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래보기 세계기록 도전하세요"

(연합뉴스)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 CJ CGV(대표 강석희)는 24일 왕십리점에서 영화 오래 보기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대회를 연다고 4일 밝혔다. CGV와 듀라셀이 공동으로 마련한 '제1회 영화 오래 보기 대회'는 24일 정오에 시작해 300명의 참가자 전원이 모두 잠들 때까지 진행된다. 현재 세계 기록은 2005년 노르웨이에서 수립된 70시간 33분이며, 한국 기록은 2005년 스카라 극장에서 세워진 66시간 41분 56초다. 이번 CGV 대회에서는 영화 한 편이 끝나면 5분, 세 편이 끝나면 15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지며 그 외에는 쉬지 않고 영화를 관람해야 한다. 주어진 휴식 시간을 이용해 식사와 용변 등을 해결해야 하고 상영 중 화장실에 가거나 휴대전화 통화를 하면 탈락 처리된다. 또 진행요원 수십 명이 캠코더로 참가자들을 촬영해 5초 이상 눈을 감거나 대화를 하는 경우, 인위적으로 눈이 감기지 않도록 조치하는 경우, 관람 중 옆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등이 적발되면 탈락 조치된다.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26명의 의료진도 대기하며 미성년자는 참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상영작은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다. 신기록을 세우지 못하더라도 1등에게는 상금으로 현금 300만원이 주어지며, 2등은 200만원, 3등은 100만원을 받는다. 또 참가자 전원은 듀라셀 경품을 받을 수 있다. 참가 희망자는 15일까지 전국 CGV 영화관과 CGV 홈페이지에 참가를 원하는 이유를 남기면 된다. 당첨자는 18일 CGV 홈페이지와 개별 통보를 통해 발표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우리가 책임져요">

자원봉사 합격자 발표..이색 JIFF지기 '눈길' (전주=연합뉴스) 오는 4월30일부터 아흐레 동안 열리는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에서 러시아인 교환학생과 대학생 남매, 40대 공무원 등 다양한 자원봉사자 'JIFF지기'들이 활동하게 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2일 영화제의 원활한 진행을 도울 JIFF지기 합격자 3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러시아에서 온 엘레나 호클로바(24.여)씨는 익산 원광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이다. 엘레나씨는 지난 2007년에도 JIFF지기로 활동한 바 있어 이번이 두번째 참여다. 능숙한 우리말 실력을 자랑하는 엘레나씨는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추억이 잊혀지지 않아 다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준표(27)·지연(24) 남매는 이번에 함께 노란 점퍼를 입고 영화제 현장을 누빈다. 오빠는 안내팀에서, 동생은 초청팀에서 일하게 됐다. 해외 게스트의 스케줄을 책임질 동생 지연씨는 "가족을 대표해서 관객과 게스트가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겁게 관람하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내팀에서 일하게 될 김진(40.여)씨는 익산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매력을 몸으로 느끼고자 지원했다는 김씨는 "JIFF지기 스태프의 강의를 우연히 들었다가 즐기면서 일하는 모습에 반했다"며 "민원인에게 언제나 친절로 대하려 노력하듯 관객을 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역대 JIFF지기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기술자막팀 이경택(24)씨는 2007년부터 매년 JIFF지기로 일해온 베테랑이다. 상영관 내 영사지원 파트를 맡아온 이씨는 올해 필름트래픽 파트에서 상영작이 담긴 필름을 상영관에 전달하는 중요한 업무를 담당한다. 한편 올해 JIFF지기는 326명 모집에 1천350명이 지원, 역대 가장 많은 지원자수를 기록했다. 이들은 오는 4월25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데이비드 핀처 "'괴물' 놀라운 영화"

(서울=연합뉴스) "한국 영화 중에서는 '괴물'을 재미있게 봤어요. 상당히 놀라운 영화입니다. 풍자적인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데이비드 핀처(47) 감독은 29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임을 의식한 듯 "'괴물'이 가장 재미있게 본 한국 영화다"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다음달 12일 개봉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지다가 어린 아이가 돼 세상을 떠나는 남자 벤자민 버튼의 일생을 담은 영화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2년작 동명 단편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다음달 열리는 아카데미영화제에는 최다인 13개 부문에서 후보로 오르며 주요 부문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영화의 프로모션차 일본을 방문 중인 핀처 감독은 영화에 대해 "한 인간의 일생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대한 스토리가 가장 큰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벤자민 버튼이 여러 인물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때로는 상처를 얻으며 삶을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뒀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과 성격이 그가 만나는 사람들에 의해 완성되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원작 소설은 그동안 수 많은 감독들에 의해 영화화가 시도됐지만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진다'는 설정 때문에 한번도 스크린에 옮겨지지 못했었다. 감독은 원작 소설의 영화화에 대해 "우리(제작진) 역시 17년 동안 끌어온 오래된 프로젝트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의 프로듀서들이 오랫동안 기획하던 프로젝트였는데 나는 6년 전 연출 제안을 받으며 합류했다"며 "그 때는 이미 원작과 꽤 다른 이야기로 줄거리가 발전이 돼 있었다. 한 인물이 그의 일생 동안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느끼는지 한꺼번에 보여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핀처 감독은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파이트 클럽'(1999년)으로 유명한 거장이다. 1992년 '에이리언3'로 데뷔한 뒤 '세븐'(1995년), '패닉 룸'(2002년), '조디악'(2007년) 등 만드는 작품마다 기발한 상상력과 안정된 연출력으로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그가 '세븐'과 '파이트 클럽' 이어 브래드 피트와 3번째 작업한 영화다. 감독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브래드 피트의 배우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래드 피트가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는 것 같느냐'고 묻자 "예전에는 시간이 많았었죠"라는 대답이 웃음과 함께 돌아왔다. "스타가 된 뒤의 브래드 피트가 훨씬 편안해 보여요. 지금은 특히 스튜디오의 세트에서 영화 촬영을 하는 것 말고도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런 점이 그를 더 완전한 인간이자 배우로 만드는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영화 재미있었냐", "2시간 45분의 상영 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았느냐"며 영화에 대한 반응을 묻던 감독은 "한국을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그 곳의 팬들이 영화를 즐기도록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신작보다 낫다" 재개봉영화에 열띤 반응

(서울=연합뉴스) 극장가에서 관객을 확 잡아끌만한 새로운 기대작이 적어지자 옛 영화 재개봉 바람이 불고 있다.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 한번 보려는 팬들이나 예전에 관람 기회를 놓쳐 아쉬워했던 관객들의 호응 역시 이어지고 있다. 2001년 단관 개봉해 5만명을 모으며 히트한 프랑스 영화 '타인의 취향'도 22일부터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중년 남녀 6명의 다양한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평일인 22일 1개관에서 4차례 상영에서만 300명을 모아 배급사를 깜작 놀라게 했다. 루이 말 감독의 1987년작 '굿바이 칠드런'은 지난해 12월 24일 개봉해 한달간 6천명을 모았다. 그러고도 지난 주말에도 관객점유율 66.7%(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전체 상영작 가운데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디 영화로는 놀라운 22만명의 흥행 성적을 냈던 2007년 개봉작 '원스' 역시 주연 배우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15일 3개관에서 재개봉했고, 지난 주말 사흘 동안만 2천496명을 끌어모았다. '해피 고 럭키'는 지난해 11월 개봉해 이번달 초 막을 내렸다가 주연배우 샐리 호킨스가 골든글로브상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자 15일 다시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서 개봉했고, 지난 주말 좌석점유율 4위(44%)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재개봉할 작품은 더 있다. '배트맨' 시리즈로는 유일하게 국내에서 406만명을 동원하며 흥행한 '다크나이트'는 배우 히스 레저의 사망 1주기를 맞아 내달 19일부터 전국 50여 개 스크린에서 재개봉한다. 대규모 개봉했던 할리우드 영화가 적지 않은 수의 스크린에 다시 걸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극장전', '해변의 여인' 등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영화들로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홍상수 감독의 지난해 개봉작 '밤과 낮'은 29일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에서 재개봉한다. 1993년 쥘리에트 비노슈의 연기와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 푸른색의 화면이 조화를 이뤄 국내 관객들에게도 크게 사랑받았던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영화 '블루'는 29일 스폰지하우스 재개봉한다. 주연 배우들의 내한 공연, 사망 1주기, 배우의 수상 등 다른 일정과 맞물려 개봉하기는 했지만 재개봉이 잇따르고 있는 기본적인 이유는 재관람을 희망하는 고정 팬들이 있고 소문도 쏠쏠히 나 있어 성과를 거두기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번 더 보고자 하는 마니아들이 있고, 이미 한번 관객의 검증을 거친 작품이라 새로운 관객에게도 볼 만한 영화라는 인식을 심어주기기가 신작보다 쉽다는 것. '굿바이 칠드런'에 이어 '타인의 취향'을 재개봉한 영화사 백두대간의 전지영 과장은 "다른 볼 만한 신작이 없기도 하지만 재개봉작은 예전의 기억을 가지고 오는 관객과 소문을 듣고 오는 관객들이 많다"며 "신작은 홍보를 열심히 해도 다른 개봉작들에 묻혀버릴 위험이 크지만 검증된 재개봉작은 소문이 좋게 나있어 관객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연휴 한번쯤 ‘스크린’ 나들이를…

올 설 개봉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과 톰 크루즈의 작전명 발키리다. 유일한 한국 코미디 영화인 정준호의 유감스러운 도시도 관심거리로 3편 모두 연휴 직전인 22일 개봉됐다. 여기에 월트디즈니가 만든 애덤 샌들러의 코미디 베드타임 스토리와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드라마 체인질링도 같은 날 관객 몰이에 나섰다. 신작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누적 관객수 700만명을 향해 순항 중인 과속 스캔들이나 조인성주진모 주연의 쌍화점이 흥행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적벽대전2작전명 발키리유감스러운 도시 3파전>지난해 1편을 보고 혹시 전투신이 적어 실망했던 관객도 최후의 결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돌아온 2편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본격적인 전투는 2편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화려함과 오우삼 감독 특유의 누아르적인 액션 스타일이 섞인 스펙터클이 볼만하며 전투를 앞둔 양측의 심리전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제갈공명이 10만개의 화살을 모으는 초선차전(草船借箭)이나 수백 척의 배가 불타오르는 화공전(火攻戰)은 압권이다.작전명 발키리가 흥행 경쟁에서 갖는 장점은 바로 톱스타 톰 크루즈의 관객 동원력과 히틀러 암살 기도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있다. 히틀러와 독일에 대한 유대인들과 할리우드의 강박 관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흡인력 있는 줄거리로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연출력은 혀를 내두를 만 하다.설 연휴 개봉된 유일한 한국 영화인 유감스러운 도시는 코미디물로 정준호와 정웅인, 정운택 등 두사부일체의 출연진이 다시 모여 만든 조폭영화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흔한 조폭영화 장르이면서 관객에게 신선함을 전해줄 매력포인트가 약하다는 건 문제다. <그래도 웃기는 영화!>설 연휴에는 그래도 웃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을 위한 코미디 영화들도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아무 생각없이 웃다가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길 바라는 관객이라면 지난 8일 개봉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비카인드 리와인드를 추천한다. 다소 기괴한 느낌이면서 어느 순간 웃음을 끌어내고 마지막에는 찡한 기분까지 안기는 미셸 공드리의 코미디에는 상업 코미디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다. 착한 코미디를 바라는 관객은 애덤 샌들러와 디즈니라는 두 이름이 상징하는 베드타임 스토리가 있다. 현실과 주인공들이 지어내는 동화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지는 이 영화는 판타지의 세계, 어렵지 않은 줄거리, 해피엔딩이 있는 전형적인 가족 코미디다.시끌벅적 유쾌한 코미디가 그립다면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사영화 못지않게 떠들썩한 마다가스카2도 있다. 1편에서 뉴욕의 동물원을 탈출했던 춤추는 사자 알렉스와 동물 친구들이 아프리카에 불시착하면서 야생동물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험담이다. <긴 설연휴 하루쯤은 연인과 함께~♡>이번 설 연휴 극장가에 걸리는 로맨스 영화들은 전형적인 달콤함보다는 다른 장르가 서로 버무려져 색다른 감동을 주는 영화들이 많다.댄싱퀸을 꿈꾸며 살던 미국의 평범한 여자가 이집트 남자와 사랑에 빠져 이집트로 날아갔다가 벨리댄스를 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 롤라. 벨리댄스의 본고장에서 뉴욕식 벨리댄스를 추면서 이집트인들의 이목을 끈다는 줄거리와 함께 열정적인 음악과 유혹적으로 몸을 흔드는 벨리댄스가 단연 최고의 볼거리다.가난한 거리의 가수들이 펼치는 노래와 로맨스를 담은 아일랜드 영화 원스는 흥행 돌풍에 힘입어 1년 반만에 재개봉 됐다.로맨틱 호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내건 영화 티스도 이색적인 로맨스를 선사한다. 신화에 등장하는 바기나 덴타타(이빨 달린 성기)라는 흥미로운 배경 설정에 로맨스 영화와 호러 영화의 특징들이 잘 버무려져 있는 로맨틱 코미디다.<대작이 지겨운 관객들이라면>설연휴 기간동안 예매하는 것을 잊었거나 상업영화에 이력이 난 관객들이라면 잠시나마 삶을 뒤돌아볼 수 있는 영화를 추천한다.해외에서 먼저 화제가 된 한국산 다큐멘터리 워낭소리는 처음으로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는 독립 다큐멘터리다. 80세에 가까운 농부와 그의 부인, 그리고 부부가 30년을 키워온 마흔살 된 늙은 소의 말년을 묵묵히 그리고 있다. 나이듦과 죽음, 그리고 이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돋보인다.체인질링은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뭉쳐 큰 관심을 모은 영화다.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아들 월터를 잃어버린 홀어머니 크리스틴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냉정하고 가혹한 세상에서 인간이 짜낼 수 있는 극한의 용기와 의지, 희미하게 찾아오는 희망과 구원을 이야기하며 인간에 대한 집요한 고찰이 그에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문화소식> 영화'킹콩을 들다' 크랭크인

(서울=연합뉴스) ▲ 역도를 소재로 한 영화 '킹콩을 들다'(감독 박건용, 제작 RG엔터웍스ㆍ공동제작 씨엘엔터테인먼트)의 촬영이 20일 전남 여수에서 시작됐다. '킹콩을 들다'는 88올림픽 역도 동메달 리스트였지만 부상으로 단란주점 웨이터를 전전하다 보성여중 역도부 코치를 맡게 된 이지봉 선생과 제자들이 그려나가는 실화를 다룬 영화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막바지 촬영 중인 이범수가 역도부 코치역을 맡았으며 '여고괴담3'ㆍ'언니가 간다' 등에 출연했던 조안이 역도부원으로 변신한다. 영화는 대부분의 장면이 전라남도 보성군에서 촬영된다. 보성군은 체육관과 군청 등 촬영장을 제공하고 1억원의 현금을 제작비로 지원하며 전폭적인 후원에 나서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이 오는 29일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에서 재개봉된다. '밤과 낮'은 대마초를 피우다 들켜 프랑스로 도피한 화가(김영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작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영평상, 부일영화상, 부산영화평론가상의 작품상을 수상하며 평론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스폰지하우스는 영화의 재개봉을 기념해 29일 홍상수 감독과 관객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영화사 파인트리엔터테인먼트는 '장군의 아들' 시리즈의 속편에 출연할 신인배우를 뽑기 위해 공개오디션을 마련한다. 참가자는 다음달 20일까지 영화사에 우편(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85-15번지)으로 참가 접수를 하거나 영화사의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pinetreeent)에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새영화> 가족용 판타지 '잉크하트'

(서울=연합뉴스) 영화 '잉크하트-어둠의 부활'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전 세계에서 제대로 대박을 터뜨렸던 제작사 뉴라인 시네마의 새 판타지 시리즈 1편이다. 뉴라인 시네마는 '반지의 제왕'으로 대중과 평단 양쪽의 지지를 받았던 과거의 영광을 되돌리려 2007년 '황금나침반'을 만들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새로 내놓은 것이 코넬리아 푼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3부작 '잉크 하트'다. 그러나 책속의 인물들이 현실 세계로 툭 튀어나오고 이야기가 현실화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의 '잉크 하트'는 유리한 출발점에 섰으면서도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는 못했다. 제본사 모(브랜던 프레이저)는 소리 내어 책을 읽으면 그 속의 인물들을 현실로 불러내는 초능력을 가진 '실버통'이다. 모는 이 사실을 모르고 9년 전 어린 딸 메기에게 '잉크하트'라는 책을 읽어주다가 책 속의 인물인 어둠의 제왕 카프리콘과 불을 다스리는 마법사 더스트핑거를 현실로 불러낸다. 그와 동시에 아내 리사는 책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카프리콘은 현실 세계를 마음에 들어하고, 다시는 소설 속으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잉크하트'를 가지고 종적을 감춘다. 모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딸 메기(엘리자 호프 베넷)와 함께 '잉크하트'의 다른 출간본을 찾아헤매고 9년 만에 책을 찾아내지만 카프리콘의 방해에 부딪친다. '잉크하트'이 호소할 수 있을 만한 관객층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다. 서로를 끔찍이 위하는 가족이 있고, 주인공들 모두 열성적으로 책과 이야기를 사랑한다. 신나는 모험 끝에 가족애를 확인하는 줄거리 역시 교훈적이다. '신밧드의 모험', '오즈의 마법사', '라푼젤' 등 동화 속 주인공이 눈앞에서 걸어다니는 환상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도시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은 매혹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족용임이 명백한 만큼 '반지의 제왕'과 같은 웅장하고 압도적인 서사에 선악의 경계와 인생의 명암을 넘나드는 복잡미묘한 이야기, 매력적인 중간세계 캐릭터들을 기대하는 성인 관객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주기 쉽다. '잉크하트'에서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대사 하나하나는 지나치게 교과서적이라 오히려 인간적이지 않다. 이야기에는 복선이나 상징성을 찾아보기 힘들고 어린이용 동화만큼이나 쉬운 권선징악의 구성으로 흘러간다. 주인공들을 방해하는 악의 세력은 너무 어리석고 허술해 매력이 없고 어둠의 절대악조차 섬뜩함과는 거리가 멀다. 헬렌 미렌이 연기한 메기의 이모할머니, '잉크하트'를 쓴 작가 등 더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조역들도 단순한 조력자에 그쳤다. 전체 관람가. 29일 개봉.

<새영화> 깔끔한 만듦새 '마린보이'

(서울=연합뉴스) 젊은 수영 강사 천수(김강우)의 꿈은 도박판에서 멋지게 한탕 한 다음 태평양의 환상적인 섬 팔라우로 뜨는 것이다. 마음은 이미 팔라우의 파란 바다에 가 있지만 현실에서 천수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도박판에서 큰돈을 잃고 빚까지 지게 된 그는 마약 밀매를 위해 목숨을 걸고 현해탄을 건너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으며 한편으로는 마약 밀매 조직을 소탕하려는 경찰에 협조해야 하는 처지다. 천수의 운명은 그 자신이 아니라 마약 밀매 조직의 무시무시한 보스 강 사장(조재현)과 강 사장 못지않게 포악한 경찰관 김반장(이원종)의 손에 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두 사람의 손바닥 안에 있는 처지. 강 사장의 여자 유리(박시연)와 사랑에 빠져 함께 탈출하려 하지만 상황은 그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간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 '마린보이'의 설정은 누아르 영화의 전형과 비슷하다. 꿈을 가진 주인공은 그 꿈을 향해 발버둥을 쳐보지만 허우적댈 뿐이고, 누구의 편인지 알수 없는 팜므 파탈(치명적 여성)은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누아르의 틀에서 출발하지만 영화가 갖는 톤은 다른 범죄액션물처럼 가벼운 편이다. 바다를 헤엄쳐서 마약을 운반하는 '마린보이'(Marine boy)라는 이야깃거리와 유리를 둘러싼 천수와 강 사장의 삼각관계, 후반부 엎치락뒤치락하며 벌이는 두뇌싸움 같은 상업 영화의 요소들이 버무려져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아귀가 잘 맞는 스토리와 깔끔하고 속도감 있는 편집에 있다. 복잡한 스토리를 말끔하게 풀어나가는 화법이 좋으며 풍성한 요소들을 화면에 담아 관객들 앞에 깔끔하게 풀어내는 연출력도 신인 감독의 영화 같지 않다. 여기에 조재현이나 이원종 같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든든한 호연에 김강우나 박시연의 매력이 조화를 이루는 연기 앙상블도 좋은 편이다. 깔끔한 만듦새를 갖췄지만 영화는 후반으로 가면서 힘이 부친 듯 보인다. 캐릭터 설정이나 배경 설명이 장황한데 반해 반전이 드러나고 격투가 펼쳐지는 클라이맥스가 짧은데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까닭이다. 컴퓨터그래픽 티가 많이 나는 장면들도 간혹 등장해 눈에 거슬린다. '복수의 엘레지', '잠복근무-29일째' 같은 단편을 만들었던 윤종석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미녀는 괴로워'를 히트시켰던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제작했다.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