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개봉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과 톰 크루즈의 ‘작전명 발키리’다.
유일한 한국 코미디 영화인 정준호의 ‘유감스러운 도시’도 관심거리로 3편 모두 연휴 직전인 22일 개봉됐다.
여기에 월트디즈니가 만든 애덤 샌들러의 코미디 ‘베드타임 스토리’와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드라마 ‘체인질링’도 같은 날 관객 몰이에 나섰다.
신작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누적 관객수 700만명을 향해 순항 중인 ‘과속 스캔들’이나 조인성·주진모 주연의 ‘쌍화점’이 흥행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적벽대전2·작전명 발키리·유감스러운 도시 ‘3파전’>적벽대전2·작전명>
지난해 1편을 보고 혹시 전투신이 적어 실망했던 관객도 ‘최후의 결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돌아온 2편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본격적인 전투는 2편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화려함과 오우삼 감독 특유의 누아르적인 액션 스타일이 섞인 스펙터클이 볼만하며 전투를 앞둔 양측의 심리전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제갈공명이 10만개의 화살을 모으는 ‘초선차전’(草船借箭)이나 수백 척의 배가 불타오르는 화공전(火攻戰)은 압권이다.
‘작전명 발키리’가 흥행 경쟁에서 갖는 장점은 바로 톱스타 톰 크루즈의 관객 동원력과 히틀러 암살 기도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있다. 히틀러와 독일에 대한 유대인들과 할리우드의 강박 관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흡인력 있는 줄거리로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연출력은 혀를 내두를 만 하다.
설 연휴 개봉된 유일한 한국 영화인 ‘유감스러운 도시’는 코미디물로 정준호와 정웅인, 정운택 등 ‘두사부일체’의 출연진이 다시 모여 만든 조폭영화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흔한 조폭영화 장르이면서 관객에게 신선함을 전해줄 매력포인트가 약하다는 건 문제다.
<그래도 웃기는 영화!>그래도>
설 연휴에는 그래도 ‘웃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을 위한 코미디 영화들도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웃다가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길 바라는 관객이라면 지난 8일 개봉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비카인드 리와인드’를 추천한다. 다소 기괴한 느낌이면서 어느 순간 웃음을 끌어내고 마지막에는 찡한 기분까지 안기는 미셸 공드리의 코미디에는 상업 코미디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다.
착한 코미디를 바라는 관객은 애덤 샌들러와 디즈니라는 두 이름이 상징하는 ‘베드타임 스토리’가 있다. 현실과 주인공들이 지어내는 동화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지는 이 영화는 판타지의 세계, 어렵지 않은 줄거리, 해피엔딩이 있는 전형적인 가족 코미디다.
시끌벅적 유쾌한 코미디가 그립다면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사영화 못지않게 떠들썩한 ‘마다가스카2’도 있다. 1편에서 뉴욕의 동물원을 탈출했던 춤추는 사자 알렉스와 동물 친구들이 아프리카에 불시착하면서 야생동물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험담이다.
<긴 설연휴 하루쯤은 연인과 함께~♡>긴>
이번 설 연휴 극장가에 걸리는 로맨스 영화들은 전형적인 달콤함보다는 다른 장르가 서로 버무려져 색다른 감동을 주는 영화들이 많다.
‘댄싱퀸’을 꿈꾸며 살던 미국의 평범한 여자가 이집트 남자와 사랑에 빠져 이집트로 날아갔다가 벨리댄스를 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 ‘롤라’. 벨리댄스의 본고장에서 뉴욕식 벨리댄스를 추면서 이집트인들의 이목을 끈다는 줄거리와 함께 열정적인 음악과 유혹적으로 몸을 흔드는 벨리댄스가 단연 최고의 볼거리다.
가난한 거리의 가수들이 펼치는 노래와 로맨스를 담은 아일랜드 영화 ‘원스’는 흥행 돌풍에 힘입어 1년 반만에 재개봉 됐다.
‘로맨틱 호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내건 영화 ‘티스’도 이색적인 로맨스를 선사한다. 신화에 등장하는 ‘바기나 덴타타(이빨 달린 성기)’라는 흥미로운 배경 설정에 로맨스 영화와 호러 영화의 특징들이 잘 버무려져 있는 로맨틱 코미디다.
<대작이 지겨운 관객들이라면…>대작이>
설연휴 기간동안 예매하는 것을 잊었거나 상업영화에 이력이 난 관객들이라면 잠시나마 삶을 뒤돌아볼 수 있는 영화를 추천한다.
해외에서 먼저 화제가 된 한국산 다큐멘터리 ‘워낭소리’는 처음으로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는 독립 다큐멘터리다. 80세에 가까운 농부와 그의 부인, 그리고 부부가 30년을 키워온 마흔살 된 늙은 소의 말년을 묵묵히 그리고 있다. 나이듦과 죽음, 그리고 이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돋보인다.
‘체인질링’은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뭉쳐 큰 관심을 모은 영화다.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아들 월터를 잃어버린 홀어머니 크리스틴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냉정하고 가혹한 세상에서 인간이 짜낼 수 있는 극한의 용기와 의지, 희미하게 찾아오는 희망과 구원을 이야기하며 인간에 대한 집요한 고찰이 그에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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