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베를린 영화제 특별상 수상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특별상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알프레드 바우어상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기법을 정착시킨 촬영감독의 이름을 딴 상으로 베를린영화제 8대 본상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17일 밤(현지시간)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 상을 수상한 뒤 “이 영광을 아내와 함께 나누고 싶다. 이 상 수상으로 가정에 소홀했던 빚을 갚게 된 것 같다. 아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제 `내 남편은영화감독이지만 괜찮아'라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 감독은 “이 영화에서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정신병 환자에 대해 다른 정신병 환자가 ‘그래도 괜찮아’라며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이번 수상으로 베를린 영화제에서의 한국 영화계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한국 영화는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은곰상을 수상한 이래 베를린 영화제에 9편의 본선 경쟁작을 배출했다. 1994년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이 8대 본상 중 하나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고 2004년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최우수 감독에게 주는 은곰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임권택 감독이 세계적으로 영화 인생을 인정받는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명예 금곰상을 받고 특별 회고전이 개최되는 영광을 안았다. 박 감독은 지난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베를린 영화제에 첫 선을 보인 이후 2003년에는 `복수는 나의 것'이 포럼 부문에 초청됐다.

<새영화> 뒤범벅 코미디 '마강호텔'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조폭, 즉 조직폭력배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주제인가 보다. 현실에서는 무시무시한 조폭이 영화 속에서는 여전히 희화화의 대상이다. '마강호텔'(감독 최성철, 제작 마인엔터테인먼트)은 조폭 코미디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수룩한 행동, 틀에 박힌 사투리의 향연에 적당한 멜로까지 섞여 있다. 주요 캐릭터들의 아픈 과거까지 거드는 데다 여기에 욕심이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가 덧칠해진다. 특히 신랄한 욕과 서툰 사투리를 통해 즉각적인 웃음을 얻으려는 안이함은 뒷맛을 영 씁쓸하게 한다. 누군가를 웃기는 건 생각보다 힘든 작업이다. 조폭 코미디 영화의 경우 그 장르 자체로 인해 온전한 평가를 받기 힘든 상황이지만 관객이 꾸준히 찾는 건 그래도 웃을 수 있다는 점 때문. 웃음의 짜임새를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걸 이 영화가 보여준다. 구역을 놓고 늘 맞서왔던 두 조직이 구조조정의 찬바람을 맞아 통폐합된다. 그 과정에서 무상파의 넘버2 대행(김석훈)은 골프 치다 벼락 맞은 보스의 공백으로 상대파에 내몰린다. 부하 달수(조상기)와 프락치로 합류한 상대파 조직원 두 명과 향한 곳은 조직의 돈을 갚지 못하고 있는 백마강 호텔. 지역 폭력배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호텔 여사장 민아(김성은)는 대행을 자신이 고용한 해결사로 착각한다. 그러다 대행 일행이 서울에서 돈을 받으러 온 조직폭력배라는 걸 알고 이들과 맞선다. 비교적 큰 규모의 호텔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민아를 포함해 지배인 중건(우현), 옌볜 출신 정은(박희진), 그리고 말 없는 요리사 등 고작 네 명. 대행 일행이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손님들을 내몰자 호텔리어(?)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대항한다. 대행은 돈을 꾸기 위해 아버지의 후배를 만나 모욕을 당하는 민아를 구해준 뒤 원수처럼 지냈던 이들에게 묘한 감정을 품게 된다. 다른 조직원들도 마찬가지. 생전 처음 제대로 된 일을 해보며 뭔가 새로운 맛에 빠져든다. 우연한 사고로 단체 투숙객이 몰려들어 돈을 벌게 되자 민아는 "이렇게만 계속 손님이 든다면 돈을 갚을 수 있다"고 말하고 대행 일행은 호텔 홍보를 위해 발벗고 나선다. 이런 상황을 알게 된 서울에서 대행을 압박하고 대행은 선택의 지점에 선다. 모처럼 영화에 출연한 김석훈이 뽀글뽀글 퍼머머리를 하고 춤을 추며 노래까지 부르는 등 애를 썼지만 겉도는 그의 사투리처럼 어색하다.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김성은은 홀로 떼어 놓고 본다면 무리 없어 보인다. 15세 이상 관람가. 22일 개봉. /연합뉴스

디캐프리오, 엔론 파산 다룬 영화 주연

지난 2001년 미국 재계 및 정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석유회사 엔론의 파산을 다룬 영화가 만들어진다. 이 영화에는 환경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지닌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제작 및 주연을 맡는다. 13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의 보도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는 뉴욕타임스 기자 커트 아이첸월드가 집필한 엔론 스캔들 관련 저서 '바보들의 음모(Conspiracy of Fools)'의 판권을 사들였다. 영화는 디캐프리오가 운영하는 애피안웨이싱글사가 제작한다. 시나리오는 셀든 터너가 쓸 예정인데 워너브라더스는 판권 및 시나리오비로 수백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권 및 영화제작 계약은 지난주 디캐프리오를 대동하고 워너브라더스 관계자들과 만난 터너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계약으로 워너브라더스가 배급한 '디파티드'와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출연했던 디캐프리오는 다시 한번 워너브라더스와 손잡게 됐다. '바보들의 음모'에서 디캐프리오는 엔론의 신입사원으로 출연한다.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엔론에 입사한 디캐프리오는 회계 부정 및 회사자금 착복 등 엔론을 파산으로 이끈 회사의 각종 비리의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가는 역이다. 엔론 스캔들은 지난 2005년 다큐멘터리 '엔론:이 방에서 가장 스마트한 남자들'에 의해 기록됐고 이 다큐멘터리는 포천지 기자인 베타니 맥리언과 피터 엘킨드의 저서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지구 온난화의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11번째 시간'의 시나리오를 쓰고 내레이션을 맡은 디캐프리오는 시나리오를 쓰게 될 터너의 구상을 듣고 그 자리에서 제작 및 주연을 맡기로 했다. '11번째 시간'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디캐프리오는 "터너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마치 한 편의 스릴러처럼 읽히게 했다. 아웃사이더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옳다고 느꼈으며, 그냥 기업의 파산을 기록적으로 그리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캐릭터 연구에 중점을 두는 게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OCN "극장서 오스카 수상작 점쳐 보세요"

영화채널 OCN이 26일(한국시간) 열리는 제7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주요 후보작을 극장에서 상영하는 특별 시사회를 마련한다. OCN은 24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약 10시간에 걸쳐 '바벨' '드림걸즈' '더 퀸' '행복을 찾아서' 등 아카데미 주요 후보작 네 편을 릴레이 상영한다. '바벨' '드림걸즈' '더 퀸'은 24일 이전에 국내 개봉되나 '행복을 찾아서'는 3월1일 간판이 내걸린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바벨'은 지난 1월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극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아카데미에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골든글로브 코미디ㆍ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드림걸즈'는 남녀 조연상, 의상상, 주제가상 등 총 6개 부문에 8개의 후보지명을 받아 최다 지명작이 된 뮤지컬 영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고사에 대처하는 영국 왕실을 그린 '더 퀸' 역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OCN은 20일까지 홈페이지 '온무비스타일'(www.onmoviestyle.com)을 통해 신청을 받은 뒤 추첨을 통해 800명을 초대한다. 한편 OCN은 26일 오전 8시부터 6시간에 걸쳐 제79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독점 생중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