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식> '아주 특별한 가곡 이야기' 외

▲'아주 특별한 가곡 이야기' 공연이 다음달 11일 오후 5시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소프라노 김인혜, 나경혜, 유미자,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이재욱, 바리톤 최종우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 작곡가 이수인, 이안삼, 임긍수, 최영섭의 가곡을 선보인다. 2만2천-4만4천원. 또 다음날인 12일 오후 5시에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박상현)가 연주하는 '아주 특별한 가을 콘서트'가 열린다. 가수 조영남과 소프라노 이종미가 함께 출연한다. 3만3천-5만5천원. ☎02-2049-4700. ▲헝가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렌드바이의 첫 내한공연이 12월3일 오후 7시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헝가리 집시음악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클래식 음악교육을 받은 렌드바이는 1997년 티보 바르가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2005년에는 독일음반협회가 수여하는 에코 클라시크 어워드를 수상했다. 비발디의 '사계'와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림스키 코르사코프 '왕벌의 비행', 파가니니 '카프리스' 1번 등을 연주한다. 2만-3만원. ☎02-3392-5721. ▲김석란 피아노 독주회 '프랑스 음악이 어려우세요 IV' 공연이 다음달 1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드뷔시 '달빛(Clair de Lune)', 에릭 사티 '그노시엔'과 '바싹 마른 태아' 등 프랑스 작곡가의 곡들을 연주한다. 1만-3만원. ☎02-587-5961. /연합뉴스

신승훈 "심신부터 동방신기까지 제 동료죠"

음반 7장 연속 밀리언셀러, 16년간 9집까지 판매량 총 1천400만장, 고속도로에 깔면 서울과 부산을 약 5번 오간 거리인 1천960km. 수상 트로피 700개, 공연 횟수 700여 회, 10년간 1위를 가장 많이 한 가수ㆍ작곡자 각 1위. 유재하 1집에 '작사ㆍ작곡 유재하'라고 적힌 게 너무 멋있어 보여 곡을 쓰기 시작했다는 신승훈. 1990년 11월1일 유재하의 기일에 데뷔한 신승훈이 최근 10집 '더 로맨티시스트(The Romanticist)'를 발매했다. 데뷔곡부터 '떴으니' 고생은 해봤을까. '국민 가수' '발라드의 황제'란 칭호는 언제부터 생겼을까. 왜 데뷔 이래 단 한편의 CF에도 출연하지 않은 걸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 '돈은 얼마나 벌었을까'. 심신ㆍ윤상과 트로이카로 불리던 데뷔 시절부터 동방신기와 활동하는 지금까지, 그의 무대 인생 16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방송 운 없던 데뷔 시절 대전 은행동 카페 골목 통기타 가수 시절, 이때 받은 팬레터만 하루 7천 통, 데뷔 직후 팬클럽 인원만 20만 명. 90년 1집 발매 직후 방송 노출도 안된 '미소 속에 비친 그대'는 '짝퉁' 테이프를 파는 리어카에서 매일같이 울려퍼졌다. 그러나 '촌티'를 벗지 못했단 이유로 당장 신승훈에게 방송 출연 기회는 오지 않았다. 이듬해 3월이 돼서야 '그날'이 왔지만 운도 따르지 않았다. 서울 테헤란로 모텔에 살던 신승훈은 첫 방송인 KBS '연예가중계' 출연 당일 결막염에 걸렸다. 그 여파로 이튿날 MBC '퀴즈 아카데미' 제주도 편 출연까지 취소됐다. 20위권에 처음으로 진입한 MBC '여러분의 인기가요'도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다음주 이상우의 '그녀를 만나기 100m 전'과 1위 후보에 올랐지만 고르바초프의 제주도 방문으로 연이어 결방됐다. "1위 후보에 올랐지만 차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방송국에 다녔어요. 노래가 히트해 사람들이 절 알아보는데, 무척 민망했죠. 메이크업도 물론 직접 했고요. 지금처럼 좋은 차에 코디네이터가 어디 있어요~." 그러나 데뷔 음반부터 밀리언셀러(140만장)를 기록한 그는 KBS '가요 톱 텐' 5주 연속 1위로 골든컵을 수상했고, 골든디스크상도 신인상이 아닌 본상을 받았다. 향후 펼쳐질 '대박' 퍼레이드의 서막이었다. ◇3대가 좋아한 '국민가수' 91년 2집 '보이지 않는 사랑'의 반응은 신승훈을 깜짝 놀라게 했다. 1집으로 10~20대 젊은 층에 어필한 데 이어 158만장을 판 2집으론 60대에까지 이름 석 자를 퍼뜨렸다. "당시 한 신문에서 '한 집에 10대 딸, 40대 어머니, 60대 할머니까지 3대가 신승훈 팬'이라며 '이 정도면 국민 가수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라고 보도했어요. 이때부터 언론에서 '국민 가수'란 칭호를 쓰더군요. '보이지 않는 사랑'은 SBS '인기가요'에서 14주 연속, MBC '여러분의 인기가요'에서 12주 연속 1위를 했습니다. 스스로 감당 못할 정도의 인기였죠." 이때 그는 비슷한 시기 등장한 신인인, '오직 하나뿐인 그대'의 심신, '이별의 그늘'의 윤상과 트로이카로 불렸다. 그러나 신승훈만이 지금껏 가수로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발라드의 귀공자'에서 '황제'로 3ㆍ4집은 그에게 독보적인 지위를 안겨준다. 93년 3집 '널 사랑하니까', 94년 4집 '그 후로 오랫동안'이 각각 170만장, 180만장씩 판매되자 대중과 가요계는 전곡을 작사ㆍ작곡하는 싱어송라이터인 그를 인정하자는 분위기가 됐다. "노래만 하고 싶단 생각에 3집 땐 방송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어요. 전국 14개 도시를 돌며 투어를 했죠. 4집을 낼 때는 마음을 비웠어요. '세 번 잘됐는데 네 번까지 잘되랴'하는 마음이었죠. 기대를 접었던 4집이 터지자 '발라드의 귀공자'란 타이틀이 붙었어요." 96년 5집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발매 전, '신승훈 시대는 끝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5집은 그의 음반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인 247만장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발라드의 황제'로 입성, 10년간 타이틀이 따라다니고 있다. 당시 신승훈의 음반 유통사 앞에는 신보를 빨리 받아가려는 트럭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신승훈의 음반을 불법으로 제작하던 공장이 적발돼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CF 출연은 16년간 0번 그의 음악은 '신승훈식 발라드'란 이름으로 90년대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기업ㆍ초콜릿ㆍ청량음료 등 TV 광고도 80여 개가 쏟아졌다. 처음 광고 제의를 받은 것은 홍콩 배우 왕쭈셴(王祖賢)이 선전한 우유탄산음료 '크리미'. 이 광고 출연을 거절한 이래 그는 16년간 단 한편의 광고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만약 이걸 다 했으면 지금쯤 돈 많이 벌었겠죠. 전 사랑ㆍ이별 등 주로 슬픈 노래를 부르는 가수였어요. 이때는 '시원해요' '달콤해요' '튼튼해요'라는 카피의 직접 광고가 주를 이뤘죠. 노래하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싶었고 CF의 속성상 대중이 보기 원하지 않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야잖아요. 공연은 저를 보고 싶을 때 대중이 찾아오는 거니까. 제 철학을 아는 소속사(라인음향)도 '터치'를 안했어요." 그러나 그는 "이젠 소외된 이웃을 돕는 것과 연계된 광고라면 출연하겠다"며 "또 요즘은 제품을 직접 홍보하지 않는 간접광고를 하더라"고 했다. ◇신승훈의 역사에 남을 명장면 신승훈에겐 불행하면서도 행복한 기억이 있다. 96년 11월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이 무산됐을 때. 카네기홀엔 포스터로 도배가 됐고 공연 당일 기자회견까지 했다. 그러나 티켓을 판 업체가 돈을 들고 도망갔다. 이들은 만약 신승훈이 공연장에 나타나면 총으로 쏴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공연은 취소됐고 그는 길게 줄선 팬들을 일일이 안아주고 뒤돌아섰다. "마음에 걸렸어요. 인근 한국 식당 거리를 뒤져 삼삼오오 흩어진 팬 15명을 모아 카네기 노래방에 갔어요. 5시간 동안 비행기 타고 버지니아에서 온 팬, 신혼 부부 등만을 위해 '보이지 않는 사랑' 등 7~8곡의 히트곡을 위해 불러줬죠. 그때 '내가 정말 잘했구나'란 생각에 행복했어요." 2000년 8월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전국투어 서울 앙코르 무대도 잊을 수 없다. 공연 당일 폭우가 쏟아졌다. 취소하자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는 공연을 강행했다. "비 오는 날 누가 오겠냐고 스태프가 난리였어요. 하지만 1만 명이 넘는 관객이 폭우 속에서도 제 노래를 따라부르며 자리를 지켜줬죠. 노래한 보람이 있구나 그때 처음 느꼈어요. 울컥했죠." ◇"의리 하나는 최고" 신승훈은 소속사와 연예인의 법정 소송이 끊이지 않는 요즘의 젊은 스타들과는 다르다. 흥행 보증 수표였던 그는 수많은 솔깃한 제의에도, 계약서도 제대로 없이 10년간 라인음향에 몸담았다. 1집 때 장당 인세 100원, 2집 200원, 3집 300원, 4집 400원, 5집 500원. 명성에 걸맞지 않는 대우였다. "전 당시 걸어다니는 기업으로 불렸지만 인세를 올려달라고 한 적도 없었어요, 저만 잘나서 뜬 게 아니잖아요. 자기를 처음 키워준 사람을 배신하고 잘된 사람 못 봤거든요. 또 제 철학이 '돈을 좇으면 돈이 안 생기고, 일을 좇아야 돈이 생긴다'는 주의랍니다. 지금은 돈을 벌었고 큰 집도 마련했죠. 언젠가부턴 물건 값을 깎지 않는 절 발견했습니다(웃음)." 1999년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도로시뮤직을 설립하고 2002년 8집부터 직접 제작을 시도, 지금에 이른 그는 "앞으론 노래할 공간이 없는 후배들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신승훈과 친구들이란 콘셉트의 공연도 기획할 것이다. 이젠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책임감으로 노래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가을로’ 김대승 감독 “매번 발가벗겨지는 느낌”

개봉을 하루 앞둔 영화감독의 심정은 어떨까. 26일 개봉하는 ‘가을로’를 만든 김대승 감독을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 라일라 카페에서 만났다. ‘가을로’는 삼풍백화점 붕괴라는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영화화한 것으로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된 작품이다. 1995년 6월29일 무너진 삼풍백화점 사고로 약혼녀 민주(김지수 분)를 잃은 현우(유지태 분), 민주와 함께 매몰됐다가 혼자 살아남은 세진(엄지원 분)의 10년간 덮어두었던 상처가 민주가 남긴 여행일기를 매개로 치유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매번 발가벗겨지는 느낌” “굉장히 긴장됩니다. ‘번지 점프를 하다’ ‘혈의 누’에 이어 세번째인데 매번 발가벗겨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저 혼자 만든 영화가 아니라 투자사 배급사 스탭들 모두 함께 만든 것이잖아요, 크게 욕심부릴 일은 아니고 그 분들께 손해 끼치지 않을 만큼만 흥행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이 ‘좋은 여행 다녀왔다’ 혹은 ‘마음이 따뜻해졌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오늘 잠자리에 들려구요.” 이어 관객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았으면 하는 ‘따뜻함’에 대해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희망을 보셨으면 좋겠고, 다른 한 편으로는 ‘언제 뭐가 터질 지 모르는 이런 상황에 살면서 우리는 행복한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으면 좋겠습니다. 말하자면, 아프다고 덮어두지 말고 꺼내놓고 소통할 때 상처가 치유된다는 깨달음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고, 주변의 상처받은 분들께 ‘괜찮으신가요?’라고 한마디 건넬 수 있는 여유와 따뜻함을 우리 모두가 갖게 됐으면 합니다.” “덮어두지만 말고 소통하자” 김대승 감독은 ‘짧아서’ 더욱 아름다운 우리 땅의 가을 풍광에 ‘오래 함께 하지 못해서’ 더욱 가슴저린 현우와 민주의 사랑을 실어 ‘가을로’를 만들었다. 분명 눈이 시리게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지만, 영화에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상처와 그에 대한 치유법이 명확히 드러나 있다. 10년간 입밖으로 내지 않고 가슴속에 묻어둔 통에 두 사람의 상처가 더욱 곪아버렸듯, 현대사의 아픈 굴곡들을 무작정 덮어버리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 현우와 세진이 민주에 대한 사랑의 기억과 상처를 가슴 깊은 곳에서 꺼내 서로 나눔으로써 상처가 치유되었듯, 삼풍백화점을 비롯해 덮어버리고 잊어버리기에 급급했던 일들을 이제 수면 위로 끄집어 내 소통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곪은 상처를 드러내고 소통하는 ‘치유’의 과정을 상처받은 인간이나 역사보다 훨씬 큰 ‘대자연’이 함께 해주리라는 약속이다. “사람들의 가슴 속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사건들이 우리 현대사에 많습니다. 삼풍백화점만 해도 살아남은 부상자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들 마음 속에 남은 상처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지만 왜 멀쩡한 백화점이 순식간에 무너졌는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붕괴 원인을 살펴보면 부실공사를 비롯해 수많은 비리들이 뿌리 깊은 곳까지 얽히고 ?霞? 있을 테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을 잃고도 그 원인들이 근절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아프다고 덮지만 말고 제대로 상처를 드러내고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멋진 그림들과 절제된 아픔. 가슴이 참 따뜻해졌습니다” 삼풍백화점, 나아가 현대사의 상처와 치유를 담아냈다고 해서 ‘가을로’가 어둡고 무거운 영화가 아닐까하는 추측은 금물. ‘삼풍’은 상처가 생기고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일 뿐이다. “저는 역사학자도 아니고 사회운동가도 아닙니다. 사회 문제를 전면에 드러내 진단하는 영화를 만든 게 아닙니다. 다만 감독이라는 직업이 사회와 소통하고 관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이다 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곳과 그 속의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관심을, 관심을 갖다보니 마음 속에 움튼 분노를 소극적으로나마 영화 한켠에 표현해 낸 정도입니다. ‘가을로’는 멜로 영화이고 로드 무비입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일반시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가을로’가 허전한 가슴이 따뜻해지는 멜로이고 눈이 즐거워지는 로드 무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 우리나라 정말 아름다워요(아이디 accent1414)” “아름다운 화면과 모든 배우들의 호연(bonguszzang98)” “정말 아름다운 영상미와 사랑이라는 정의를 깨닫게 해주는 영화예요(loversemin)” “마음이 저리는 영화. 하지만 보고 난 뒤엔 미소짓게 된다(drivingme)” “가을이 끝나기 전에 꼭 보는게 좋다. 너무 예쁘다. 한국의 가을!(first111)”“여행 끝에 가슴 속 울창한 숲이 생겼다. 위안이 되는 영화(brokenfinger)”“멋진 그림들과 절제된 아픔. 가슴이 참 따뜻해졌습니다(sunny0486)” 상업영화 감독의 ‘어떤’ 고민 일반 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의 의견 중에 이런 글이 눈에 띄었다. “붕괴 장면에서 온몸의 전율과 슬픔이…. 그리고 찡한 여운….(oral23)”. 실제로 ‘가을로’에는 실감나는 삼풍백화점 붕괴 장면이 등장한다. 외벽이 무너지는 모습,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느꼈을 공포를 사실감 있게 재현해냈다. 김대승 감독은 우리들의 뇌리 속에 남아있는 역사적 한 장면을 영화 화면으로 재구성하는데 있어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었을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무리 제가 상업영화 감독이지만,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그 순간을 ‘볼거리’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장면을 촬영하기 전에는 연출부, 촬영부, 미술부, 특수효과팀, 컴퓨터 그래픽팀, 무술부 등 많은 부서가 모여 회의를 합니다. 그 때 누차 강조했던 것이 볼거리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책임감’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엔 사실 그대로를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공존합니다. 엄연히 존재했던 사건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영화에서 빼고 지나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두 가지 원칙 사이에서 수많은 고민을 했고, 제가 내린 결론은 ‘리얼리티는 살리되 길고 장황하게 표현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길어지면 볼거리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밖에서 한 번, 안에서 한 번 ‘짧게’ 두 번 넣었습니다.” 지난 10일 ‘가을로’의 주연 엄지원을 만났을 때 김대승 감독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강력한 신뢰를 드러내는 표현이었다. “촬영 현장에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치열하게 일하는 감독님을 뵈면서 ‘이 분이라면, 우리의 노력을 합해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 주시겠구나’하는 믿음이 생겼어요. 모두의 고생을 헛되지 않게 해주시리라 믿어요.” 어떤 질문을 들이밀어도, 차분하지만 분명한 톤으로 자신의 주관과 영화 철학을 드러내는 김대승 감독을 보며 ‘올곧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서두르지 않고, 길어야 3개월이면 끝나는 촬영 풍토 속에서 10개월을 찍어 만든 ‘웰 메이드’ 멜로 ‘가을로’는 26일 개봉한다.

조셉 맥매너스 프라하소년소녀합창단과 내한

'천상의 목소리'와 '천사를 감동시킨 목소리'가 만나면 어떤 하모니를 자아낼까. 체코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프라하소년소녀합창단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2월7일과 10일 각각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펼친다. 이 합창단의 전신은 1945년 창단된 체코슬로바키아 소년소녀 합창단. 평균 약 15세의 소년소녀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단원들은 모두 프라하 소년소녀합창학교의 우수 졸업자 가운데 선발되며, 합창 뿐 아니라 악기 연주법, 음악이론, 영어 등에 대한 교육도 받는다. 이들의 레퍼토리는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음악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크리스마스 캐럴, 팝이나 재즈, 전 세계 민속음악 등으로 다양하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 바흐 '아리아', 구노 '아베마리아', 그리그 '솔베이그의 노래'를 비롯해 세계민요, 한국노래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 휴식시간 뒤 2부에서는 붉은색 옷으로 갈아입고 캐럴 등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곡들을 위주로 부른다. 특별출연자는 '천사를 감동시킨 맑은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조셉 맥매너스(14). 정식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2004년 2만5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어린 왕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그는 프라하와 함께 'In Dreams', 'Walking in the Air', 'Bright Eyes' 등 자신의 대표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일정 : 12월7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10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3천-6만6천원. 한편 같은 달 6일 의정부 예술의전당과 9일 오산 문화예술회관, 12일 김해 문화의전당, 15일 덕양 어울림누리에서는 프라하소년소녀합창단의 단독공연이 진행된다. ☎02-548-4480. /연합뉴스

챔프, 국산 애니메이션 편성 확대

CJ미디어의 애니메이션 채널 챔프는 30일부터 '동글동글 짝짝' '삐까포 친구들' 등 국산 애니메이션을 2편을 새롭게 편성, 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와 10시30분에 방송한다고 25일 밝혔다. 챔프는 또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블록인 '맘앤키즈 블록'을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확대 재편성한다. 이번에 신설되는 '동글동글 짝짝'과 '삐까포 친구들'을 비롯, '헬로 키티' '방가방가 햄토리' '꼬마거북 프랭클린' 등 영유아 대상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편성된다. '동글동글 짝짝'은 동요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일종의 동요 뮤직비디오 형태의 3D 애니메이션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아기염소, 하늘나라 동화 등의 창작동요를 비롯해 부모 세대에게도 친숙한 추억의 동요와 국악동요, 전래민요, 외국민요 등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삐까포 친구들'은 삐삐, 핸드폰, 모니터, 키보드 등 전자제품을 의인화한 생활용품 캐릭터가 돋보이는 3D 애니메이션. 아이들이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생활용품을 소재로 아이들의 막연한 호기심을 상상력으로 승화시켜 올바른 가치관 확립과 생활용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돕는다고 챔프는 설명했다. 챔프의 구본승 채널팀장은 "미취학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양질의 교양, 교육 프로그램들을 편성함으로써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는 키즈대상 채널의 순기능을 한층 강화하고자 맘앤키즈 블록을 확대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화소식> '오펠리 가이아르 첼로 독주회' 외

▲한불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바로크 첼로의 거장 오펠리 가이아르 초청 독주회가 다음달 30일 오후 8시 명동성당 내 꼬스트홀에서 열린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3번과 브리튼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황혜전과 신윤이가 찬조출연한다. 3만-5만원. ☎02-6203-4781. ▲'금난새와 유라시안필의 협주곡&오페라의 밤' 공연이 다음달 11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금난새 씨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와 비제 오페라 '카르멘' 하이라이트를 들려준다. 차이코프스키 곡은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가 협연한다. 금난새 씨의 해설도 곁들여진다. 1만-3만원. ☎031-783-8000. ▲노숙여성 쉼터 마련을 위한 연속 콘서트 '쉼표를 위한 에튀드' 29번째 공연이 27일 오후 8시 일산에 위치한 음악감상실 돌체에서 열린다. 이번 음악회에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리더 이자람씨를 비롯해 정종임, 김용화씨가 출연, '어린왕자', '적벽가', '새타령', '흥보 박타는 대목' 등 판소리와 태평소 연주 등을 선보인다. 1만-2만원. ☎02-704-5395. ▲KBS교향악단은 28일 오후 3시, 5시30분 KBS홀에서 제94회 어린이음악회를 연다. 용감한 소년 피터가 숲 속의 늑대와 싸워 착한 오리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클래식 악기를 통해 음악으로 구현해 낸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 등을 선보인다. 7천-1만원. ☎1544-1555. ▲한국정가단 제8회 정기공연 '오동추야 밝은 달에 12가사를 들으며'가 27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황계사' '처사가' '춘면곡' '죽지사' '백구사' '수양산가' '상사별곡' 등 12가사를 완창한다. 8천-1만원. ☎02-543-863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