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 도예작가들 개성넘치는 작품 전시

경기·인천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펴치는 도예작가 14명이 독특한 개성의 도예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인천 신세계 갤러리는 다음달 1일까지 2007 세라믹 페스티벌 ‘흙·美와의 조응展’을 마련했다. 김요안·김태곤·김형준·민광희·이동하·이은재·이정훈 정유근·조승연·하정미가 참여한다. 김요안의 작품 ‘결의 생성’, 조승연의 ‘호롱’, 하정미의 ‘병’ 등은 흙 고유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내면서 세련된 표면 질감을 표현했다. 김형준과 조이현은 우연적인 기법을 이용한 유약의 사용을 통해 도자기 표면을 다채로운 색감으로 물들인다. 이동하의 ‘청자삼족접시’, 이은재의 ‘2007-끈’ 등은 작가들의 흙에 대한 섬세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여기다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내면서 생명과 자연을 노래한다. 김태곤은 식물 이미지를 모티브로 생성과 소멸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식물의 줄기와 뿌리 등이 주전자의 주구, 손잡이, 뚜껑 등이 되면서 그의 작품은 익살스러움을 전한다. 차유종은 흙으로 빚어 구운 도자기 부조들과 조명을 사용하여, 심미적인 빛을 만들어냈다. 29~30일 신세계백화점 앞 중앙광장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도자기 체험마당도 준비된다. 문의(032)430-1199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가슴이 따끔따끔… 거짓말을 했어요

“거짓말을 했어요. 가슴에 따끔따끔 가시가 박힌 것 같아요.” 아이들은 대개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되면 이를 피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 누구나 한번 거짓말을 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죄책감이 마음 한켠에 붙어 산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했을 때는 그만큼 성장하기도 한다. 숲 속의 작은 세 친구들이 들려주는, 가시에 찔린듯 가슴이 콕콕 쑤시는 거짓말 너머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연극 한편이 무대에 올려진다. 극단 인천은 오는 21일까지 아트홀 소풍에서 연극 ‘거짓말’을 공연한다. 낮은 풀숲에 사는 작은 쥐 세 친구 토비, 토루 형제와 치치. 숲에서 친구들과 놀다 돌아가는 길에 멋진 장난감 자동차를 주운 치치는 이튿날 풀숲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찾는 토비에게 엉결겁에 “못봤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밤새 고민하던 치치는 장난감 자동차를 돌려주기로 마음 먹지만 고백하지 못한 채 가슴에 가시가 박힌듯 따금따끔 아프기 시작하고…. 거짓말을 하고 난 후의 마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진다.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또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고 후외와 죄책감, 불안감, 자기합리화 등 내면에서 폭풍이 일어난다. 이 작품에선 이같은 마음의 폭풍을 ‘가시’라고 말한다. 가시를 빼는 방법은 용기를 내는 것이다. 거짓말을 인정하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 연출가 천성국(극단 인천 대표)은 이 작품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거짓말을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것과 어른들에게는 아파하는 아이들의 상황을 헤아릴 수 있는 아량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와 4시, 주말·공휴일 오후 2시와 4시. 월요일 공연 없음. 일반 1만1천원, 학생 7천원. 문의(032)508-0757/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전시·음악회·뮤지컬 등… 도서관에 오면 多있다

도서관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안다. 도서관이 예전의 도서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단순히 책만 읽고 공부하는 공간을 넘어 생활의 일부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자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어떤 도서관은 시민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고 어떤 도서관은 예쁜 전시공간도 마련했다. 요즘같은 비디오시대에 “책을 읽으라”고만 강요해선 따분하다고 외면받기 딱 십상이다. 경기일보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지역 도서관들의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프로젝트 등을 소개, 디지털시대 책 읽기의 새로운 모델들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성남시 분당구 율동공원에 위치한 책테마파크는 외관부터 일반 도서관들과 차이를 보인다. 단순 건축업자가 아니라, 예술계에 종사하던 조각가와 건축가가 합작해 완성한 ‘작품’이라고 불리는 건축물은 유명 건축잡지에 실렸을 만큼 창조적인 외관이 일단 시선을 끈다. 싹뚝 자른 깍뚜기 마냥 생긴 딱딱한 도서관의 외모와는 다른 모습에 공원을 찾았던 시민들은 신기해서라도 책테마파크 내부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단순히 외관만 꾸며서는 두번 이상 찾아오게 만들기 힘들다. 책테마파크는 주변 공원과 시설들을 십분 활용했다. 건축물 뒤에 마련된 야외 공연장을 활용해 매년 기획공연과 전시 등을 진행했다. 보통 도서관이 예산, 규제 등 제한을 받아 시민들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을 마련해 한번 구경삼아 왔던 시민들의 발길을 “또 무슨 행사가 있나”라고 생각하며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이다. 책테마파크 직원은 7명. 공공도서관에 비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예산도 그렇다. 같은 예산이지만, 아이디어나 기획력 등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시민들을 끌어당기고자 했다. 책테마파크는 책 속 주인공을 작품으로 만들어내기도 하고 동화를 활용해 만든 뮤지컬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아지똥’과 같은 동화는 이미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졌었다. 박동기 책테마파크 차장은 “읽는 것보다 쉬운 보는 책을 제공한 것”이라며 “시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책과 보다 가까워 질 수 있도록 간접기회를 계속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예산이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공연이나 기획 전시 등에만 기획력과 아이템이 필요한 건 아니다. 여러 도서관들이 현재 제공하고 있는 ‘종이접기공예 프로그램’에도 기획력이 더해지면 보다 나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명절 책테마파크는 시민들을 초대해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물론 색다른 아이템을 고안한 공예 수업이었다. 다른 도서관이 제공하고 있는 종이접기는 시기나 의미보다는 아이들의 일시적인 재미를 위해 마련된다. 반면 책테마파크는 명절이라는 시기를 이용해 복을 받기 위한 복주머니를 종이접기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완성된 복주머니는 ‘복을 선물한다’는 뜻을 담아 부모와 가족에게 선물한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덧붙여 흥미를 더했다. 박 차장은 “단순히 책을 읽는 기능을 넘어 비주얼이 갖춰져야 쉽게 눈에 띄고 이를 통해 책을 쉽게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같은 아이템도 밝고 재미난 이슈로 디자인을 제공해야 더욱 높은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공연리뷰> 굿, 전통의 경계 허물다

“우리 굿음악이 이렇게 흥겹고 즐거운지 미처 몰랐습니다.” 경기문화재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열린 굿음악제에 출연한 록 밴드 크라잉넛의 보컬 이상면씨의 소감이다. 특히 지난 15~16일 굿음악제 기간 중 무박으로 열린 ‘소리굿난장’은 전통연희와 현대음악이 만난 무대였으며, 경기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빛났다. 특히 대중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굿판이 재즈와 록 등과 만나 진한 울림을 선사한 자리였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 ‘운맞이 대동굿’에선 김매물 만신 주도로 정통 황해도굿이 걸판지게 펼쳐졌다. 이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삼삼오오 모여든 관람객들은 신청울림, 상산맞이, 초부정, 칠성, 타살, 대감 등의 굿거리에 눈을 떼지 못했다. 흥겨운 가락과 만신들의 축원덕담에 정성스런 예를 표하며 우리네 삶과 함께 했던 샤머니즘의 정수를 만끽했다. 이어 지난 15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의정부시청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소리굿난장’은 굿음악과 대중음악의 통쾌한 만남이었다. 강오단오굿과 작두타기(황해도굿), 전라도시나위, 경기소리(신시예술단), 경기도당굿 등의 전통연희가 펼쳐졌고, 씻김굿과 재즈시나위, 경기민요와 칸초네·팝송의 만남, 경기소리창법으로 재해석한 정가 등 전통선율을 접목시킨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번 굿음악제는 경계를 허물었다. 무대와 객석, 공연자와 관람자, 주최와 객체를 넘어 한국인이 지닌 여유로움과 넉넉한 인심을 되살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의 장을 만들었다. 특히 굿이 지닌 원초적 생명력을 대중음악에 접목시켜 그 성장 가능성을 조명했고, 전통문화의 멋과 흥을 아끼고 사랑하는 도민들의 끼와 재주를 한데 결집한 것 또한 고무적이었다. 전통문화가 지닌 화합과 상생의 이치를 되살릴 수 있는 지자체의 정책 마련과 기회의 장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공연리뷰> 부족한 성량 ‘절반의 성과’

수원지역에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다는 게 그렇게 힘든 작업일까. 관객들도 수준 높은 작품을 만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 수원오페라단이 지난 13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 무대에 올린 도니제티의 오페라 ‘돈 파스콸레’는 시도는 참 좋았지만 관객들 입장에서 볼 때 아직 완성도면에서는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해준 공연이었다. 이 작품은 지난 1980년대 서울에서 원어로 공연된 적이 있고 지난 1997년 서울대가 우리말로 번안해 무대에 올린 게 전부일만큼 국내 팬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오페라다. 이번 공연은 사실상 초연과 다를 바 없는 공연이었다. 그래서 먼저 이 작품을 선택해 무대에 올린 수원오페라단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잘 짜여진 무대장치와 배경, 의상 등등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써 수준급 무대를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출연진 모두 주연과 비슷할 정도로 대사 분량도 많고 동선과 연기 부분도 고도의 테크닉과 풍부한 성량 등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출연 배우들의 성량이 크게 부족한 점은 못내 아쉬웠다. 주연배우인 돈 파스콸레를 맡은 바리톤 박상욱의 노래는 성량 부족으로 오케스트라 음량에 묻혀 객석에서 제대로 대사를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많았고, 다른 배우들의 경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이 중에서 에르네스토를 연기한 강성구의 목소리가 오케스트라의 음벽을 깨고 객석으로 전달됐다는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이와는 별도로 연기자들의 몫은 아니지만 좋은 공연을 위한 외부적인 도움이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조명이 무대 가운데 설치된 마이크와 겹치면서 그림자를 만들어 배우들의 얼굴을 어둡게 비춘 점과 주최측이 에어컨 가동을 신청하지 않았다며 시설관리를 맡은 청소년회관측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아 관객들이 연신 부채질을 하며 관람하도록 해 불만을 산 점 등은 책임소재 이전에 서비스 정신이 부족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풍성한 가을…골라보는 전시

가을이다. 멋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조심스레 옷가지를 꺼내 서랍 속 주인을 바꾸는 계절이다. 가을엔 지역축제와 공연, 전시 등이 봇물을 이룬다. 특히 개인전이나 그룹전 등은 한해의 수확인냥 유독 많다. 취향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소개한다. 즉흥적이고 우연한 만남이 결합한 반추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사실주의적 풍경화를 그렸던 그는 지난 2000년 들어 추상적인 모습으로 전환을 꽤했다. 그는 수채화 용지에 커피 혹은 수채물감, 아크릴 물감 등으로 부드러운 색조를 칠하고 우연한 형상들을 몽환적으로 표현했다. 신종식 홍익대 교수는 “작가는 비닐랩을 물감에 묻혀 나뭇결 무늬 흔적이나 모래사장 같은 음영을 보여주는 콜라주 기법과 삼베로 만들어진 선묘, 락커 스프레이로 뿌려진 색조를 통해 우연적인 흔적을 재구성했다”고 평했다. 오는 18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진행된다. 20여년 자연과 호흡하며 살아온 작가는 그 모습을 고스란히 작품에 담았다. 이번 전시에는 따뜻한 봄날의 벚꽃 향기와 내장산의 멋진 가을 추억들이 눈길을 끈다. 그는 자연이 변하는 사계절의 모습을 화폭에 옮기며 멋드러진 수채화 풍경들을 펼쳐낸다. 작가는 지난 2005년 한국수채화협회 사생대회 대상, 인천선진미술협회 대상 등을 받았고 한국미술협회 수채화분과 위원 및 인천지회 수채화분과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15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다. 지난 1999년부터 예술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조각공원 석장리미술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예술제는 민족분단의 뼈아픈 현장이자 세계적 생태보고인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지역, 그리고 접경지역에서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들이 펼쳐진다. 올해는 동덕미술관(오는 18일까지)과 연천 조각공원 석장리미술관(15일부터 장기간) 등지에서 한·중교류전이 열린다. 중국작가 13명과 한국 작가 18명이 참여해 유화, 사진, 설치, 비디오, 영상작품 등을 선보인다. 15일 석장리미술관에서 ‘소통의 꽃’이란 주제로 한·중작가들의 설치미술과 함께 극단 春, 문화마을 들소리, 빛의 오케스트라-김안식, 신재현과 재즈 등의 무대가 마련된다. 경기미술협회가 시상하는 경기미술상 평면부문 작가선정을 기념한 전시. 이석기는 도시의 야경을 그린다. 밤 풍경은 기억속의 공간과 시간의 이미지를 즐겨 담는다. 물건을 진열한 상점은 밝은 조명을 받아 환한 분위기를 연출한 반면, 주변은 어두운 공간으로 치장했다. 밝음과 어둠, 표정 없는 사람들, 화려하면서 침울한 정서가 묻어나는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16일까지 성남아트센터 미술관 본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발레?… 궁금하시면 오세요

국립발레단 최고의 흥행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해설이 있는 발레 시리즈’가 오는 14~15일 안양문예회관에서 감동의 무대를 이어간다. 이번 공연에서는 7개의 소품 공연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 무대에 올린다. 소품 작품은 ‘돈키호테’ 3막 중 ‘그랑 파드되’, ‘지젤’ 2막 중 ‘파드되’, ‘카르미나 부라나’ 중 ‘술집에서’, ‘라 실피드’ 중 ‘파드되’, ‘파리의 불꽃 그랑 파드되’, 차이코프스키 ‘파드되’, ‘카라바야데어’ 중 북춤 등 옴니버스 소품 7편. 특히 기존 해설이 있는 발레 무대들이 대부분 유명 연예인들을 해설자로 초빙해 진행했던 방식에서 탈피, 국내 최고의 스타 발레리나인 국립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김주원이 직접 해설을 맡아 생동감 있고 전문적인 해설발레의 진수를 보여준다. 해설을 맡은 김주원은 지난 97년 볼쇼이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 9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 같은해 국립발레단 ‘해적’을 통해 주역으로 데뷔했으며 호소력 있는 연기와 아름다운 상체 라인 등 자신의 장점을 작품에서 최대한 발휘하는 발레리나로 알려져 있다. 4세 이상 입장 가능. 14일 오후 7시30분, 15일 오후 7시 안양문예회관 대공연장. R석 3만원, S석 2만5천원, A석 2만원. 문의(031)389-5200/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파드되(Pas de deux) 와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는? 발레에서 두 사람이 추는 춤으로 불어 파(Pas)는 스탭을 뜻하며 되(Deux)는 숫자 2로 파드되(Pas de deux)는 2인무, 트루와(Trois)는 숫자 3으로 파 드 트루와(Pas de Trois)는 3인무, 캬트르(Quatre)는 숫자 4로 파 드 캬트르(Pas de Quatre)는 4인무를 뜻한다.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는 파드되 중에서도 다섯 단계로 나눠 남녀 무용수들의 화려한 기량과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것으로 안무가 프티파가 고전발레 양식을 확립하면서 만든 발레 형식이다. 진행 순서는 두 무용수가 입장해 인사하는 앙트레(Entree), 두 남녀가 느릿한 음악에 맞추어 추는 아다지오(Adagio), 남녀 무용수가 차례로 나와 각자 개인기를 보여주는 남자 바리아시옹(Variation Pour le Danseur)·여자 바리아시옹(Variation Pour la Danseuse), 두 남녀가 빠른 음악에 맞춰 최고의 기량을 펼치며 끝내는 알레그로 코다(Allegro Coda) 등이 있다. 우리가 흔히 그랑파, 또는 그랑 파드되라고 부르는 건 이 진행 절차를 따르는 2인무다.

<공연리뷰> 경기필, 울릉도 클래식 연주회

긴 여정의 끝은 큰 감동의 물결이었다. 지난 8일 오후 7시 울릉도 도동 울릉도 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금난새 & 경기필이 함께하는 ‘섬, 바다 그리고 사랑의 음악회’는 감동 그 자체였다. 사실상 울릉도에서 처음 열리는 오케스트라 공연이어서 인지, 문예회관에는 주민들은 물론 근무중인 군부대 장병들과 관광객들로 450석 규모 객석이 모두 채워지고 복도와 객석 뒤편까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화답이라도 하듯 금난새 지휘자는 연주할 곡의 주요 부분을 먼저 들려주면서 선율에 담긴 의미와 배경 등을 재치있는 위트와 유머로 설명한 뒤 맛뵈기식 연주를 들려주며 관객들을 클래식의 세계로 이끌었다. 경기필의 첫 연주곡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울릉도 문예회관 개관을 축하라도 하듯 ‘기마병의 행진’ 등 흥겨운 서곡으로 출발했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여름’을 마림바 연주자 황세미의 협연으로 이어갔다. 관객들은 황새미의 손놀림을 따라 시선을 고정했고 맑은 마림바 선율에 매료됐다. 경기필 또한 클래식의 멋진 화음으로 선사했고 관객들은 4번의 커튼콜로 화답했다. 마지막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음악회 내내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기침소리 하나없이 고요함 속에 경기필의 연주를 경청하는 수준높은 매너를 보여줬고 연주가 끝났을 때는 환호가 잇따랐다. 모든 연주가 끝났을 때 관객들이 기립박수로 울릉도를 찾은 경기필에 앵콜을 요청하자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러시안 댄스’와 ‘라데스키’ 등 3차례의 앵콜 연주로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화답했다. 금 감독은 음악회 시작 전 관객들에게 들려준 “우리가 살아 섬에 들어왔답니다”는 말처럼 경기필이 울릉도에서 첫 클래식 연주회를 열기는 쉽지 않았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향유를 원하는 관객들을 찾아가는 경기필의 연주 여행은 울릉도민들이 보여준 만족과 즐거움에서 보듯 수고로움 보다는 큰 기쁨이었으리라. 공연을 마치고 문예회관을 나서 하늘을 보니 별이 빛나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빛나는 경기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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