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영화동호회가 주최하는 국내 첫 영화제인 제1회 씨네마켓 영화제가 3월4일 열린다. 서대문 드림시네마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동호회 회원들이 직접 스태프로 참여한 작품들을 상영작으로 선정했다. 회원수 1천124명이 가입돼 있는 영화동호회 씨네마켓은 1999년 PC통신 나우누리에서 시작해 현재 프리챌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씨네마켓측은 "영화를 좋아했던 꿈많은 학생들이 이제는 영화계에서 제작, 기획, 마케팅,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이 참여한 영화를 대상으로 영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상영작은 '홀리데이' '스승의 은혜' '마음이…' '조폭마누라3' '내 남자 길들이기' 등 5편이다. /연합뉴스
에드워드 노튼이 '프라이멀 피어'(1996)에 이어 또 한 편의 멋진 반전(反轉) 영화를 선보인다. 바로 마술을 소재로 한 로맨틱스릴러 '일루셔니스트(The Illusionist)'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스티븐 밀하우저의 단편소설 '환상마술사 아이젠하임'을 영화화한 '일루셔니스트'는 세기말의 몽환적 분위기가 감도는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치명적인 로맨스와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마술, 권력을 향한 암투 등이 복잡하게 뒤얽히는 스릴러물이다. 19세기 말 빈에 홀연히 나타난 마술사 아이젠하임(에드워드 노튼)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마술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그의 신비한 마술에 대한 소문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자 급기야 황태자 레오폴드(루퍼스 스웰)까지 약혼녀 소피(제시카 베일)을 대동하고 공연장을 찾기에 이른다. 하지만 아이젠하임의 무대에 보조로 서게 된 소피가 어린 시절 자신의 첫사랑이었으나 신분의 차이로 인해 헤어져야만 했던 여자란 사실을 알아본 아이젠하임은 역시 그를 못잊어하고 있던 그녀와 위험천만한 로맨스를 시작한다. 이를 눈치챈 레오폴드 황태자는 자신의 심복인 울 경감(폴 지아마티)에게 아이젠하임을 사기꾼으로 몰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황태자와 아이젠하임의 대결이 피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던 중 아이젠하임과 소피의 도주 계획을 눈치챈 황태자가 격분한 나머지 소피를 칼로 찔러 죽이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울 경감이 소피 살해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끈덕진 탐문수사를 펼치는 동안 비탄에 빠진 아이젠하임은 무대 위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내는 일생일대 최고의 환상 마술을 준비하는데…. 마술이라는 환상적 소재와 신분 차를 뛰어넘는 치명적 로맨스, 권력을 향한 음모와 암투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일루셔니스트'는 로맨스와 정치, 마술이 결합돼 보기 드문 긴장감을 연출하는 수작(秀作)이다. 특히 고풍스런 예술의 도시 빈을 담아낸 촬영은 올해 아카데미 촬영상에 노미네이트될 만큼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 제작진은 19세기 말 빈의 모습을 재현해내기 위해 대부분의 거리가 아직도 자갈로 포장돼 있고 많은 가로등이 가스등으로 남아 있는 동유럽의 19세기풍 도시 체코 프라하로 날아가 올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영화 속에서 황태자의 사냥 별장으로 이용한 저택은 대공(大公) 페르난디드의 집을 빌려 촬영됐는데, 페르난디드는 평생 1만5천여 마리의 동물을 잡았을 만큼 사냥을 좋아했던 인물이어서 극중 레오폴드 황태자의 캐릭터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페르난디드의 저택은 온통 사냥감의 머리와 죽은 동물의 박제로 장식돼 있어 극중 황태자의 거처로 그보다 더 완벽할 수 없었다. 닐 버거 감독은 "우리 영화는 마법과 현실세계를 동시에 다루고 있는데 프라하에는 그런 특징이 잘 살아있어 19세기 말 유럽의 풍경을 필름에 제대로 담아낼 수 있었다"면서 "프라하 로케는 힘들었지만 도전할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전했다. 에드워드 노튼의 매혹적인 연기와 함께 몽환적인 판타지 스릴러의 긴장감을 더해주는 필립 글라스의 신비로운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감상 포인트다. 막판 반전이 핵심이니 영화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절대 자리를 뜨면 안된다. 3월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이 영화는 최근 한국 영화의 흐름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 별다른 양념도 없고 재미도 부족하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가족의 일상을 별로 재미도 없는 덤덤한 터치로 담아냈다. 예사롭고 덤덤하다는 것이 최근 양산되는 다른 한국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점이라고나 할까. 데뷔작 '말아톤'으로 단숨에 흥행감독의 반열에 오른 정윤철 감독은 매우 예사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예사롭지 않은 가족의 일상을 소재로 한 영화 '좋지 아니한가'(제작 무사이필름)를 통해 나름대로 의미있는 독특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시도가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 감독은 "국물로 따지면 자극적인 양념이 거의 안들어가고 재료 본연의 맛을 드러낸 '지리'라고 할 수 있다"고 제작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나 정 감독 본인도 시인했듯이 영화는 캐릭터 구축에는 나름대로 성공한 듯이 보이지만 스토리 구성이 유기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큰 약점이다. '좋지 아니한가'의 스토리 라인은 물 흐르듯이 이어지지 못하고 몇 개의 에피소드가 뭉뚱그려진 듯이 단속적(斷續的)으로 전개되며 관객을 몰입케하는 극적인 추진력도 미흡하다. 군데군데 코믹하고 재밌는 설정들도 없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밋밋하고 가라앉아 있어 최근 영화의 빠른 전개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꽤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영화의 중심은 교사인 아버지(천호진)와 억척주부인 어머니(문희경), 원조교제를 일삼는 소녀를 짝사랑하는 아들 용태(유아인), 이야기의 내레이터 역할을 하는 딸 용선(황보라), 언니집에 얹혀사는 노처녀 무협작가 이모(김혜수) 등 5명으로 이뤄진 한 가족이다. 이들은 서로간에 별 관심도 없고 대화도 많지 않은 비교적 평범한 가족이다. 각자의 세상에 파묻혀 따로따로 살아간다. 이들에게 있어 가족의 의미란 함께 아침밥을 먹고 저녁에 같은 집으로 귀가하는 정도다. 용선은 "왜 옆집에 들어가면 안되나"라는 말까지 할 정도. 그러던 어느 날, 소심하고 융통성없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아버지 심씨가 원조교제를 일삼는 여고생의 영악한 꾐에 빠져 우연히 원조교제 추문에 연루되면서 무미건조하던 이들 가족의 삶에 풍파가 일어난다. 교사인 심씨가 원조교제로 퇴학당한 여고생과 같은 여관방 침대에 누워있는 장면이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혀 인터넷에 오르자 네티즌들에 의해 '원조교제 교사' 가족들 사진까지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심씨네 가족은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런가 하면 어머니는 노래방 총각(이기우)에게 '필이 꽂혀' 정신을 못차리고 용선은 영화감독을 꿈꾸는 교사(박해일)를 만나 야릇한 기분에 빠지는 등 이런저런 사소한 사건들이 가족들을 파고든다. 남편의 원조교제 추문을 비난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말다툼 과정에서 자신이 다른 남자의 씨로 잉태된 자식이란 사실을 엿듣게 된 용태는 아버지와 원조교제 사건을 일으킨 소녀를 향한 일편단심에 매달린다. 이처럼 따로 놀던 심씨네 가족들이 한 가족임을 느끼는 사건의 계기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벌어진다. 모처럼 계곡가에서 한가로이 달빛을 즐기던 심씨네 가족에게 뜻하지 않은 이웃들의 도전이 일면서 난장판이 된다. 정 감독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이면에 건조물이 있다는 등의 다소 엉뚱하고 동화적인 비유를 통해 우리가 늘 얼굴을 맞대고 지내는 가족들에게도 알지 못하는 이면이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설파한다. 최근 추세에 반하는 호흡이 긴 영상언어와 개성있는 캐릭터 구축, 군더더기를 제거한 절제된 리얼리티 등 신선한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대중예술 장르의 가장 큰 미덕인 '재미'와 극적인 스토리 전개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점은 큰 약점이다. 몇가지 성과도 있다. 이 작품이 두번째 영화 출연인 황보라는 신인치고는 상당히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연기로 주연급 조연을 소화해 성장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섹시한 팜므파탈 역으로 유명한 김혜수는 '타짜'에서 연기했던 정 마담과 동일인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연기변신을 보여준다. 이제는 완전히 연기에 관록이 붙은 모습이다. 설사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 정도 성과라면 '좋지 아니한가'. 3월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시네마테크부산은 3월 6일부터 21일까지 뮤지컬 영화 4편을 잇따라 선보이는 특별전 '영화, 뮤지컬을 만나다'를 상영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수잔 스트로만 감독의 영화 '프로듀서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렌트',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헤드윅'과 함께 한국 뮤지컬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계수 감독의 '삼거리 극장'이 상영된다. 관람료는 일반 4천원, 회원 3천원이다. 문의 ☎ 051-742-5377. /연합뉴스
'작은 아이들'로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는 케이트 윈슬렛이 남편이 감독을 맡은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로 했다. 연예통신 WENN은 21일(현지시간) 윈슬렛이 남편인 샘 멘데스 감독의 신작에 출연한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멘데스는 3년 전 윈슬렛과 결혼했다. 닐스트리트 프로덕션이란 영화제작사를 운영하고 있는 멘데스는 오랫동안 1920년대 서커스에서 호랑이 조련사를 지낸 메이블 스타크 역을 하고 싶어해온 아내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최근 스타크의 전기의 판권을 사들여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 것. 아직 제목은 정해지지 않았다. 감독인 남편의 영화에 아내가 주연을 맡는 경우는 영화사에서 흔히 있어왔다. 최근의 사례만을 들어봐도 가이 리치 감독의 '스웹트 어웨이'에 아내 마돈나가 출연했고,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파운틴'에 약혼녀인 레이첼 와이즈가 주연을 맡았다. 다만 두 작품 모두 흥행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해 멘데스-윈슬렛 커플의 새 영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이 곳은 항상 낯익다. '와일드 카드'의 양동근은 여기서 범인을 잡아 밥을 먹는 자신의 처지에 쓴 웃음을 짓고 뇌성마비 여인(문소리)과 사랑을 나누다 그녀 가족에게 잡혀온 '오아시스'의 설경구는 '성욕이 솟더냐'는 호통에 고개를 떨군다. 돈 챙기며 세상 '둥글게' 살려는 '흡혈형사 나도열' 김수로가 깐깐한 상사에게 '왜 그러냐'며 너스레를 떠는 곳도 여기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제 가보지 않아도 '꼭 들려본 것 같은' 곳으로 꼽는 경찰서. 모텔과 함께 한국 영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소라는 이 곳은 스크린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까. ◇ 낡아도 좋아 = 일선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들에 따르면 촬영 장소로 가장 많이 '러브콜'을 받는 경찰서는 '낡으면서도 주차장이 널찍한 곳'이다. 경찰서에서 찍는 작품이 액션물이나 70∼80년대 시대극이 대다수라 어두운 느낌을 잘 살려주는 오래된 이미지의 경찰서를 우선적으로 찾게 된다는 것. 한편 수십명의 제작 스태프가 장비를 꾸릴 공간이 있어야 하는 만큼 시내 중심가 경찰서처럼 주차장이 협소한 곳은 아무리 건물의 '간지(느낌)'가 좋아도 섭외 리스트에서 뺀다. 부산영상위원회의 이경섭 로케이션 지원팀장은 "또 사람들은 '경찰서' 하면 보통 위압감을 주는 장소를 떠올려 대리석 등을 많이 써 이미지가 밝은 신형 경찰서는 관객의 눈에 튀어 보인다"며 "가급적 작품과 무난하게 어울리는 장소를 준비해야 해 오래된 경찰서를 많이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외는 있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을 연출한 김상진 감독의 신작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대구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성서 경찰서에서 촬영을 했다. 2005년에 완공해 말쑥한 새 건물을 갖춘 성서서가 '밝은 코미디'란 작품의 컨셉과 잘 어울려 섭외를 결정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얘기다. ◇ 학교를 잡아라 = 경찰서 현장 촬영은 통상 3일이 한계다. 형사과 당직 사무실처럼 24시간 운영되는 곳이 많아 오랜 기간 촬영팀이 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주인공이 경찰관이라 경찰서 장면이 많은 작품은 부득불 세트 촬영을 하게 된다. 경찰서 세트 장소에도 '단골 손님'은 있다. 오래된 학교와 관공서 건물이 바로 주인공. 복도와 내부 분위기가 대중이 보통 떠올리는 어두운 경찰서 이미지와 잘 맞고 각 교실이나 방마다 형사과, 조사실 등 필요한 공간을 지어 넣을 수 있어 세트 제작이 편하기 때문이다. 변혁 감독의 스릴러물 '주홍글씨'는 주인공 한석규가 근무하는 경찰서 장면을 찍기 위해 서울 용산구 후암동 옛 수도여고 건물 안에 세트를 지었다. 황정민이 타락한 형사로 나온 '사생결단'은 부산 서면 개성중 건물에 경찰서 세트를 만든 경우.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에 나오는 경찰서는 옛 부산지방법원 청사(현 동아대 박물관) 2층에 지어진 세트다. 제작진은 바로 밑 1층에는 주인공들이 '한탕'을 하는 한국은행 세트를 만들어 '범행 장소'와 '수사 본부'를 계단 하나로 오가며 찍을 수 있게 했다. ◇ 강력3반이 아니라 강력3팀? = 영화 속 경찰서는 현실과 다른 '옥의 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촬영에 앞서 감독이 실제 경찰서를 취재하며 찍은 사진과 영상 등을 참조하지만 각 장면마다 일선 경찰관의 고증을 받는 경우는 드문 편이기 때문이다. 김민준과 허준호가 주연을 맡은 '강력3반'은 그 좋은 예. 이 영화가 개봉하기 약 8개월 전인 2005년 1월에는 전국 경찰서에 팀제가 도입되면서 예전 강력반이 강력팀'으로 바뀌었다. 현실을 까다롭게 따지자면 영화 제목은 '강력3팀'이 맞다. 올해 초 개봉한 '올드미스다이어리(올미다)'에도 실제 경찰서와 다른 장면이 있다. 주인공 예지원의 삼촌 우현은 은행강도로 오해를 사 경찰서에 붙잡혀 온 뒤 같은 사무실 바로 옆 자리에서 성추행으로 조사를 받고 있던 진짜 강도와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영화와 달리 일선 서울 경찰서에서는 강력팀과 폭력팀 사무실이 완전히 나눠져 있다. 강력팀이 맡는 은행강도 용의자가 폭력팀 소관인 성추행 사건 피의자와 같은 공간에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것이 경찰관들의 설명. 경찰복 차림의 형사가 범인을 조사하는 모습도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사복 근무가 원칙인 형사들이 경찰서에서 정복을 입는 경우는 경찰의날 행사를 비롯, 1년 동안 몇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연합뉴스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는 아버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맨 인 블랙' '인디펜던스 데이'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등의 영화로 유명한 윌 스미스가 주인공.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믿음직한 아버지 크리스 가드너를 연기했다. SFㆍ액션 블록버스터로 친숙한 액션스타 윌 스미스가 아버지 연기도 잘했을까 궁금해하는 관객이 많을 듯. 혹자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 먼저 영화를 본 관객으로서 귀띔한다면 그를 믿어도 좋다. 샌프란시스코 의료기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는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한물간 의료기기는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는 엉터리 유치원에서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리다 잠들기 일쑤. 세금도 못 내는 형편에 자동차까지 압류당하자 참다 지친 아내마저 두 사람에게서 떠나버린다. 살던 집에서도 쫓겨난 가드너 부자. 지갑에 남은 전재산이라고는 달랑 21달러 33센트뿐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크리스토퍼를 보살피던 크리스는 성공한 주식중개인을 만난 이후 "남이 할 수 있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자산관리회사 인턴십에 지원한다. 덜컥 붙긴 했지만 무보수에 경쟁률도 60대1. 크리스는 학력도 경력도 내세울 것이 없지만 아들과 함께 노숙자 시설과 지하철 화장실 등을 전전하면서도 정식사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행복을 찾아서'는 자산관리회사 '가드너 앤 리치 컴퍼니'의 설립자 크리스 가드너의 굴곡 많은 인생을 영화화했다. 크리스 가드너는 노숙자에서 1억8천만 달러의 자산가가 된 월스트리트의 전설 같은 인물. 그의 이야기가 미국 ABC TV의 시사프로그램 '20/20'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고, 이후 출간된 크리스 가드너의 자서전 또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러나 영화는 노숙자 출신 기업가의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유치장ㆍ버스정류장ㆍ지하철 화장실 등을 오고가며 밤을 새울 때도, 고객을 찾아 정신없이 발품을 팔 때도 결코 아들의 손을 놓지 않았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영화는 극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들을 지킨 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스크린 곳곳에 배치했다. 고난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크리스가 아들에게 연거푸 되뇌는 "나를 믿어(You Trust Me)"라는 말은 아들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아버지로서의 강한 의지를 느끼게 한다. 각 에피소드는 눈물을 쏟게 하고 가족을 생각하게 만든다. 뻔한 성공 스토리지만 나를 반추하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순기능은 재미 이전에 이 영화가 가진 최대 장점이라고 하겠다. 앞 부분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영화 후반부에서 만나는 감동은 이를 보상하기에 충분하다. 영화 '알리'를 통해 윌 스미스가 보여준 연기력은 '행복을 찾아서'에서 배가됐다. 윌 스미스가 이 영화에서 친아들 제이든과 부자 연기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3월1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세상에는 여러가지 성공 신화가 있다. 성공을 위해 가족을 포기한 사람도, 행복을 포기한 사람도, 양심을 포기했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성공 자체가 목적이 된다면 남는 것은 허무가 아닐까.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가족과 더불어 행복하게, 떳떳하게 살기 위한 수단으로 성공을 추구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 점 때문에 여느 성공 스토리들과는 다른 감동을 지닌다. ‘행복을 찾아서’는 노숙자였다가 월 스트리트 정상에 오른 실존 인물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담는다. 1980년대 초, 의료기기 투자에 실패해 경제난을 겪게 된 크리스(윌 스미스)는 주식 중개인이 되려는 꿈을 품어보지만 현실은 막막하다. 어렵게 증권사 인턴십에 참가하지만 6개월간 월급이 전혀 없고 20명의 동료와 치열하게 경쟁해 1등을 해야만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게다가 생활고를 못이긴 아내는 다른 도시로 떠나버리고 벌금과 세금을 못낸 탓에 다섯 살된 아들과 노숙을 하는 처지에까지 몰린다. 크리스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지하철 화장실과 노숙자 쉼터를 전전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눈물겹다.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믿어주는 아들을 위해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 생계를 이어가고 인턴십 통과를 위해 분투한다. 이 장면들은 하나의 교훈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 때문에 자녀를 떼어놓으며 ‘나처럼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고 변명하지만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그 반대 상황이라는 점. 아무리 절박한 처지에 놓여도 아버지와 함께이기 때문에 천진하기만 한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의 얼굴은 이를 웅변한다. 또 노숙자들 사이에서 새우잠을 자면서도 아버지의 턱을 어루만지며 “아빠는 참 좋은 아빠야”라고 말해준 아들이 없었다면 크리스 역시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다. 제이든 스미스는 윌 스미스의 친아들로 당당히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고.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윌 스미스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아들과 함께할 때의 시너지가 대단하다.
한국 영화가 설 연휴 극장가를 평정했다. 17~19일 서울관객을 기준으로 집계한 설 연휴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1위부터 5위까지 순위를 한국영화가 모두 차지한 것. 1위 자리는 서울 74개 스크린에서 1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하지원ㆍ임창정 주연의 코미디물 '1번가의 기적'에 돌아갔다. '1번가의 기적'은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등의 히트작을 냈던 윤제균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윤 감독 특유의 코믹 요소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을 썼던 유성협 작가의 감동 코드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짜 복서를 연상케 하는 하지원의 열연과 능청스런 임창정의 코믹 연기도 흥행에 한몫을 했다. '1번가의 기적'은 개봉 5일째인 19일까지 누적관객 96만5천 명을 기록해 흥행 돌풍을 예감케 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2위는 트로트를 소재로 한 코미디물 '복면달호'였다. 서울 63개 스크린에서 10만8천 명을 모았다. 관객 누계는 64만6천 명. '복수혈전' 이후 개그맨 이경규가 다시 영화 제작자로 나섰다는 점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고 최근 영화계에 불고 있는 음악영화 바람도 흥행에 힘을 보탰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혜수ㆍ윤진서 주연의 섹시코미디 '바람피기 좋은날'은 서울 70개 스크린에서 연휴 동안 9만8천 명을 끌어모았다. 순위는 3위. 서울 스크린 점유율이 35%를 상회하는 등 서울 관객에게 특히 사랑받았다. 개봉 2주차 영화로 19일까지 138만9천 명이 이 영화를 봤다. 4위에는 실화를 소재로 한 박진표 감독의 팩션영화 '그놈 목소리'가 랭크됐다. 연휴 서울 성적은 7만3천 명. 개봉 첫주 140만 명을 모았고 개봉 2주차에도 100만 명을 추가했지만 설 연휴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관객 누계는 296만 명으로 관객 300만 명 돌파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5위는 신현준ㆍ최성국ㆍ권오중이 무술 관장으로 출연하는 전형적인 코미디물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이 차지했다. 연휴 서울 성적은 4만8천 명이며 관객 누계는 91만5천 명이다. 나름대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춰 기대를 모았던 할리우드 영화들은 한국 영화의 강세에 밀려 6위권 이하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제작자와 감독으로 손을 잡아 화제를 모은 '아버지의 깃발'은 서울 37개 스크린에서 4만3천 명을 동원하며 6위에 올랐으며, 평단에서도 호평받았던 살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록키 발보아'는 서울 성적 3만6천 명으로 7위에 랭크됐다. 미국의 아동문학가 캐서린 패터슨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가 '록키 발보아'보다 200여 명 적은 관객으로 8위를 차지했다. 9위와 10위에는 '더 퀸'(1만8천 명)과 '샬롯의 거미줄'(1만5천 명)이 각각 랭크됐다. /연합뉴스
경남 마산지역 문학인과 영화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회가 열린다. 마산문학관은 오는 23일부터 오는 4월22일까지 문학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문학을 영화로 읽다'라는 주제로 기획전을 갖는다. 마산출신 문학인과 영화인의 작품을 조명하고 이들 작품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나라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한 영상자료 70여점과 문학도서 100점, 영화포스터 20점 등이 선보인다. 이 가운데 '암노', '인디언 썸머', '이것이 사랑이다' 등 마산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을 비롯해 강호, 박경진 등 마산출신 영화감독들의 작품, '임진란과 성웅 이순신', '밀애' 등 마산 문학인 원작의 영화 등도 만날 수 있다.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는 전시되는 영화작품 중 9편을 엄선해 상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