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뉴욕 필 내한공연

해외 오케스트라 가운데에서도 뉴욕 필은 비교적 내한 공연이 잦은 단체에 해당한다. 2000년 당시 음악감독이었던 쿠르트 마주어와 함께 내한한 이후 2-3년 간격으로 꾸준히 찾아와 매 2회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는 이 악단에 한해서는, 내한 공연만으로도 그 변화의 흐름을 비교적 일관되게 지켜볼 수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은 일단 프로그램 면에서 다채로운 성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곡 드보르자크의 '카니발'은 뉴욕 필이 콘서트의 서두를 열기 위해 대단히 자주 애용하는 레퍼토리로, 특유의 미국적인 생동감과 리듬감이 돋보였다. 이어진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는 협연자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무대였다. 로린 마젤이 "100퍼센트 능력을 기준으로 선별했다"고 공언한 20세의 피아니스트 조이스 양은 지난해 6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참가자로 2위를 차지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본격적인 첫 고국 무대를 뉴욕 필과 함께 하면서, 조이스 양은 연주가가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을 법한 긍정적이고 활달한 면모를 음악적으로 과시했다. 과감한 페달 사용과 빠른 패시지 안에서 구사하는 탁월한 기교, 아기자기하고 즐거운 유머가 뉴욕 필 특유의 낙천적인 흐름에 부응했다. 그러나 음색은 밝고 아름다웠지만 단조로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아쉬웠다. 2부 순서였던 베토벤 교향곡 3번 '에로이카'는 과거 내한 공연에서도 연주했던 레퍼토리로 당시에는 쿠르트 마주어의 지휘로 감상할 수 있었다. 마주어의 해석이 정통 독일의 후기낭만적인 양식이 두드러졌었다면, 로린 마젤의 '에로이카'는 그보다는 유려한 스타일을 지향했다. 템포의 극단적인 변화와 다채로운 프레이징을 추구하며 역동성을 지향하는 오늘날의 연주 스타일과 다르게 마젤은 다소 느린 템포를 일관되게 추구하며 감각적인 음향효과를 자제하고 선율의 흐름에 주안점을 두었다. 현악 파트 대부분의 보잉은 패시지가 끊기지 않고 꾸준히 이어졌으며, 호른의 음정이 약간 불안정하였지만 관악 파트 또한 그리 두드러지지 않고 조심성 있게 등장하며 마젤의 일관된 해석에 동참했다. '과격함'과 파토스가 항상 해석의 전면에 부각되었던 베토벤의 '에로이카'는 마젤의 지휘봉 아래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면모를 새롭게 드러냈다. 이날 공연장에는 정계와 재계 유명 인사들이 객석에 모습을 드러내 사교장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오케스트라 또한 콘트라베이스 주자 가운데 흑인 단원의 모습이 보여 눈길을 끌었다. 미국 최고의 오케스트라에 흑인 연주가가 입단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연합뉴스

비 월드투어 입장권 곳곳에서 매진 사태

가수 비(본명 정지훈·24)의 월드투어 ‘레인스 커밍(Rain’s Coming)’ 입장권이 곳곳에서 매진되는 등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티켓 예매가 시작된 공연은 12월15∼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12월23∼2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호텔,내년 1월21일 싱가포르 인도어스타디움 무대. 월드투어를 기획한 스타엠에 따르면 서울 공연은 지난 2일 티켓 예매 시작 3분 만에 서버가 다운되는 소동을 빚었다. 16만원인 레인석은 이틀 공연 총 1만석이 30분 만에 매진됐다. 또 라스베이거스 공연은 2회 모두 매진된 데 이어 1만석 규모의 추가 공연 제의까지 들어왔다. 스타엠은 “회당 3800석 규모의 시저스 팰리스 호텔 2회 공연 좌석이 다 판매됐다”며 “객석 중 최고가인 오케스트라 레벨 좌석은 우리돈 약 25만원과 20만원의 고가였지만 예매 시작 한 주 만에 모두 팔렸다”고 말했다. 8000석 규모의 싱가포르 공연 역시 매진됐으며,30만원짜리 최고가 좌석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라스베이거스 공연 주관사인 제이드엔터테인먼트는 “미국에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동양의 가수가 2회 공연을 매진시켜 현지 공연계가 놀라고 있다”며 “비의 공연과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아시아 팬들이 몰린 덕택”이라고 전했다.

"국내 번역 수준이하, 국가가 나서야"

문화예술 분야 국내 번역이 수준 이하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적극적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와 이윤택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한국문학번역원과 국회문화정책포럼이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문화예술 번역, 획기적 개선을 위하여'라는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먼저 도정일 명예교수는 '문화예술 번역의 의미'라는 발제문을 통해 "현 단계의 번역은 국력에 비해 수준 이하"라며 "번역문제는 시급한 공공정책 과제 중 하나로, 국가정책만이 수행할 수 있는 책임 영역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교수는 특히 ▲번역의 중요성에 대한 정책 당국의 개탄할만한 인식 결여 ▲유능한 인적 자원의 부족 ▲인적 자원을 길러내기 위한 정책과 투자의 빈곤 등을 근본문제로 지적했다. 이어 '공연예술 현장에서 본 번역문제'를 발표한 이윤택 전 예술감독도 "번역 수준 때문에 작품 수준이 평가절하돼버리는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 혹은 공공적 차원의 조직과 운용이 필요하다"며 "한국문학번역원이 좀더 학문적 권위를 갖고 번역 대상도 축소해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은 그 방법으로 "희곡일 경우 번역될 외국어권의 연극학자, 배우, 무대예술가의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책의 성격에 따라 전문가 그룹의 협력작업이 필요하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번역자와 이런 협력작업자 등으로 두터운 번역그룹을 형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번역이 교수나 학자의 부차적 일거리가 돼서는 안된다"며 "국가적 차원의 번역자는 그 자체로서 직업적 전문성을 지녀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와 직업적 보장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외국문학을 전공한 한국문학 번역자들이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라고 지적한뒤 더 많은 한국문학 전공자가 번역자로 일해야 하며, 개성 없는 희곡번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번역가가 단순한 언어의 전달자가 아닌 분명한 관점과 감성을 지닌 창조적 문필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표가 끝난뒤 이어진 토론에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외국인 방문객이 한국에서 처음 만나는게 문화재 안내판인데 그 수준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며 "전국에 있는 9천개 안내판에 넣을 내용이 200자 원고지 3만장에 달하는데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문화재 전문가들이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판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한뒤 "대중적 미술사 등 일부 분야는 번역할 텍스트가 없는 경우도 있어 관련 학계의 수준 향상도 필요하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문화연대 공동대표인 강내희 중앙대 영문과 교수는 "번역을 중시하는 것은 문화적 민주주를 강화하는 방안이기도 하다"며 "한국문학번역원을 한국번역원 또는 한국번역청으로 위상을 강화해 다양한 번역정책을 입안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인 김홍준 교수는 영화와 관련 "초벌 번역이 가능한 인력풀과 이를 감수할 수 있는 전문가풀 등을 확보하고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장훈 연말 공연 키워드는 '굴욕'

1년 만에 '므흣 쌍쌍파티'가 '굴욕 쌍쌍파티'가 됐다. 인터넷 인기 신조어의 변화 덕택이다. 김장훈만큼 당대 인터넷 '핫 키워드'를 적재적소에 접목하는 가수가 있을까. 작년 12월 공연에선 '므흣'(흐뭇한 표정), 이번엔 요즘 한창 화제인 '굴욕'(사전적인 의미는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는 것'. 인터넷상에선 '재미있는 모습ㆍ장면'을 표현하는 단어로 쓰임)이란 단어를 전격 투입했다. 김장훈이 내달 23~24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굴욕 쌍쌍파티'를 개최한다. "요즘 인터넷이나 그냥 일상 생활에서도 '굴욕'이란 단어를 쓰잖아요. 심지어 '연예인 누구 굴욕 시리즈'까지 나왔으니. 공연 제목에 붙인 '굴욕'은 나쁜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재미있는 공연을 꾸미겠다는 의지입니다. 자신있습니다." 김장훈의 소속사인 하늘소엔터테인먼트의 정해창 팀장은 "이 공연은 1년 전부터 기획해 준비한 만큼 탄탄한 구성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 김장훈 씨가 뮤지컬 형식의 극장 장기 공연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번 체육관 공연에 모든 노하우를 집약시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에선 최근 발표한 9집 '잇츠 미(It's me)' 수록곡을 푸짐하게 차린다. 윤명선 씨가 작곡한 9집 타이틀곡 '허니(honey)'는 발매 2주 만에 빠른 속도로 각종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고 그룹 젝스키스의 '커플'을 리메이크한 동명 곡도 동반 히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록곡 '오래 되던 날'은 한석규ㆍ김지수 주연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에 삽입됐다. 입장료 4만4천~8만8천원. ☎1544-1555 /연합뉴스

"국내 번역 수준이하, 국가가 나서야"

문화예술 분야 국내 번역이 수준 이하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적극적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와 이윤택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한국문학번역원과 국회문화정책포럼이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개최하는 '문화예술 번역, 획기적 개선을 위하여'라는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먼저 도정일 명예교수는 '문화예술 번역의 의미'라는 발제문을 통해 "현 단계의 번역은 국력에 비해 수준 이하"라며 "번역문제는 시급한 공공정책 과제 중 하나로, 국가정책만이 수행할 수 있는 책임 영역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교수는 특히 ▲번역의 중요성에 대한 정책 당국의 개탄할만한 인식 결여 ▲유능한 인적 자원의 부족 ▲인적 자원을 길러내기 위한 정책과 투자의 빈곤 등을 근본문제로 지적했다. 이어 '공연예술 현장에서 본 번역문제'를 발표할 이윤택 전 예술감독도 "번역 수준 때문에 작품 수준이 평가절하돼버리는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 혹은 공공적 차원의 조직과 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은 그 방법으로 "희곡일 경우 번역될 외국어권의 연극학자, 배우, 무대예술가의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책의 성격에 따라 전문가 그룹의 협력작업이 필요하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번역자와 이런 협력작업자 등으로 두터운 번역그룹을 형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번역이 교수나 학자의 부차적 일거리가 돼서는 안된다"며 "국가적 차원의 번역자는 그 자체로서 직업적 전문성을 지녀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와 직업적 보장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외국문학을 전공한 한국문학 번역자들이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한뒤 더 많은 한국문학 전공자가 번역자로 일해야 하며, 개성 없는 희곡번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번역가가 단순한 언어의 전달자가 아닌 분명한 관점과 감성을 지닌 창조적 문필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표가 끝난뒤 유홍준 문화재청장, 문화연대 공동대표인 강내희 중앙대 영문과 교수, 영화감독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인 김홍준 교수가 토론에 나선다. /연합뉴스

드레스텐 슈타츠카벨레 공연

‘지휘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바로 그런 오케스트라’란 찬사를 받고 있는 458년 전통의 드레스텐 슈타츠카벨레가 6년만에 한국을 찾아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지휘로 브람스와 베토벤 음악의 정수를 선사한다. 드레스텐 슈타츠카벨레는 오는 19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내한공연을 갖고 정명훈의 지휘로 브람스의 교향곡 4번 E단조와 베토벤의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을 연주한다. 어느 교향악단도 흉내낼 수 없는 풍부한 현의 울림을 자랑하는 드레스텐 슈타츠카벨레는 458년이란 역사가 말해주듯 450년동안 한번도 해체되지 않고 활동해온 세계 정상의 독일 정통의 오케스트라. 비발디, 바그너, 슈만, 리스트, R 슈트라우스부터 현대의 침머만, 마터스, 림, 칸첼리 등 수많은 거장들의 걸작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에 의해 초연되거나 그들에게 헌정됐다.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지난해 4월 베토벤 교향곡 프로그램으로 미국투어 공연을 개최, 언론과 비평가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지난 9월 1주일동안의 유럽 순회연주에선 청중 3천여명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등 정명훈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이번에 연주되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은 브람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대체로 어두운 색조와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첫 악장을 여는 주제는 하행하는 3도 음정을 내놓으며 흐르기 시작하며 짤막한 음표 사이사이에 놓인 쉼표들을 통해 한숨과도 같은 허전함, 왠지 가슴 저린 느낌이 전편에 흐르는 정서를 대변한다. 연주시간 42분. 클래식의 대명사인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C단조 op.67 ‘운명’은 베토벤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교향곡으로 ‘고난을 헤치고 환희로’라는 베토벤 특유의 이념을 그 어떤 곡보다도 선명하게, 그리고 응축해 구현하고 있다. 격렬하고 긴박감 넘치는 제1악장은 평생 청각장애라는 내적 시련에 맞서 싸워야 했던 베토벤의 처절한 투쟁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으며 제2악장에서는 전장과도 같은 일상에서 물러나 휴식과 위안, 고뇌 등을 되새기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모습, 그리고 전장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듯한 제3악장의 터널을 지나 제4악장에 이르면 모든 고난과 시련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승리와 환희의 팡파르가 드높이 울려 퍼진다. 연주시간 35분. 오는 19일 오후 6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R석 3만원, S석 2만원. 문의(032)420-2020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버터 언드러시 리스트음대 총장

안익태 선생의 부다페스트 리스트 음대 학적부 기록을 발견한 버터 언드러시 리스트 음대 총장은 12일 "기록으로 볼 때 안익태 선생은 당시 최고의 기량을 갖춘 인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버터 총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익태 선생이 작곡을 전공했지만 이 곳에서는 첼로를 배우며 첼리스트로도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 헝가리가 낳은 세계적 음악가인 리스트 페렌츠와 코다이, 그리고 안익태의 코리아 판타지를 엮어서 한국-헝가리 공동 음악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버터 총장은 리스트 음대 음악학과와 첼로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부터 교수로, 2004년부터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다음은 버터 총장과의 일문일답. --학적부 기록으로 안익태 선생에 대해 알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안익태 선생은 1938년부터 1941년까지 외트뵈시 기숙사에 거주했는데 이는 그가 당시 최고의 기량을 갖춘 인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숙사는 당시 입실이 가장 힘든 곳이었으며, 최고의 학생들만 머물렀던 곳이다. 학생들끼리 경쟁도 심했지만 서로 배우고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는 엘테 대학에 속하지만 당시는 리스트 페렌츠 음대 소속이었다. 또 선생은 작곡을 전공했지만 이곳에서는 첼리스트로도 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익태 선생이 배운 교수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일단 안익태 선생이 당시에 배운 교수들은 당대 최고의 음악가들이다. 당시는 버르토크 벨러, 코다이 졸탄 등 대가들이 활동하던 헝가리 음악의 전성기였다. 코다이는 물론 쉬페르 아돌프, 바이너 레오 등은 첼로와 실내악에서 최고 전문가였다. 이런 인물들에게 수학했다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다. 첼로 공연할 때 피아노 반주를 했던 코샤 죄르지도 버르토크의 수제자로 명성이 높았던 사람이다. --당시 수업 스타일은 어떠했나 ▲음대에서 어떤 교수에게 배우는 것은 크게 두 가지를 익히기 위한 것인데 하나는 훌륭한 음악가들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평가를 받는 것이다. 보통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교육을 받았다. 안익태 선생이 코다이로부터 작곡 이론을 배운 것도 이런 형식이었을 것이다.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돼 있던데 ▲안익태 선생은 외국 장학생으로 당시 모든 비용을 헝가리 정부가 지급했다. 해외 유학생에게 주는 장학금과 관련해 양국 간 어떤 협약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기록을 보면 외국인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은 첫해인 1938-1939년 1년간 만 지급된 것으로 나온다. 이후에는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안익태 선생의 연보에는 1937년에 헝가리에서 1년간 공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건 잘못된 기록이었나. ▲학교의 공식적인 학적부에는 1938년부터 1941년까지 공부했다는 기록 밖에는 없다. 그러나 안익태 선생이 1937년에 와서 코다이와 만나서 개인적으로 사사했거나 학교 입학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은 있다. --안익태 선생은 1938년부터 3년 간 부쿠레슈티, 로마, 베오그라드, 소피아, 베를린, 취리히, 하노버 등지에서 현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등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리스트 음대에 학적을 두고 그렇게 할 수가 있나. ▲당시 음대에 다니던 연주자, 작곡가들은 유럽 각지로 연주 여행을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것이 안익태 선생 만의 특별한 일은 아니며,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안익태 선생의 음악을 접해 본 적이 있나. ▲아직은 없는데 한번 CD를 구해서 들어볼 생각이다. 리스트도 헝가리 애국가의 일부를 자기 음악에 활용하기도 했는데 내년에 헝가리가 낳은 세계적 음악가인 리스트와 코다이, 그리고 안익태의 코리아 판타지를 엮어서 한국-헝가리 공동 음악회를 여는 것을 제안한다. /연합뉴스

살짝 미치면? 즐거운 인생~

뮤지컬, 연극하면 떠오르는 서울 대학로…. 한번쯤 찾아가 보고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경기도에서 찾아가려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결국 영화나 한편 보고 말아야하는 도민들을 위해 ‘대학로 뮤지컬’이 수원에 왔다. 연극이 넘쳐나는 대학로에서도 성공한 작품으로 정평이 난 ‘루나틱’이 11일 수원시 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 아트홀 무대에 올랐다. 작품을 본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루나틱!(미치광이같은, 엉뚱한)’ 배우들이 객석을 뛰어다니고, 점잖게 의사로 분한 배우가 가수로 돌변하고, 심지어는 객석의 관객들이 자신의 정신상태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한바탕 난리부르스 공연 이후 의외로 관객들 머리 속에 남겨놓은 생각들이 많다는 점도 특이하다. ‘루나틱’의 공연은 모두 4막으로 이어진다. 중간중간 재미를 위한 막간극들이 심각해질 수도 있는 소재들을 대신해 흥을 돋운다. 각 공연의 주인공들은 대학로에서 막 날아온 배우들인만큼 격렬한 에너지로 무대 위를 뛰어다닌다. 루나틱은 주요 캐릭터는 5개다. 1막의 나제비, 2막의 고독해여사, 3막의 무대포, 4막의 정상인, 그리고 환자들을 공연내내 돌봐주는 굿닥터. 뮤지컬 ‘루나틱’을 연출하고, 무대 위 무대포로 등장하는 백재현의 컬러링은 친절한 의사 굿닥터의 노래다. “매일 매일 사는 게 재밌나요~ 세상 일이 맘대로 되나요~그럴리 없죠. 하루에 열두번도 더 미쳐버릴 일이 생기죠~” 하루에 열두번도 더 미쳐버릴 것 같은 일을 겪으며 살아가야하는 관객들을 달래주는 노래와 함께 우리 인생사에 대한 신랄한 철학이 루나틱 안에 녹아있다. 너무 신랄해서 살짝 선을 넘는 장면도 있지만, 얼굴을 찌푸릴 정도는 아니었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객석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은 친구가 미국으로 이민간다는 이야기, 결혼한지 얼마 안 됐다는 이야기, 공무원 필기시험에 붙었다는 이야기… 대학로 소극장 공연이 그렇듯이 객석의 반응을 바로바로 이끌어내고 진행자 굿닥터는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간다. 루나틱의 수원 상륙 전, 서울 대학로에서 루나틱을 본 사람에게 들은 소감 한마디. “살짝 미치면 인생이 즐겁다~” 이날 공연의 감동은 연말에 수원에서 다시 한번 이어진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사진=김시범 기자 sbkim@kgib.co.kr

관객 100명 초청 ‘리허설 체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29일 정기연주회에 앞서 색다른 이벤트를 마련한다. 경기필의 금난새 상임지휘자와 연주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내 관객 100여명을 초청, 이날 공연 프로그램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와 함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짧은 만남의 시간을 마련한 것. 공연시작 2시간 전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 무대 앞 등에서 진행될 이번 이벤트에선 금난새 상임지휘가가 참석,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과 엘가의 ‘첼로협주곡’,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등 이날 연주할 레퍼토리들에 대해 어떤 장르의 곡인지,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뒤 그동안 관객들이 궁금하게 생각해온 것들을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경기필의 악장 등 솔리스트 단원들도 함께 참여해 이날 공연의 악기 편성과 연주에 대해 설명하는 ‘리허설 체험시간’을 통해 관객들이 직접 악기를 다뤄볼 수 있다. 이번 이벤트는 금난새 상임지휘자가 93년 수원시향 상임지휘자로 있을 당시 지역 내 학생과 학부모 등 관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악기체험’과 유라시안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중·고 1~2학년 학생들을 초청, 단원 오디션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기획하게 됐다. 경기필은 이날 공연에 앞서 열릴 이벤트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줄것을 당부했다. 한편 경기필은 오는 29일 오후 8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마에스트로 금난새와 신세대 첼리스트 송연훈과의 만남의 시간을 갖는 정기연주회를 마련했다. 문의(031)230-3271~4·3296/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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