 재즈 선율이 더위를 식혀준다. 정선과 친구들, 리오넬 루에케 트리오, 커트 로젠윙클 그룹의 환상적 연주가 볼만하다. 공연은 다음달 25일 오후 7시30분과 26일 오후 7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R석 3만원, S석 2만원/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3년 만의 단독 무대, 장기간 소극장 공연, 들국화 시절 같은 밴드 편성. 전인권이 달라졌다. 들국화 출신 가수 전인권(52)이 8월8~27일(매주 화~일요일) 서울 대학로 질러홀에서 단독 공연 '안녕하세요? 전인권입니다'를 무대에 올린다. 그간 그는 대형 공연장에서 1~2회 관객과 만났다. 이번엔 3년간 참아온 팬들의 무대 갈증을 해소해주고자 소극장 장기 공연을 택했다. '돌고 돌고 돌고' '행진' '사노라면' '그것만이 내 세상' '걱정말아요 그대' 등 히트곡 레퍼토리가 밴드 연주, 이색적인 무대 연출과 함께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기획사인 질러엔터테인먼트는 "들국화의 명성과 인기는 전인권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다. 그러나 이번 무대는 인기와 명성이 그리워 만들어낸 과거 스타의 무대와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억의 이름 들국화, 전인권의 들국화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연에는 평소 전인권의 팬을 자처하는 최민식을 비롯해 여러 가수와 배우들이 그를 응원하기 위해 참석한다. 공연 수익금 5%는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한다. 입장료 3만 원~6만 원. ☎02-741-9700, 1544-1555, 1588-7890 /연합뉴스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여배우 중 한 사람인 스칼렛 요한슨이 나탈리 포트먼과 16세기 영국왕 헨리 8세의 사랑을 다툰다. 18일(현지시각) 버라이어티지의 보도에 따르면 스칼렛 요한슨은 올 가을 촬영이 시작되는 사극영화 '다른 볼린 여인'(The Other Boleyn Girl)에 캐스팅돼 이미 출연이 확정된 나탈리 포트먼과 에릭 버너와 함께 공연하게 됐다. 필립파 그레고리의 동명 역사소설을 각색하고, 저스틴 채드윅이 메가폰을 잡는 '다른 볼린 여인'은 헨리 8세(에릭 바나)의 사랑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자매의 이야기. 포트먼은 가톨릭이었던 헨리 8세가 영국성공회를 설립하면서 첫 부인과 이혼한 후 두 번째 아내로 맞아들이는 앤 볼린 역을 맡고, 요한슨은 언니인 메리 볼린 역을 맡는다. 결혼 1천일 만에 참수형을 당하는 동생 앤의 명성에 가려 크게 조명받지 않은 메리 는 헨리 8세의 정부 중 한 사람이었다. 올 가을 런던에서 이 영화의 촬영을 시작하는 요한슨은 올 가을에만 세 편의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등 캐스팅 제의가 쇄도하고 있는 여배우. 우디 앨런 감독의 '특종'(Scoop)이 오는 28일 개봉하는데 이어 브라이언 드팔마 감독의 '검은 다알리아'(The Black Dahlia)가 9월15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위신'(Prestige)이 10월27일 개봉한다. /연합뉴스
한국 출신 음악가들이 국제 콩쿠르에 입상한 사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2006 문예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출신 음악가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것은 2004년(37차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총 70차례였다. 분야별로는 피아노 33명, 바이올린 13명, 성악 10명, 작곡 5명 순이다. 한편 지난해 열린 양악 공연은 총 4천444회로 2004년에 비해 8.9% 상승했으며, 국악공연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2천685회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그룹 신화의 김동완(27)이 수재민 돕기 성금으로 1천500만 원을 쾌척했다. 태풍 에위니아에 이은 집중 호우로 막대한 재산 및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김동완은 소속사(굿이엠지)와 상의 없이 18일 오전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작은 정성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전한 후 1천500만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김동완은 폭우가 중부와 강원 지방을 강타할 때인 15일 부산 벡스코 전시관에서 '신화 2006 투어-스테이트 오브 디 아트 인 부산(State Of The Art in Busan)'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이날 김동완은 오후 8시께 개별 무대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부르다가 T자 무대에서 발을 헛디뎌 아래로 추락, 오른쪽 어깨가 탈골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응급처치를 통해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공연 직후 김동완은 사석에서 만난 자리에서 "방금 뉴스를 접했는데 폭우가 내린 강원 지방의 인명 피해가 대단하다고 한다. 집과 가족을 잃은 분들을 보니 너무 안타깝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굿이엠지는 "소속사도 (김)동완 씨가 '사랑의 리퀘스트'에 성금을 보낸 지 한참 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온가족이 함께 하는 한여름밤의 공연나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가 펼치는 특별한 콘서트가 다음달 8일 오후 7시30분 용인시 여성회관 큰여울마당에서 열려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양손을 합해 손가락이 네개뿐인 선천적 장애를 극복하고 피아니스트로 우뚝 서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이희아씨(21). 최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서 열린 공연에서 수준급 피아노 연주와 함께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 솜씨를 뽐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낸 이희아씨가 용인에서 감동의 물결을 이어간다. 이희아씨는 무료로 펼쳐지는 이번 무대에서 베토벤의 환희 송가중 ‘기뻐하며 경배하세’, 세르빌과 투상의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에서부터 드라마 겨울연가 주제곡인 박정원의 ‘My Memory’, 영화음악 ‘러브스토리’,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5번 등 장르에 관계없이 클래식부터 영화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곡들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는 이희아씨 이외에 피아니스트 엄기환씨(한국예술학교 작곡과)와 경희대 음대 선후배인 플릇앙상블(김환구·유병찬·주희진·박경희·이원주·이동우·향송희·염혜정·채진영·문애련)이 함께 참여해 온가족을 위한 마법같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만 4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 다음달 2일 오전 10시부터 인터넷으로 예매하며 인터넷 예매를 못한 경우 공연 당일 오후 4시부터 선착순 배부한다. 문의(031)324-8983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해거름 비를 피해 서둘러 도착한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은 늦게 입장하는 사람들로 한동안 어수선했다. 콘서트홀에 들어서니 무대 가운데 덩그러니 그랜드 피아노 하나가 넓은 콘서트홀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넓은 콘서트홀을 어떻게 채우려는지…. 검은색 탑에 나팔바지를 입은 재즈피아니스트 진보라가 입장하더니 장황한 설명도 필요없이 곧바로 피아노 앞으로 가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시작돼 버린 공연. 흠 하나 없이 둥근 구슬이 구르는 듯한 피아노 음색이 홀을 메우기 시작하고 빗 속을 뚫고 온 탓에 조금은 불쾌한 듯 눅눅하던 옷이 촉촉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날 공연은 1부 6곡은 진보라 독주로, 2부는 베이스와 드럼의 합주로 2시간동안 이어졌다. 잔잔한 ‘My Style Is Violet’이 콘서트홀에 울리기 시작했다. 피아노 소리는 동굴에서 떨어지는 무공해 물방울을 연상시킨다. “탱글탱글” 동굴을 울리며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는 청정한 심상을 전한다. 이날 공연이 그랬다. 밖엔 비가 떨어지고 콘서트홀엔 19세 소녀가 던지는 맑은 음색이 울려 퍼졌다. 관객들로 하여금 다음 건반음 하나하나를 기다리게 만들면서 이어지는 곡들은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맛에 음반 보다는 콘서트홀을 찾는가 싶다. 계속되는 피아노 음에 익숙해졌을 즈음 2부 연주가 이어졌다. “둥둥둥” 굵직한 소리로 피아노 소리를 받쳐주는 베이스에 템포를 맞춰 흥을 돋우는 드럼이 추가됐다. 천진한 미소를 띤 진보라는 신이 났는지 박수를 유도한다. 두 악기 등장으로 무대 위는 훨씬 환해져 밝은 분위기가 관객들에게 전해졌다. 한동안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지다 너무 신이 나서인지 문제가 생겼다. 관객들의 박수와 무대 위 세 연주자 호흡이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진보라도 “조금 실수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각자 독주는 훌륭했으나 연주를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공연 후 돌아오는 길 마지막 앵콜곡이었던 만인의 애창곡 ‘Fly me to the moon’이 입가에 계속 맴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흐르고 있던 재즈의 음을 가볍게 일으켜 주는, 강한 손가락의 힘뿐만 아니라 피아노의 울림, 건반의 강약 조절로 전문 피아니스트의 ‘손 맛’이 느껴졌던 콘서트였다. 연주 말미 “피아니스트를 소재로 한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한동안 콘서트를 열지 못할 것 같다”는 진보라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하면서 콘서트홀을 나섰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도내에서 활동하는 여성미술 단체 ‘S.A.E(수원아트에듀·회장 구희숙)’가 18일부터 24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1층에서 제6회 창립전을 연다. 이들은 평면회화를 중심으로 구상과 비구상 작품을 선보인다. 이현희는 작품 ‘결-연기’에서 양초가 꺼지는 순간의 연기를 절묘히 포착했으며, 안수진은 붉은 꽃을 과감히 클로즈업 했다. 윤경희는 양손의 손가락으로 앵글을 만들어 그 안에 꽃과 나비를 담았고 나명숙은 간단한 선으로 소와 염소 등의 동물을 그려 넣었다. 화면을 4개로 분할한 권혜선과 판화의 굵은 선이 인상적인 이정무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문의 (031)228-3647/이형복기자 bok@kgib.co.kr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를 마련했다. 8월12~1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오페라 '라 보엠'이 그것. 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 초심자를 위해 마련한 '마이 퍼스트 오페라(My First Opera)'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공연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객석과 무대의 거리를 좁혔고, 입장료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책정했다. 이번 공연은 김주현이 지휘봉을 잡고, 국립오페라단 상근연출가 이의주가 연출을 맡았다. 로돌포(테너) 역에 이재욱 정능화 송승민, 미미 역(소프라노)에 황지연 오은영 이운영, 무제타(소프라노) 역에 김은경 한예진 이정수, 마르첼로(바리톤) 역에 김동원 김동식 오승용 등이 출연한다. 푸치니의 대표작 '라 보엠'은 19세기 파리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우정과 사랑을 담고 있다. 3만원(초.중.고교생.청소년 1만원). 공연시간 8월12일 오후7시30분/13,15일 오후 4시,7시30분/16일 오후 4시. 예매 ☎1588-7890 www.ticketlink.co.kr(티켓링크) 한편 국립오페라단은 앞으로 서울 각 지역 구민회관을 비롯한 중극장 규모의 공연장과 지방 소도시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펼쳐 오페라 문턱을 낮추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또 한 명의 협연자가 있었고, 공연의 호스트는 대전시향이었지만 그럼에도 이 날 무대의 주인공이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부인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전시향과 비스펠베이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몇 년 전 그들은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와 비교할 때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다시 만난 이들의 면모는 각각 여러모로 성장해 있었다. 요약해 말하자면, 협연자 쪽은 더욱 깊어졌으며 관현악단 쪽은 한층 정교하게 단련되어 성장의 가능성을 엿보여 주었다. 풍부한 낭만과 서정성, 그리고 환상적인 느낌이 다분한 엘가 협주곡은 비스펠베이의 활로 꼭 들어보고 싶은 레퍼토리 중 하나였다. 뒤 프레의 음반으로 국내에서는 유달리 인기가 높은 곡이기도 하다. 보통은 기교를 앞세우다가 노래를 상실하거나 혹은 정반대의 상황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치는 이 곡을 비스펠베이는 양 쪽 모두를 부각시키며 완벽히 연주해냈다. 2악장과 4악장에서는 날렵한 기교를 유감없이 보여주었으며 1악장과 3악장에서는 멜로디 라인을 한껏 살려 낭만성을 최대한 고양시켰다. 다소 들떠 있는 듯 떠돌았던 오케스트라 협연은 비스펠베이의 풍부하면서도 묵직한 과다니니 소리에 빨려 들어가며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았다. 인터미션 전에 앙코르로 들려준 비스펠베이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3번 사라방드와 6번 가보트)은 그가 1996년 한국에 데뷔를 하고 난 뒤 얼마나 깊이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는가를 엿보게 해준, 기대치 못한 행운이었다. 1996년 당시 그는 원전악기를 대동하고 찾아와 이 작품을 연주했으며 2000년에는 아예 바흐 첼로 모음곡 전곡 연주회를 가지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당시 비스펠베이의 연주가 역동적이고 생기가 넘치는, 춤곡의 발랄함을 있는 그대로 살린 젊고 원기 왕성한 바흐였다면, 이날 과다니니로 연주한 바흐는 불혹을 넘어선 중견 연주가의 한층 깊어진 내면이 투과되어 성찰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실려왔다. 실상 대전시향이 제시한 이날 프로그램은 국내 교향악단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곡목으로 구성되었다. 바그너의 '베젠동크의 노래'를 듣고자 찾아온 바그네리안(바그너 애호가)들의 모습도 객석에서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소프라노 데보라 마이어는 바그너를 노래하기 좋은 굵직하면서도 울림이 큰 목소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너무 성급한 진행과 오케스트라와의 부조화, 성악가 자신의 부적절한 호흡으로 인하여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감정에 몰입할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2부에 연주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대전시향이 가진 가능성, 특히나 국내 교향악단의 대표적인 취약점으로 꼽히는 금관악기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연주 자체는 대단히 역동적이고 파워가 느껴졌지만 강약과 템포 조절에는 한계를 드러내 작품 자체가 지니고 있는 드라마틱한 긴장감과 다이내믹이 아쉬웠다. 오히려 앙코르로 연주한 '경기병 서곡'이야 말로 단순히 '앙코르'로 치부할 수 없는 멋지고 경쾌한 완성도를 이루어내 대전시향의 낙천적인 미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