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는 유명 영화감독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면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 들러보자. 서울 유일의 시네마테크,즉 실험 및 고전 영화 전용관인 이곳은 고전 영화에 조예를 가진 감독들을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 자리를 종종 마련한다. 고전 영화에서 영감을 얻으려 찾아오는 감독들도 많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앞으로 이곳에서 정기적인 영화 관람 모임을 가질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감독들에게 이처럼 각별한 사랑을 받는 반면 일반 관객들의 관심은 적어 서울아트시네마는 현재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2007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곳을 후원하기 위해 영화인들이 마련한 행사다. 이곳을 지지하는 영화인들의 모임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은 현재 옛 허리우드 극장에 세들어 있는 서울아트시네마를 돕고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후원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 영화제를 시작했다.
‘…친구들’ 대표인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봉준호 류승완 김지운 홍상수 김홍준 오승욱 감독과 김영진 정성일 등 영화평론가,배우 엄지원,유지태가 이번 행사에서 고전 영화를 1편씩 추천하고,상영 시간에 참석해 관객들과 대화를 갖기로 했다.
영화제와 관련해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감독 등이 참석해 고전 영화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내기도 했다. 박 감독은 “지금 여기서 보는 고전 영화들을 어릴 때 봤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감독이 됐을 것”이라면서 “사무실을 강남에서 대학로로 옮긴 것도 서울아트시네마와 가까이 있으면서 고전 영화들을 더 많이 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고전 영화들을 보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고 반성도 하게 된다”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도 고전 영화를 많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봉준호 감독은 “조합의 정기 모임을 앞으로 이곳에서 가질 예정이고 매달 상영작 중 한 편을 감독조합 추천작으로 정해 홍보에 활용토록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김기영 감독 회고전도 비중있게 진행된다. 봉 감독은 개막작이기도 한 김 감독의 ‘고려장’에 대해 “쿠엔틴 타란티노도 울고 갈 정도로 기괴한 장면들이 압도적인 영화”라고 소개했다. ‘정글 스토리’의 김홍준 감독이 한국 감독 22명에게 김기영 감독에 대한 생각을 물어 만든 다큐멘터리 ‘감독들,김기영을 말하다’도 특별 상영된다.
이밖에 영화제 기간에는 일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도플갱어’ 등)가 직접 참여하는 영화 학교 및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되며 헝가리 감독 빌리 와일더(‘뜨거운 것이 좋아’ 등) 특별전도 함께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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