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살아라' '말콤 X' 등 미국내 흑백 인종 갈등을 주로 영화로 만들어온 스파이크 리 감독이 최근 타계한 '솔 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의 전기영화를 만든다. 버라이어티지의 보도에 따르면 스파이크 리 감독은 파라마운트 영화사가 기획한 브라운 전기영화의 감독직 계약에 서명을 했으며, '뷰티풀 마인드'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프로듀서 브라이언 그레이저가 제작을 맡는다. 영화 촬영은 2008년 시작될 예정이다. 자칭 "연예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던 제임스 브라운은 지난 25일 심장합병증으로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솔 음악의 대부로 일컬어진 그는 펑크음악을 만들어냈는가 하면, 믹 재거와 마이클 잭슨의 댄스 동작에도 큰 영향을 주기도 했고, 나아가 힙합음악의 길을 닦은 음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버라이어티지는 브라운이 생전 이 영화의 기획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으며 자신의 음악에 대한 사용을 허락했다고 전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최신작은 그레이저가 제작을 맡은 스릴러 '인사이드맨'으로 리 감독은 이번 영화로 다시 한번 그레이저와 제작-감독 팀을 이루는 셈이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솔 가수 레이 찰스와 컨트리 가수 조니 캐시의 전기영화가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아카데미상도 받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어 제임스 브라운의 전기영화 역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한국 영화가 7월 1일부터 실시된 스크린쿼터 축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 올해 가장 많은 영화가 제작되는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는 6개월 전 한국 정부가 국산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하는 일수인 스크린쿼터를 147일에서 73일로 축소하자 영화 제작자와 배우들은 할리우드 영화가 자신들을 몰아낼 것으로 우려했지만 올해 개봉된 한국 영화는 작년의 87편 보다 많은 110편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많은 영화 제작자들과 배우들은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에 반발했고 일부는 한국의 문화와 창조성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걱정했으나, 올해 한국영화 제작자들은 관객을 끌어모으는데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WSJ는 평가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100편의 국산 영화가 개봉됐고 박스오피스 점유율도 지난해의 59%에서 70%로 높아졌다. 올해 관객 동원 상위 10편의 영화 중 7편이 '괴물'(The Host)을 비롯한 한국 영화였고, 특히 8월에 개봉된 '괴물'의 경우 1천3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워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관람한 셈이라고 WSJ는 소개했다.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10월에는 83%에 달해 월간 기준으로 역대 두번째로 높았으나 11월에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디파티드' 등 2편의 미국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48%로 떨어졌다. 그러나 영화 제작자들은 한번에 너무 많은 국산 영화가 쏟아져 나와 상영 일수를 짧게 만드는 점을 우려하고 있고, 내년에는 개봉될 국산 영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싸이더스FNH의 윤상오 이사는 "영화가 너무 많고, 장기간 상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제작 편수가 자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엽기적인 그녀'로 유명한 곽재용 감독이 일본 영화를 만든다. 곽재용 감독은 내년 초부터 영화 '사이보그 그녀'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영화는 곽재용 감독이 시나리오를 직접 쓴 SF장르로 일본 제작사가 투자하고 일본 배우들과 일본인 스태프들로 구성될 예정이며 일본어 대사로 촬영한다. 전적으로 일본 영화에 감독으로 참여하는 것. 10억 엔이라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사이보그 그녀'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주연배우로는 현재 일본 최고 정상급 스타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영화의 주요 투자자로 일본 최대 연예 기획사 겸 영화사인 어뮤즈사가 제작에 참여한다. 어뮤즈는 한류 도입에 앞장서는 회사 중 하나로 뮤지컬 '겨울 연가'를 일본에 들여와 무대에 올렸으며, 장동건의 일본내 소속사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국영화 '야수' '말아톤' '슈퍼스타 감사용' 등을 수입했다. 곽재용 감독측은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곽 감독의 영화들이 일본에서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일본 제작사에서 3년 전부터 공을 들여 이번 작업이 이뤄지게 됐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사이보그 그녀'는 이르면 1월 말 제작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한편 곽재용 감독은 지난달 신민아, 온주완, 유건 주연의 '무림여대생' 후반 작업을 마치고 현재 일본에서 '사이보그 그녀'의 시나리오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극장가가 기대작들이 한꺼번에 개봉하면서 치열한 흥행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외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와 국산 판타지 대작 '중천'이 영화예매순위 1,2위를 달렸다. 21일 영화전문 예매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에 따르면 가족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이날 낮 12시 현재 20.43%의 예매점유율을 기록, 정우성ㆍ김태희 주연의 화제작 '중천'(18.23%)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벤 스틸러 주연의 가족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자연사 박물관에 야간 경비로 취직한 남자가 밤 사이 살아난 박물관 전시물들과 겪는 소동을 그렸다. 3위와 4위는 지난 주 개봉한 뒤 나란히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로맨틱 홀리데이'(16.88%)와 '미녀는 괴로워'(16.85%)가 차지했으며 5위에는 북미시장 박스오피스에서 '007 카지노 로얄'을 누르는 기염을 토했던 화제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11.59%)가 랭크됐다. 역대 007 시리즈 중 가장 많은 1억5천만 달러(약 1천39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액션대작 '007 카지노 로얄'은 예상을 깨고 9.47%의 저조한 예매점유율을 기록하면서 6위에 그쳤다. 7위는 '올드미스 다이어리'(4.46%), 8위는 '네티비티 스토리'(1.80%), 9위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0.23%), 10위는 '미스터 로빈 꼬시기'(0.07%)가 각각 차지했다. 맥스무비 관계자는 "방학시즌이라 그런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007 카지노 로얄'의 부진은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제작 KINO2)이 지난 16일 촬영을 완료했다. 충남 논산에서 진행된 마지막 촬영은 군 제대를 앞둔 동호(조재현 분)가 탄피를 깎아 송화(오정해)에게 줄 반지를 만들던 중 우연히 송화가 눈이 멀었다는 소식을 듣게된 장면. 10개월간 촬영이 진행된 '천년학'에는 사계절의 절경이 담겨 있다. 눈 먼 소리꾼 송화와 그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는 동호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천년학'은 후반작업을 거쳐 내년 5월 개봉 예정이다. ○…지금껏 '시크릿 선샤인'이라는 가제로 소개됐던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감독 복귀작이 '밀양'으로 제목을 확정지었다. 송강호ㆍ전도연 주연의 '밀양'(제작 파인하우스 필름)은 새 삶을 위해 아들과 함께 죽은 남편의 고향 밀양으로 내려온 신애와 신애를 지켜보는 카센터 사장 종찬의 이야기. 경남 밀양에서 촬영 중으로 현재 60% 가까이 진행됐다. '밀양'은 내년 5월 개봉될 예정이다. ○…26~29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한국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열리는 제2회 대한민국 대학영화제 본선진출작이 확정됐다. 총 320편의 출품작 중 경쟁부문 20편, 비경쟁부문 7편 등 27편이 결정됐다. 경쟁부문 본선진출작들은 영화제 기간 본선심사를 거쳐 대상, 연출상, 촬영상 등의 수상을 가리게 된다. 심사위원은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과 '삼거리 극장'의 전계수 감독, '타짜' '범죄의 재구성'의 최영환 촬영감독, 영화평론가 이상용 씨가 맡는다. /연합뉴스
제목부터가 유치한 이 영화에서 뭔가 심각한 주제를 끄집어내려는 노력은 무의미하다. 김창래 감독의 코믹 로맨스 '언니가 간다'(제작 시오필름)는 가벼운 소재를 그보다 더 가벼운 터치로 그린 전형적인 '킬링 타임'용 영화다. 1990년대 청춘스타였던 고소영이 오랜만에 영화에 얼굴을 내밀었다. 영화는 여고생 시절 바람둥이 남학생을 좋아했다가 보기좋게 차인 뒤 자신의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하는 서른 살의 나정주(고소영)가 시간여행을 통해 12년 전으로 돌아가 잘못 채워진 첫 단추를 다시 제대로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만화 같은' 과정을 그린다. 화려한 의상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의상실에서 주로 잡일을 도맡아 하는 패션 디자이너 보조 나정주는 서른 살이 되도록 변변한 남자친구 하나 없고, 게다가 사랑 따윈 믿지 않는 소극적인 연애관의 소유자. 풋풋한 여고시절이던 12년 전 '마지막 남자'라고 믿었던 첫 남자 조하늬(이중문)로부터 배신당한 것이 원인으로, 그 후 그녀는 사랑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까지 심하게 꼬였다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패션쇼 준비로 분주하던 어느 날, 호텔 로비에서 나정주는 우연히 고교동창 오태훈(이범수)을 만나고 깜짝 놀란다. 고교시절 자신을 그렇게 쫓아다녔지만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매력 제로 범생이' 태훈이 연 매출 100억 달러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돼 몰라볼 정도로 멋지게 변해 있던 것. 태훈으로부터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나정주는 '나정주는 오태훈의 영원한 첫사랑'이라고 고백하는 태훈과의 행복한 미래를 잠시 상상해보지만 12년 전 고교시절 얘기를 하던 중 태훈이 하늬와 정주가 떠났던 춘천 밀월여행 이야기를 얼떨결에 꺼내자 욱하는 마음을 못 참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린다. 태훈과의 데이트를 망치고 첫 남자 때문에 꼬여버린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울며 잠든 그 날 밤, 정주에게 마법 같은 선물이 도착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그 순간 정주는 자신의 인생을 괴롭혀온 12년 전으로 돌아가 조하늬와의 첫사랑을 말끔히 지우고 대신 오태훈과 사귀어 행복한 현재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영화는 열여덟 살 나정주가 첫사랑의 홍역을 앓던 시대적 배경인 1994년의 특징적 분위기를 영화 곳곳에 삽입해 'Back to 1994'를 실천했다. 음악에서부터 의상, 소품까지 1994년의 모든 것을 완벽히 재현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이제는 옛날 얘기가 돼버린 추억의 통신문화 '삐삐'라든가 컴퓨터통신 '하이텔', 당시 최고 인기였던 청바지 브랜드 '게스', 당시 최고의 인기그룹이었던 '듀스'의 인기곡 등이 등장, 1994년을 지나온 관객에게 아련한 추억을 안겨준다. 현재의 나정주와 과거의 나정주를 각각 고소영과 조안이 연기하고 현재의 오태훈과 과거의 오태훈에이범수와 유건, 현재의 조하늬와 과거의 조하늬에 김정민과 이중문이 각각 더블캐스팅된 것도 영화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 영화는 전반적으로 유치하고 주요 출연진들도 한물간 스타 또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신인배우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런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년 1월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봉태규와 정려원이 영화 '안녕, 아니야'(감독 이석훈, 제작 화인웍스)의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안녕, 아니야'는 순진하고 코믹한 남자 구창이 다중인격을 지닌 아니와 자꾸 엮이면서 그녀에게 빠져드는 코믹 로맨스 영화. 봉태규는 구창으로 분해 코믹 연기뿐 아니라 멜로 연기까지 선보이며, 정려원은 첫 영화 주연작에서 아니 역을 맡아 다중인격을 가진 독특한 인물을 연기한다. '안녕, 아니야'는 봉태규가 주연을 맡았던 '방과후 옥상'의 이석훈 감독의 차기작으로 다시 한번 봉태규와 이 감독이 호흡을 맞춘다. 내년 2월 크랭크 인한 후 내년 7월 말 개봉 예정이다. /연합뉴스
임상수 감독은 '오래된 정원'이 '그때 그 사람들'(1970년대), '바람난 가족'(1990년대)과 궤를 같이 하는 영화라 했다. 황석영 원작의 이 영화를 통해 1980년대를 관통하겠다는 뜻이었다. '바람난 가족'과는 황정민의 배역 이름이었던 영작이라는 인물을 '오래된 정원'에도 등장시키면서 연결고리를 찾는다. 사랑하는 것조차 죄처럼 느껴졌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아픈 시대에서 피어난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소설 '오래된 정원'은 임상수 감독의 특별한 시선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영화로 재탄생했다. 임 감독 특유의 냉소와 함께 결국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지키는 힘은 민초들이라는 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시대가 아파 사랑조차 아팠던 소설의 주요 흐름과 달리 영화는 한윤희라는 평범한 인물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떤 삶을 살게 됐는지 숨가쁘게 보여준다. 빠른 장면 전환은 관객으로 하여금 한군데만 몰입할 수 없게 만들지만 정신없이 휘몰아쳤던 시대를 감지하게 한다. 17년의 세월을 과거와 현재의 쉼없는 교차로 보여주면서 임 감독은 1980년대 그들에겐 미래, 즉 현재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 문어체식 표현으로 학습을 하는 운동권의 모습, 5ㆍ18 광주민주항쟁 이후 살아남은 자들이 수혜품을 놓고 벌이는 이전투구, 조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위를 주도하고 감옥에 갈 이를 정하는 군부 독재치하의 운동권 독재. 1980년대 운동권의 모습에서 2000년대 권력을 쥔 자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친다. 여기에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어 사회주의자 아들이 출소하자 300만 원이 넘는 옷을 사는 어머니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사랑하는 남자는 무기수가 되고 아끼던 후배는 분신자살한 후 그나마 옆에 있는 후배 영작에게 한윤희가 "누가 뭐라 하든 네 길을 찾으라"라 한 후 툭 내뱉는 영작의 말. "우리, 현우 형 꺼낼까요?" ("어떻게?") "전두환 죽여버리죠." 이 장면 후 임 감독은 윤희의 입을 통해 관객에게 직접 '오래된 정원'과 '바람난 가족'이 동일선상에 놓여있음을 드러낸다. "영작이, 쟤요. 나중에 인권변호사가 됐대요. 어디에도 출마한다나"라면서. 윤희는 그 말을 카메라 정면, 즉 관객을 보고 한다. 소설과 영화의 맛이 꽤 다르다. 소설이 윤희의 가족사를 통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시대의 아픔을 연애담으로 풀어내 낭만적인 느낌을 담아냈다면, 영상으로 펼쳐내는 영화는 보다 직설적이다. 이 직설적 표현이 불편한 관객도 있을 터. 오현우와 한윤희가 사랑을 나누었던 갈뫼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영화에서 덜한 것은 소설을 읽은 이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을 대목. 두 권짜리 소설을 압축하는 한편 임 감독만의 시선으로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소설이 갖고 있던 잔잔한 숨결이 잘 전해지지 않는 것 또한 못내 섭섭하다. 그럼에도 '바람난 가족'과 '그때 그 사람들'보다 훨씬 덜 공격적인 영상을 택하면서도 할 말을 다 하고자 하는 임 감독의 예리한 감각은 결코 가려지지 않는다. 16년 8개월 만에 교도소 문을 나서는 오현우(지진희 분). 그는 어머니에게서 한윤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운동권으로 수배를 받아 도피생활을 하는 현우는 시골 미술교사 한윤희(염정아)의 도움을 받는다. 갈뫼에 숨어든 그들은 이내 사랑에 빠진다. 윤희는 그때 사랑의 시작을 "지루한 시골생활에 뭔가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 수도 있다"라고 표현한다. 윤희의 도움으로 편안한 도피를 하게 됐지만 현우는 늘 죄스럽다. 전남도청에서 마지막 학살이 벌어졌던 날인 5월27일의 1년 후를 보낸 현우는 서울로 올라가 동료들을 만나 또 다시 절망한다. 조여오는 수사망에 동료들이 하나둘씩 잡혀가자 죄책감을 견디지 못한 현우는 결국 가을이 가기 전 윤희 곁을 떠난다. 현우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후 교도소에 있는 동안 윤희는 바깥에서의 삶을 이어간다. 그에게는 현우에게 말하지 못한 딸이 생겼고, 현우와의 인연 때문에 운동권 학생들과도 교류한다. 아끼던 후배마저 분신자살로 삶을 마감하는 걸 보면서 윤희는 절망한다. 이후 윤희는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 그림 그리는 작업에만 매달리고, 자신의 삶을 언젠가 현우가 볼 수 있도록 공책에 빼곡히 적어놓는다. 공책에 적힌 글을 통해 윤희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 현우는 딸 은결을 찾아간다. 염정아와 지진희의 연기는 물이 가득차 올랐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영화를 둘은 적절한 연기 수위로 관객의 부담감을 덜어준다. 1월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제27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남우조연상(변희봉),최다 관객상 등 6개 부문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이번 시상식에서 괴물은 신인 여우상(고아성),조명상(故 이강산ㆍ정영민),기술상(오퍼니지·EON)을 비롯,1300만 관객 동원으로 한국영화 최다관객상까지 수상했다. 이밖에 남우주연상은 ‘라디오스타’의 안성기와 박중훈이 공동 수상했르며 여우주연상은 ‘타짜’의 김혜수가 수상했다.
홍콩이 내년 10월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영화제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8일 홍콩 영화산업협회 회장의 말을 인용해 홍콩이 주권반환 10주년을 기념해 아태영화제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훙초싱 홍콩카우룬신계영화산업협회 회장은 홍콩이 내년 아태영화제를 유치하게 되면 비회원국인 중국도 처음으로 아태영화제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훙 회장은 "2년 전 2007년 아태영화제 개최지로 자카르타가 선정됐지만 최근 대만에서 열린 회의에서 자카르타 대표가 개최지를 홍콩으로 넘기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은 홍콩 주권 반환 10주년일 뿐만 아니라 홍콩의 유명 영화인 런런쇼(邵逸夫)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로 홍콩에서 유치하게 되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훙 회장은 패트릭 호(何志平) 홍콩 민정사무국장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으며 성탄절 이전에 조셉 웡(王永平) 공상과기국장에게 신청서를 정식 제출할 예정이다. 홍콩이 아태영화제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홍콩 반환 10주년 행사를 담당하는 민정사무국과 영화제를 맡고 있는 공상과기국 등 2개 정부 부처의 지원이 필요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