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유감스러운 도시' 유감

(서울=연합뉴스) 흥행에 있어서 조폭영화 '유감스러운 도시'의 장점은 '익숙함'이다. '투사부일체'의 출연진이 모여 만든 이 영화는 한국형 장르인 충무로 조폭영화의 틀 그대로다. 흥행성이 검증된 정준호ㆍ정웅인ㆍ정운택 트리오가 출연하고 익숙한 이야기틀과 익숙한 대사, 익숙한 설정이니 겉모습으로는 극장 좌석에 파묻혀 부담없이 보기에 별 무리가 없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장점이 익숙함이라면 이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은 식상함이다. 영화는 익숙한 것들을 재치있게 변주하지 못하고 그저 뻔하게만 풀어간다. 캐릭터나 줄거리, 유머의 코드나 대사에서 지겹게 봐왔던 충무로 조폭 코미디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조폭들은 말끝마다 욕이고 눈치 없는 녀석은 괜히 나서다가 보스에게 쥐어터진다. 영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진 조폭도 등장하고 경찰관은 전라도 사투리를 듣고 따라하며 조폭 수업을 받는다. '두사부일체', '넘버3', '목포는 항구다', '가문의 영광', '미스터 소크라테스' 같이 조폭이 나오는 영화에서 수없이 봐왔던 설정과 유머다. 문제는 웃음을 유발하는 설정이 이들 영화만 못하다는 데 있다. 그저 뻔한 이야기와 뻔한 대사를 뻔하게 따라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는 패러디의 묘미도 갖추지도 못했다. 홍콩 영화 '무간도'의 장면이나 대사를 다르게 꼬는 식의 재치를 갖추지도 못했으니 패러디보다는 짜깁기에 가깝다. 이런 까닭에 '무간도'나 이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인 '디파티드'의 팬이라면 실망을 넘어서 분노의 감정까지 갈 수도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상상도 못할 코미디'라는 영화의 홍보문구가 와 닿는 순간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22일 개봉.

엄태웅 "영화 첫 주연, 긴장됩니다"

(연합뉴스) "영화를 하면서 이렇게 분량 많고 주인공이었던 것 처음이네요." 영화 '핸드폰'(감독 김한민)의 주연 배우 엄태웅은 12일 오전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스크린에서 첫 주연을 맡은 소감으로 "긴장되고 걱정된다"고 말했다. '핸드폰'은 매니저 승민(엄태웅)이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면서 시작된다. 전화 안에는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승민에게 마지막 희망인 여배우 진아의 섹스 동영상이 들어있다. 휴대전화를 주운 이규(박용우)는 승민에게 전화를 돌려주는 대신 위험한 요구를 조건으로 내건다. 엄태웅은 이 영화를 긴박감이 넘치는 스릴러로 정의했다. "극장에 관객들이 팝콘과 콜라를 들고 가잖아요. 하지만 '핸드폰'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어서 나중에 콜라와 팝콘이 그대로 남아있을 만한 영화입니다." 엄태웅은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흥행에 성공한 이후 2번째 장편으로 '핸드폰'을 내놓은 김한민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섬세하다고 말했다. "뒷모습이 나오는 장면을 찍는데 감독님이 '아까는 외로운 뭔가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게 없어'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찍었는데 '이번엔 그 느낌이 있다'고 하세요. 사실 저는 그 차이를 전혀 몰랐습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엄태웅의 뒷모습에 '강한 느낌'이 있어 디테일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엄태웅의 상대역 박용우에 대해서는 '분량에 관계없이 연기를 먼저 생각하는 좋은 배우'라고 설명했다. "엄태웅과 박용우의 배역이 바뀐 게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박용우는 목소리나 분량적인 면에서 역할을 따지는 배우는 아닙니다. 연기적인 지점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배우죠." 박용우는 "분량이 그렇게 적지는 않다"고 웃으면서 맞받았다. "영화에는 '농축미'라는 게 있습니다. 결정적인 의미나 영화의 주제의식을 포함하고 있는 인물이라면 분량은 크게 관계없죠. 그리고 분량이 그렇게 적은 건 아니에요." 박용우는 휴대전화를 통한 목소리 연기를 주로 선보인 데 대해 "이렇게 목소리가 많이 나온 적이 없어 내 목소리가 낯설었다"고 말했다. "목소리를 의식하면서 연기한 적이 없었거든요. 이번에는 녹음한 걸 들어가면서 연기했죠. 이규는 평면적으로 절대악인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서 일상적으로 얘기하는 식으로 연기했습니다." 김 감독은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왜 핸드폰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없었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히면서 '핸드폰'을 한국적인 공포 스릴러라고 강조했다. "도시에 살고 있는 두 남자에 대한 이야기에 한국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섬을 떠돌며 자연과 싸우면서 찍었던 '극락도 살인사건'를 토종 스릴러, 어촌 스릴러라고 부른다면, 이번 '핸드폰'은 도시 스릴러, 생활 스릴러입니다." '핸드폰'은 19일 개봉한다.

대학생 선정 최고 한국영화 '추격자'

(서울=연합뉴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대학생들이 2007년 11월~작년 11월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 영화로 선정됐다고 대학내일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대학내일신문이 한국리서치와 함께 작년 11월27일~12월9일 서울 소재 10개 대학 학생 1천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추격자'는 최고의 한국 영화를 꼽는 항목에서 28.1%의 득표로 19%를 얻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을 제치고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원신연 감독의 스릴러 '세븐데이즈'는 6.9%로 3위, 임순례 감독의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6.8%)이 4위, 정윤수 감독의 '아내가 결혼했다'가 4.1%로 5위에 올랐다. 최고의 한국 영화 문항에서 2위에 오른 '놈놈놈'은 가장 실망한 영화를 묻는 설문에서도 가장 많은 10.8%의 득표율을 보이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 항목에서는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곳에'(4.8%),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4.4%), 박용집 감독의 '용의주도 미스신'(4.3%), 전윤수 감독의 '미인도'(3.4%)가 많은 표를 얻었다. 최고의 한국 영화감독으로는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이 27.4%를 얻어 13.6%를 얻은 '놈놈놈'의 김지운 감독을 제쳤으며 최고의 남녀 배우로는 하정우(19.5%)와 손예진(34.5%)이 뽑혔다. 최고의 커플을 묻는 질문에는 '아내가 결혼했다'의 김주혁-손예진 커플이 20.9%를 얻어 '멋진 하루'의 하정우-전도연(6.9%)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영화는영화다ㆍ테이큰 대박에도 빈손>

(서울=연합뉴스) 작년 의외의 '대박' 영화로 주목받은 한국 영화 '영화는 영화다'와 수입 영화 '테이큰'을 투자ㆍ제작했거나 수입한 영화사가 흥행 수익도 받지 못한 채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11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는 영화다'의 투자ㆍ제작사인 스폰지이엔티와 '테이큰'의 수입사 와이즈앤와이드 엔터테인먼트는 배급사인 '스튜디오2.0'으로부터 흥행 수익을 배분받지 못했다. '스튜디오2.0'의 대표 A씨는 2달여째 잠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수입은 극장이 자신의 몫을 제외한 수익금을 배급사에게 주면 배급사는 여기에서 배급 수수료만 빼고 수익금을 투자사나 수입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정산된다. 투자사는 이 중 일부를 제작사 몫으로 나눠주고 홍보사 등 관련 업체에 대한 대금을 치르는 방식으로 수익이 분배된다. 배급사는 상영 종료 이후 90일 안에 수익금을 투자사나 수입사에 정산하는데 두 영화 모두 정산 기한을 넘어섰지만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영화는 영화다'는 제작비 6억5천만원을 들이고도 전국 130만명을 동원하며 히트했으며 비교적 저가에 수입한 '테이큰'은 238만명을 동원해 역시 대박을 이뤄냈다. 스폰지와 와이즈앤와이드가 스튜디오2.0으로부터 받아야 할 수익금은 각각 35억원과 60억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튜디오 2.0은 1999년 만들어진 전신 튜브엔터테인먼트 시절부터 충무로에서 활발하게 투자ㆍ배급ㆍ제작을 벌여온 중견 영화사다. 튜브엔터테인먼트 시절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로스트 메모리즈', '내츄럴 시티' 등을 투자ㆍ배급했고 현재는 코미디 '돌플레이어'와 한일 합작영화 '샤라쿠'를 준비 중이었다. 의외의 히트작을 내고도 받아야할 돈을 떼일 처지에 놓인 스폰지와 와이즈앤와이드는 소송을 통해 서로 다툼을 벌이는 상황이 됐다. 스튜디오2.0은 '영화는 영화다'가 상영 중이던 작년 10월 '테이큰'의 대금 지불을 요구하는 와이즈앤와이드에 '영화는 영화다'의 수익금을 극장에서 받을 권리를 넘겨주는 '채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는데, 스폰지측이 소송을 통해 이 계약의 행사를 막은 것. 스폰지측은 '영화는 영화다'의 수익금에 대한 권리가 배급사인 스튜디오2.0에 있지 않은 만큼 이 계약이 성립하지 않다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고 법원은 지난달 이를 받아들여 스폰지측의 손을 들어줬다. 스폰지와 와이즈앤와이드는 이 문제에 대해 본안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해당 영화들이 떠들썩한 흥행작이었던데다 문제가 된 배급사 스튜디오2.0가 충무로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중견 투자ㆍ배급사라는 점에서 영화계는 이번 사태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익명의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경영이 어려워진 스튜디오2.0이 이전 영화에서 생긴 빚을 새 영화의 수익금으로 갚다가 일이 커진 것 같다"며 "쇼이스트나 벤티지 홀딩스처럼 중견투자사들이 문을 닫거나 투자 중단을 발표하는 가운데 생긴 일이라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영화 투자 시장이 더 경색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 점유율 8년래 최저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영화의 극장 관객 점유율이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CJ CGV가 발표한 '2008년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극장을 찾은 1억4천917만명 가운데 한국영화를 본 관객은 42.5%에 불과한 6천343만77명으로, 2007년보다 20.7%(1천662만1천452명) 줄었다. 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은 2002년의 48.3% 이후 2003년 53.4%, 2004년 59.3%, 2005년 58.7%, 2006년 64.6%로 계속 상승하다가 2007년 50.9%로 떨어졌고 지난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40%대를 기록했다. 이런 수치는 CGV가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것일뿐 아니라 영화진흥위원회 통계 자료와 비교보면 2000년 35.1%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영진위는 아직 2008년 점유율을 집계하지 않았지만 CGV 통계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만명 이상을 동원한 한국영화 역시 2006년 16편, 2007년 10편보다 줄어 8편이었다. 한국영화의 힘이 약해지자 외화 관객의 3년 연속 증가에도 전체 극장 관객수는 줄었다. 지난해 1억4천917만7천119명으로 2007년보다 5.3%(834만293명) 줄었고 2006년보다는 10.5%(1천7566만6천57명) 감소했다. 지난해 흥행 10위권에는 한국영화가 5편, 외화가 5편 들었다. 최다 관객을 모은 영화는 686만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었으며 513만명의 '추격자'가 뒤를 이었다. 외화 1위이자 전체 3위인 '맘마미아!'는 460만명을 모았으며 '쿵푸 팬더'(459만명), '강철중:공공의 적1-1'(443만명)이 뒤를 이었다.

<연초 극장가 독립영화 화제작 잇단 개봉>

'워낭소리' 오는 15일ㆍ'낮술' 다음 달 5일 개봉 (연합뉴스) 국내외 영화제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은 한국 독립영화들이 잇따라 극장에서 개봉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가 오는 15일, 유럽 주요 영화제 중 하나인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낮술'이 다음달 5일 각각 관객들을 만난다. 이들 영화는 최근 주류 영화계에서는 해외 영화제 초청 소식이 뜸해진 가운데 국제 영화제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제작비 역시 상업영화와는 비교가 힘들만큼 적다. '낮술'은 1천만원으로 만든 초저예산 영화이며, '워낭소리'는 한정된 공간에서 2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만큼 제작비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다. ◇ 감동의 다큐 '워낭소리' = 방송용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던 이충렬 감독의 첫번째 극장용 다큐멘터리 영화로, 노년의 부부와 나이 든 소 사이의 교감을 담아낸 감독의 진중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최우수 다큐멘터리에 주어지는 피프메세나상을 탔고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오는 15일 열리는 세계 독립영화의 축제 선댄스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한국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감독의 카메라는 여든에 가까운 할아버지 농부와 그의 부인, 그리고 부부가 30년을 키워온 마흔살 된 늙은 소를 담담히 바라보며 나이듦과 죽음, 그리고 이별에 대해 얘기한다. 내레이션도 없고 배경 음악도 많지 않으며 굴곡이 심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닌 '유기농' 영화이지만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감독의 목소리 톤이 강하지 않아서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감독은 "삶의 내리막길에서 소와 아버지가 빚어낸 아름다운 교감과 눈물겨운 헌신을 그리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 재기발랄 '낮술' =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년)이 수상한 바 있는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공식상인 '특별언급'을 받아 주목받은 영화다. 신인 노영석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영화사 일레븐 아츠에 현지 판권이 판매됐고 오는 3월 미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는 토론토 영화제, 테살로니키 영화제, 스톡홀롬 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호평을 얻었으며 내년에 열리는 홍콩영화제, 부에노스 아이레스 영화제, 코펜하겐 영화제, 위스콘신 영화제 등으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만들어진 한국 영화 중 '필견'의 영화로 손꼽힌 까닭에 해외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에게는 유난히 프린트를 보여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는 게 영화진흥위원회 해외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연한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즉석에서 강원도 정선행 여행을 떠나는 소심남과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그렸다. 술과 여자, 여행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유쾌한 웃음과 함께 담고 있다. 배급사인 영화사 진진은 "최근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니터 시사에서 90%에 가까운 관객들이 만족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독립영화이지만 관객 호응도가 유난히 높아서 흥행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영화> 머쓱한 전기영화 '비발디'

(서울=연합뉴스) 8일 개봉하는 영화 '비발디'는 전기 영화가 객관성을 잃었을 때 얼마만큼 실망스러울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작곡가로 불리는 비발디의 일생을 소재로 하면서도 정작 그의 삶을 시기 순으로 단조롭게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영화는 먼 발치에서 비발디의 인생을 듬성듬성 훑기만 한다. 관객들이 정작 궁금해 하는 비발디의 음악은 배경 음악 수준에 그칠 뿐이며, 작곡의 동기가 될 만한 사건이나 작곡 당시 비발디의 심리 따위는 가볍게 생략한다. 전기 영화이면서도 인물을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우를 범한 셈이다. 그 대신 영화는 비발디를 둘러싼 나쁜 소문들을 방어하는 데 집중한다. '비발디 기념사업회' 쯤 되는 단체가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영화가 그려내는 비발디는 현실에 없는 인물처럼 올바른 행동만 일삼고 주변 인물들은 한결같이 그를 모략하는 데만 온 힘을 쏟는 악당들이다. 잘난 척하는 비발디와 비발디 치켜세우기에 바쁜 감독에 관객들은 머쓱해 질 뿐이다. 18세기 이탈리아의 베니스. 가톨릭 사제였던 비발디는 천재적인 바이올린 연주 실력과 작곡 능력을 타고났다. 이 덕분에 음악학교 교사로 일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몸을 약해 정작 미사는 봉헌하지 못하자 베니스 교구의 주교로부터 미움을 산다. 워낙 실력이 뛰어난 까닭에 그의 명성은 이탈리아를 넘어 온 유럽에 퍼지고 그가 쓴 오페라 역시 큰 인기를 모으지만 여배우와의 밀애 같은 좋지 못한 소문도 꼬리를 문다. 비발디가 베니스 출신인 만큼 배경은 주로 이탈리아지만 프랑스 출신 감독 장 루이 길예르모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프랑스 제작사가 제작했다. 주인공 비발디는 '파리넬리'(1995년)로 유명한 이탈리아 배우 스테파니 디오니시가 연기했다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