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화제는 한국 여배우를 좋아해∼!

“국제 영화제 주연상은 여배우들이 책임진다!” 그동안 한국 여배우들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아온 경향이 이번 칸 영화제에서도 확인됐다. 국내 여배우 중에서 ‘씨받이’의 강수연이 19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세계 3대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 그는 ‘월드스타’라는 별칭과 함께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강수연은 1989년에도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영예를 안았다. 1988년에는 신혜수가 ‘아다다’로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1993년에는 상하이 영화제에서 오정해가 ‘서편제’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임권택 감독의 작품으로 임 감독은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1990년에는 심혜진이 낭트영화제에서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으로, 1991년에는 이혜숙이 몬트리올에서 장길수 감독의 ‘은마는 오지 않는다’로, 1994년 최명길이 김홍준 감독의 ‘장밋빛 인생’으로 낭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각각 받았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여우주연상 수상 행진은 2001년 재개됐다. 김호정이 문승욱 감독의 ‘나비’로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같은 해 서정이 김기덕 감독의 ‘섬’으로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에서, 다음해 장진영이 윤종찬 감독의 ‘소름’으로 같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문소리는 2002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로 베니스 영화제가 그해 신설한 신인배우상을 받은 데 이어 2003년 ‘바람난 가족’으로 스톡홀름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2004년에는 임수정이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으로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에서, 2005년에는 이영애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로 시체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이에 반해 남우주연상은 1993년 윤삼육 감독의 ‘살어리랏다’로 모스크바에서 수상한 이덕화, 2000년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수상한 박중훈, 2005년 뉴몬트리올 영화제에서 임태영 감독의 ‘안녕 형아’로 최연소 수상자가 된 박지빈, 2007년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시간’으로 수상한 하정우 정도에 그친다.

전도연,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강호 오빠 덕분”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이창동 감독의 영화‘밀양(Secret Sunshine)’으로 27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국내 여배우가 칸ㆍ베를린ㆍ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것은 1987년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이다.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동양계 여배우로는 2004년 홍콩 장만위 이후 두 번째. 이날 황금색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에 참석한 전도연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아, 아”라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말을 채 잇지 못했다.이창동 감독과 송강호는 벌떡 일어나 전도연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전도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믿기지 않는다.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 자격과 영광을 주신 칸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우주연상 수상은) 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고 이창동 감독님이 가능하게 했으며 (상대배우)송강호 씨가 신애라는 인물을 완전하게 만들었다”며 공을 돌렸다. 영화 밀양은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아들을 데리고 남편의 고향인 밀양에 내려온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전도연은 내면에서 깊은 방황을 하는 신애 역을 열연했다. 전도연은 현지에서 영화가 공개된 뒤 뛰어난 연기력으로 찬사를 받으며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제인 폰다, 칸 영화제 공로상 수상

반전운동가로 활발히 활동 중인 할리우드 여배우 제인 폰다(70)가 27일 폐막한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1946년 이후 지금껏 단 세 차례만 공로상을 시상한 칸 국제영화제는 폐막에 앞서 제인 폰다에게 공로상을 수여하는 깜짝 이벤트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역대 수상자는 감독 알랭 르네와 제라르 우리, 여배우 잔느 모로였다. AP통신은 "칸 영화제 질 쟈콥 집행위원장은 26일 저녁 명배우 고 헨리 폰다의 영화 '12명의 분노의 남자들(12 Angry Menㆍ1957)'의 특별 상영 후 열린 연회에서 그의 딸인 제인 폰다에게 공로상을 깜짝 수여했다"고 전했다. 쟈콥 집행위원장은 상을 수여하며 "칸 영화제가 FBI로부터 감시당하는 인물에게 상을 주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농담과 함께 "제인 폰다는 싸워서 이기는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제인 폰다는 1972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의 이라크전 반대 시위를 전개해와 미국 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깜짝 수상에 감격한 제인 폰다는 "오늘 밤 아버지가 나와 함께 계시는 것 같다. 모든 폰다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진보적이고 메시지가 강한 영화들에 출연했고 난 그를 통해 정의, 민주주의 등 중요한 것들을 많이 배웠다"면서 "난 아버지가 남긴 그 같은 유산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1960년 '키다리 이야기'로 데뷔한 제인 폰다는 1972년 '콜걸'과 1979년 '귀향'으로 두 차례 아카데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005년에는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퍼펙트 웨딩'에서 얄미운 시어머니 역으로 출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