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서 헬기 추락으로 2명 사망…끊이지 않는 경기도 군 헬기 사고 [현장, 그곳&]

“전쟁이라도 난 줄 알고 뛰쳐나왔는데 헬기가 떨어져 있었어요.” 9일 오후 가평군 조종면 조종천변에서 만난 주민 A씨(64)는 “사고 직전 인근 부대에서 출발한 헬기가 머리 위를 지나갔으며, 그중 한 대가 돌연 통제를 잃은 것 같아 보였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헬기가 강가로 곤두박질쳤고 먼지 구름을 만들었다”고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헬기 추락 당시 사고 현장 인근에 있었는데 폭탄이 터지는 굉음과 함께 건물이 흔들려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헬기가 추락한 현장은 인근 주택에서 불과 수십m 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또 다른 주민 B씨(63)는 “평소에도 헬기가 자주 지나다녔지만 마을로 추락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 현장을 보고 난 후에는 ‘다음엔 머리 위 헬기가 집 쪽으로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두려워졌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오전 11시4분께 가평군 조종면 일대에서 비상절차 훈련(엔진을 끄지 않은 채 비정상 상태와 유사한 상황에서 비상착륙하는 비행 훈련)을 진행하던 15항공단 예하 대대 소속 육군 헬기AH-1S(코브라)가 원인 미상의 이유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50대 준위 A씨와 30대 준위 B씨 등 조종사 2명이 심정지 상태로 포천, 남양주 민간병원에 이송됐지만 모두 사망했다. 사고 당시 헬기에서 화재, 폭발은 일어나지 않으면서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사고 이후 동일 기종 헬기에 대한 운항을 중지하고, 육군본부 참모차장 대리(군수참모부장)를 주관으로 사고 대책 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관계 기관들과 사고 원인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조사에 빈틈이 없도록 할 계획이며 유족 지원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내 군 헬기가 추락하거나 불시착한 사고는 북부,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07년 의정부에서는 육군 항공단 소속 헬기가 꼬리 날개 부분 이상으로 불시착했고, 2008년 양평군에서는 응급환자 이송 후 복귀하던 헬기가 추락해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2010년 남양주에서는 헬기 추락으로 2명이 숨졌고, 2021년과 2022년 포천에서는 헬기 불시착으로 탑승자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추락한 기종은 우리 군이 1980년대 후반부터 도입해 운영 중인 공격 헬기며, 기체 노후화로 2년 뒤부터 순차 퇴역이 예정된 상태다.

“아파트가 웬 말이냐”...중앙공원 뒤엎은 과천 시민 분노 [현장, 그곳&]

“과천을 죽이지 말라.” 7일 오후 2시께 과천 중앙공원. 이곳은 정부의 경마공원 이전과 경마공원 일원 주택개발정책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중앙공원 분수대 앞에는 과천 시민과 한국마사회 노조 조합원 등 1천여명이 모여 들었고, 공원 곳곳은 ‘과천을 지켜라’, ‘일방적 이전·개발 반대’, ‘말 산업 폐허 위에 아파트가 웬 말이냐’라고 적힌 손팻말들로 빼곡히 메워졌다. 이날 집회는 과천 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신계용 시장, 최기식 국민의힘 의왕·과천 당원협의회 위원장, 하영주 시의회 의장, 박근문 한국마사회 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해 정부가 추진 중인 과천 경마공원 일원 9천800호 주택개발계획에 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집회는 오후 1시30분부터 본격적인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현장 대형 스크린에선 관련 영상과 음악이 상영됐고, 공원 곳곳에선 개발 반대 시민 서명운동과 핸디피켓 배부가 이어졌다. 집회 시작 시간이 다가올수록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고, 중앙공원 일대는 순식간에 인파로 가득 찼다. 오후 2시 정각 개회 선언과 함께 본행사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국민의례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올리며 집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진 사회자의 발언은 곧 정부의 일방적인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어 ‘9천800호 개발’을 상징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파괴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곧바로 ‘과천의 장례식’을 형상화한 상여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상여가 집회 현장에 등장하자 시민들 사이에선 탄식과 분노가 동시에 터져 나왔고, 참가자들은 “과천을 죽이지 말라”, “9천800호 개발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규탄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 김모씨는 “렛츠런파크(경마공원)는 단순한 경마장이 아니라 말박물관과 녹지,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아이들과 함께 놀며 추억을 쌓아온 장소”라며 “정부는 이 소중한 공간을 아파트로 채워 과천 아이들의 기억과 일상을 지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의견은 철저히 배제한 채 밀어붙이는 일방적인 주택 공급 정책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현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부위원장도 단상에 올라 “정부는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마사회는 어떠한 사전 설명이나 소통도 없이 이전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이는 말 산업을 뿌리째 흔드는 결정이자, 수많은 종사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으로, 한국마사회 노동자들은 말산업을 죽이는 주택 공급 정책에 끝까지 맞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금란 전 시의원은 보다 직설적인 발언으로 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할 때마다 과천은 주암지구, 과천지구, 갈현지구 등 반복적인 택지 개발로 희생돼 왔다”며 “이는 계획도, 배려도 없는 명백한 행정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경마공원과 방첩사 부지 개발이 어떤 과정으로 추진됐는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책임지고 모든 정보를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선 최기식 위원장을 비롯한 시민들의 삭발식도 진행됐다. 단상 위로 가위가 들어 올려지자 현장은 숨을 죽였고, 머리카락이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시민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잘린 머리카락은 향후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겠다는 상징적 퍼포먼스로 이어지며 집회의 결의를 더욱 굳혔다. 집회는 결의문 낭독으로 절정에 달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과천 경마공원 일원 9천800호 개발 계획의 즉각 중단 ▲전면 재검토 ▲지역 의견을 반영한 대안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결의문 주요 대목마다 시민들은 구호로 화답하며 뜻을 하나로 모았다. 행사 후 참가자들은 중앙공원을 출발해 과천시의회 앞까지 거리 행진에 나섰다. 행진 대열은 도로를 가득 메웠고, “과천 사수”, “한국마사회 이전 반대”라는 구호가 도심 곳곳에 울려 퍼졌다. 집회는 오후 4시 폐회선언과 함께 마무리됐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총궐기대회는 과천을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분명한 경고”라며 “정부가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투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천시와 시의회·한국마사회 노조 등은 정부의 경마공원·국군방첩사 부지 9천800가구 주택공급안에 대해 반발(경기일보 1월30일자·2월1일·2·4일자 1·2·3면)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 누들플랫폼·짜장면박물관, 학생 체험학습장 전락…“어른들은 볼 게 없어요” [현장, 그곳&]

“별로 볼 거리가 없네요. 그냥 어린이들 단체 견학용 놀이터 같아요.” 6일 오전 11시께 인천 중구 관동2가 누들(Noodle)플랫폼 1층 제1전시실. 선생님과 함께 온 어린이 10여명이 짜장면과 쫄면, 화평동 쟁반냉면과 새집 칼국수 등 모형을 구경하고 있었다. 모니터를 통해 쫄면을 뽑아보는 가상 체험과 음식 캐릭터 위주의 애니메이션 영상실 앞에도 아이들로 붐볐다. 반면 성인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등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린이 위주 볼거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근 선린동 짜장면박물관도 마찬가지. 식탁에 앉아 짜장면을 먹는 사람 크기 인형 등 과거 공화춘 접객실도 있다. 하지만 좁은 공간 탓에 체험 공간 등은 없어 성인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이 곳도 평소에는 학교나 어린이집의 단체 견학 장소일 뿐이다. 이곳에서 만난 관람객 A씨(37)는 “두 곳 다 그냥 한 바퀴 쓱 돌아보면 끝날 정도로 눈에 띄는 볼거리는 물론 제대로 된 체험 프로그램도 없다”며 “굳이 다시 오고 싶지는 않다. 인천이 면 요리 발상지라는데, 실감 나는 콘텐츠가 없다”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짜장면과 쫄면 등 인천의 면 요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누들플랫폼과 짜장면박물관이 단순 어린이 견학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성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을 핵심 콘텐츠나 체험 시설 등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인천중구문화재단에 따르면 중구는 지난 2021년 73억원을 들여 3층 규모의 누들플랫폼을 건립했다. 앞서 2012년에는 짜장면이 탄생한 옛 공화춘 건물에 42억원을 들여 짜장면박물관을 조성했다. 그러나 누들플랫폼과 짜장면박물관 모두 대부분 관람객이 어린이와 학생 등 단체 견학장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25년 누들플랫폼 관람객 3만8천609명 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의 단체 관람객이다. 또 짜장면 박물관도 지난해 내국인 관람객 14만1천185명 중 단체관람객이 절반 이상이다. 임관만 인천시의원(국민의힘·중구1)은 “성인이나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할 콘텐츠가 없다 보니, 결국 어린이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가 나서 아시아 누들타운의 대표 시설답게 2곳의 킬러 콘텐츠 보강 등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인천 면 요리 역사 콘텐츠가 많다 보니, 학교 등에서 교육 프로그램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위탁 운영이라 예산 및 인력 등의 이유로 추가 프로그램 운영 등에 한계가 있다”며 “성인 및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설 대목 간만에 인천에 활기…안정된 물가, 인천 도매시장 웃음꽃 [현장, 그곳&]

“얼마 만에 맞는 명절 대목인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장사할 맛 납니다.” 4일 오전 11시께 인천 남동구 남촌동 남촌농산물도매시장. 설 명절을 보름여 앞두고 상인들은 쉴 틈 없이 손님을 맞고, 복도는 채소와 과일을 실은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손님들이 한가득이다. 지난 2025년 명절 대목 한산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이곳에서 만난 박가람씨(31)는 “지난해에는 사과, 배가 비싸서 다른 수입산 과일들만 샀는데, 올해는 부담이 줄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동 삼산농산물도매시장도 마찬가지. 과일가게 앞에는 차례상에 올릴 사과 배를 구경하러 온 손님들이 상인들과 가격 흥정에 여념이 없다. 장을 보러 나온 이정자씨(68)는 “배 값이 많이 내려갔다고 해서 들렀는데 진짜 싸졌다”며 “무랑 당근까지 지난 설보다 훨씬 싸서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올해 차례상 물가가 지난해보다 안정되면서 인천지역 도매시장에 모처럼 명절 대목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평균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9만6천500원으로, 지난해보다 1.95% 낮다. 주요 품목 가격이 줄줄이 내려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분석한 결과, 이날 인천지역 배 가격은 10개당 3만2천650원으로 지난해 2월3일(10개당 5만7천492원)보다 약 43% 하락했고 사과도 10개당 2만5천100원으로 지난해 (3만925원)보다 18%가량 싸다. 채소류에서는 당근이 1㎏당 3천325원으로 지난해(6천608원)보다 약 49%, 무는 1개당 2천410원으로 지난해 (3천775원)보다 약 36% 하락했다. 다만, 쌀은 20㎏당 6만5천100원으로 지난해(5만6천117원)보다 16% 상승했고, 소고기 안심은 100g당 1만5천975원, 등심은 1만1천626원으로 각각 14%와 3.7% 올랐다. 특히 김은 10장 당 1천600원으로 지난해(1천476원)보다 8% 상승했다. 현재 정부는 올해 설을 맞아 16대 농축수산물 성수품을 총 27만t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평소보다 1.5배 많은 수준으로, 역대 최대 물량이다. 또 전통시장 이용 장려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환급 규모도 270억원에서 330억원으로 확대한다. 이 밖에 농할상품권과 수산대전상품권 각각 100억원 규모로 발행, 20~30% 할인 판매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물가 안정과 정부 정책이 맞물리면서 올해는 시장에 활기가 도는 분위기”라며 “상인들이 오랜만에 웃으며 설을 맞을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평균 나이 66세’ 만학도 눈물의 졸업…남인천중·고등학교 학생 졸업식 [현장, 그곳&]

“살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뜻깊은 경험에 너무 행복하고 감사드립니다.” 3일 오후 2시께 인천 미추홀구 남인천중·고등학교 강당. 인천 남동구에 사는 임종개씨(74) 임순택씨(71) 부부는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할 줄로만 알았던 중학교 졸업식에서 함박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임씨 부부는 만학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2024년 남인천중학교에 입학했다. 이들은 당초 학교에 입학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남편 임종개씨가 신장암 판정을 받자 배움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 아내 임순택씨는 “지금이 아니라면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아 만학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임씨 부부는 끝까지 배움을 이어가기 위해 남인천고등학교 진학까지 결정한 상태다. 임씨 부부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대학교도 함께 진학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이금순씨(88)도 이날 당당히 중학교 졸업장을 들어 올렸다. 이씨는 올해 남인천중·고등학교 졸업생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학업에 임했고, 이날 결실을 맺었다. 이씨에게 배움이란 매일매일의 설렘이자 기쁨이었다. 그는 지난해 건강 악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했음에도 눈을 뜨자 마자 “학교에 가야 한다”며 퇴원을 앞당기기도 했다. 이씨는 “과거 전쟁으로 국민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것이 한처럼 남았다”며 “그 때의 한을 풀기 위해 입학을 결정했고 아주 행복하다”고 웃어보였다. 이날 인천지역 유일한 성인학교인 남인천중·고등학교에서는 만학도 중학생 219명이 졸업식을 가졌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 전쟁이나 생활고 등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한 만학도들이다. 남인천중·고등학교는 현재까지 1만7천여 명의 동문을 배출한 인천 만학도들의 배움터다. 올해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지대학교 등 4년제 대학과 재능대, 김포대 등 2·3년제 대학 진학률이 56.8%를 기록했다. 윤국진 남인천중·고등학교 교장은 “오늘 이 자리는 마음에 품어온 배움이라는 약속을 스스로 지켜낸 뜻 깊은 날”이라며 “오늘의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자 출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4일에는 285명의 남인천고등학교 학생들이 졸업식을 가진다.

“나무 피하고 허리 숙이고”...아찔한 덕적도 산책로, “안내도 못 해요” [현장, 그곳&]

“i-바다패스로 관광객은 한껏 늘려 놓고 산책로는 방치하니, 위험해서 안내도 못해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께 인천 옹진군 덕적도 서포리항 인근 해안 산책로. 입구부터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 관광객과 마을 주민들은 쓰러진 나무를 피해 산책로 비탈길을 아슬아슬하게 걸어간다. 이 곳을 지나자 이번엔 산책로에 깔아둔 나무 데크 곳곳이 파손돼 발이 빠질 만큼 틈이 벌어져 있다. 주민 장모씨(65)는 “관광객들이 주민들에게 어디를 둘러보면 좋을지 묻곤 하는데 산책로는 너무 위험해 안내하지 못한다”며 “특히 비나 눈이 많이 오면 산사태 등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굴러 내릴까 봐 겁이 나 주민들도 잘 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덕적도 산내음 산책코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이곳 역시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 또 산책로 숲이 우거져 인근을 지나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잔뜩 허리를 숙인 채 나무 가지들을 피해 지나가야만 한다. 이곳에서 만난 관광객 A씨는 “산책코스라고 이름까지 붙여 놓고서 곳곳이 쓰러진 나무 등으로 막혀있다”며 “오히려 관광객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안내판을 붙여놓아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시가 아이(i)-바다패스를 도입, 덕적도 등 섬 지역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지만 정작 산책로 등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관리를 하지 않아 관광객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옹진군에 따르면 덕적도에는 4개의 산행 코스가 있다. 이들 산행 코스들은 서포리 해수욕장, 밧지름 해변 등 바다를 끼고 있는 코스들이라 ‘백패킹’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 명소다. 하지만 바람이 드센 섬 지형이어서 강풍 등에 나무가 쓰러지거나 숲이 우거져 길을 막는 등 산책로가 제 구실을 못할 때가 많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4~5월 이전에는 산책로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권순학 덕적도 주민자치회 회장(64)은 “덕적도 산책로는 바다와 바다를 연결하는 산길”이라며 “그런데도 현재 덕적도 산길은 대부분 정비하지 않고 방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위험할 수 있어 정비·관리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옹진군 관계자는 “섬지역 산책로 등을 순차적으로 정비 중”이라며 “다만 영역이 넓고 섬이라는 지역 특수성 때문에 조금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 후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산단 못 보낸다”...한파에도 시민 300명 ‘촛불 들고 삭발까지’ [현장, 그곳&]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반대한다! 반대한다!” 31일 오후 7시께 용인시청 야외음악당에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사수를 위한 촛불 문화제(이하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촛불 문화제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참석자들은 줄을 지어 전자 촛불을 받아들고 일제히 자리에 착석했다.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은 목도리와 장갑, 모자 등을 착용한 채 전자 촛불을 연신 흔들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시민들은 “용인 반도체 사수하자”를 연신 외치며 이같은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함께 부르는 모습도 보였다. 이재근 양지읍 주민자치위원장은 “오늘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또 하나의 용인 시민으로서 당연히 참석해야 할 자리라고 생각했다”며 “오늘 참석한 이 자리가 헛되지 않도록 원안대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 사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대한 이전설이 제기되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며 이전 반대를 향한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행사는 시민들의 촛불 점등을 시작으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반대를 향한 염원이 담긴 노래를 부르는 등 문화 공연도 이어졌다. 이후 결의문 채택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이은우 용인애향회 이사장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시민의 의견으로 명확히 표명하고 해당 이전이 용인 지역사회와 국가 전략산업 전반에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해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용인 반도체 사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삭발식도 거행됐다. 삭발식에는 이인수 시민, 송주현 한국자영업자노동조합 처인구 지회장, 임인성 용인 지역경제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회원이 참여했다. 일부 시민들은 삭발식에 참여한 이들의 굳은 의지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가칭)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반대 시민추진위원회가 주최·주관한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이상일 시장, 양향자 반도체·AI첨단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해 관계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이 시장은 단상에 올라 “전력, 용수 공급 계획은 이미 11차 전력 수급 계획과 지난해 12월 정부가 확정한 수도 계획에 이미 다 포함돼 있다”며 “송전과 가뭄 문제들에 대해 대책을 마련할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이없고 터무니 없는 일로 이렇게 용인특례시 시민들이 추운 날 모였다”며 “추운 날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존경의 뜻을 전하며 저 또한 열심히 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쁜 아가씨 많아요” 계양구청 앞 뒤덮은 ‘불법 성매매 호객’ [현장, 그곳&]

“원하는 수위만큼 놀 수 있어요. 예쁜 아가씨랑 놀다 가세요.” 27일 오전 1시께 인천 계양구청 앞 유흥가 일대. 늦은 밤이지만 거리 곳곳이 취객들과 호객꾼들로 북적였다. 길목마다 3~4명씩 포진한 호객꾼들은 지나가는 성인 남성들을 향해 말을 걸며 끈질기게 발길을 붙잡았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호객꾼 수만 17명에 달했다. 대부분 60대 이상 여성과 40대 이상 남성이었고, 이들은 노래방이나 마사지를 내세우며 접근했다. 업소 홍보를 넘어 성매매를 노골적으로 암시하는 말도 거리낌 없이 내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대 남성들이 호객꾼과 한참 대화를 나누더니 주변을 살피며 네온사인 가득한 건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만난 한 호객꾼은 기자에게도 “예쁘고 젊은 아가씨들 많다”며 “이용 시간은 100분, 금액은 25만원“이라 꼬드겼다. 또 다른 호객꾼은 “원하는 국적이 있냐”며 “취향에 맞춰 여성을 연결할 수 있고, 15만원이면 성행위까지 가능하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거절 의사를 밝히자 호객꾼은 뒤따라 오면서 “가격은 맞춰줄 수 있다”며 “원하는 금액이나 취향을 말해 달라”고 계속 따라붙었다. 이곳에서 만난 박호진씨(26)는 “고등학생 때도 사복을 입고 늦은 시간에 지나가면 성매매 호객행위를 하곤 했다”며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던 곳”이라고 말했다. 인천 계양구청 바로 앞 유흥가 일대에서 호객꾼들이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성매매 알선까지 일삼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19조는 성매매를 암시하거나 유도하는 호객 행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또 성매매를 한 사람 역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경찰의 단속 실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안팎에서는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성매매 호객행위에 대한 보다 실효성 있는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매매 호객행위가 거리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단속과 처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지역 특성을 고려한 집중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늘리고 경찰 위장수사나 구청과의 합동 단속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단속 목적이 아닌 예방을 목적으로 순찰 활동을 벌이고는 있다”며 “앞으로는 주민들 불편을 줄이기 위해 위장수사와 단속 횟수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 석모도 온천개발 현장…곳곳 폐허 공사장만 [현장, 그곳&]

“온천 개발은 커녕, 20년 넘게 강화 석모도 천혜의 자원만 썩히고 있습니다.” 23일 오전 10시께 인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의 ‘AK(용궁)온천’ 개발 현장. 온천 건물은 곳곳에 녹물이 흐르고 있었고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건물 앞에는 녹슨 드럼통과 부서진 나무 팔레트, 파이프 등 각종 쓰레기가 잔뜩 쌓인 채 폐허로 방치 중인 상태였다. 인근 또 다른 온천 공사 현장인 ‘리안월드’는 일부 한옥 건물만 들어섰을 뿐, 오랜 기간 공사가 멈춰서 있다. 공사장 입구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석모도에서 가장 먼저 온천 개발이 이뤄진 ‘해명온천’도 마찬가지. 작은 건물 옆 온천공과 이어진 통에서는 온천수가 흘러나오며 하얀 김을 내뿜고 있었지만 정작 완공이 안 돼 관광객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몇몇 마을 주민들이 직접 간이 욕조 등을 갖다 두고 온천수를 담아 노천 온천욕을 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주민 황모씨(65)는 “25년 전 온천이 터졌을 때만 해도 관광지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지금은 온천단지 개발 4곳 다 흉물로 전락했다”고 푸념했다. 인천 강화군 석모도 온천개발사업이 20년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시와 강화군 등이 규제완화와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 일대를 수도권 최고의 온천관광휴양단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강화군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석모도 일대에서 50~70도(℃)에 미네랄 함량이 풍부한 자연 용출 해수 온천수가 잇따라 발견, 온천관광휴양단지 개발사업이 본격화했다. 개발 사업은 석모도 남단인 삼산면 매음리 일대 해명온천, AK(용궁)온천, 리안온천, 염암온천 등 모두 4곳이다. 그러나 온천개발사업 모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서해 연안의 해명온천은 일대 10만여㎡(3만여평)이 온천지구로 지정받았지만, 자본력 부족과 각종 규제에 묶여 방치 중이다. AK(용궁)온천도 온천 개발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사업자는 지난 2020년 123만3천150㎡에 400억원을 투입해 대중사우나·스파·휴게시설과 야외풀장 등이 있는 건물까지 완성했다. 하지만 진입로 매입과 온천수 배출 관로 설치 등의 비용 부담 등으로 운영도 하지 못하고 사업이 멈춰있다. 또 생활형 숙박시설 온천한옥마을에 온천수를 공급하는 리안월드는 건설사 교체와 사업자·분양자·토지주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공사가 중지된 상황이다. 유니아일랜드 골프장의 종합리조트단지 등에 온천수를 공급하는 염암온천도 온천수 불법 사용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화군 관계자는 “민간사업에 대한 행정의 과도한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며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운영 사실이 드러날 경우 현장 조사 후 규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덩치 하는 애들 무서워요”...기계 부수고 음란행위에 무인카페 ‘눈물’ [현장, 그곳&]

“취객도 많고 다른 진상도 많지만 제일 심한 건 청소년들이에요.” 24시간 운영하는 무인카페 사장들이 청소년들과 매일 밤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24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도내 무인카페들이 야간 시간대 청소년들의 무임 이용과 외부음식물 섭취 및 쓰레기 투기. 난동·소란 등 영업방해. 기물파손, 음란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시 아파트단지 가운데 위치한 한 매장, 점주 A씨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그간의 일을 쏟아냈다. A씨는 “무인카페를 운영하며 가장 큰 스트레스가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외부음식을 취식하는 행위다"라며 “특히 심야시간대 중고등학생들이 인근 편의점 등에서 음료나 과자, 음식 등을 사먹고 쓰레기까지 버리고 간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새벽 시간대 청소년들의 음란행위, 물건을 던지며 노는 행위도 비일비재하다”며 “아무리 경고해도 (당사자들이) 이를 고치지 않고 도리어 화를 내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토로했다. 수원시에서 4개 매장을 운영 중인 30대 점주 B씨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B씨는 “청소년들은 기본적으로 무인카페 시설이 익숙하다”며 “공간을 자기 집처럼 쓰니 일체형 의자에 눕는 등 다른 손님들이 올 수 없게끔 말 그대로 카페를 ‘점령’한다”고 말했다. 특히 B씨는 “한 덩치 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직접 얘기하기가 무섭다”며 “여자애들한테 경고를 해도 도리어 욕을 하거나 무시를 하는 등의 반응을 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무리지어 반복 방문하던 해당 매장에서는 여러 사건사고가 터지기도 했다. B씨는 “원목 테이블로 장난을 치던 무리가 테이블을 파손하자 경찰에 신고를 했다"며 “부모님과 함께 대동해 만남을 갖고서야 카페가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청소년 무리 중 한 명이 주먹으로 기계를 내려쳐 수리비용으로 140만원이 나온 적도 있다”며 “해당 기간 영업손실 등을 포함하면 손해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무인 매장 관련 민원 2천748건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무인매장 관련 민원 건수는 2022년 대비 1.91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발간된 ‘무인점포의 범죄피해 실태 및 형사정책적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무인매장 범죄의 48.5%가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무인 매장 절도 건수는 ▲2021년 3천514건 ▲2022년 6천18건 ▲2023년 1만847건으로 2년 사이 3배 이상 급증했다. 가해자의 57.3%는 10대였다. 경찰대 행정학과 노성훈 교수는 “범죄에 취약한 청소년기에 눈앞에 관리자가 존재하지 않는 무인점포에서 범행이 잦은 것은 당연하다”며 “주간 생활패턴이 정형화된 한국 청소년들이 심야시간 무인매장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노 교수는 “강력한 처벌의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 왜 무인카페에서 일탈행위를 하는지 주목,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청소년들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롭게 등장하는 무인매장의 흐름에 맞춰 프랜차이즈와 점주가 공간의 ‘안전비용'을 분담하는 등 관리자의 의무를 안내하고 청소년 대상 교육을 늘리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디로 피하나” 부천 참사 두 달, 여전히 막혀있는 시장 통행로 [현장, 그곳&]

22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경기일보 13일자 인터넷판 단독 등 연속보도)가 발생한 지 두 달이 흘렀지만, 대규모 인명 피해 요인으로 지목된 ‘통행로 내 물건 적치’가 전혀 개선되지 않는 등 경기지역 전통시장내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오전 수원특례시 팔달구 영동시장. 영하의 칼바람 속에서도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상인들이 가게 밖으로 내놓은 매대, 물건들을 피해 걸어 다니고 있었다. 장을 보러 나온 이모씨(67)는 “짐이나 매다가 너무 많아 길이 좁아진 탓에 마주 오는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치기 일쑤”라며 “만약 부천 사고 때처럼 차라도 돌진하면 피할 공간이나 있겠느냐”고 눈살을 찌푸렸다. 못골시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줄지어 선 상점들이 통행로의 절반가량을 막으면서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공간만 남았다. 이로 인해 시장을 오가는 시민들은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차량이라도 접근하면 피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같은 날 안양시에 위치한 호계종합시장 모습은 더욱 심각했다. 상점들의 불법 적치물과 하역 차들로 좁아질 대로 좁아진 보행로 사이로 배달에 나서는 이륜차가 보행자 사이를 곡예 하듯 질주했다. 이 때문에 차량과 이륜차, 이륜차와 사람, 사람과 차량이 부딪칠 뻔한 아찔한 순간들이 이어졌다. 부천제일시장 사고 이후 경찰은 물론 시군과 전통시장 상인회 사이들이 통행로 불법 적치물 단속 강화, 차량 진출입 제한 시간대 운영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제2의 부천제일시장’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회성에 그치고 있는 시장 통행로 내 물건 적치 단속을 상설화하고, 나아가 물건 적치, 차량 진출입 차단 시설물 설치 등 근본적인 대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전통시장에 대해 지자체가 적극 행정을 구현, 보행로 내 사고 위험 요소를 차단하고 장기적으로 통행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또 상인회를 대상으로 안전의식 고취 활동을 전개, 소상공인과 방문객 모두 안전한 시장 환경을 조성에 나서도록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부천제일시장)사고 이후 전통시장 통행로 내 불법 적치를 막고자 통행로 외곽에 실선을 칠하고 상인회와 개선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며 “순찰 활동 강화, 보조 시설물 설치 등 보행자 안전 확보 대책을 적극 수립,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단독] 부천 오정구 시장서 1t 트럭 시장 돌진 사고…21명 사상 [영상]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1113580132

“개관 땐 반짝, 지금은 빈집”...인천 첫 사회주택 ‘돋움집’의 몰락 [현장, 그곳&]

“처음 문 열고 반짝 청년들이 오가더니, 지금은 발길이 뚝 끊긴 지 오래입니다.” 22일 오전 10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5동의 한 다가구주택. 이곳은 서울의 한 사회적경제 주체가 인천도시공사(iH)로 부터 위탁받아 지난 2019년 문을 연 ‘청년 쉐어하우스’다. 3층 건물의 입구에는 사람이 드나든 흔적 대신 시멘트 포대 자루만 놓여 있다. 주택 안 화단의 나무들은 시들어 말라 죽어 있고, 창문 너머 1층 공유작업실과 공유주방은 텅 비어 있다. 인근 주민 A씨(68)는 “개관식 때는 청년들이 많이 오갔는데 점점 발길이 줄더니 1년 뒤부턴 사실상 빈집”이라며 “관리하는 사람만 가끔 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다가구주택도 마찬가지. 4층 규모 건물에는 ‘생활주택 by 돋움집’이라는 간판만 눈에 띈다. 한부모 가족의 맞춤형 주거와 공동체 활동을 결합한 주거 모델로 들어선 공간이다. 하지만 단순 가정집일 뿐, 공동체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층 커뮤니티 공방은 문이 굳게 닫혀 있고, 예약이 있는 날에만 간헐적으로 문을 열 뿐이다. 공방 운영자 B씨는 “입주 초기에는 한부모 가족들과 도예 체험 행사도 했지만, 지금은 거의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의 첫 사회주택 시범사업인 ‘돋움집 프로젝트’가 사실상 헛바퀴만 돌고 있다. 이날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iH)에 따르면 iH는 2019년 원도심 재생과 사회적 약자의 주거 안정 문제(주거복지)를 연계한 임대주택 공급 사업인 사회주택의 도입을 위해 시범으로 ‘돋움집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주택 리모델링 비용의 20%를 부담하는 대신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주택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iH는 부평구 부평5동에 연면적 218.57㎡(66평) 규모의 ‘청년 쉐어하우스’를 조성해 5명의 청년 입주자를 모집했고, 미추홀구 주안동에는 연면적 452.22㎡(137평) 규모로 5가구의 한부모 가정을 위한 사회주택을 만들었다. iH는 이 사업을 통해 청년과 한부모 가정, 예술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공방과 공유주방 등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해 원도심 활성화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돋움집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이후 수년째 사실상 실패했다. 부평 돋움집은 입주자가 1명 뿐이고, 주안 돋움집은 단순 주택으로 전락하는 등 당초 취지를 잃은 지 오래다. 초기 이들 돋움집을 맡은 사회적 경제 주체는 이미 계약기간이 끝나 모두 빠져나갔다. 한 사회적경제 업체는 “부평의 경우 청년 입주자가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하려면 프로젝트 단위로 입주가 이뤄져야 해 입주자가 없는 것이 당연”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안은 그나마 단독 생활 공간이라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하려면 사회적경제 주체의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 안팎에선 돋움집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정규 사업으로 확대하려면 관련 조례를 정비해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대중 인천시의원(국민의힘·미추홀2)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해 사회주택 조례를 마련한 만큼,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은 물론 재정적·행정적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인천지역 사회적경제 주체 발굴과 함께, 돋움집 프로젝트 등 사회주택 현실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인천시의회, "사회주택 제도적 기반 마련 시급…사회적 경제 주체 성장시켜야"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122580411

인천 혈액난에 '두쫀쿠' 이벤트…한파 뚫은 헌혈 이어져 [현장, 그곳&]

“두바이쫀득쿠키를 준다기에 야간 근무 끝내고 잠 안자고 헌혈하러 왔어요.” 21일 오전 10시께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 헌혈의집 주안센터. 30명이 넘는 시민들이 헌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평일 아침이기에 평소 같았으면 1~2명밖에 찾지 않았을 터다. 더욱이 이날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몰아쳤지만 시민들은 외투모자를 뒤집어쓰고 추위로 붉어진 얼굴만 빼꼼 내민 채 센터로 들어섰다. 혼자 방문한 중년부터 손을 잡고 함께 방문한 젊은 커플까지, 성별과 연령도 다양하다. 출근 전 짬을 내 찾아온 한 시민은 대기 시간이 1시간을 넘을 지 모른다는 안내를 듣고 발걸음을 돌린다. 또다른 시민은 밤샘근무를 마치고 잠을 자야 하지만 피로와 추위를 이기고 헌혈에 나서기도 했다. 이태영씨(36)는 “종종 헌혈을 하지만 오늘 하루 두쫀쿠를 준다고 해서 밤을 새고도 이곳을 찾았다”며 “평소 같으면 이 시간대에는 대기 없이 바로 헌혈이 가능한데, 1시간이나 기다린다니, 두쫀쿠가 대단하긴 한가보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겨울철 혈액 수급이 어려워 혈액원이 두쫀쿠를 동원하자, 한파를 뚫고 시민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헌혈한 시민에게 종전 제공하던 기념품세트·영화관람권·문화상품권 등에 더해 최근 유행하는 두쫀쿠를 제공한다. 단기 이벤트로, 지난 20일 헌혈의집 연수센터를 시작으로, 21일 주안·구월센터, 22일 작전·청라·부평·송도센터, 29일에는 지역 모든 센터에서 두쫀쿠를 제공한다. 센터당 선착순 50~80명까지 제공한다. 해당 이벤트는 앞서 지난 16일 서울중앙혈액원이 서울역·홍대·목동센터 등 7곳에서 시범운영 해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쿠키 200여 개를 준비했음에도 668명이 헌혈, 전 주 같은 요일 308명보다 배 이상 느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인천혈액원도 겨울철 추운 날씨 등으로 헌혈자가 줄어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같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지난 최근 3년 동안 1월 헌혈자 수는 평균 8천679명으로 다른 달 평균 9천687명보다 1천8명(10.4%)이나 적다. 더욱이 올해 1월1~20일 혈액보유량은 4.0~5.8일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10.7일분보다 훨씬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혈액보유량이 5일분 이상, 월 1만2천여명이 헌혈해야 혈액 수급이 원활한 것으로 보는 등 심각한 상태다. 그러나 혈액원이 진행한 이번 이벤트로 21일 주안센터 헌혈 예약자는 지난 주 같은 요일 25명에서 이날 108명으로 4.3배, 구월센터(35→123명)는 3.5배 늘었다. 22일 이벤트 예정인 작전(21→50명), 청라(15→50명), 부평(23→148명), 송도(18→79명)도 평소의 2.3~6.4배 예약이 몰린 상태다. 예약 없이 방문하는 시민까지 합치면 더 많은 헌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혈액원 관계자는 “이번 시범운영 기간에 반응이 좋으면 추가운영도 검토하겠다”며 “찾아가는 헌혈차도 병행하는 한편, SNS 공유 이벤트 등도 고민해 더 많은 시민이 이번 이벤트를 알고 따뜻하게 헌혈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견인만 하면 끝인가요?” 도로 곳곳 시커멓게 얼룩진 ‘노란색 흉물’ [현장, 그곳&]

“길바닥 여기저기 붙여진 채 방치된 견인 이동 통지서는 누가 관리하나요.” 16일 오전 11시께 인천경찰청 옆 도로. 불법주·정차 차량을 견인한 자리마다 노란색 ‘견인 이동 통지서’가 인도 연석을 따라 길게 붙어 있었다. 통지서는 손으로 쉽게 떼기 어려울 만큼 단단히 부착돼 있었고, 연석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이들 통지서들은 찢어져 있거나 비와 먼지로 시커멓게 얼룩져 지저분한 상태였다. 인근 아파트 주민 안성호씨(28)는 “불법주·정차 단속이 필요한 건 이해하지만, 주변 길이 통지서들로 뒤덮여 미관을 해친다”며 “누군가는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연수구 옥련동 능허대로 일대. 교통안전블록에는 견인 이동 통지서가 겹겹이 붙어 있었고 전봇대에 붙여져 있는 통지서들은 가장자리가 떠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인천 지자체들이 해마다 수천 대의 불법주·정차 차량을 견인하고 있지만, 견인 과정에서 남겨진 이동 통지서는 아무도 관리하지 않아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 관내 불법주·정차 견인 건수는 2023년 5천400건, 2024년 4천778건, 2025년 3천833건에 이른다. 현행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22조에 따르면 차를 견인할 때는 그 차가 있던 곳에 견인한 이유와 보관장소를 표시해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교통법이나 자동차관리법 어디에도 견인 이동 통지서를 누가, 언제, 어떻게 제거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차주는 통지서에 적힌 견인 보관소만 확인하고 통지서를 붙인 시설관리공단도 통지서를 제거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안팎에서는 견인 대상 차량의 차주가 차량을 찾으러 올 때 견인 이동 통지서를 지참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태완 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도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견인이 도시미관을 헤치고 있다"며 “이동 통지서에 ‘차량을 인도 받으려면 통지서를 회수해 보관소를 방문하라’는 안내 문구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고 했다. 이어 “나아가 길에 붙이는 통지서 대신 전화번호를 통해 모바일로 통지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의 한 구 관계자는 “견인 이동 통지서를 의무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면서도 “도로 환경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낮에는 연구원, 밤에는 배우…취미로 ‘번아웃’ 이겨내는 직장인들 [현장, 그곳&]

직장인들이 번아웃을 호소하는 시대, 일상의 소진을 ‘부캐(부 캐릭터)’로 치유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퇴근 후 가방 대신 대본이나 악기를 손에 쥐고 ‘진짜 자신’을 찾아 나선다. 수원 권선구의 한 지하 소극장. 유치원 교사 이수진씨(27)는 이곳에서 ‘선생님’이라는 수식어를 잠시 내려놓는다. 성우를 꿈꾸던 시절의 열정을 잊지 못해 무대를 찾았다는 그는, 유치원 행사가 코앞인 바쁜 일정 속에서도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며 극단으로 달려왔다. 수진씨는 “직장 끝나고 올 때는 힘들지만 여기서 오히려 에너지를 얻어서 집에 간다”고 말했다. 수원에 한 화학회사 연구원 김민수씨(가명·41)에게 극단은 ‘탈출구’다. 그는 “회사 생활을 하다가 번아웃이 크게 와서 2달 정도 휴직한 적이 있다”며 “그때 술 먹는 동호회들 말고 색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사팀 직원이자 쇼핑몰 운영자, 배우까지 ‘쓰리잡’을 소화하는 김정원씨(46) 역시 이곳에서 숨을 고른다. 낮에는 조직의 질서를 관리하고 밤에는 배역에 몰입하는 고된 일정이지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진짜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 덕분에 얼굴에는 생기가 돈다. 무대 위에서 대사로 감정을 쏟아내는 이들이 있다면, 강렬한 악기 소리에 몸을 맡기며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는 이들도 있다. 화성의 한 연습실에서 활동하는 밴드 ‘왓더페퍼’가 그 주인공이다. 밴드의 리더이자 18년 차 직장인 박석용씨(44·삼성전자 반도체 계열)에게 베이스 기타는 ‘자존감 회복제’다. 그는 “요즘 직장에서 내가 한없이 작아 보일 때가 있다. 일이 잘 풀릴 때는 ‘역시 나는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아닐 때는 ‘꼭 필요한 존재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밴드에 와서는 부캐(부캐릭터)처럼 베이스를 치고 멋지게 공연하면서 자신감을 되찾는다”고 말했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넘어, 성장의 즐거움을 찾는 이도 있다. 드럼 담당 김영식씨(39·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는 악기 배우기를 ‘게임’에 비유했다. 노력한 만큼 레벨이 올라가는 것이 눈에 보일 때의 쾌감이 업무의 피로를 잊게 한다는 설명이다. 보컬 양지혜씨(33·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역시 강렬한 록 사운드에 도전하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을 망설일 이유가 없는 최고의 투자라고 치켜세웠다. 기타 담당 주영욱씨(44·화장품 회사)도 벌써 직장 생활 15년차다. 그는 “회사 업무가 바쁘다 보니까 연습할 시간이 많이 없지만, 2주에 한 번 밴드 연습을 오면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2024년 남녀 직장인 342명을 대상으로 ‘번아웃 증후군 경험’을 주제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69.0%가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매우 자주 겪음:19.6%, 가끔 겪음:46.4%)’고 답했다.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 중 가장 효과가 있었던 것은 휴가 또는 휴직을 통해 휴식을 취했다는 의견이 응답률 47.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업무 외의 취미활동을 했다는 의견이 41.5%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찾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바라왔던 꿈을 꾸기도 한다는 것이다. 신강현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번아웃을 ‘에너지가 고갈되는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신 교수는 “말 그대로 에너지 소모가 계속되는 것”이라며 “퇴근하고도 회사에서 일을 계속 생각하면 치유가 안 된다. 따라서 직장인들이 취미생활을 갖는 이유는 직장에서 있었던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이는 ‘심리적 분리’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흔히 말하는 ‘부캐’가 도움을 준다”며 “직장에서 말고 또 다른 나를 만드는 것이다. 직장인 극단·밴드 등 취미활동에 몰입하면 성취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하천이 아니라 하수구 같아요”… 굴포천 상류, 악취에 시민 외면 [현장, 그곳&]

“창문을 열면 거실까지 하수구 냄새가 들어옵니다.” 16일 오후 5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구청역 3번 출구 앞 굴포천 상류. 물가 근처에 다가서자 특유의 하수구 악취가 진동한다. 물빛은 탁한 녹색을 띠고, 물 위에는 각종 쓰레기가 둥둥 떠다닌다. 특히 하천 유입 지점에 설치한 악취 차단용 하수박스 덮개는 이미 기능을 상실한 듯 보인다. 금속 박스 사이로 틈이 벌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매캐한 냄새가 빠져나온다. 또 굴포천 상류는 유속이 거의 정체한 상태로, 바닥에는 오염된 퇴적물이 쌓여 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김준호씨(46)는 “굴포천을 따라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지만, 냄새 때문에 자주 다니지 않고 있다”며 “여름철에는 집에서 창문을 열면 하수구 냄새가 들어와 힘들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굴포천 일대가 한겨울에도 악취가 진동하고, 녹색 탁수가 흘러 도심 미관을 해치고 있다. 이 일대는 부평1동과 산곡1·2동 등 15개 동, 약 33만7천명의 생활하수가 몰리는 지점으로 상류부 하수관로 종점에서 차집, 부천시 굴포하수처리장으로 이송한다.이 과정에서 하수 악취가 일어나고, 유속이 느려 오염물질이 정체하면서 수질 악화를 반복하고 있다. 또 폭우 때는 월류현상으로 하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며 악취와 수질 악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총 43억원을 들여 굴포천 상류 3.1㎞ 구간 오염토를 정화하고(11억원), 수질정화장치 2기를 설치하는(2억원) 환경정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수 차집관로 용량을 확장하고, 악취 차단막과 스프레이형 저감시설을 설치하는 데에도 28억원을 들여 악취 저감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선원(부평을) 국회의원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정승환 시 환경국장, 조인권 부평구 부구청장 등은 굴포천에 직접 방문해 굴포천 상류 일대의 악취 실태를 점검했다. 박 의원은 점검과 동시에 김 장관에게 굴포천 악취 해소를 위해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굴포천은 부평 시민들이 가장 가까이 접하는 생활하천이지만, 현재는 악취와 수질 문제로 외면받고 있다”며 “악취 제거와 수질 개선, 2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환경부와 인천시, 국회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비 사업을 통해 아이들이 발을 담글 수 있는 깨끗한 하천, 시민들이 산책하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굴포천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인천시와 협력해 오염토 정비사업과 수질정화시설 설치 등 굴포천 악취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송도 바다 위 요트 상상, 가슴 뛰어”…인천마리나협회, 도심형 K-마리나 ‘바다투어’ 마련 [현장, 그곳&]

“탁 트인 송도 바다 위로 수상 오토바이가 달리고 요트 돛이 펄럭일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네요.” 16일 오후 2시께 인천 중구 남항유어선부두. 은아3호가 우렁찬 엔진소리와 함께 부두에서 출발한다. 갈매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부두를 떠난 지 10여분, 은빛 바다 위로 드넓은 수평선이 펼쳐진다. 곧이어 시속 25㎞로 내달린 배가 육중한 교탑을 자랑하는 인천대교 밑으로 바다를 가르며 파고든다. 송도6공구 앞 바다 들어서자 송도국제도시의 건물들이 병풍처럼 드리운다.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계획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변성옥씨는 이날 인천의 해양산업 디자인을 고민하기 위해 배에 올랐다. 변씨는 “인천은 바다와 가깝지만, 막상 주민들의 삶과 닿아 있는 부분은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의 보물인 바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투어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인천의 도심형 K-마리나 사업을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인천 바다 위를 내달리며 머리를 맞댔다. 이번 바다투어는 ㈔인천마리나협회(IMA, Incheon Marina Association)가 오는 28일 ‘K-도심형 마리나 클러스터’를 주제로 여는 제1회 IMA포럼에 앞서 마련한 행사다. 행선지는 인천남항에서 출발해 송도 6·8공구와 11공구 등을 지나 인천송도국제캠핑장까지 이어졌다. 행사에는 IMA 정종택 회장과 신중식 부회장, 전찬기 인천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 등 전문가 15명이 참석했다. 전 교수는 인천대교를 가로지르는 배 안에서 해양도시 인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천이 서울을 능가하는 글로벌 톱텐 도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양문화산업을 일구기에 송도 앞바다는 최적의 장소”라며 “공항과 항만이 있고 주탑 사이 거리가 800m에 이르는 대교를 가진 곳은 인천 뿐”이라고 설명했다. 송도10공구 앞바다이자 워터프런트 2단계 지역인 남측수로에 들어서자 신 부회장이 뱃머리에 올랐다. 그는 “이곳이 인천의 K-도심형 마리나가 들어설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21㎞ 가까이 늘어선 수변공간을 개발해 레스토랑과 카페, 호텔 등을 만들고 1.5㎞ 구간 마다 슬립웨이를 설치해 친수공간으로 만들도록 조언하고 협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송도 앞바다 위로 요트와 보트, 수상 오토바이가 달릴 상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슬립웨이는 보트나 수상오토바이 등을 물에 띄우거나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만든 경사로로, 학생들의 해양 교육에도 유용한 시설이다. 협회는 방파제로 인해 접근성이 낮은 10공구를 마리나 MRO 단지로 개발하는 것을 제안하고, , 마리나를 단순한 요트 정박 시설이 아닌 도심 속 수변 생활·문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의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이곳 남측수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마리나를 포함한 워터프런트 사업을 위해 해양수산부와 매립면허 허가 논의를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송도에 수변공간과 마리나, 마리나 MRO 단지까지 조성하는 인천만의 ‘K-도심형 마리나’를 만드는데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다만 오늘은 그 대장정의 작은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에도 국민소득 3만7천달러 시대에 걸맞는 해양레져스포츠 산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바다투어와 포럼 등 각종 행사로 인천의 마리나 산업 부흥을 위한 관심을 끌어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보고 죽으란 거냐”...의왕 왕송호수 주민들 “환경 파괴 절대 반대” [현장, 그곳&]

“호수 인근에 주민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자원화시설(소각장)을 설치하면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말입니까.” 지난 14일 오후 5시께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 자원화시설 설치 관련 주민설명회 열린 의왕시 부곡동주민센터 대회의실 앞.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57)가 손사래를 쳤다. 주변에는 ‘왕송호수에 소각장 절대 반대, 철새 오는 왕송호수에 소각장 NO, 소각장 위협 왕송호수의 눈물’ 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왕송호수 인근에 추진 중인 소각장에 반대하는 내용의 문구들이 적힌 전단지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왕송호수 소각장 설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소각장 설치에 반대하는 서명도 받고 있었다. LH와 의왕시가 개최한 이날 설명회에는 의왕 부곡동 주민들은 물론 왕송호수 인근의 수원시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LH측이 설명회를 시작하려는 순간 자리를 가득 채운 주민들은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소각장을 설치하려 하느냐, 장소 등 설치계획을 다 정해놓고 이게 무슨 설명회냐 통보하는 거지, 주민들이 참석한 공청회 등 절차를 거친 뒤 설명회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며 목소리를 높여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주민들은 또 “소각장은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유해물질, 주변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된다. 왜 하필 수달과 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과 휜꼬리수리·큰 기러기 등 멸종위기 1·2급이 찾아오는 왕송호수 인근에 소각장을 설치하려 하느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LH가 의왕시 부곡동 왕송호수 인근에 추진 중인 소각장 설치에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설명회에 참석한 시 관계 공무원은 “신도시 조성 등에 따라 쓰레기처리시설이 필요한데 시는 자체 소각시설이 없어 인근 지자체 소각장과 민간업체 소각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소각장 시설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민설명회는 시작도 못한 채 질의 응답만으로 2시간 여만에 끝이 났다. 이날 안치권 부시장은 “주민들의 공감과 동의 없는 소각장 설치에 대한 추진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상반기 중 소각장 설치에 대한 조사용역을 발주해 입지와 적정 물량에 대한 용역을 통해 다시한번 면밀히 검토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의견을 적극 반영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대표, 전문가 등과 시의원이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지 선정부터 최종결정까지 공정한 절차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혀 왕송호수 소각장 설치 추진은 상당한 진통과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천공항 T2 이전 첫날 “한적해서 너무 좋아요” [현장, 그곳&]

“아시아나항공으로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출국할 때는 바빴는데, 2터미널로 옮기니 한적해서 좋네요.” 14일 오전 9시 10분께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3층 출국장 J체크인카운터.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01년 3월29일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25년간 사용한 제1여객터미널(T1)을 떠나 T2에서 운항을 시작한 첫날, 아시아나항공의 체크인카운터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T2 J카운터는 비즈니스석과 아시아나클럽 우수회원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석은 H카운터, 셀프백드랍은 G카운터에서 각각 이뤄진다. 이날 가족과 함께 오후 12시4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아시아나항공 OZ202편을 탑승할 예정인 최지원씨(37)는 “T2로 옮기니 T1보다 붐비는 것은 많이 괜찮아 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아시아나항공 이전 첫날이어서 예매를 할 때 다 정리가 안 됐을까봐 걱정했다”며 “하지만 생각보다 준비가 잘 돼 있고 자연스럽게 절차가 이뤄져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4시55분에는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출발한 OZ177편이 아시아나항공 운항 이래 처음으로 인천공항 T2에 도착했다. T2를 통해 처음 출발한 항공편은 오전 7시6분에 출발한 오사카행 OZ112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25년만에 인천공항 T1 운항을 마치고 이날 자정부터 T2 운항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대한항공과 함께 T2 J카운터 앞에서 운항 및 통합항공사 출범을 기념하는 행사를 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기장, 승무원 등 직원들은 함께 사진촬영을 하며 T2 운항 및 통합항공사 출범을 축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터미널 이전을 대비해 각 관련 부문에서 50명의 담당자를 선발, 지난 2025년 8월1일 전담 테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매주 100여개의 체크리스트를 점검하는 등 5개월간 터미널 이전을 준비했다. 이날부터 20일까지 7일간 안정화 기간을 운영해 문제점을 모니터링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다수의 승객들은 혼잡도가 높은 T1에서 T2로 이전 운항하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T2의 경우 대한항공 라운지를 아시아나항공 승객들이 함께 써야 하다 보니 밀집도가 높아져 이용에 불편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T2에서 만난 김아영씨(29)는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영국으로 갈 예정”이라며 “인천공항 T2를 처음 이용하는데 쾌적해서 좋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영국으로 출국 예정인 이인정씨(45)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T2 라운지를 대한항공과 같이 써야 해 앉을 자리가 부족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에서 1인당 4만원 상당의 음식 쿠폰을 주긴 했지만, 라운지를 이용하지 못하면 식당에서 밥만 먹고 돌아다녀야 해 불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T2에 모두 6개의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곳을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사용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말 완전 통합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이 별도로 T2 라운지를 추가 운영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승객들이 인천공항 T2 라운지 이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터미널 이전으로 나타날 수 있는 승객들의 혼선을 예방하고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라운지의 고객 수용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불편이 우려되면 마티나 라운지 등의 대체 라운지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출국장 안에서 사용 가능한 4만원 상당의 밀(MEAL) 쿠폰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 영종도, 어린이 느는데…“도서관에 읽을 책 없어요” [현장, 그곳&]

“아이들은 점점 늘어나는 데 책은 부족하고…독서습관 길러주기가 쉽지 않네요.” 13일 오전 9시께 인천 중구 중산동 영종하늘도서관. 겨울방학을 맞아 아침 일찍부터 어린이들이 부모 손을 잡고 어린이도서 코너를 찾았다. 어린이들은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려 좁은 통로를 계속 돌았지만, 책장 곳곳이 비어 쉽게 고르지 못했다. 아쉬운 대로 찢어져 테이프로 기운 책을 골라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운서동 영종도서관. 영종하늘도서관과 비교해 책장은 비교적 더 차 있었지만 정작 어린이들이 찾는 책은 없었다. 엄마 손을 잡고 방학숙제로 읽어야 할 책을 찾아 온 초등학생들은 실망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학부모 A씨는 “책을 구하러 영종도에서 가장 큰 도서관 2곳을 모두 돌았는데 찾지 못했다”며 “특히 방학 때는 수요가 몰려 책 구하기가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인천 영종도 공공도서관들에 어린이도서가 부족해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등에 따르면 영종도 공공도서관은 시립 영종하늘도서관, 시립 영종도서관, 구립 영종국제도서관, 별빛그림도서관 등 4곳이지만 어린이 도서는 모두 8만3천11권뿐이다. 영종도에 사는 어린이(0~12세)는 1만5천177명으로, 1명당 5.47권 꼴이다. 반면, 어린이 수가 비슷한 계양구(1만8천883명) 공공도서관은 18만7천210권의 어린이도서를 보유, 1명당 9.91권이나 된다. 더욱이 신도시인 영종도는 지난 3년 동안 어린이 인구가 해마다 수백명씩 늘어나고 있어 어린이도서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역에서는 늘어나는 어린이 수에 걸맞는 도서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광호 구의원(더불어민주당·나선거구)은 “영종신도시에 젊은 부부가 많이 들어옴에 따라 앞으로도 아이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어린이 독서환경에 대한 관심과 신속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신도시의 어린이 증가로 어린이도서가 부족한 점은 알고 있다”며 “도서관 예산 증액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어린이도서와 관련된 예산 배정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또 “특히 영종도서관의 경우 현재 시설 증·개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준공하는 대로 커진 시설에 맞춰 어린이도서도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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