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단순무식한 백골단원으로 변모한다. 이정재는 일본에서 대히트한 연극 '초급혁명강좌 비룡전'을 원작으로 한 영화 '비룡전'(감독 김성환, 제작 다인필름)에서 1980년대 백골단원 상수로 출연한다. '초급혁명강좌 비룡전'은 재일교포 희곡작가 쓰카 고헤이(한국명 김봉웅) 작품으로 공연마다 매진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인필름 측은 "그 동안 수차례 영화화 제의가 쏟아졌지만 쓰카 고헤이 씨가 김형준 대표에 대한 믿음으로 단돈 1천 엔에 영화 판권을 넘겼다"고 밝혔다. 참고로 그의 또 다른 작품 '가마타 행진곡'은 영화 판권료로 1천만 엔을 받았다. 영화 '비룡전'은 1960년대 일본의 전공투운동이 배경인 원작을 각색해 격렬한 학생운동이 펼쳐진 한국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적이 된 백골단원 상수와 학생운동 리더 하영, 인석의 엇갈린 사랑을 그리게 된다. 상수는 이정재가 지금껏 맡아왔던 멋진 남자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 빡빡 깎은 머리에 촌스러운 옷,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보는 여자마다 건들거리며 유혹하는 단순무식한 남자. 이정재는 "상수 역은 내게 온 가장 강렬한 캐릭터"라며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비룡전'은 하영과 인석 역을 캐스팅한 후 크랭크 인할 예정이다. 이정재는 2005년 개봉된 영화 '태풍'에 출연한 이후 차기작을 골라왔다. /연합뉴스
배우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는 유명 영화감독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면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 들러보자. 서울 유일의 시네마테크,즉 실험 및 고전 영화 전용관인 이곳은 고전 영화에 조예를 가진 감독들을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 자리를 종종 마련한다. 고전 영화에서 영감을 얻으려 찾아오는 감독들도 많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앞으로 이곳에서 정기적인 영화 관람 모임을 가질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감독들에게 이처럼 각별한 사랑을 받는 반면 일반 관객들의 관심은 적어 서울아트시네마는 현재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2007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곳을 후원하기 위해 영화인들이 마련한 행사다. 이곳을 지지하는 영화인들의 모임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은 현재 옛 허리우드 극장에 세들어 있는 서울아트시네마를 돕고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후원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 영화제를 시작했다. ‘…친구들’ 대표인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봉준호 류승완 김지운 홍상수 김홍준 오승욱 감독과 김영진 정성일 등 영화평론가,배우 엄지원,유지태가 이번 행사에서 고전 영화를 1편씩 추천하고,상영 시간에 참석해 관객들과 대화를 갖기로 했다. 영화제와 관련해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감독 등이 참석해 고전 영화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내기도 했다. 박 감독은 “지금 여기서 보는 고전 영화들을 어릴 때 봤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감독이 됐을 것”이라면서 “사무실을 강남에서 대학로로 옮긴 것도 서울아트시네마와 가까이 있으면서 고전 영화들을 더 많이 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고전 영화들을 보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고 반성도 하게 된다”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도 고전 영화를 많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봉준호 감독은 “조합의 정기 모임을 앞으로 이곳에서 가질 예정이고 매달 상영작 중 한 편을 감독조합 추천작으로 정해 홍보에 활용토록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김기영 감독 회고전도 비중있게 진행된다. 봉 감독은 개막작이기도 한 김 감독의 ‘고려장’에 대해 “쿠엔틴 타란티노도 울고 갈 정도로 기괴한 장면들이 압도적인 영화”라고 소개했다. ‘정글 스토리’의 김홍준 감독이 한국 감독 22명에게 김기영 감독에 대한 생각을 물어 만든 다큐멘터리 ‘감독들,김기영을 말하다’도 특별 상영된다. 이밖에 영화제 기간에는 일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도플갱어’ 등)가 직접 참여하는 영화 학교 및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되며 헝가리 감독 빌리 와일더(‘뜨거운 것이 좋아’ 등) 특별전도 함께 진행된다.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의 신작 '황후화'는 중국이 할리우드에 대적하기 위해 작심하고 만든 중국판(版) 블록버스터다. 중화사상(中華思想)의 자긍심이 물씬 풍기는 이 대작에는 중국 영화사상 최대 규모인 4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집중된 자본과 유구한 역사가 결합돼 탄생한 색채와 영상미학의 화려함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관객을 압도한다. '홍등' '영웅' '연인' '황후화'로 이어지는 장이머우의 색채와 스케일에 대한 집착은 갈수록 도를 더해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커지는 스케일에 반비례해 디테일은 갈수록 작아진다. '홍등'에서 보여줬던 치밀한 심리 묘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는 40줄에 접어든 궁리(鞏利)도 좀 지겹다. '황후화'는 당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한 궁중 암투극이다. 음력 9월9일을 일컫는 축제인 중양절(重陽節)을 앞두고 당나라 황궁에는 수십만 송이에 달하는 황금색 국화가 화려하게 깔린다. 하지만 황궁을 휘감는 진한 국화향기 뒤에는 몸서리쳐지는 음모와 비릿한 피냄새가 숨겨져 있다. 황후(궁리)는 황제(저우룬파)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첫째 왕자와 근친상간에 빠져 있고 이를 눈치챈 황제는 황후가 먹는 보약에 은밀히 정신이상을 일으키는 약을 넣어 황후를 서서히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이를 눈치챈 황후는 둘째 왕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중양절에 반란을 일으키려 계획을 세운다. 황제와 황후, 그리고 세 아들의 관계가 서로 얽히면서 황실에서 벌어지는 암투는 점점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빠져드는데…. 근친상간과 골육상쟁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모티브로 전개되는 '황후화'는 시종일관 화려한 색채와 영상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했다는 당나라 말기의 황실을 현대적 영상으로 재현한 장이머우의 상상력과 미장센은 영화적 탐미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 수만 평에 달하는 황궁을 뒤덮는 황금색 국화의 물결과 형형색색으로 치장된 황실 복도의 휘장, 창틀, 기둥들은 이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이라 할 만하다. 어깨와 가슴선을 드러낸 수백 명의 시녀들조차 황실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장식품으로 기능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수만 명의 반란군와 황실 근위대가 벌이는 일대 결전은 '인해전술'이란 사자성어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저절로 깨닫게 만드는 장이머우식 스펙터클의 결정판이라 할 만한 장관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재미도 있고 시각적 볼거리도 풍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맛이 씁쓸한 것은 이 영화의 화려함 뒤에서 할리우드의 '팍스 아메리카나'에 대항하고자 하는 21세기 중국의 꿈틀거리는 야심이 화면 곳곳에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근친상간과 골육상쟁을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크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25일 개봉 예정. /연합뉴스
영화 ‘마파도’가 309만명이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흥행 기록을 세웠으니 어찌 보면 2편 제작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여운계·김을동·김형자·김수미·길해연 등 ‘빡센’ 할머니들의 대활약은 아류작까지 만들어냈고 이문식은 주연급 배우로 올라선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할머니들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작품이기에 속편을 만들기에 적당하다고 해도 어찌됐든 속편은 전편의 인기에 대한 부담을 안고 시작된다. 그런데 ‘마파도2’에 대한 반응이 꽤 좋다. 전편을 능가한다는 반응이다. 전편의 재미에 감동을 섞었다. 할머니들이 가슴 속에 품고 고이 간직한 첫사랑을 끄집어내보는 이들에게 할머니도 여자임을 느끼게 한 게 가장 큰 차별점. 데뷔작인 코미디 영화 ‘돈텔파파’로 평단의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했으나 고작 제작비 15억원으로 100만명이 넘는 관객들을 동원했던 이상훈 감독은 실은 유명 예능프로그램 PD 출신.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로 방송가에서 큰 화제를 모았으며 시트콤 ‘여고시절’을 연출했다.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를 통해 노인들의 푸근한 감성을 보여줘 도시민들이 잊고 지낸 향수를 불러 일으켰던 이 감독은 ‘마파도2’에서 할머니들의 순수한 첫사랑을 통해 인간적인 접근을 한다. 노배우들의 팔팔한 기가 전해져 온데다 ‘마파도’로 주연배우로 올라선 뒤 주연을 맡은 영화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신 이문식도 ‘마파도2’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장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좋은 세상 만들기’를 할 때 여든살이 넘은 한 할머니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북 출신이신 그 할머니가 죽기 전 소원이 있다면 첫사랑을 한번 만나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감독은 “할머니가 주인공인만큼 속편 연출 제의에 응했다”며 “전편에서는 할머니들이 이야기의 객체였지만 이번에는 주체로 끌어올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연기력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노배우들. 그들의 자존심은 젊은 스타들이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할 것이다. “다행히 출연배우들과 방송에서 작업한 적이 있었어요.” 이 감독이 평한 배우들의 성격은 천양지차. /연합뉴스
연기파 여배우 메릴 스트립(57)이 아바 노래를 소재로 한 뮤지컬 '맘마미아'의 영화판에 주인공 엄마 도나 역으로 출연, 노래솜씨를 발휘한다. 11일(현지시간) 할리우드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또 한번 호평을 이끌어낸 스트립이 도나 역을 맡기로 결정, 처음으로 뮤지컬영화에 도전하게 됐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주디 크레이머는 "스트립은 캐스팅 1순위였다. 도나 역에 요구되는 정신력과 에너지, 그리고 카리스마를 한몸에 체현하고 있는 배우"라고 설멍했다. 영화 '맘마미아'는 올해 말 런던과 그리스에서 촬영이 진행돼 뮤지컬 '맘마미아'의 10주년이 되는 해인 2009년에 개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아바의 노래를 소재로 한 뮤지컬로 인기를 모은 '맘마미아'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10일(현지시간) 할리우드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맘마미아'는 할리우드 스타이자 최근 영화제작자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톰 행크스의 플레이턴 프로덕션이 제작을 맡아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통해 개봉될 예정이다. 연극연출가로 잔뼈가 굵은 여성연출가 필리다 로이드가 영화감독 데뷔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4명의 아바 멤버들과 작곡가 베니 안데르손, 뵨 율바에우스가 톰 행크스-리타 윌슨 부부와 공동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필리다 로이드는 '맘마미아'의 런던 및 뉴욕 브로드웨이의 공연을 연출했으며 연극 및 오페라계에서는 명연출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리스의 외딴 섬에서 성장한 후 도시로 간 주인공 여성이 결혼식을 앞두고 한번도 아버지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어머니 몰래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는 세 명의 남자를 초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댄싱 퀸' '테이크 어 챈스 온 미' 등 아바의 히트넘버 22곡이 스토리 안에 녹아들어가 불린다. 지난 1999년 런던에서 처음 공연된 뮤지컬 '맘마미아'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며 공연이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2004년 선보여 빅히트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도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말리부 해안에서 음주운전으로 체포됐을 때 한 반유대인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던 배우 겸 감독 멜 깁슨이 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고 할리우드닷컴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논란은 그가 최근 감독을 맡은 영화 '아포칼립토' 때문. 마야어로 대사가 진행돼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지명된 '아포칼립토'에 대해 최근 과테말라의 인종차별위원장인 리카르도 카자스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카자스는 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마야 사람들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마야문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마치 마야인들이 낙후된 것처럼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과테말라는 국민의 과반수가 마야인의 직계 후손들로 이루어져 있다. 카자스는 "이번 영화는 서구문명이 다른 문명에 대해 자기 위주의 시각을 강요하는 사례이다. 마야인들이 마치 야만적이고 서로 살인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로 그리면서 스페인인들에 의해 구원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카자스 외에도 마야문명 진흥을 목표로 하는 나후알재단의 이그나시오 오초와 이시장 또한 지난달 '아포칼립토'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깁슨은 다시 한번 공격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생각들을 펼쳐보인다.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의 마야인들이 서로에게 잔인했기 때문에 구원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는 생각을 고스란히 전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할리우드를 비롯한 외국 영화계와의 합작 프로젝트가 새 트렌드다. 해외에서 합작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은 세계가 한국 영화의 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 또 국내 영화계가 시장 크기에 한계를 느끼는 만큼 다국적 합작 프로젝트는 대규모 영화들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전망이다. 11일 개봉되는 류더화,안성기 주연의 ‘묵공’은 아시아권 합작 영화가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가를 보여준다. ‘무극’ ‘칠검’ 등 합작 형태의 무협 영화는 그동안에도 있어왔지만 기대 만큼의 시너지를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묵공’은 한국과 일본,중국의 영화 역량을 한 데 모았다는 인상을 준다. 지금까지 합작을 내세운 영화 중에는 해외 로케이션만 외국 인력의 도움을 받거나 반대로 해외 프로젝트에 우리 배우가 출연하는 정도였던 게 사실이다. 반면 ‘묵공’은 한국 제작사가 기획 초기부터 참여한 점이 차별성을 가진다. 일본의 동명 인기 만화(모리히데키 작)를 원작으로 홍콩의 장지량 감독과 일본의 제작자 이세키 사토루,한국의 보람영화사 이주익 대표가 함께 기획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배우 안성기,최시원이 캐스팅된 것. 제작사 이주익 대표는 “합작은 다양한 재능의 인력이 모이기 때문에 질이 높아지고,자본이 모이면서 스케일이 커질 수 있고,시장이 넓어지면서 위험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문화적 정체성만 잃지 않는다면 합작은 우리 영화계가 적극 취해야 할 길”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그런가하면 CJ엔터테인먼트가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 강 감독과 역시 한국계 미국 배우 존 조를 내세워 미국에서 촬영한 ‘웨스트 32번가’,한국의 나우필름과 미국 Vox3필름이 공동 제작한 ‘네버 포에버’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네버 포에버’는 한국 감독(김진아)의 작품임에도 18일부터 미국 유타에서 열릴 선댄스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합작 영화의 장점을 누리고 있는 셈. 또 ‘디파티드’ 등에 출연했던 할리우드 여배우 베라 파미가가 하정우와 어떻게 호흡을 맞췄을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국 배우나 감독 참여로 합작 형태를 띠는 경우도 많다. 최근 화제가 된 것은 할리우드를 노리고 제작될 아시아권 합작 영화 ‘적벽(가제)’에 정우성이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홍콩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굳힌 우위선 감독이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소재로 만들 이 영화는 최소 4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할 예정. 저우룬파가 주유 역,량 차오웨이가 제갈량 역할로 캐스팅된 상태다. 정우성 관계자는 “조자룡 역할을 제의받아 검토 중인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전지현은 일본과 중국,프랑스가 함께 만들 영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촬영에 들어가며 박중훈도 2002년 ‘찰리의 진실’에 이은 두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 ‘비빔밥’ 촬영에 올해 중 돌입할 전망이다. 감독 중에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준비 중이고 임상수 감독은 프랑스 제작사와 함께 파리에서 ‘파리의 어떤 여자’(가제)를,곽재용 감독은 일본 제작사의 제의로 SF영화 ‘사이보그 그녀’를 연출한다.
앙증맞은 토끼 '피터 래빗'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친숙한 캐릭터다. 파란 조끼를 입은 토끼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치 사람처럼 이야기를 속삭인다. 짧은 동화 속 토끼 피터 래빗, 오리 제미마 퍼들덕, 개구리 티기 위클 부인은 동심의 세계에서 생생히 살아 있다. 피터 래빗 시리즈는 100년 동안 전세계에서 1억 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영화 '미스 포터'는 바로 그 피터 래빗을 만들어낸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삶을 다룬 이야기다. 귀족사회의 잔재가 여전한 19세기, 베아트릭스 포터는 좋은 집안에 시집가 남편과 남편 가문 덕으로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여자의 일생을 거부한 채 자신의 일과 사랑을 일궈나갔다. 영국풍이 가득한 영상 속에서 르네 젤웨거는 인생의 주체로 당당히 서고자 했던 베아트릭스 포터가 됐다. 잔잔한 흐름으로 한 여류 작가로서의 성공과 사랑을 보여주면서 도전에 맞선 강인한 성품을 드러낸다. 특별한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나간 점이 도드라진다. 영화 속 그림에서 팔짝팔짝 뛰어다니는 토끼와 물고기를 피해 연못으로 퐁당 빠지는 개구리 등 작은 소품처럼 처리된 애니메이션이 영화의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19세기 영국 런던 교외의 볼튼 가든에서 태어난 베아트릭스 포터.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자연 속에서 얻어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토끼, 오리, 고슴도치, 소를 그리며 그림 속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32살 노처녀가 됐지만 언젠가 자신의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그에게 어머니는 좋은 집안 남자를 만나 결혼하라고 성화다. 포터의 책을 발간하기로 한 출판사 편집자 노만 워른(이완 맥그리거) 역시 첫 번째 작업. 두 사람은 책에 대한 뜻을 같이 하며 열성적으로 일한다. 그러는 사이 두 사람은 어느 결에 사랑에 빠지지만 귀족 집안인 포터의 부모는 장사를 하는 사람을 사위로 맞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한다. 여름을 지내는 동안에도 두 사람의 사랑이 변치 않는다면 결혼을 허락하겠다는 아버지의 중재로 잠시 이별을 하게 되지만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기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아픈 상처를 딛고 다시 인생의 주인공으로 서려는 포터의 새로운 삶이 그려진다. 영화 줄거리는 단순하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며 자신의 인생에 스스로 도전장을 던진 한 여자의 이야기. 수많은 전기영화에서 봤음직한 스토리지만 주인공이 여자인 까닭에 여성적 취향이 강하다.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화면은 반가운 선물이다. 말없이 인간사를 보듬어 안는 자연의 풍광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된다. 시나리오를 보고 제작자로도 나선 르네 젤웨거는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전체관람가. 25일 개봉 예정.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일본의 영향력 있는 영화 전문잡지 '키네마준보'가 선정하는 2006년 외국 영화 부문 3위에 올랐다. 10일자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제히 지난 9일 2006년 일본에서 상영된 모든 영화를 대상으로 삼는 제80회 '키네마준보 베스트 10'에서 '괴물'은 외국 영화 부문 3위에 선정됐다. 1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버지의 깃발'이 뽑혔으며 2위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4위는 '브로크백 마운틴', 5위는 '카포티'가 올랐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두 편이 1, 2위를 나란히 차지한 가운데 '괴물'은 다른 할리우드 영화들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한편 일본 영화 부문 1위에는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훌라 걸'이 선정됐으며 시상식은 내달 10일 도쿄 유락쵸(有樂町) 아사히홀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