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 프로배구 결산
2014-2015시즌 프로배구의 키워드는 ‘반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개월 반 동안 배구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봄 코트의 주인공은 남자부 안산 OK저축은행과 여자부 화성 IBK기업은행의 몫이었다.
OK저축은행은 창단 2년 만에 챔프전 7연패의 ‘왕조’를 구축하던 대전 삼성화재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우승해 ‘코트의 반란’을 일으켰다.
반대로 여자부에서는 어느덧 강호로 입지를 굳힌 IBK기업은행이 첫 우승을 노리던 성남 한국도로공사의 반란을 제압하고 2년 만에 여왕 자리에 복귀했다.
OK저축은행은 유니폼에 새긴 ’기적을 일으키자’ 문구 그대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던 ‘기적’을 일궈냈다. 프로 출범후 올해까지 11차례 챔프전에 모두 올라 8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고, 지난 시즌까지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전례 없는 7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삼성화재가 허무하게 무너지리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더구나 OK저축은행은 대학교를 졸업한 지 2년 안팎의 젊은 선수들을 데리고 창단해 이제 갓 두 번째 시즌을 치른 막내 구단이다. 창단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막내 사령탑 김세진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혹독하게 조련하고, 어르고 달래며 단기간에 강팀을 구축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선수인 로버트랜디 시몬이 코트 안팎에서 야전 사령관 역할까지 하면서 시너지가 발휘돼 남자 프로배구의 판도를 바꿔 놓을 혁명의 첫 페이지를 작성했다.
여자부에서도 반란이 일어났지만 끝내 진압됐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효희, 정대영 등의 대형 FA를 영입했고, 기존의 외국인 공격수 니콜 포셋의 활약까지 더해 10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돌풍은 독기를 품은 IBK기업은행의 반격 앞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2012-2013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챔프전 통합 우승을 달성한 IBK기업은행은 2013-2014시즌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으나 챔프전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으나 데스티니 후커·박정아·김희진 ‘삼각편대’를 앞세워 3년 연속 챔프전에 진출, 지난해 놓친 트로피를 탈환했다. 김희진과 박정아라는 걸출한 토종 공격수 두 명이 버티고 있는 한 여자부에서 IBK기업은행의 ‘1강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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