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구제역 농장서 폐사된 돼지 돈분장에 방치…

안성시가 구제역 발생 농장에서 폐사된 돼지 수 마리를 돈분장(분뇨)에 방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2차 오염발생 우려를 낳고 있다.8일 시와 농장, 주민들에 따르면 안성시 일죽면 J농장은 지난해 12월1일께 농장에서 사육중인 자돈 5마리가 호흡곤란으로 폐사하자 농장 내 한켠에 그대로 방치해 놓았다.그러나 이 농장에서 지난 달 29일 구제역이 발생하자 사육 중인 모든 돼지를 국유지에 매몰처리했으나 폐사된 5마리는 매몰처리하지 않았다.특히 농장 측은 폐사된 돼지를 2개월이 지나도록 방치하다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생석회를 돼지 위에 뿌린 뒤 덮개로 씌워 놓았다가 지난 7일 오후 5시께 돈분장(분뇨)에 매몰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주민 A씨는 몇날 몇일을 봐도 20여 마리의 죽은 돼지를 농장에서 치우지 않아 면사무소에 몇 차례 민원을 넣었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며 구제역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농장주 K씨는 폐사된 돼지를 일부러 방치한 것이 아니다며 지난해 죽은 돼지를 인부 한명이 모르고 돈분장 옆에 놓아두었을 뿐 구제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 농장이기 때문에 모든 돼지를 매몰처리했는데 폐사된 돼지가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현장에 나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swpark@ekgib.com

“구제역 때문에…” 애끓는 모정

종축 사수의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어요, 하지만 휴대폰을 통해 훌쩍이는 외동딸의 목소리를 들으면 축산과학원 담장이라도 뛰어넘고 싶은 심정입니다.8일 수원 오목천동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부부가 함께 근무하고 있는 K씨(43)와 S씨(여40). 이들은 지난달 3일부터 격리조치되면서 40여일째 초등학교 5학년인 외동딸과 생이별을 하고 있다.이때문에 딸은 1월초부터 부모님과 친척집 등을 옮겨가며 떠돌이 생활을 하다시피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7일 학교가 개학을 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S씨는 딸아이가 등교를 위해 지난주 집으로 왔지만 봐줄 사람이 없어 시부모와 친정부모가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학기가 시작되기전에 부족한 교과목에 대한 학원 선정과 등교시 준비물 등을 챙겨줘야 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딸아이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처럼 격리조치된 연구원 등은 수원 국립축산과학원에만 142명. 이중 18명은 자녀를 둔 기혼자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특히 축산과학원 직원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천안의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허탈감이 크다. 초등학교 2학년5학년, 중학교 1학년 아들 삼형제를 두고 있는 여직원 N씨는 몸이 불편한 팔순 노모가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지만 식사와 빨래를 해 주는 것도 버거운 형편이라며 학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예민한 시기여서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데 살펴줄 수 없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이처럼 격리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자녀들의 육아와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육아휴직까지 내고 있는 상황이다.지난해 4월 아이를 출산한 C씨(37)는 1월1일 복귀한 뒤 이틀만에 격리조치된 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고심끝에 지난 1일 결국 2개월간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집으로 돌아갔다.10개월된 아들과 3살짜리 딸을 두고 있는 C씨는 아이들을 몸이 불편한 친정 어머니께 맡겨 왔는데 더 이상 보시기 힘든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휴직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루빨리 구제역이 종식돼 어린자녀들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며 축산과학원을 지키고 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구제역 공기감염 의혹 이천시가 최초 제기...

이천시 축산농가 가축들이 구제역으로 대부분 살처분 된 가운데 구제역 바이러스 공기감염 가능성 논란을 이천시가 최초로 제기한것으로 알려졌다. 8일 시에 따르면 이천시는 공기 중에서 구제역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밝힌 농림수산식품부의 조사는 지난달 31일 이천시 호법면 주박리 돼지농장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팀과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참석했으며 해당 농장은 당일 살처분이 이뤄진 곳 가운데 임의로 선택한 장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조사에 이어 지난 6일 이천의 돼지농장 공기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천시는 이에 앞서 지난 달 27일 구제역 확산원인 자체분석을 통해 철저한 통제와 방역에도 지역 내 확산이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것을 볼 때 한파와 강풍의 영향을 받아 공기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농식품부에 공기 감염 여부에 대한 조사를 건의했었다. 이천쌀로 전국 최고의 미질을 자랑하는 이천지역은 습지인 논이 많아 연중 안개 끼는 일수가 타 지역에 비해 많다. 이천시는 보고에서 지역 내 확산 추이는 초기 발생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집중됐다며 분지 지형과 겨울철 북서풍이 바이러스 흐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달 17일에는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와 함께 역학조사를 한 뒤 결과 보고에서 구제역 의심축 증가 원인으로 공기전파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하고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공중 도포식 방제를 하기위해 분사거리 100m에 이르는 광역방역기를 집중투입, 발생지역은 물론 인근지역에 대해 공중방역을 실시했다. 같은 달 12일에도 당시까지 구제역 감염 농장 60곳에 대한 간이조사에서 외부와 접촉이 거의 없는 외딴 독립축사가 8곳(13%)으로 나타나 차량, 사람 등 매개접촉 외 다른 감염 원인을 의심했었다. 경기도 내 돼지 사육 최대 규모인 이천시는 지난해 12월 26일 첫 구제역 의심축이 신고되자 확진 판정 전에 살처분 하는 등 원천 차단방역에 나서 8일 현재 전체 가축의 88.1%인 36만4천827마리를 매몰했다. 한편 그동안 살처분과 방역초소, 매립지초소 등에는 이천시 공무원, 군인, 농축협, 민간인 자원봉사자 등 연인원 3만32명이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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