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원 수백억 교부금 손실 ‘쉬쉬’

인천시의회 일부 교육위원이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289억 원가량의 보통교부금을 날린 사실(본보 14일 자 1면)을 보고받고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2011년 5월 교육환경개선비 명목의 보통교부금 일부를 제대로 지원받지 못한 사실을 뒤늦게 파악, 내부감사에 착수했다. 나근형 교육감은 같은 해 5월 17일 간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으며, 6월 전 직원 월례조회에서 이를 공개 논의했다. 특히 시교육청은 이를 A 교육위원에게 구두보고 했지만, A 교육위원은 이를 보고받고도 시교육청에서 대책을 논의 중이라는 이유로 교육위에 공식 보고하지 않았으며, 별도의 추궁이나 사실 확인도 이뤄지지 않은 채 일단락됐다. 시교육청은 당시 내부감사에서 관련 공무원 14명 경고 처분하고, 시교육청 복지재정과와 서부교육지원청을 기관 경고 조치하는 데 그친 사실이 최근에서야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A 교육위원이 수백억 원의 손실을 본 사실을 보고받고도 집행부 감시라는 제 기능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시교육청에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위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노현경 시의원은 전체 교육위원에게 공식 보고가 없었던 것은 중요한 사실이라며 어떤 식으로 구두 보고가 이뤄졌는지 시교육청은 경위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교육위원은 당시 구두로 보고받은 것은 맞지만, 시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꾸짖는 선에서 마무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구청장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 사업… 중구 구민 혈세 줄줄샌다

현직 구청장이 과거 구청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해 수억 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26일 중구에 따르면 김홍복 전 중구청장(구속)은 지난 2011년 개항장문화지구 내 테마박물관(문화체험박물관)을 조성하고자 10억여 원의 구비를 들여 중앙동 1가 2번지 5층 규모(연면적 1천275㎡)의 건물을 사들였다. 이후 구는 3천여만 원을 추가로 투입해 건물 리모델링 실시설계용역을 마친 뒤 본격적인 공사를 위한 13억 원의 시 재원조정 특별교부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박물관 건립 사업은 더이상 진척 없이 멈췄다. 지난해 12월 말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홍섭 구청장이 갑자기 사업 중단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구는 전임 구청장 때 공모를 통해 박물관 운영업체로 A사(3년간 운영)를 선정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사업종결 안내를 통보한 후 박물관 건립 사업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A 업체는 현재 구를 상대로 3천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신임 구청장 한마디에 구는 박물관 건물매입비 등 10억여 원을 낭비하고, 추가로 소송까지 휘말리게 됐다. 특히 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려던 건물을 사무실과 회의실, 구 펜싱선수단 숙소 등으로 사용키로 계획했지만, 현재 5층 건물 중 2개 층만 직원 사무실로 사용하고, 4천여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4층은 단순작업장 및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또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려던 5층과 1층은 비어 있는 상태다. 인천시는 최근 종합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발, 기관장 경고와 함께 시 교부금 13억 원을 반납하도록 통보했다. 시 관계자는 신임 구청장이 해당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더라도, 사업 중단 때엔 충분한 검토와 합의과정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선정된 A 업체가 장난감 관련 테마 업체여서 당초 박물관 건립 취지인 개항장 문화지구 역사 조명과는 거리가 멀다는 구청장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A 업체와 원만한 합의를 하는 한편, 매입한 건물은 구청사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시교육청 간부 음주운전 숨기다 뒤늦게 드러나

인천시교육청 산하기관의 한 간부 공무원이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다 검찰에 적발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는 A씨(지방행정 4급)는 지난 2010년 11월 당시 사무관으로 감사부서에 근무하던 중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 음주측정을 거부하다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감사 부서에서 근무하는 점을 이용해 경찰이 발송한 공무원범죄수사개시통보서와 검찰이 발송한 공무원범죄처분결과통보서를 감췄다. 이후 A씨는 음주운전 사실로 2010년 12월 징계위에 회부됐지만, 각종 공로를 이유로 불문 처분에 공로가 인정돼 불문에 부쳐졌다. 그러나 지난 2월 시작된 검찰의 나근형 교육감에 대한 인사비리 수사 과정에서 A씨의 은닉 사실은 뒤늦게 드러나 공용서류 은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지난달 30일 법원으로부터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들은 26일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 A씨의 비위 사실을 밝히고 시교육청의 미온적 징계를 질타했다. 특히 이들은 A씨가 통보서를 감춘 사이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했다며, 추가 징계 및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노현경 시의원은 징계 통보를 감춘 공무원이 버젓이 승진하고 있는게 시교육청의 현 모습이라며 이에 대한 추가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징계는 행위일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법원 처벌을 받았을지라도 행위 시점이 2010년이라 지금은 징계시효가 이미 지났기 때문에 추가징계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학업도… 졸업도… “이 죽일놈의 학자금 대출”

학자금 대출 탓에 학업은커녕 졸업하기가 두렵습니다. 인천의 한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A씨(20여)는 매일 오후 6시면 아르바이트 장소인 호프집으로 향한다. 자정 무렵이 돼서야 퇴근하기 때문에 집에 와서는 공부보단 잠을 자기 바쁘다. 이 같은 피곤한 생활의 반복은 지난해 입학한 후 3학기 동안 받은 900만 원의 학자금 대출 때문이다. 졸업한 뒤 원금을 갚는다는 원리금 상환 조건이 있지만, 매달 이자 3만 원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대출 학자금 갚기 위해 알바전선 고된 하루하루 신용유의자 될까 걱정 휴학까지 내몰리는 현실 최근 5년간 장기연체 인천 300명 신불자 추락 인천의 한 대학 4학년 B씨(25)는 내년 졸업을 앞두고 휴학을 고려하고 있다. 취업준비가 덜 된 것도 있지만, 그동안 3차례에 걸쳐 받은 1천140만 원의 학자금 대출이 큰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졸업 후 바로 취업이 된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대출금 상환을 못 해 결국 신용 유의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일단 학생신분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B씨는 학과 생 열의 셋 정도는 학자금 대출을 받고 이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취업 성공에 확신이 없는데다 대출금 상환 때문에 무작정 졸업을 할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로 인해 대학생들의 본분인 학업과 졸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 유의자 대학생도 상당수에 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최근까지 전국 대학생 140여만 명이 11조 6천억 원의 학자금대출 빚을 지고 있다. 이 중 6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 유의자는 4만 1천여 명(인천 2천800여 명)으로 연체금액만 2천5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5년간 장기연체로 인해 가압류와 강제집행 등 법적 조치를 받은 학생이 인천에만 300여 명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의원은 평균 730만 원대의 높은 등록금이 대학생들이 빚에 허덕이는 근본적인 이유라며 10~12%에 달하는 연체금리를 하향조정하는 등 대학생을 위한 정부차원의 구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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