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동네 ‘음지의 아이’들 양지로 이끄는 지역사회 ‘마지막 보루’

오해받고 혼날 때 가출하고 싶었어(중략)선생님이 부모님 모셔오라 했을 때 학교 가기 싫었어(중략)내 말을 들어봐. 내 말을 들어봐. 인천시 남구지역아동센터에 있는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두 명이 만든 자작곡이다. 아직 노래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초등학생의 솜씨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남구지역아동센터가 아이가 부르는 평화를 주제로 어린이들이 직접 작사작곡하고 녹음까지 한 노래를 모아 앨범을 제작했다. 학교폭력이나 자살예방 등을 막고, 생명존중 인식을 높이기 위한 아이들의 작은 노력 중 하나다. 남구는 유흥가와 낙후된 빌라 밀집지역이 많고, 도서관문화시설이 열악해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다. 이로 인해 으슥한 골목과 공원, 학교주변 길거리는 불량 청소년이 많이 활동하고 있어, 방황하는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대책은 물론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남구지역아동센터는 현행법에 의무사항인 5개 안전교육 등이 매우 형식적인데다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없어 내용적인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됐다. 관련기관과 연계돼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배우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했지만, 아동센터의 고질적인 문제인 열악한 재정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던 차에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이 빛이 됐다. 올해 인천모금회로부터 체계적인 안전교육 지원과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안전한 우리 남구 프로그램 비용으로 1천여만 원을 지원받은 남구지역아동센터는 안전교육 및 식중독 예방,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 전문 교육담당자를 섭외해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교육을 했다. 특히 지역 내 11개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공동 교육을 하고, 지역 내 경찰서와 약사회, 어린이급식지원센터, 인천여성회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공동체를 형성했다. 5월과 10월엔 남구 안전의 날 행사를 통해 이 같은 안전도시 만들기에 대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명영 사무국장은 올해 아이들에게 체계적이고 친근한 안전교육을 하게 됐고, 지역의 관심을 이끌어내 사회안전망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며 내년엔 지역 내에 이를 더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 13일부터 총파업 돌입

인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학비연대)는 지난달 29일 인천시교육청에서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고 인천시교육청이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의 호봉제를 수용하지 않으면 오는 13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학비연대는 지난해부터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의 호봉제와 고용 주체를 학교장에서 교육감으로 전환해 줄 것 등을 시교육청에 요구해 왔으며, 지난달 29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시교육청을 상대로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5일과 8일 조정 회의에서 학비연대와 시교육청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학비연대는 조합원 8천400여 명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해 82.2%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학비연대는 정부와 시교육청이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며 계속 요구 사안을 무시한다면 결국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용 계약 주체를 학교장으로 볼 것인가, 교육감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대법원의 판결이 일단 나와야 처리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밖에 다른 요구 사안도 교육부의 지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볼거리 주의보… 최근 10대 환자 급증

인천지역에 유행성 이하선염(일명 볼거리) 환자가 크게 늘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8일 일선 의료계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인천지역 내에서 발생한 볼거리 환자는 701명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연수구가 203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으며 서구 131명, 남동구 99명, 남구 94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단체생활이 많은 0~9세, 10~19세에서 각각 307명, 322명이 발생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남성 환자가 443명, 여성 환자가 258명을 기록해 외부 활동이 많은 남성의 환자 수가 많았다. 인근 수도권 지역인 서울과 경기지역의 올해 볼거리 환자는 각각 2천25명과 2천756명을 기록, 지난해 928명과 1천3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전국적으로 볼거리가 유행하고 있다. 볼거리는 귀밑 침샘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침으로 전파되며, 발열, 두통, 근육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95% 이상이 유아기나 소아기에 혼합백신을 접종하지만, 백신 면역률이 80%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면역력을 갖지 못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볼거리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볼거리 환자가 발생하면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치료 및 격리 조치가 필수적이며, 감염을 막으려면 손을 씻고 기침할 때 손으로 가리는 등 위생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볼거리가 유행하고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므로 평상시 개인위생 관리를 잘하거나 감염 이후 행동수칙을 지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인천항운노조 체임해결 촉구 ‘준법투쟁’ 돌입

인천항운노조가 조합원의 체불임금 해결을 촉구하며 준법투쟁에 돌입해 하역작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8일 인천항운노조에 따르면 평소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주야간 근무를 해오다 지난 25일 야간작업부터 근로시간 외 추가 근무를 하지 않는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추가 근무를 하며 하역작업을 마무리하던 노조가 시간 외 근무를 중단한 상태이다. 노조의 준법투쟁은 최근 발생한 인천항 부두운영사 부도사태와 맞물려 있다. 2007년부터 인천항 1부두에서 2개 선석을 운영하던 A 하역사가 지난 6일 5천700만 원에 이르는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되면서 A사 소속 항운노조 조합원 16명이 지난 9월 이후 석 달치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조합원의 체불임금, 퇴직적립금, 보험비용 등을 합치면 7억 5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항운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지방해양항만청 앞에서 집회를 이어오다가 준법투쟁에 돌입했으며 A사 조합원의 체불임금 해소와 고용승계 대책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2007년 정부가 추진한 인천항 인력공급 개편에 따라 조합원들이 고용보장 및 고용승계 약속을 받고 20여 개 하역사로 분산 고용된 만큼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인천항만공사와 인천항만청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수기자 cskim@kyeonggi.com

날림먼지 사업장...부실관리 도마위

인천시 중구가 지역 내 날림먼지 발생사업장에 대한 지도점검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구에 따르면 매년 지역 내 시멘트제조업체, 하역업체, 건설공사장 등 77곳 날림먼지 발생사업장에 대한 지도점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구가 지도점검을 통해 문제점만 적발했을 뿐 개선 여부 등 후속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구는 지난해 지도점검에서 항동 7가 A 공사현장 등 7곳에서 방진망(막) 설치가 미비한 부분을 확인, 완벽하게 설치하라는 개선명령을 내린 후 개선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특히 야외도장 작업을 하던 B 업체에 방진막 설치를 아예 안했다며 위반확인서까지 발부해 놓고 개선 명령만 내리는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현행법상 방진막 미설치는 형사고발(벌금 300만 원) 대상이다. 이와 함께 올해 초 건물 증축공사 등을 한다며 신고한 23개 공사장에 대해서는 공사 시작 후 10일 이내에 신고사항 일치 여부 등을 현지조사해야 하는데도 이를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중구는 항만의 하역분진 등으로 주민이 큰 피해를 보고 있어 대기오염 방지가 큰 현안 중 하나다. 하지만, 구는 형식적인 지도점검에 그치고 있다면서 철저한 지도점검과 개선 여부 확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인력 부족과 각종 민원처리 등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법률과 관련 규정대로 관리감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첨단 ‘빌딩 숲 송도’… 대형화재 무방비

2015년 1월 27일 오후 5시 36분, 인천 송도국제도시 중앙공원 인근의 한 초고층 빌딩 5층에 화재 발생. 화재 신고 5분 뒤 송도119안전센터 소속 물탱크차, 펌프차, 구급차 각 1대씩 3대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거센 바닷바람을 탄 불길은 순식간에 건물 고층으로 타고 오른다. 또다시 5분 뒤 동춘119안전센터와 옥련안전센터에서 펌프차와 물탱크차 6대가 지원됐지만, 초기진압 시기를 놓쳐 치솟는 불기둥을 잡기에는 속수무책이다. 화재 발생 후 20분 뒤부터 고잔119안전센터를 비롯해 인근 2~3개 소방안전센터의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화마는 이미 빌딩의 20층을 집어삼키고 있어 인명과 재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근의 현재 소방기관 위치 및 소방시설 보유 현황을 토대로 꾸민 가상의 화재 상황이다. 송도국제도시의 최근 소방관련 안전사고 발생 증가율은 매년 26%(소방당국 추산)씩 증가하고 있지만, 대형 화재에 대비한 소방기관과 장비 보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에는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과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등 국제기구가 입주할 초고층 업무시설과 대형 주상복합, 상업시설 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 대형 화재에 따른 대비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송도국제도시에는 소방시설로는 송도119소방안전센터 내 배치된 펌프차, 물탱크차, 구급차, 사다리차 각 1대가 전부이며, 소방구급 인원도 2년째 증원 없이 28명이 3개 팀으로 나눠 3교대에 시달리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와 가장 인접한 소방서와 소방안전센터는 공단소방서와 동춘119안전센터 2곳에 불과해 대형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진압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송도국제도시 인근에 자리 잡은 LNG 기지에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인천소방안전본부는 지난해 송도 컨벤시아 2단계 증축부지에 소방안전센터를 추가 건립키로 했지만, 국비 확보 불투명 등 여러 악재로 아무런 진척 없이 표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LNG 기지와 송도국제도시 내 대형화재에 대비한 훈련 및 대안 마련을 시기별로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송도를 비롯해 청라와 영종지역에 소방기관 확충이 시급하지만, 예산 및 부지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죽어가는 환자 살리려고 아버지 임종 지키지 못해

비록 외동아들이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럽지만, 의사로서 최선을 다했기에 아버지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겁니다. 인하대병원 백완기 교수(55흉부외과 과장)가 환자 생명을 살리느라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19일 둘째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던 A씨(55여)가 대동막 박리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져 인하대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대동막 박리는 동맥경화 등으로 대동맥이 손상돼 동맥벽이 벗겨지는 질환으로 대동막 박리 심장수술은 심장수술 가운데서도 난이도가 높은 수술로 꼽힌다. 백 교수와 의료진은 A씨의 심장수술을 다음 날 새벽까지 진행했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아 재수술 준비하던 중 백 교수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며 외아들인 백 교수를 찾는다는 연락이 왔다. 백 교수는 외아들이라는 개인적 상황과 당장 수술을 대신 집도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고민에 빠졌지만, 이내 수술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 교수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봐야 하는지, 환자를 살려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지만, 환자를 살리기 위해선 한 가지 방법밖에 없어 수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백 교수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결혼식을 허겁지겁 마치고 대기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던 A씨의 딸과 사위 등 가족은 A씨를 다시 볼 수 있었다. 반면, 이날 오전 5시께 평생을 의료인으로 살았던 백 교수의 아버지는 숨을 거뒀고, 백 교수는 빈소에서 아버지 영정을 끌어안고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만 했다. A씨는 가족이 크게 걱정했는데 성공적으로 수술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개인적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큰 사건으로 제 생명을 지켜주고자 아버님 임종도 못 지키셨다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백 교수는 국내 최초로 최소절개를 통한 심장판막수술에 성공했으며 지난 1994년부터 인하대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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