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선율들이 저렇게도 표현될 수 있구나.” 옛날부터 구전으로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음악 민요. 노동요, 사랑가로 삶의 애환을 달래면서 함께 즐기며 감정을 공유해온 생활의 일부였던 민요가 어느 순간 옛날에 멈춰져 버렸다. 최근에 캐논과 비보이, 국악으로 듣는 사계 등등 새롭고 다양한 국악의 모습이 보여지고 있지만 옛날 민요처럼 공감할 수 있는 국악의 모습은 아니다. 국악이 이제 소통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키네틱국악그룹 옌(YEN)은 25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삼호아트센터에서 전통 민요와 성악을 모티브로 현대적인 민요를 구현하는 국악공연 ‘하루애’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 ‘하루애’는 무수히 많고 많은 그렇고 그런 날들 중의 하루, 무수히 많은 그렇고 그런 사람들의 하루, 그런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하루 중에서 특별한 하루를 발견하는 ‘하루愛’이다. 도시 속의 우리, 전혀 가공되지 않은 우리의 일상을 이미지 콘서트로 그리면서 급변하는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잠재된 불안을 국악으로 소통시킨다. 또한 사회 속의 불안과 민요를 대변하는 노래, 관객과 소통하고 싶은 옌의 바람을 담아 국악의 선율로 노래한다. 특히 힙합을 차용한 놀이곡 형태의 창작곡 ‘딜레마’는 힙합의 비트 안에서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선율이 즉흥의 형태로 덧붙여지고 영남의 사물놀이 가락을 따 악기로 연주된다. 이번 공연은 ‘불안은 소통을 노래한다’란 부제로 프롤로그, 불안한 일상, 화려한 외출, Melancholy, 즐거운 회귀, 오늘의 노래 등 6개의 장면으로 구성돼 9곡이 연주된다. 프롤로그에서 선보일 ‘창’(Window·양승환 작곡)은 경기도 민요인 매화타령 후렴을 모티브로 차용해 경기도 민요 특유의 유유함을 도시적으로 표현했고, 불안한 일상의 곡 ‘도시, 어느 저녁’(김현보 작곡)은 제주도 노동요 ‘가래가는 소리’를 모티브로 현대의 노동요 느낌을 준다. 화려한 외출의 곡 ‘딜레마’(작곡 옌)는 판소리 쑥대머리 대목을 주 선율로 힙합 패턴으로 구성했으며, ‘N.O.N.G’(송안지 작곡)은 펑키리듬 패턴에 판소리의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성격을 살려 현대를 이야기 하고 있다. Melancholy에서 연주할 가야금 독주곡 ‘여우비’(송안지 작곡)는 경기민요 창부타령을 모티브로 솔로곡의 외소함을 탈피, 풍성함을 전해주며 전통 민요의 매기고 받는 형식을 살린 옌의 노래극 ‘얼음무지개(송안지 작곡)는 현대인의 외로운 정서를 담고 있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수원 최초로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공연장이 도내 노인복지시설 등 문화소외지역을 찾아 펼치고 있는 작은 콘서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수원 팔달구 인계동 옛 중부국세청 건물 2층에 자리잡은 DSD 삼호아트센터(이사장 이윤희·센터장 이태운). 삼호아트센터는 소외계층 문화보급 활동의 일환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노인복지시설 등 문화소외지역을 찾아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WMF와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음악여행 ‘행복+행복 콘서트’란 타이틀로 진행하고 있는 이 음악여행에는 삼호아트센터 개관공연을 담당했던 성악가 우주호(바리톤)와 함께 남성 성악가 8명으로 구성된 음악친구들이 참여하고 있다. 삼호아트센터는 지난 21일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천주교 경로수녀원이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 ‘평화의 모후원’을 찾아 아주 특별한 음악여행을 펼친데 이어 다음달 6일 파주시 복지시설 ‘주 보라의 집’을 찾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사한다. 다음달 파주에서 펼쳐질 행복 콘서트에선 ‘청산에 살리라’, ‘우정의 노래’, ‘경복궁타령’ 등 우리 가곡들과 민요부터 ‘향수’, ‘우리는’, ‘어머나’ 등 대중가요는 물론 ‘오 솔레미오’ 등 칸초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삼호아트센터는 매월 2차례 전석 초대로 펼치는 정기 기획공연에 지역 노인시설은 물론 복지시설 봉사자 등을 초청해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등 민간 공연장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남녀노(男女老)가 보기에는 재미가 있었지만 소(少)까지 함께 보기에는 살짝 민망한 연극, 극단 초인의 ‘선녀와 나무꾼’이 지난 20일 저녁 수원 화서문 한켠에 설치된 자그만 연극무대에 올랐다. 3일 동안 진행된 탓인지 입소문이 퍼져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연극을 보기 위해 몰려 들었다. 실외여서 답답하지는 않았지만 한켠을 막아 마련한 좁은 객석은 금새 관객 250여명으로 가득 차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는 사람까지 있었다. 제목만 보면 동화책에서 금방 나온 것처럼 가족극 냄새가 풀풀나기 때문인지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았다. 연극이 시작되고 한 많은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데 음향이 훌륭하다. 실외여서 음향이 약간 이상하더라도 봐줘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치 실내 극장에 앉아 연극을 보는듯 또렷한 노래와 음향이 연극 내내 즐거움을 더해줬다. 크게 무대 장치를 설치하지 않아도 화서문을 배경으로 한 무대는 일단 보기 좋았다. 배우들은 넓지 않은 무대를 효율적으로 분할해 사용하면서 간단한 소품들 또한 활용도를 높여 지저분한 자투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체적인 극의 짜임새가 하루 이틀 공연한 작품같지 않았다. 오랜 기간 다듬어진 것처럼 스토리 전개도 자연스럽고 다양한 소스를 담고 있었다. 고부간의 갈등, 전쟁, 사랑, 민중의 생명력 등 살아온 환경에 따라 관객들은 여러 이야기를 듣고 갈 수 있는 연극이었다. 아이들이 객석에서 조금씩 웅얼거리긴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도 뛰어나 극에 집중하기가 별로 어렵지 않았다. 옥의 티를 굳이 찾자면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자가 너무 작았다는 점과 창녀촌을 묘사한 부분이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는 적절치 않았던 점 등이다. 민망한 장면이 연출될 때마다 정작 아이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듯 했지만, 부모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겸연쩍은 웃음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중국의 현대미술은 어떤 모습일까. 국립현대미술관은 중국 국립미술관인 중국미술관과 공동으로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오는 17일부터 10월7일까지 중국 차세대 유망 작가 50명의 회화, 사진, 조각 및 설치, 비디오 작품 130여점을 선보이는 ‘부유(浮游)-중국미술의 새로운 흐름’전을 연다. 이미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쩡 판쯔(曾梵志), 쨘 왕(展望), 싱 딴원(邢丹文) 등 중견 작가들은 물론, 주목받는 차세대 작가인 쳔 원보, 쟝 샤오타오, 츠 펑, 타먼 등 현재 중국미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최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판디안 중국미술관장은 “중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선구적인 몇몇 작가들에게만 집중돼 중국 현대 미술의 종합적인 면면을 보여 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1세대 전위 작가들의 유산을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는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조명이 가해지는 전시”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전시 주제는 ‘부유(浮遊:Floating)’로 선정했다. 불안정하지만 활발하고 자유분방한 중국 차세대 작가들의 특징을 표현한다. 그들은 소비지향적인 세계화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들 작품은 개인과 사회, 자아와 타자, 자국과 세계의 혼란한 관계를 제시하며 작가의 내면세계와 부유하는 현실세계가 유사해지고 있는 정보·도시화시대의 새로운 문화적 본질을 담는다. ‘부유’는 예술 자체의 시대적 특징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중국 젊은 작가들이 심리·감정적으로 자신을 전달하는 방식과 미지의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작품을 초현실적이고 낯설게 만들었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1전시실, 7전시실, 중앙홀 등지에서 진행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3천원이다. 전시 기간 중 오후 1시와 3시 설명회가 마련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2001년 중국미술가협회와 공동으로 ‘중국현대미술전’을 처음 개최하면서 한·중 미술교류의 물꼬를 튼 뒤 지난 2004년 중국미술관과의 자매교류 협정을 맺었다.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을 중국 현지에 소개하는 ‘한국현대미술 중국전-원더랜드’전은 다음달 7일부터 28일까지 북경 중국미술관에서 열린다. 문의(02)2188-6044 /이형복기자 bok@kgib.co.kr
대한노인회 수원시 장안구지회는 제62주년 광복절을 맞아 오는 13일 오후 2시 장안구민회관 한누리홀에서 제1회 태극기 변천사와 무궁화 전시회 및 그리기 대회를 연다. 대회는 1부 간단한 기념식, 2부 태극기 및 무궁화 전시회, 3부 태극기 및 무궁화 그리기 대회 등으로 진행된다. 이에 앞서 식전행사로 극단 ‘城’이 수원지역 독립운동가인 필동 임면수 선생(삼일학교 교사) 일대기를 극화한 연극 ‘조선의 하늘(김성열 작·연출)’을 공연한다. 문의(031)253-6929·240-3000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오케스트라의 선율 위에 청아한 해금이 춤을 춘다? 민화국악관현악단 악장이자 경기도립국악단 해금 수석단원으로 활동 중인 박경숙이 오는 20일 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박경숙의 해금속으로’를 준비했다. 무대는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이 국악과 쉽게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동영상과 만화, 동요, 국악 명곡 등을 광명오케스트라와 협연 형태로 이뤄진다. 레퍼토리는 기존 창작곡 중 해금 명곡과 트럼펫 연주자 이병준의 ‘전통을 노래하는 트럼펫’, 깜짝 이벤트로 청소년을 위한 동영상 음악 M ‘선물보따리’ 등으로 소박하게 꾸며진다. 박경숙은 이번 연주에서 해금과 25현 가야금을 위한 ‘다랑쉬’(김대성 작곡·가야금 박현주), 해금과 피아노를 위한 ‘슬픈 노래’(고영신 작곡·피아노), 엄마야 누나야(김소월 시·안성현 작곡), 민요스케치 주제에 의한 트럼펫 협주곡(김희조 작곡·트럼펫 이병준), 청소년을 위한 음악 선물보따리, 방아타령 주제에 의한 해금협주곡(김영재 작곡), 해금을 위한 아리랑 판타지(고영신 작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연주됐던 ‘추상’과 해금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얼’ 등이 공연 중간중간 동영상으로 상영되고 작곡가와 함께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해금 초연곡인 ‘아리랑 환상곡’ 등은 기대해 볼만하다. 이번 연주는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하모니의 선율을 타고 해금의 독창적인 연주법과 깊은 성음의 만남을 통해 음악적 보편성과 전통의 예술성으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0일 오후 3시30분과 7시30분 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 일반 1만원, 학생 5천원. 문의(031)230-3440~2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러시아의 가장 대중적인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 러시안들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눈보라(Snowtorm)’, 스페인 춤곡 ‘하바네라’, 화려한 군무가 일품인 ‘비밧 카롤 비밧’…. 예술성은 물론 피겨스케이팅의 역동적인 기교와 스피디한 댄스를 결합한 ‘아이스시어터’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쇼가 한여름밤 관객들을 유혹한다.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 자랑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시어터는 오는 8~12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오페라극장)에서 8차례에 걸쳐 아이스시어터만의 기교와 예술성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 기존 아이스발레가 발레 자체를 복사해 얼음판 위에서 스케이팅으로 공연하는 것이라면 여기에서 발전한 아이스시어터(Ice Theatre) 공연은 점프, 회전, 안무, 아이스댄싱, 페어스케이팅 등의 기교에 이야기를 담아 아이스 극을 연출한다. 의상과 연출도 다르고 빠른 스케이팅의 역동감과 개인적 기교나 듀엣, 앙상블을 통한 예술적인 연출 등이 특징이다. 아이스발레 작품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신기하고 호기심으로 볼 수 있지만 아이스시어터의 발레는 역동적인 안무의 흐름을 타고 극에 집중해 빠져들게 된다. 이번 아이스시어터 내한 공연에선 러시아의 가장 대중적인 레퍼토리인 ‘호두까기 인형’을 비롯,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고전발레부터 러시아 민요, 탱고, 우리 가요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2부에선 각종 화려한 의상과 스피디한 댄스, 유머 등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중 푸쉬킨의 원작을 스비리도프가 작곡한 애절한 사랑이야기 ‘눈보라’가 대표적이다. 여주인공 마리아 가브릴로브나의 파란만장한 사랑의 역정을 그린 푸쉬킨 원작에 쇼스타코비치와 함께 러시아 작곡계의 총아였던 게오르기 스비리도프가 곡을 붙인 작품으로 마리아와 블라디미르가 함께 추는 아이스 2인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망스’는 한여름 더위에 지친 가슴을 촉촉히 적셔준다. 이밖에 ‘코믹 투우사’, 스페인의 화려하고 관능적인 무곡 ‘하바네라’, 러시아 최고의 공훈가수인 알라 푸가초바의 히트곡 ‘비밧 카롤 비밧(카롤왕이여 영원하라는 뜻)은 화려한 군무와 의상으로 카타르시스틀 맛보게 해준다. 8~9일 오후 8시, 오는 10~12일 오후 2시30분과 오후 8시. 1만~5만원. 문의1577-7766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민요가 이 시대 음악이 되길 희망하는 젊은 여성 소리꾼들이 한데 모여 오는 11일 오후 경기도국악당 무대에 오른다. 여성민요단 아리수<사진>는 경기도국악당 특별토요상설로 마련된 공연 ‘아리랑 나무를 심다’를 다양한 민요들로 장식한다. 현존하는 민요들은 지역·쓰임 등에 따라 경기·서도·남도 등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이번 공연은 ‘민요’라는 전체 그림을 바라보면서 아리수만의 색을 담은 민요 아카펠라, 서양악기와 만난 민요 등 한국 정서를 담은 새로운 노래들을 선보인다. 아리수는 이번 공연에서 서우제소리, 너영나영, 연평도난봉가, 사랑가, 상주회상가, 통일가, 둥덩애덩 등 민요 10여곡을 부를 예정이다. 문의(031)230-3440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만개한 꽃인지, 아니면 하늘에서 내린 눈인지 쉽게 구분되지 않는 풍경화, 곧은 의지를 상징하는 소나무 2그루와 푸른 산 그리고 호수가 담긴 수묵담채화, 여기다 자그마한 도자기 2점…. 여느 전시와 달라 보이진 않는다. 서양화와 한국화 그리고 도자기기들이 아기자기하게 전시된 곳은 수원 갤러리 수아아트(대표 최수아)가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마련한 수원미술협회(수원미협) 창립 제40주년 기념전 ‘역사와 미래전’ 현장이다. 평범한 이 전시의 내막을 알고 보면 또다른 느낌을 받는다. 수원미협은 지난 1964년 설립됐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미술계의 한 축을 담당하며 40년이 지나도록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수원미협은 나혜석 여성미술대전을 비롯해 홍재 미술실기대회, 화성 미술실기대회 및 휘호대회 등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전시 및 행사 등을 개최했다. 대중과 함께 하는 행사로는 아름다운 공공기관 만들기전과 아트페어 형식의 수원화성 아트쇼 등이 있다. 수원미협이 위탁 운영하는 수원미술전시관에선 무료 교양강좌가 진행되고 수원 매교동에 공동작업장을 마련해 작업 공간이 부족한 작가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과거는 화려하든 초라하든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그래서 순환하는 역사는 잘잘못을 짚어가며 시행착오를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전시의 남다른 의미는 수원미협을 이끌었던 지부장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이다. 이들이 협회를 이끌면서 경험했던 희노애락이 작품에 담겨 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는 84세의 고령에도 야외 작업에 열심인 김학두 선생을 비롯, 홍승인·이길범·권대균·남부희·이선열·이석기·강상중 등 역대 지부장과 조진식 현 지부장 등이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언제나 밝은 미소의 김학두 선생은 어린 아이와 같은 순진한 마음을 화폭에 담았다. 만개한 꽃과 어린 소녀들이 등장하고 고운 파스텔로 그린 수줍은 여인의 모습도 선보였다. 정조대왕의 어진을 그린 이길범의 담백한 수묵담채와 권대균의 탐스런 석류, 협성대 교수로 재직중인 남부희의 누드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수원미술은 단지 수원이란 행정단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술은 소통을 전제로 한다. 그 소통은 지역을 넘어 함께 공유할 때 성장할 수 있고 대중과 호흡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수원미협이 다채롭고 창의적인 역량을 키우기 바란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양평에 가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무더위에 지쳤다면, 아니 미처 피서를 가지 못했다면 양평에서 펼쳐지는 문화 피서는 어떨까.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두물머리와 수려한 연꽃이 만발한 세미원, 강변을 품에 담은 양서문화체육공원, 그리고 백조의 호수를 연상케 하는 오데뜨 정원 등지에서 양평세계야외공연축제2007이 열린다. 먼저 기획공연 ‘세미원을 찾다’는 세미원 자성문, 연못, 정원, 분수, 갈대숲, 오솔길, 유상곡수 등을 이동하며 생명의 본질을 깨닫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국, 페루, 독일 등 해외 6팀과 국내 20여팀 등을 초청, 알토란 같은 무대를 선사한다. 특히 지난 2005년 화제를 뿌린 ‘소림웅풍에 이어’ 올해 중국 북경 소림 우슈단 20여명이 출연해 ‘무림의 법칙’이란 주제로 화려한 전통 무예극의 진수를 뽐낸다. 이어 테러와 학살에 의해 고통받는 주민들의 삶을 그린 페루의 ‘사라진 자들에 대한 기억’, 물체·악기·대사·움직임을 쉬운 영어로 사용해 중고교생들도 감상할 수 있는 독일 가족극 ‘블루버드’(The Biue Bird)가 공연된다. 신기하고 기상천외한 광대의 몸짓이 희극적으로 표현되는 캐나다와 스페인의 광대 예술을 비롯해 새장 속에 갇힌 여인의 침묵과 고통, 그리고 사랑과 희망을 그린 연극 ‘새장속의 여인’ 등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국내 대표작으로는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을 공연으로 재구성한 창원시립무용단 ‘봄의 제전’, 큰들문화예술센터의 마당극 ‘여의와 왕세’, 극단 두레의 1인극 ‘염쟁이 유씨’, 유라예술단과 양평예총의 ‘두물머리 풍류마당’ 등이 눈길을 끈다. 14일 축제 마지막 날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낭만콘서트’에 소리꾼이자 국악과 양악 크로스오버의 대가인 장사익을 비롯해 안치환 등이 출연해 연인과 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여름밤의 더위를 식힌다. 사전 예약 관객들에 한해 배를 타고 팔당호를 투어하고 생태계와 수질을 조사해 보는 생태환경체험과 소나무 마차 타기, 여치집 짓기, 누에고치 만들기 등 친환경유기농체험도 마련된다. ‘애벌레 생태학교’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곤충과 밭에서 나는 야채와 곡식 등 시골 풍경들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다. 문의(031)775-5171~4/이형복기자 bok@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