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적’ 꺾고 최강 등극 화성시청, 2년만에 패권

화성시청이 2015 실업배구연맹전 남자부에서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화성시청은 22일 전남 보성 벌교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남자부 결승에서 난적 신협 상무에 3대1(22-25 25-22 25-21 25-15)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화성시청은 지난 2013년 대회 우승 이후 2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특히, 화성시청은 프로출신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최강 상무에 지난해 제95회 전국체육전에서 승리한데 이어 2개 대회 연속 결승전서 승리를 거둬 실업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화성시청은 1세트 초반 레프트 조민수와 구본탁의 활약으로 앞서나갔지만 서브리시브 불안과 집중력 부족으로 22-25로 패해 세트를 내줬다. 2세트들어 구본탁과 센터 김현웅, 라이트 김민욱을 대신해 백업요원인 이광인, 유기현, 김호준을 투입하며 전술에 변화를 준 화성시청은 조직력이 살아나며 주도권을 잡은 끝에 25-22로 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분위기를 탄 화성시청은 승부처가 된 3세트에서 리베로 조용태의 리시브가 살아나 25-21로 승리했고, 4세트에서도 범실을 최소화하고 임진석의 볼배급을 강타로 연결하는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펼쳐 25-15로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화성시청의 김민욱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조민수는 공격상, 임진석은 세터상, 김갑제 감독은 감독상을 각각 수상했다. 김갑제 감독은 지난 겨울 강도높은 동계훈련을 쌓은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부상선수들이 많아 걱정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여자부 풀리그에서 수원시청은 디펜딩 챔피언 양산시청에 0대3으로 완패, 3승1패로 양산시청(4승)에 이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홍완식기자

‘OK 파워’ 열도까지 침몰

한국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인 안산 OK저축은행이 일본리그 우승팀 JT 선더스를 꺾으며 2014-2015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5 IBK기업은행 한일 V리그 톱매치 남자부 경기에서 일본 챔피언인 JT 선더스에 3대2(20-25 25-18 27-29 25-16 15-13) 역전승을 거두고 한국배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창단 2년 만에 기적같이 국내 무대를 평정한데 이어 처음 출전한 한ㆍ일 톱매치에서도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지금까지 여섯 차례 열린 톱매치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 팀은 대전 삼성화재가 2006년과 2010년에 승리했고, 2007년 현대캐피탈에 이어 OK저축은행이 네 번째다. OK저축은행은 쿠바산 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을 비롯해 송명근, 이민규, 송희채, 강영준 등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주전들을 그대로 가동했다. 첫 세트를 20-25로 내준 OK 저축은행은 2세트에서 시몬의 연속 블로킹을 앞세워 25-18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에서 서브와 공격에 실패하며 듀스 접전끝에 27-29로 패한 OK저축은행은 4세트 5-3에서 시몬이 속공과 서브 등으로 혼자 3점을 몰아치는 등 5연속 득점해 크게 앞선 끝에 25-16으로 마무리해 다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OK저축은행은 마지막 5세트 13-11에서 상대 고시카와의 서브 실패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뒤 14-13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JT의 마치노 히토시 서브가 선을 벗어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OK저축은행 승리의 주역인 시몬(27점)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1천달러를 받았다. 한편, 창단 두 시즌 만에 이룰 것을 모두 이룬 OK저축은행 선수단은 이달 말 하와이로 챔프전 우승 기념여행을 떠나 모처럼의 달콤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홍완식기자

‘찰떡궁합’ 니콜·이효희, MVP도 ‘사이좋게’

성남 한국도로공사를 프로배구 NH농협 2014-2015 V리그에서 10년 만에 정규리그 1위로 이끈 미국산 거포 니콜 포셋(29)과 베테랑 세터 이효희(35)가 사상 최초로 최우수선수(MVP) 여자 부문 공동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쿠바 특급 레오(25ㆍ대전 삼성화재)는 남자부 사상 첫 3연속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니콜과 이효희는 8일 서울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V리그 시상식 기자단 투표에서 28표 중 나란히 12표를 얻어 팀 후배인 서브 퀸 문정원(3표)과 폴리(수원 현대건설ㆍ1표)를 제치고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니콜과 이효희의 공동 MVP 수상은 남녀 통틀어 처음이다. 이날 수상으로 이효희는 지난해 화성 IBK기업은행에서 수상한 이후 팀을 바꿔 2회 연속 MVP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삼성화재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레오는 13표를 얻어 팀 동료인 세터 유광우(9표)와 토종 거포 전광인(수원 한국전력ㆍ5표), 안산 OK저축은행 돌풍의 주역인 시몬(1표)을 제치고 3연속 MVP에 오르는 금자탑을 세웠다. 한편, 생애 단 한번 뿐인 신인왕에는 리베로 출신 최초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수원 한국전력의 오재성(한국전력)과 인천 흥국생명의 주전으로 맹활약한 이재영이 각각 23표, 27표를 얻어 나란히 최고 신인에 뽑혔다. 이 밖에 OK저축은행과 도로공사는 페어플레이상, 김세진(OK저축은행) 감독과 이정철(IBK기업은행)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다. 포지션별 베스트 7에는 남자부 리베로 여오현(천안 현대캐피탈), 세터 유광우(삼성화재), 센터 최민호(현대캐피탈) 박진우(아산 우리카드), 레프트 레오(삼성화재) 전광인(한국전력), 라이트 시몬(OK저축은행), 여자부 리베로 나현정(서울 GS칼텍스), 세터 이효희(IBK기업은행), 센터 양효진(현대건설) 김희진(IBK기업은행), 레프트 폴리(현대건설) 박정아(IBK기업은행), 라이트 니콜(도로공사)이 선정됐다. 황선학기자

반란의 코트, 찬란한 결실

2014-2015시즌 프로배구의 키워드는 반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개월 반 동안 배구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봄 코트의 주인공은 남자부 안산 OK저축은행과 여자부 화성 IBK기업은행의 몫이었다. OK저축은행은 창단 2년 만에 챔프전 7연패의 왕조를 구축하던 대전 삼성화재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우승해 코트의 반란을 일으켰다. 반대로 여자부에서는 어느덧 강호로 입지를 굳힌 IBK기업은행이 첫 우승을 노리던 성남 한국도로공사의 반란을 제압하고 2년 만에 여왕 자리에 복귀했다. OK저축은행은 유니폼에 새긴 기적을 일으키자 문구 그대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던 기적을 일궈냈다. 프로 출범후 올해까지 11차례 챔프전에 모두 올라 8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고, 지난 시즌까지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전례 없는 7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삼성화재가 허무하게 무너지리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더구나 OK저축은행은 대학교를 졸업한 지 2년 안팎의 젊은 선수들을 데리고 창단해 이제 갓 두 번째 시즌을 치른 막내 구단이다. 창단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막내 사령탑 김세진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혹독하게 조련하고, 어르고 달래며 단기간에 강팀을 구축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선수인 로버트랜디 시몬이 코트 안팎에서 야전 사령관 역할까지 하면서 시너지가 발휘돼 남자 프로배구의 판도를 바꿔 놓을 혁명의 첫 페이지를 작성했다. 여자부에서도 반란이 일어났지만 끝내 진압됐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효희, 정대영 등의 대형 FA를 영입했고, 기존의 외국인 공격수 니콜 포셋의 활약까지 더해 10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돌풍은 독기를 품은 IBK기업은행의 반격 앞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2012-2013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챔프전 통합 우승을 달성한 IBK기업은행은 2013-2014시즌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으나 챔프전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으나 데스티니 후커박정아김희진 삼각편대를 앞세워 3년 연속 챔프전에 진출, 지난해 놓친 트로피를 탈환했다. 김희진과 박정아라는 걸출한 토종 공격수 두 명이 버티고 있는 한 여자부에서 IBK기업은행의 1강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홍완식기자

“스승님,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한국 남자 프로배구에서 7년 연속 챔피언에 오르며 삼성 왕조를 구축했던 신치용(60) 감독의 신화가 지난 1일 창단 2년차인 안산 OK저축은행의 신세대 사령탑 김세진(41) 감독에 의해 붕괴됐다. 공교롭게도 신 감독의 아성을 무너뜨린 김 감독은 지난 1995년 실업배구 시절 삼성화재에 입단, 2006년 은퇴할 때까지 신 감독 아래서 라이트로 활약하며 삼성 왕조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삼성화재에서 스승과 제자로 10년동안 호흡을 맞춰 2001년 1월부터 2004년 3월까지 77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1997년부터 프로 원년인 2005년까지 9년 연속 리그 정상에 오르는 대업을 함께 이뤘었다. 10여년간 사제간 돈독한 정을 쌓아왔던 두 사람은 김 감독이 은퇴후 방송 해설자로 활약하다가 지난 2013년 러시앤캐시(현 OK저축은행)의 창단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스승과 제자는 코트에서 적수로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감독 데뷔 무대인 2013-2014 V리그에서 11승19패로 남자 7개팀 가운데 6위를 차지하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통합우승으로 리그 7연패를 달성한 스승 신 감독을 따라잡기에는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혹독한 시련의 1년을 보낸 김 감독은 이번 시즌들어 확연하게 달라진 팀 컬러로 남자 프로배구 판도에 변화를 예고하더니 정규리그 2위에 올라 창단 2년 만에 첫 봄배구를 경험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이 정규리그 3위 수원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때만해도 대부분 전문가들은 삼성화재의 우세를 점쳤었다. 하지만 거침없는 상승세를 탄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적지에서 가진 1차전에서 예상 밖 3대0 낙승을 이끌며 삼성 왕조 붕괴와 OK저축은행가의 새로운 왕위 등극을 예고했다. 이어 같은 달 30일 2차전도 3대0으로 끝낸 김 감독은 지난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잠시 위기를 맞기도했으나, 3대1로 경기를 마무리해 사상 첫 챔피언에 등극했다. 젊은 지도자 김세진 감독의 세심하고도 포용력 있는 지도력은 스승 신치용 감독과 흡사해 배구계의 청출어람(靑出於藍)이 스승과 제자 감독의 희비가 교차하게 만들었다. 황선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