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보다 낫다" 재개봉영화에 열띤 반응

(서울=연합뉴스) 극장가에서 관객을 확 잡아끌만한 새로운 기대작이 적어지자 옛 영화 재개봉 바람이 불고 있다.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 한번 보려는 팬들이나 예전에 관람 기회를 놓쳐 아쉬워했던 관객들의 호응 역시 이어지고 있다.

2001년 단관 개봉해 5만명을 모으며 히트한 프랑스 영화 '타인의 취향'도 22일부터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중년 남녀 6명의 다양한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평일인 22일 1개관에서 4차례 상영에서만 300명을 모아 배급사를 깜작 놀라게 했다.

루이 말 감독의 1987년작 '굿바이 칠드런'은 지난해 12월 24일 개봉해 한달간 6천명을 모았다. 그러고도 지난 주말에도 관객점유율 66.7%(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전체 상영작 가운데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디 영화로는 놀라운 22만명의 흥행 성적을 냈던 2007년 개봉작 '원스' 역시 주연 배우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15일 3개관에서 재개봉했고, 지난 주말 사흘 동안만 2천496명을 끌어모았다.

'해피 고 럭키'는 지난해 11월 개봉해 이번달 초 막을 내렸다가 주연배우 샐리 호킨스가 골든글로브상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자 15일 다시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서 개봉했고, 지난 주말 좌석점유율 4위(44%)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재개봉할 작품은 더 있다.

'배트맨' 시리즈로는 유일하게 국내에서 406만명을 동원하며 흥행한 '다크나이트'는 배우 히스 레저의 사망 1주기를 맞아 내달 19일부터 전국 50여 개 스크린에서 재개봉한다. 대규모 개봉했던 할리우드 영화가 적지 않은 수의 스크린에 다시 걸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극장전', '해변의 여인' 등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영화들로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홍상수 감독의 지난해 개봉작 '밤과 낮'은 29일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에서 재개봉한다.

1993년 쥘리에트 비노슈의 연기와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 푸른색의 화면이 조화를 이뤄 국내 관객들에게도 크게 사랑받았던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영화 '블루'는 29일 스폰지하우스 재개봉한다.

주연 배우들의 내한 공연, 사망 1주기, 배우의 수상 등 다른 일정과 맞물려 개봉하기는 했지만 재개봉이 잇따르고 있는 기본적인 이유는 재관람을 희망하는 고정 팬들이 있고 소문도 쏠쏠히 나 있어 성과를 거두기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번 더 보고자 하는 마니아들이 있고, 이미 한번 관객의 검증을 거친 작품이라 새로운 관객에게도 볼 만한 영화라는 인식을 심어주기기가 신작보다 쉽다는 것.

'굿바이 칠드런'에 이어 '타인의 취향'을 재개봉한 영화사 백두대간의 전지영 과장은 "다른 볼 만한 신작이 없기도 하지만 재개봉작은 예전의 기억을 가지고 오는 관객과 소문을 듣고 오는 관객들이 많다"며 "신작은 홍보를 열심히 해도 다른 개봉작들에 묻혀버릴 위험이 크지만 검증된 재개봉작은 소문이 좋게 나있어 관객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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