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없는 것들 우디네 영화제 관객상 수상…김혜수 아시아의 모니카 벨루치 찬사

영화 ‘예의없는 것들’(감독 박철희)이 지난달 29일 폐막한 제9회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예의없는 것들’은 영화제에서 관객 평점 4.6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패트릭 탐 감독의 ‘아버지와 아들’ 일본 나카시마 데츠야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도 관객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3.98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는 유럽 영화제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괴물’ ‘타짜’ 등 한국영화 14편이 초청됐다. 한편 영화제 폐막작 ‘바람피기 좋은 날’의 김혜수는 ‘아시아의 모니카 벨루치’라는 찬사를 받았다. 영화제 조직위원장 사브리나 바라체티는 폐막식에 디바로 참석한 김혜수와 함께 무대에 올라 감사를 표하며 “아시아의 모니카 벨루치”라고 소개했다. 김혜수는 27일 우디네 누오보 죠반니 극장(teatro nuovo giovanni da udine)에서 특별전에 초청된 ‘타짜’의 프리미엄 상영회에 참석했다. 또 이탈리아의 라이라디오(RaiRadio) TV를 비롯, 30여개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제9회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지난달 20∼28일 열렸다.

부산 영화 후반작업기지 8월 착공

'영화의 도시' 부산의 핵심 인프라인 영화 후반작업기지가 오는 8월 착공돼 2008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PIFF) 기간에 준공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오는 8월 중순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내 시네포트단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2천100평 규모의 영화 후반작업기지 건립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총 322억여원이 투입되는 영화 후반작업기지에는 1단계로 필름 현상과 편집, 복원에 필요한 시설과 함께 컴퓨터 그래픽실, 시사실 등을 갖추게 되는데 준공 후 시범운영을 거쳐 2009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게 된다. 또 2011년에 녹음 시설 등 음향 관련 장비를 설치, 종합 후반작업기지로서의 면모를 갖출 전망이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오는 14일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한 뒤 지방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연간 50편에 가까운 장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30여편의 영상물이 촬영되고 있으나 후반작업시설이 없어 촬영 후에는 서울이나 외국으로 가서 작업을 하는 바람에 부가가치 창출이 크지 않다. 시 관계자는 "부산에서 촬영되는 영화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며 촬영 스튜디오의 활용도도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영화 후반작업기지가 마련되면 부산이 명실상부한 '영화의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영화표 1장에 10만 원짜리 영화관 탄생

영화표 한 장에 최고 10만 원짜리 '명품' 영화관이 탄생했다. CJ CGV는 "3일 CGV압구정점 신관 지하에 영화관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형태의 '씨네 드 쉐프'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씨네 드 쉐프는 말 그대로 영화를 보며 최고급 수준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CGV 측은 250평 규모의 씨네 드 쉐프에 일반 스크린 가격의 세 배인 고급 스크린을 도입했으며, 하이파이 음향과 '11.1 채널 사운드'를 갖췄고 보기 드문 바닥스피커까지 구비했다고 전했다. 또 영화관 좌석은 국내 최고가인 800만 원을 호가한다. 아랍 왕족 개인 영화관에서 주로 사용하는 의자라고 한다. 오성급 호텔 수준의 음식을 제공하며 수석요리사와 서비스 스태프로는 명문 레스토랑의 실무 경험이 있는 베테랑급 직원으로 배치했다. 점심식사(상영 1~3회차)의 경우 주중 6만 원, 주말 8만 원이며 저녁식사(상영 4~5회차)는 주중 8만 원, 주말 10만 원으로 책정됐다. 주차대행 서비스, 1:1 에스코트 서비스, 전용 엘리베이터 운영 등 일반 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도 도입한다. CGV 씨네마사업본부 김진환 본부장은 "샤넬, 구찌,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가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히 자리잡은 것처럼 영화관도 최고급 시설을 갖춘 명품 영화관을 만들어 새로운 문화코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며 다양한 명품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고급 사교장과 고급 문화의 중심지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새영화> 욕설 넘치는 기획코미디 '못말리는…'

코미디 영화 '못말리는 결혼'이 눈길을 끄는 것은 가수 출신 연기자 유진의 영화 데뷔작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최근 코믹 연기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중견 연기자 김수미와 임채무가 출연하기 때문일까. 혹자는 특별출연하는 윤다훈과 안연홍 콤비가 시트콤 '세 친구'에서 보여줬던 것 같은 웃음에 기대를 걸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 영화는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관객이 제목을 보고, 또는 등장인물을 보고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전통 계승을 몸소 실천하는 풍수지리가 지만(임채무)의 외동딸 은호(유진)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강남 큰손 말년(김수미)의 외아들 기백(하석진)과 연인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은 옥신각신하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하지만 달라도 너무나 다른 두 집안은 이들에게 넘지 못할 산이다. 가진 건 없으면서도 전통과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지만과 혀꼬부라진 소리로 되지도 않는 영어와 불어를 대화에 섞어 쓰는 걸 즐기는 강남 졸부 말년은 물과 기름 사이. 은호와 기백은 양쪽 부모의 허락을 받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나고, 두 사람은 결국 마지막 수단으로 양가 부모의 만남을 주선한다. 그러나 물과 기름 같은 그들의 날선 신경전은 갈수록 격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백이 소유한 땅을 둘러싼 두 사람 사이의 또다른 악연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반면 기백과 은호의 만남을 좌시할 수 없는 지만과 말년은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방해공작에 들어가고, 거기에 은호의 삼촌 지루(윤다훈)와 기백의 누나 애숙(안연홍)까지 가세해 사태는 점점 꼬여만 간다. 그렇지만 이런 부류의 코미디 영화 결말은 늘 그렇듯이 해피엔딩이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이 영화가 관객을 웃기기 위해 보여주는 갖가지 개그다. 대부분의 기획코미디 영화가 그렇듯이 '못말리는 결혼'에서도 중요한 것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나 개연성을 갖춘 플롯이 아니라 '얼마나 웃기느냐'다. 교양과는 담 쌓고 사는 강남 큰손으로 설정된 김수미는 말끝마다 '싯(shitㆍ제기랄)' '셧업(shut upㆍ입닥쳐)' 등의 영어 비속어를 남발한다. 비중으로 보나 설정으로 보나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주연은 김수미인 것 같다. 임채무의 개그는 점잖으면서도 비꼬는 말 속에 가시가 들어 있는 정도다. 그가 2002 월드컵 때의 한국-이탈리아전 주심을 패러디해 출연했던 광고를 영화 속에서 코미디 소재로 써먹는 것은 웃기고 기가 막히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기획코미디란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석진은 이들에 비해 크게 존재감이 없는 편이며 윤다훈-안연홍 콤비는 아니나 다를까 '세 친구'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위기라는 충무로에서 여전히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고 개봉된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놀라울 따름이다. 메가폰을 잡은 김성욱 감독은 '여선생 vs 여제자' '선생 김봉두' 등에서 조감독으로 일한 경력이 있으며 '못말리는 결혼'이 감독 데뷔작이다. 1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당신은 진짜 친구가 있나요? ‘친구 영화’ 두 편…정진영 “내 곁엔 늘 신정근”

가족의 달 5월에 ‘가족처럼 소중한’ 단짝 친구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두 편이 관객을 맞는다. 한국영화 ‘날아라 허동구’와 프랑스의 ‘마이 베스트 프렌드’(원제 Mon Meilleur Ami)가 그것. ‘단짝 친구’ 다룬 영화 두 편 개봉 물론 ‘날아라 허동구’는 1차적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열한살 동구와 아버지 허진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가족영화다. 그러나 영화 속을 들여다보면 동구와 짝 준태, 허진규와 그의 평생 친구 상철을 통해 인생에서 단짝 친구가 차지하는 의미를 조용히 역설하고 있다. ‘마이 베스트 프렌드’는 영화의 설정 자체가 ‘10일 안에 진정한 친구 찾기’라는 내기가 중심축이다. 자기만 안다고 비난 받는 프랑수아가 내기에 이기려 친구 찾기에 나섰다가, 단짝 친구를 만들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과연 우리에게 친구라고 당당히 내세울 만한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 영화는 묻는다. 정진영-신정근 ‘찰떡 호흡’ 이유 있었다 ‘날아라 허동구’의 ‘동구 아빠’ 정진영을 26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상철(신정근 분)에게 물질적으로 계속 퍼주는 듯하지만, 실은 정신적으로 기대고 있는 허진규(정진영 분). 어쩌면 동구(최우혁 분)와 준태(윤찬 분)가 어른이 된 뒤의 모습일 수도 있는 진규와 상철의 우정, 신정근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물었더니, 재미있는 사연이 돌아온다. “호흡 좋았죠, 사실 신정근씨와 저는 영화 밖에서도 친구거든요. 영화 속 정진영 옆엔 늘 신정근이 있습니다. ‘황산벌’에서 처음 봤어요. 제가 맡은 김유신의 동생 김흠순 역할을 했는데요, 연기를 아주 잘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뒤로 ‘달마야,서울 가자’ ‘와일드 카드’ ‘왕의 남자’에 내리 같이 다녔죠. ‘왕의 남자’에서 연산이 활을 쏴 죽이는 상대가 바로 이 친구입니다. 이젠 연기력을 인정 받아 데리고 다닐 필요가 없어요. 이번 ‘날아라 허동구’만 해도, 저와는 상관 없이 캐스팅 된 겁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친구가 얘기가 나오니 정진영의 자랑이 늘어진다. 신정근의 ‘얄밉게 맛있는’ 상철 연기 상철은 튀긴 닭을 파는 진규 가게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면서도 홀짝홀짝 생맥주를 따라마시는가 하면, 딸까지 불러 간식으로 닭을 먹이고, 아내의 실적을 위해 보험을 강매한다. 아내 없이 IQ 60짜리 아들을 키우는 어려운 진규 처지에, 저런 친구를 왜 붙여두나 싶을 정도로 얄밉게 빌붙어 지낸다. 하지만 동구가 없어지면 제 아들처럼 발벗고 찾아 나서고, 진규가 없을 땐 ‘대리 아빠’도 해주고, 바쁠 땐 닭 배달도 하고, 무엇보다 진규가 아프자 진규보다 먼저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한다. 미워할 수 없게 얄미운 상철을 스크린 위에 만들어낸 신정근의 ‘맛있는’ 연기는 영화에 활기, 관객에게 큰 웃음을 제공한다. 친구를 더욱 빛나게 하는 정진영의 연기 신정근의 호연은 오롯이 본인의 재능과 노력의 결과지만, ‘상대배우를 위해 여백을 남겨 놓는’ 정진영의 특성에서도 기인한다. 정진영은 자기 혼자만 튀며 연기파 소리를 듣는 배우도, 작품을 적절히 끌어 올리면서 제몫도 잊지 않고 챙기는 배우도 아니다. 작품 전체의 틀과 흐름을 먼저 생각하고, 공연하는 배우들의 몫을 챙기는 배우다. ‘날아라 허동구’ 속 신정근의 모습은 지금까지 어느 영화보다 크고 자유로워 보인다. 신정근 뿐 아니다. 영화의 양대 축이라 할 동구 역의 최우혁, 동구의 야구부 코치를 맡은 권오중, 잠깐 등장하지만 상철 부인 역의 박경옥까지 모두 빛난다. 카리스마 넘치는 주연배우 하나에 뒤덮여 ‘보이지 않는’ 조연들과 달리, 배역의 크기만 다를 뿐 모두가 동구네 동네의 주민들이고 ‘날아라 허동구’의 주연들이다. 영화에선 튀지 않게, 인터뷰는 도맡아 그래도 주연을 맡았는데, 튀고 싶은 욕심이 없었을까. “영화를 고를 때 ‘내가 어느 정도 보일까’를 따지지 않아요. 나와 생각이 맞는 시나리오, 감독, 배우들과 함께 하는 걸 좋아합니다. 사실 ‘날아라 허동구’는 동구의 영화입니다. 허진규는 그저 아버지로서 동구 곁에 있어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나이가 들어선가요, 내 연기보다는 영화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 배역이 주어지네요.” 영화에선 다른 배우들을 위해 화면 속 공간과 기회를 내줬던 그가 영화가 끝난 뒤 진행된 언론사 인터뷰는 도맡았다. 정진영은 ‘좋은 영화인데 몰라서 못 보는 관객이 있을까봐’ 배우된 이후 처음으로 홍보를 자처하고 나섰고, ‘날아라 허동구’를 위해 50여 차례의 인터뷰를 강행했다. ‘친밀한 타인들’ 작가-감독 다시 뭉쳤다 ‘마이 베스트 프렌드’는 ‘친밀한 타인들’을 쓴 작가 제롬 토네르와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이 다시 손잡고 만든 영화다. 영화 ‘마농의 샘’에서 마농이 흘리고 간 리본을 가슴에 꿰매던 남자, ‘제8요일’에서 다운증후군 환자 조지와 푸른 들판을 걷던 다니엘 오떼유의 신작이기도 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골동품 딜러 프랑수아(다니엘 오떼유 분)는 평생 친구 하나 만들지 못한 인생 낙제생이다. 어쩌다 동료들과 열흘 안에 친구를 데려오라는 내기를 하게 된다. 친구라고 자신하며 찾아간 사람들에게 프랑수아는 면박을 넘어 모욕을 당한다. 다니엘 오떼유-대니 분의 ‘따뜻한’ 호흡 기한은 다가오고, 어느날 지나가는 동네 강아지와도 쉽사리 친구가 되는 택시기사 브루노(대니 분 분)를 만난다. 그에게 ‘친구 사귀는 법’에 관해 한수 가르침을 받기로 한 프랑수아. 환한 미소와 친절한 말투를 지닌 브루노는 세상의 온갖 상식을 줄줄이 꿴 ‘잡학 사전’이다.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데다, 숨겨진 상처로 인해 사실 브루노에게도 친구가 없다. 뭔가가 결핍된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친구’가 되는데, 이대로 영화가 끝나진 않는다. 포스터 속 모습처럼 두 사람이 다시 나란히 걷게 되기까지 굴곡과 반전이 지뢰처럼 놓여 있다. 정진영과 신정근의 찰떡 호흡에 만만찮게 따뜻한 앙상블을 보여주는 다니엘 오떼유와 대니 분의 연기, 프랑스식 유머와 웃음도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사진=‘날아라 허동구’ ㈜타이거픽쳐스, ‘마이 베스트 프렌드’ ㈜유레카픽쳐스.

전주국제영화제 인력운용 등 한계

개막 나흘째인 전주국제영화제가 운영상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영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지만, 관객이 늘어나면서 영화제를 즐기러 찾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받는다. 특히 이벤트 부족과 홍보 미숙, 행사공간의 협소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전주메가박스를 중심상영관으로 전주영화의 거리 일대를 주요 행사장으로 꾸린 영화제는 야외공연과 거리공연 등의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시민들이 영화축제를 즐기기엔 크게 부족하다. 또한 영화의 거리에 설치한 설치물도 낮에는 오히려 통행에 장애물이 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살리는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차량통제와 관련해서도 영화제 측은 예년과 같은 방식으로 통제를 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차량과 인파가 종종 섞이면서 영화의 거리가 전체적으로 무질서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홍보미숙도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영화제를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언론들이 모였지만 공식적인 기자회견외에서 영화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티켓발권과 관련해서도 예매발권과 현장판매를 분리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매진 상황도 알리지 않아 관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와관련 집행위 관계자는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이 늘어나면서 현재의 인력으로는 감당하기가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조직과 예산 등에 대한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영화제를 찾은 평론가들은 섹션이 잘 정돈되고, 작품의 수준도 안정화된 것 같다며 신인·독립·저예산영화를 중심에 두는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성격이 제대로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제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29일 오후 1시 현재 객석점유율이 88%로 지난해 81%보다 늘어났다.

'반전(反轉) 강박증'에 사로잡힌 영화계

한국영화계가 '반전 강박증'에 사로잡힌 듯하다. 최근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국영화 중 상당수가 마지막에 반전을 내세워 관객을 깜짝 놀래킨다. '뷰티풀 선데이'와 '극락도 살인사건'에 이어 26일 개봉한 박신양 주연의 '눈부신 날에', 5월1일 개봉하는 차승원ㆍ류덕환 주연의 '아들', 이대근 주연의 '이대근, 이댁은' 역시 관객이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바꾼다. 더욱이 이들 작품은 부성애 또는 가족애를 내세운 가족영화여서 클라이맥스에서 반전을 꾀한 이러한 전개가 '신선함을 주며 영화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한다'는 긍정적인 평과 '무리한 반전으로 관객을 당혹스럽게 만든다'는 부정적인 평을 동시에 받고 있다. 반전은 통상 의외성과 함께 치밀함을 함께 가질 때 더욱 충격적이어서 가족영화 장르에서 전혀 뜻하지 않았던 전개를 보일 때 관객이 새롭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반면 하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의 영화가 잇달아 반전을 꾀한 까닭에 되레 식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아들과 아버지, 혹은 딸과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반전이란 어찌 보면 관객이 가장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미 시사회 이후 관람평 등을 통해 깜짝 놀랄 결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관객이 극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반전을 예상하고 왔을 때 영화적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튼실히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 영화들의 관람평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자칫 스포일러(영화 결말이나 내용을 밝히는 것)가 돼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 반전을 소개하지 않는 선에서 영화의 느낌과 내용을 밝혀야 하므로 에둘러 표현해 영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느낌을 쓰지도 못하는 것. 작품에 따라, 관객에 따라 반전의 가치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리지만 '반전'이라는 극적 장치가 빈번히 사용되는 것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평이 우세하다.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최근 가족영화들이 잇달아 반전을 꾀하고 있는데 한참 진심이 담긴 연기에 빠져 있다가 충격적인 반전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새로움보다는 오히려 진실성이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아 당혹스러웠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영화평론가 전찬일 씨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지닌 극적 구성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평범한 순간에 담겨 있는 비범함을 끄집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극적 효과로 충격을 주고자 한다"고 꼬집었다. "모든 영화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 하에 그는 "등장인물이 끌어가는 감정의 결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최근 등장한 한 가족영화의 경우 '가족의 탄생'처럼 혈연중심의 가족주의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메시지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며 "시치미 떼고 반전을 꾀하는 게 아니라 영리한 관객이라면 눈치챌 수 있게 영화 전체에 어떤 흐름이 있어야 한다.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반전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들'을 만든 장진 감독은 "한층 넓은 의미의 아버지와 아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과연 아버지와 아들의 감정이 어떻게 확대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 '식스센스' '디 아더스' '유주얼 서스펙트' 등과 한국영화 '장화, 홍련' 등 훌륭한 반전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처럼 이들 영화도 관객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