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사리'처럼 들리는 거친 음색이 이번엔 가창력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 가수 김장훈은 9집 '잇츠 미(It's me)'를 내며 '건달(乾達)'처럼 노래했다고 한다. 두려움을 버리고 미화하지 않고 여과 없이 토해냈다는 의미다. "제가 왜 목소리 갈라지는 거 모르겠어요? 명색이 가수인데. 들어봐요. (부드럽게) '허니~ 오 허니~ 많이 보고 싶어', (거칠게) '허니~ 오 허니~ 많이 보고 싶어' 어떤 게 더 좋아요?" 김장훈의 라이브 비교 버전은 정말 후자가 더 가슴을 파고든다. 그는 윤명선 씨가 작곡한 9집 타이틀곡 '허니(Honey)'를 내추럴한 창법과 거친 샤우팅 창법, 두가지 버전으로 수록했다. 후자는 일명 마니아 버전. "가창력 논란도 이제 재미있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요. 맨날 똑같이 안정되게 잘하면 재미없잖아요. 부드럽게 부르는 법은 알지만 가슴에 와 닿도록 하려면 노래에 따라 발성을 여러가지로 해요." 그는 마니아 버전을 녹음하며 3절 '허니~ 오 허니~ 많이 보고 싶어/그 누구의 가슴에서도 울지 말아요'란 부분을 녹음하며 울고 말았다. 목이 메어 두 박자를 끌지 못한 이 부분은 고스란히 음반에 담겼다. "10년 전 여자인데 아직도 왜 나를 떠났는지, 영원하자고 얘기했는데. 난 어기지 않았는데. 아픈 것도 사랑의 일부겠죠?" 지금껏 그를 만나며 여자에 대한 감정을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내는 것은 처음이다. "평생 살면서 돈을 벌어야겠단 생각을 세 번 했어요. 90년대까지 엄마와 한 달에 8만 원 하는 월셋방에서 살았는데 엄마가 화장실이 '푸세식'(급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화장실)만 아니면 좋겠다고 했을 때, 돈이 없을 때 여자 친구가 고기를 사준다고 하길래 돈의 출처를 묻자 '거리 축제에서 꽃 아가씨'로 벌었다고 했을 때에요." 그는 사랑이 퇴색될까 여자 친구의 이름을 말하는 것조차 꺼려진다고 했다. 불혹의 나이지만 마음은 풋사랑에 얼굴 붉히는 10대 같다. 그만의 청춘을 상징하는 또 다른 증거. 미니홈피에는 젝스키스의 '커플', 태사자의 '도' , H.O.T.의 '캔디'가 흘러나온다. 9집에도 '커플'을 리메이크 했다. 보통 구력 10년 안팎의 가수의 경우 아이돌 그룹 히트곡을 리메이크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는 당초 이 노래를 젝스키스 멤버들과 부르려 했으나 군 복무중인 강성훈의 처지에 누가 될까 결국 이문세, 윤도현, 성시경, 메이비, 크라운 제이와 함께 노래했다. "남자들끼리 '오 러브~ 왜 이제서야 많이 외롭던 나를 찾아온거야' '오 러브~ 너를 사랑해 이제 모든 시간들을 나와 함께 해'라고 한 소절씩 부르니 완전 닭살이었어요. 그래서 동성애를 다룬 영화에서 따와 '해피 투게더' 버전이라고 붙였죠." 입담으로 유명한 그지만 한 곡 한 곡 설명을 들을 때마다 마치 무용담을 듣는 듯하다.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작사, 작곡하고 미쓰라 진이 피처링한 '남자라서 웃어요'에도 기똥찬 부연 설명을 한다. "'12년 만에 저 팬이 다시 찾아왔네'라며 무대 위 사람의 입장에서 쓴 곡인데 딱 한군데, '오늘도 술에 취하고/낯설은 여자 품에 눈을 감죠'란 부분은 타블로만 공감하는 가사입니다. 저, 낯선 여자 품에 잠든 적 없습니다. (웃음)" 음반 제목 '잇츠 미'에서 알 수 있듯 그는 9집을 통해 '이게 나'란 걸 보여주고 있다. 그의 노래는 점차 대중을 김장훈의 색깔에 동화시키는 힘이 있다. 9집에 대한 네티즌의 평 중 '노래 못한다'는 악플도 예전과 달리 자취를 감췄다. "이젠 인정하는 분위기던데요?(웃음)"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쳐난다. /연합뉴스
그룹 동방신기가 우타다 히카루 등 아시아권 인기 가수를 제치고 태국 라디오 버진(Virgin)이 주최하는 '버진 히츠 어워즈 2006'의 인기 아시아 아티스트(Popular Vote Asia Artist) 부문을 수상했다. 버진은 태국 최대의 라디오 방송국으로 2004년부터 해마다 40여 개 부문에 걸쳐 태국에서 가장 인기를 끈 음악과 가수에게 시상하고 있다. 아시아 아티스트 부문에는 일본 최고의 가수 우타다 히카루, 대만을 대표하는 왕리홈 등이 후보로 함께 올랐으며, 동방신기는 이번 시상식에서 해외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상을 받았다. '버진 히츠 어워즈'는 태국의 각종 음악 차트와 인터넷 투표 등을 토대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연합뉴스
농익은 연기는 관객의 오감을 즐겁게 한다. 그런데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배우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하는 연기는 탄성을 자아낸다. 물론 그런 적역을 만나는 것에는 운도 필요하지만 어쨌든 다른 배우는 전혀 대체할 수 없는 연기를 펼친다는 것은 분명 경외감을 주는 일이다. 30일 공개된 '열혈남아'(감독 이정범, 제작 싸이더스FNH)의 설경구(38)가 그렇다. '열혈남아'는 선배의 복수에 나선 깡패가 죽여야 하는 놈의 엄마 주위를 맴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설경구는 2002년 '공공의 적'과 '오아시스' 이후 다시 한번 특유의 천재적인 섬뜩함을 내보였다. 그가 연기한 앞뒤 안가리는 날 선 조직폭력배 재문은 설경구라는 배우의 개성을 온전히 담아낸 캐릭터였다. 그가 재문이고 재문이 그였다. 그래서 처음부터 시비를 걸었다. 시사회 직후 마주앉은 그에게 "너무 잘할 수 있는 역을 선택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설경구는 "에이…. 내가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아나. 그건 모르는 것이다. 내 것이라는 것, 내 연기라는 것은 없는 것이다"라고 바로 받아쳤다. 재문은 시쳇말로 '똘기'가 있는 놈이다. 살기 위해 손에 칼을 쥔 깡패라 독하고 저열한데, 마음 속에 불까지 담고 있어 순간적으로 확 돌아버리는 기질이 다분하다. '비열한 거리'의 병두(조인성)나 '거룩한 계보'의 치성(정재영)과는 다른 놈인 것. 다시 물었다. "사실 '똘기' 있는 놈 연기가 전공 아니냐"고. 그러자 이번에는 시치미 작전이다. "에이, 내가 언제 '똘기' 있는 역을 했다고…"라며 딴전을 피운 그는 "'오아시스'의 종두도 자기 세계와 가치관 안에서 갈 길을 간 것일 뿐 '똘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렇게까지 나온다면야. 좋다. 어차피 그의 연기는 살 떨리게 훌륭했으니. 또 그라고 항상 '역도산'만 해야 하는 법은 없으니까. 질문을 바꿨다. 상투적이지만 왜 이 영화를 선택했을까. "'열혈남아' 시나리오는 보는 사람 모두가 홀딱 반할 정도로 훌륭했어요. 이창동 감독님도 시나리오를 보시더니 제가 출연한 영화 중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셨고 결국 군산 촬영장까지도 한번 내려오셨어요. 여지가, 여백이 많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재문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정형화된 역이 있는 반면, 연기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역도 있죠. 재문이 그랬어요." 재문은 선배의 복수를 위해 눈에 핏발을 세우고 돌진하지만, 머뭇거리는 순간을 의외로 많이 보여준다. 가슴에 불을 품고 있는 놈이지만 그 불이 꼭 분노로만 전환되지는 않는 것. 불은 뜨거운 눈물과 인간애로도 바뀐다. 설경구는 "재문은 한마디로 성격 파탄자라고 할 수 있다. 독한 놈이긴 하지만, 마음 속에 잊고 있던 무엇이 탁 하고 건드려지면 그것으로 무너질 수도 있는 놈"이라고 설명했다. 뒤에서 칼을 마구 쑤시는 것도 재문이지만 기름을 번드르르하게 발라 뒤로 빗어넘긴 헤어스타일을 하고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를 '한글 발음'으로 부르면서도 감정을 한껏 잡는 것도 재문인 것. 그는 시사회에 앞서 "영화를 보고 모두 어머니께 전화 한통 드렸으면 좋겠다"는 인사말을 했다. 죽여야 하는 놈의 엄마 앞에서 독하려고 마음을 다잡지만 어느새 죽은 자신의 엄마를 발견하는 재문이기 때문이리라. "엄마가 생각나는 영화 아닌가?"라고 반문한 그는 '평소에 엄마한테 잘하느냐'는 질문에는 "못하지"라며 또 딴소리를 했다. 그나마 "전화는 자주 드리려고 한다"는 말이 뒤따라왔다. "대화라고 해야 뭐 있나. '엄마 뭐해?' '밥 먹었어?' '별일 없지?', '아버진?' 뭐 이 정도죠. 그놈의 밥은 왜 그렇게 중요한지…(웃음). 또 아버지 안부를 물으면서도 바꿔달라는 말은 절대 안해요(웃음). '다음주에 갈게'라고 말하면 다음주에 꼭 가요." 재문은 절대 속내를 비치지 않는다. 그것은 평소 설경구의 모습과 흡사하다. 둘의 공통점은 또 있다. 그러면서도 바보처럼 종종 속내를 홀딱 들켜버리곤 한다는 것. 그래서 둘 다 열혈남아다. 가슴에 불이 있기에 터져나오는 것이다. 매사 심드렁하고 순간순간 독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사이에 여린 잎 같은 감성을 숨겨둔 설경구. 그래서 그의 연기는 늘 맛있다. /연합뉴스
가수 김현식이 떠난 지 16년이 됐다. 1990년 11월1일 6집 앨범 ‘내 사랑 내 곁에’를 완성하지 못하고 서울 이촌동 집에서 눈을 감았다. 사인은 지병인 간경화였다. 당시 주치의는 “술을 한 방울이라도 먹으면 죽는다”고 경고했지만 그는 술을 입에서 떼지 않았다. 자신을 괴롭혀온 지독한 외로움 때문이었다. 결국 거친 목소리가 담긴 미완성 앨범만 남긴채 32세의 젊은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해마다 이맘 때면 김현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그의 음악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한 자리다. 지난해엔 15주기 추모공연이 열렸다. 권인하, 한영애,정경화,신촌블루스 엄인호,사랑과 평화의 최이철,김동환,우순실 등이 연세대에 모여 ‘김현식… 회상’ 콘서트를 열었다. 2000년에는 ‘김현식 10주기 헌정앨범’이 발매됐다. 신승훈 조성모 김민종 유승준 김경호 임재범 김범수 권인하 등이 김현식의 노래를 다시 불렀다. 김현식 마니아인 영화배우 최민수도 ‘넋두리’라는 시를 낭송했다. 올해는 특별한 행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신예 ‘쿤타&뉴올리언스(Koonta & Nuoliunce)’가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자메이칸 스타일로 불렀다. ‘쿤타&뉴올리언스’는 언더그라운드 중심으로 활동하던 보컬 쿤타(24·본명 안태현)와 프로듀서 겸 MC 뉴올리언스(24·본명 최성범)가 만나 레게 힙합 등 정통 흑인음악을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그룹이다. 서울음반과 SK텔레콤의 신인가수 육성 프로젝트인 ‘멜론 루키’로 뽑혀 음반제작비 일부를 지원받아 최근 1집 앨범 ‘쿤타 인 뉴올리언스’를 발매했다. 이들은 “평소 김현식을 존경해왔다”면서 “우리 색깔에 맞게 고인의 음악을 재해석해 기일에 바치고 싶다”고 했다. 정통 레게 음악을 선보이는 그룹답게 이들이 부르는 ‘비처럼 음악처럼’은 낯설다. 잔잔한 피아노와 함께 시작되던 곡은 곧 요란한 레게비트에 휩싸인다. 흥을 돋우는 랩과 추임새도 추가됐다. 레게라는 장르가 그렇듯, 리듬은 흥겹지만 원곡이 갖고 있는 애절함만은 그대로인 듯하다. ‘쿤타&뉴올리언스’는 이 노래를 김현식 기일 하루 전인 31일 KBS1 TV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 현장에서 선보인다. 1980년대 김현식이 블루스 선율에 담았던 진한 감성이 16년 뒤 파릇파릇한 후배들에 의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지은 기자 herang@kmib.co.kr * 쿠키뉴스 홈페이지에서 ‘쿤타&뉴올리언스’가 부른 ‘비처럼 음악처럼’을 들을 수 있습니다.
최근 법원에 이혼 신청을 해 세간의 주목을 끈 팝 디바 휘트니 휴스턴(43)이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31일 피플 매거진의 보도를 인용, "바비 브라운과의 말썽 많은 14년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휘트니 휴스턴이 홀로서기에 당당히 나섰다"고 전했다. 휴스턴은 30일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소아 당뇨병 환자를 위한 자선행사에 자신의 오랜 지기인 음반 프로듀서 클라이브 데이비스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휴스턴은 "요즘 기분이 아주 좋다"고 말했으며, 데이비스는 "현재 우리는 죽여주는 앨범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금발로 염색하고 검정색 가운과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착용한 휴스턴은 배우 핼리 베리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모델 가브리엘 오브리와 같은 테이블에 동석했다. 피플 지는 "이혼 소송 후 휴스턴의 첫 공식 나들이였다"고 전했다. 휴스턴은 1992년 악동 이미지가 강한 R&B 가수 바비 브라운과 결혼, 13살된 딸 바비 크리스티나를 두고 있으며 이달 중순께 법원에 이혼을 신청했다. 이혼 신청 서류에서 휴스턴은 딸의 양육권을 요구했으며, 딸에 대한 브라운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정통 시사를 다루지 않을 수 없지만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 그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김신명숙(45) 씨가 SBS 라디오 러브FM(103.5㎒)의 아침을 여는 새 진행자에 발탁됐다. 최광기 씨의 바통을 이어받아 'SBS 전망대'(월~금 오전 6시15분~8시)를 진행한다. '미디어 포커스'(KBS1), '미래의 조건'(EBS) 등 TV 프로그램의 마이크를 쥐었고 수년 간 라디오에 패널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라디오 프로그램을 단독으로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발을 '손석희의 시선집중'(MBC 표준FM)이 버티고 있는 아침 시사 프로그램의 전쟁터에 내딛는 셈. 30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SBS 라디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김 씨는 "친근하고 따뜻한 시사, 보통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는 시사를 하겠다"고 차별화 전략을 설명한다. "너도 나도 힘든 세상 아닌가요. 정보는 쏟아져 나오고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치관을 세워야 하고 그 가치관을 실현해낼 용기도 있어야 하죠. 청취자들에게 힘을 주고 사랑을 느끼게 하는 말을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손석희와 맞닥뜨리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최광기 씨가 6개월 만에 하차한 자리를 채우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손석희 씨 프로그램을 들어봤는데 정통 시사고 굉장히 잘하시더라고요. 저는 비주류의 시각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해요. 정통 시사는 주류 시각이 강하다는 말도 됩니다. 세상이 점점 복잡다단해지고 있잖아요. 여성과 소수자, 장애인처럼 사회적 약자들의 다양한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칭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김 씨는 최근 완간된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했다. SBS에서도 차별화를 유지하기 위해 최 씨에 이어 여성 진행자를 고수했다. "프로그램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분명히 들릴 것 같아요. 여성이 일상의 문제를 많이 담당하고 있는데 여성이 변하면서 일상도 변하고 있죠. 남자들도 이 같은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요. 남녀 모두가 '내 얘긴데' 하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해보려고 해요." 김 씨는 내달 6일부터 아침마다 목소리로 청취자를 만난다. 매일 오전 3시반에는 일어나야 하는 강행군이다. "이제 나이트 라이프(night life)는 포기해야겠죠(웃음). 힘들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라디오라 분장은 안해도 되니까 참 좋네요." /연합뉴스
28일 오후 4시반 서울 압구정동 영화관 시네시티. 가수 싸이(29)가 매니저인 야마존뮤직 방윤태(32) 이사와 함께 영화 '라디오 스타'를 관람했다. 객석에 앉고 불이 꺼지자 싸이는 "저, 울지도 몰라요. 당황하지 마세요"라며 평소답지 않은 당부를 했다. '라디오 스타'는 1988년 가수왕 최곤(박중훈)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의 진한 우정을 담은 작품. 이미 가요계에선 '가수와 매니저가 손잡고 봐야 할 영화'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아니나 다를까. 최곤이 영월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민수 형 돌아와~'라며 눈물로 호소하자 싸이와 방씨 둘다 소리 없이 눈물을 닦아낸다. 또 '조용필ㆍ신승훈ㆍ김건모'란 이름이 대사 곳곳에서 등장하고, 임백천과 김장훈의 카메오 출연에 '으하하' 박장대소한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 싸이는 최곤이 박민수에게 한 것처럼 "형 담배, 형 라이터"라며 짓궂게 농을 건다. 한껏 감동에 젖어 근처 삼겹살집으로 자리를 옮겨 기분 좋게 소주잔을 부딪쳤다. 허심탄회하게 가수와 매니저, 싸이와 방씨의 관계에 대해 솔직ㆍ담백한 얘기를 들어봤다. 2001년 싸이의 데뷔 시절, 소속사인 팬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두 사람은 2004년 싸이가 독립해 야마존뮤직을 설립한 지금까지 6년째 함께 일하고 있다. #1.'가수왕'인 로커 최곤은 폭행ㆍ음주ㆍ대마초 사건 등을 겪으며 미사리 카페촌 통기타 가수로 전락한다. ▲싸이(이하 싸) = 저도 영화와 비슷한 부분 많아요. 매니저가 형이죠. 최곤과 경우는 다르지만 이미 정상과 바닥을 경험했답니다. 2001년 데뷔곡 '새'로 뜬 후 그해 겨울 대마초 사건으로 고꾸라졌잖아요. (윤태) 형이 절 잘 아는 게 그냥 내버려두더군요. (박)중훈이 형이 촬영 중 '가수는 이럴 땐 기분이 어떻냐'고 전화로 물어왔는데 그래서였나?(웃음) ▲방윤태(이하 방) = 싸이는 어떤 일이 생겨도 전화 안 받고 '잠수 타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차라리 술 마시자고 하죠. 이 일을 겪은 후 언젠가 술 마시면서 싸이가 '우린 서로 반대로 태어났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정상적인 구도는 매니저가 강성, 가수가 감성인데, 우린 반대'라고요. ▲싸 = 매니저는 가수 성향 따라간다는 말이 있어요. 형도 많이 달라졌죠. 저 처음 만났을 때 소주 세 잔이던 주량이 지금은 세 병이니까. 성질도 안 좋아진 것 같고. 처음엔 매니저가 위, 가수가 아래에서 출발하지만 가수가 성장하면 자연스레 천칭 저울이 반대로 기울죠. '새'로 떴을 때만 해도 형이나 저나 서로 자기 덕택이라 생각했으니까요. #2.박민수는 최곤의 시중을 군말 없이 들어준다. 담배 대령, 자장면 비벼주기, 잠자리 관리까지. ▲싸 = 매니저에게 자장면까지 비벼 달라는 건 문제가 있죠. 최곤은 심해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 톱스타가 된 친구들이 그런 경향이 있죠. 데뷔 때 미성년자였으니 매니저가 일일이 챙긴 탓이죠. ▲방 = 솔직히 담배 달라는 경우는 허다해요. 싸이는 무대 올라가기 전 담배를 피우는데 무대 의상에 담배를 넣을 수 없으니 '형 담배'라고 하죠. ▲싸 = 아마 6년간 형이 준 담배, 상당할 겁니다. 처음엔 '피우지 말고 올라가지' 하던 형이 지금은 그냥 줍니다. 무대 올라갈 때 형이 주는 담배는 안정제 같은 느낌이 있어요. 이젠 공연 전 꼭 둘이 같이 피우죠. 형의 금연을 철저히 막고 있죠. 특히 술집에서 매니저에게 술값 깎으라고 하는 연예인도 있는데 전 절대 그 짓은 안 합니다. 연예인이 말해야 더 잘 깎아주거든요(웃음). #3.박민수는 최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김밥집을 하는 아내, 어린 딸을 돌보지 못한다. ▲방 = 박민수의 처지에 공감이 가요. 박민수가 김밥집 문 앞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부분은 매니저의 어두운 단면이죠. 싸이가 한창 바쁠 때 친구 부친상으로 지방에 가야 했는데 회사에 말 못해 고민한 기억이 납니다. 개인 생활을 버려야 하지만 희생이라고 생각하면 이 일 못합니다. ▲싸 = 제가 3년간 방위산업체에 근무했잖아요. 형은 제가 부탁한 신인가수 음반 프로모션 한번 외에 일절 다른 일을 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근무지에 주차공간이 없다며 3년간 매일 오전 7시30분 저를 출근시켜 준 사람이 바로 형이에요. 고3 수험생 아버지도 아니고. 고마웠죠. ▲방 = 영화 보며 '결혼하면 박민수 아내처럼 김밥 잘 말고, 요리 잘하는 여자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사실 매니저는 '음악이 좋아서'를 넘어서 가수로 인해 대리만족을 느낄 때가 있어요. 가수가 상을 받으면 그 이상을 느끼죠. #4.최곤은 영월에 라디오 진행자로 가던 중 '매니저 잘못 만나 이게 무슨 꼴이냐'라고 투정한다. ▲싸 = '매니저 잘못 만났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 해봤어요. 물론 불평이 있을 때도 있죠. 제가 대마초 사건을 겪은 후 보수적인 지역에선 무대에 서도 사람들이 안 모일 때가 있었어요. 전주 월드컵경기장 행사라고 해서 가봤더니 경기장 앞 간이 무대더군요. 게다가 그날 비가 와서 관객이 채 10명도 안됐고요. 최곤처럼 '서울로 차 돌려'라고 하고 싶었죠. 형 사전에 '펑크'란 없거든요. '형과 절대 일 안한다'고 생각하며 무대에서 노래했어요. ▲방 = 미안한 마음에 앞이 하얗더군요. 무대 안 올라가려는 싸이의 마음도 이해됐고요. 저 역시 세우고 싶지 않았으니까. TV 프로그램 중에도 출연하고 싶지 않을 때가 많을 텐데 지금껏 말도 안되는 '곤조'(근성, 성깔의 일본어)를 부리며 거부한 적은 없어요. 싸이는 '아티스트의 고질병'이 없는 친구입니다. ▲싸 = 4집 컴백 후 제가 몰라보게 '곤조'가 심해졌더군요. 하지만 형이 잡아오는 스케줄을 무턱대고 안 한 적은 없어요. 물론 10번 중 한번은 '노(No)'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매니저를 우습게 안 알죠. 가수와 매니저는 부부 관계입니다. 가수가 남편이고 매니저는 부인인 팀, 그 반대인 팀도 있죠. 보통 연예인이 섭섭할 땐 매니저가 자신의 비즈니스를 위해 연예인을 이용할 때입니다. 그들의 더 큰 실수는 연예인이 모를 거라 생각한다는 거죠. 이런 게 쌓이면 결국 결별합니다. #5.엔딩 장면, 최곤에게 돌아온 박민수는 비를 맞고 있는 그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재결합이다. ▲싸 = 미래에도 함께 할 거냐고요? 제게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우리 직업인데 제가 내려왔을 때 얼마나 많은 걸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죠. 조용필 선배처럼 음악적으로 '큰 존재'가 되거나, 이문세 선배처럼 멀티 플레이어로서 자질을 갖추거나, 양현석 선배처럼 탄탄한 사업체를 갖는 세 가지 길이 있어요. 이중 제가 어떤 길을 걷느냐에 따라 형도 달라지겠죠. 언제까지 함께 할지는 서로의 노력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방 = 싸이 말이 맞아요. 가수는 결국 매니저가 있더라도 본인이 중심을 잡고 만들어가야 해요. 전, 지금 싸이 옆에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일은 내일을 모르는 것이지만 둘 다 대비를 많이 하는 성격입니다. 싸이 매니저를 안 했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테니 저도 발맞춰 노력할 겁니다. #6.가수와 매니저가 생각하는 '라디오 스타' 명장면. ▲방 = 최곤의 곁을 떠나 아내와 지하철에서 김밥을 팔던 박민수. 그가 버스 안 라디오에서 '형 돌아와'라는 최곤의 말을 들으며 김밥을 우걱우걱 씹어먹는 장면을 꼽을래요. 그때 버스에서 잠자는 척 하던 아내가 '돌아가'라고 하잖아요. 코끝이 찡했어요. ▲싸 = 최곤은 자신이 DJ로 있던 라디오 공개방송 때 노래해달라는 관객의 권유를 끝내 뿌리치잖아요. 박민수가 왜 노래 안 했냐고 물었을 때 '노래하고 싶어질까봐'라는 말에 눈물이 났습니다. 늘 가수를 관두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가수는 노래할 때마다 예전 무대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요. 매니저는 무대 옆 시간이 그렇게 스쳐갈 겁니다. 나중에 무대에서 노래 안 하는 날, 누가 노래 시키면 저도 최곤과 똑같이 대답할 겁니다. 두 사람은 인터뷰를 마친 후 싸이의 GS홈쇼핑 광고 촬영차 함께 두바이로 떠났다. 서로 어깨를 두드리는 뒷모습이 가슴을 뜨뜻하게 했다. /연합뉴스
여성 4인조 천상지희가 그룹 명을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The Grace)'로 바꾸고 컴백한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는 탄탄한 가창력과 아름다운 하모니에 중점을 두는 그룹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우아하고 기품 있는'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Grace'를 활용해 새 이름을 정했다. 멤버 이름 역시 천무스테파니는 스테파니 더 그레이스, 상미린아는 린아 더 그레이스, 지성선데이는 선데이 더 그레이스, 희열다나는 다나 더 그레이스로 각각 새 단장했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는 발라드곡 '열정'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내달 3일 새 음반을 낸다. '열정' 외에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이 만든 '더 파이널 센텐스(The Final Sentence)', 팝 스타 조지 마이클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페이스(Faith)', 그룹 올포원(All 4 One)의 멤버 제이미 존스(Jamie Jones)와 스타 프로듀서 제이슨 페나크(Jason Pennock)가 결성한 더 헤비웨이츠 프로덕션(The Heavyweights Productions)의 작품 '아이리스(IRIS)' 등 모두 5 트랙이 실렸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는 내달 5일 SBS '인기가요'에서 첫 컴백 무대를 꾸민다. /연합뉴스
마약복용 사건으로 연기활동을 중단했던 탤런트 황수정(34)이 뮤직비디오 주인공 역을 맡으며 5년만에 연예계에 복귀한다고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황수정의 소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말을 인용,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2001년 11월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돼 연기활동을 중단했던 황수정은 석방뒤 여러차례 연예계 복귀를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예당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뮤직비디오를 극비리에 찍던 중 촬영사실이 알려졌다”며 “뮤직비디오 내용 등 자세한 사항은 다음주중 보도자료를 내겠다”고 말했다. 황수정은 새로 발매되는 가수 왁스의 6집 타이틀곡 ‘사랑이 이런거지’의 뮤직비디오를 촬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27일부터 서울과 서울 근교에서 촬영중이며 이날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하지만 예당엔터테인먼트는 뮤직비디오의 내용과 맡은 배역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연합뉴스는 덧붙였다. 황수정은 2004년 3월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었으며 연예기획사 제이엔터컴 소속의 왁스는 예당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음반을 유통시키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왁스의 6집이 발매되는 11월 중순쯤 공개될 예정이다.
팝 스타 마이클 잭슨(48)이 '월드 뮤직 어워드'에서 다이아몬드상을 수상한다고 외신들이 30일 전했다. 11월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제18회 월드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 잭슨은 전세계적으로 1억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가수에게 수여하는 다이아몬드상을 수상한다. 지난해에는 팝 디바 머리이어 캐리가 이 상을 수상했다. AP통신은 "잭슨은 2005년 6월 아동 추행 혐의가 무죄로 판명된 후 칩거에 들어갔다. 그는 곧바로 미국을 떠나 바레인과 아일랜드 등지에서 지냈으며 현재는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면서 "내달 시상식으로 잭슨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특히 영국에는 9년 만의 나들이"라고 전했다. 아이돌 스타 린제이 로한이 진행할 이번 시상식에는 비욘세, 메리 J. 블라이즈 등이 축하 무대를 꾸민다. 월드 뮤직 어워드는 15년간 모나코에서 열렸으며, 2004~2005년은 미국으로 옮겨 개최됐다. 전세계적인 앨범 판매기록으로 각 분야 수상자를 결정하며, 역대 수상자로는 셀린 디옹, 브리트니 스피어스, 본 조비, 데스티니스 차일드 등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