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자선공연으로 월드 투어 신호탄 쏜다

가수 비(24)가 월드 투어의 신호탄이 될 대규모 무료 자선공연을 개최한다. 비는 10월13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4만여 아시아권 팬들을 초청, '레인스 커밍(Rain's Coming)'이란 타이틀의 공연을 올린다. 세계적인 공연 스태프가 참여하는 이 무대는 비가 12월부터 5개월간 한국ㆍ미국ㆍ태국ㆍ베트남ㆍ싱가포르ㆍ중국ㆍ일본 등 12개국을 돌며 총 35회 공연하는 월드 투어를 미리 만나보는 자리. 관객은 무료로 공연을 관람하고 자유롭게 기부금을 내면 이 기금은 구호기관을 통해 '장애인 아트센터'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레인스 커밍'에는 비의 월드 투어를 준비중인 유명 스태프가 전원 참여한다. 마돈나의 공연 '컨페션 투어'를 연출한 제이미 킹은 미국에서 비와 만나 공연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또 브리트니 스피어스ㆍ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팝스타의 무대 비주얼을 담당한 다고 곤잘레스, 이글스ㆍ프린스 등의 공연을 진두지휘한 투어 프로덕션 책임자 탐 후닥, 미국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의 조명을 담당한 로이 베넷 등이 비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비의 월드 투어를 기획한 스타엠은 "'레인스 커밍'은 월드 투어 공연의 '파일럿' 성격"이라면서 "4만 관객 중 1만명 이상의 해외 팬과 음악 관계자들이 참석해 아시아권의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는 한결같이 지지해준 팬들을 위한 감사의 자리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료 자선공연은 향후 월드 투어를 통해 펼칠 국제적인 공익 활동의 시발점"이라며 "월드 투어 때는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과 함께 투어 수익금 일부를 저개발 국가 아동을 위한 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말부터 서울 및 전국 각 지역에서 프로모션을 통해 티켓 무료 배포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이천희 "저도 설경구처럼 될지 알아요?"

"저도 언젠가 설경구 선배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될지 모르는 일 아닙니까?" 배우 이천희(27)의 장점은 긍정적인 성격이다. 타고난 자질보다는 노력을 믿고, 편법보다는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하는 배우다. 영화 '뚝방전설'(감독 조범구, 제작 싸이더스FNH) 개봉을 앞두고 최근 종로구 인사동 프레이저 스위츠 호텔에서 이천희를 만났다. '뚝방전설'은 서울 변두리 하천 둑을 무대로 젊은 혈기의 세 남자 정권(박건형)ㆍ성현(이천희)ㆍ경로(MC몽)가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이천희는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싸움한다"는 평범한 학생 성현을 연기했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는 '모델 출신'이라는 그에 대한 편견을 깨는 시간이었다. "연기 데뷔 5년차인데 아직도 제 이름 앞에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요. 한마디로 연기 못한다는 얘기죠. 그렇지만 저도 언젠가는 설경구 선배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될지 모르는 일 아닙니까?" 이천희는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들을 때마다 "섭섭하다"고 했다. 연기력은 배우의 역량이지, 모델 출신이냐 아니냐가 좌우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는 "여전히 모델 일에 매력을 느끼지만 내 미래는 배우지 모델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사실 이천희는 여타의 모델 출신 배우들과는 걸어온 길이 다르다. 그는 모델학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도 않았다. 이천희는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2002년 초, 극단 '동랑앙상블'에 수습단원으로 들어갔다가 경제적인 사정으로 모델 일을 아르바이트로 시작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또한 같은 해 영화 '빙우'에 출연하면서 연기생활도 시작했다. "동랑앙상블에 있을 때 선배들이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대사는 있었느냐' '몇 신(scene)이나 나왔느냐'고 물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첫 영화인 '빙우'에서 주인공 우성(송승헌)의 친구 병훈 역으로 출연하는 행운이 찾아왔어요. 첫 출연인데 열다섯 신이나 나왔어요." '열다섯 신'이라는 말을 하면서 그는 당시가 생생히 기억나는지 흥분한 어조였다. 연극을 하면서 영화 출연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현실로 느꼈기 때문이리라. 그는 영화 첫 촬영 날에 떨려서 잠 못 자고 촬영장에 두 시간이나 늦게 간 얘기, "소개해 줄래"라는 짧은 대사조차 발음을 제대로 못했던 얘기 등 영화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정말 하고 싶은 배역이면 누가 말려도 한다"고 말했다. 영화 '뚝방전설'도 출연 제의가 들어오자마자 다음 날 감독을 만났다고. "시나리오를 읽고 굉장히 맘에 들었어요. 그래서 매니저에게 졸라서 그 다음날 조범구 감독님을 만났습니다. 배우를 이해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연극을 한 편 할까 합니다. 그래서 초반에 영화 준비작업에는 참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무조건 (연극)해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대학로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헤어진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출연한 것이 올 초 공연했던 연극 '해일'이다. "연극이 끝나고 마지막 무대 인사할 때 제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당시 상대역이었던 오달수 선배님이 '너는 연기를 그 따위로 해놓고 뭐가 자랑스럽다고 그런 표정을 짓느냐'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웃음)." 이천희가 맡은 성현은 정권, 경로 등과 함께 '노타치파'를 결성해 한때 동네 '뚝방(둑)'까지 '접수'했던 인물. "싸움꾼인 정권과는 달리, 평범하고 무난한 남자인 성현에게 끌렸다"는 이천희는 "'뚝방전설'은 사람 사는 이야기"라면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요즘은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연락 좀 주세요"라는 애교 섞인 말도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

조수미 국제무대 데뷔 20주년 기념 수원공연

세계 최고 소프라노로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한몫을 단단히 한 소프라노 조수미가 국제무대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 5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을 찾은 조수미는 앙드레 김의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자태로 무대에 서는 것 만으로도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혹자의 표현처럼 ‘은쟁반에 옥이 구르는 목소리’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자 그 카리스마에 관객들의 기대는 만족감으로 변해갔다. 마치 음반을 틀어놓은 듯 완벽한 음감을 자랑하며 조수미의 화려한 공연이 이어졌다. 관객들의 기대처럼 공연은 세계적인 수준이었고,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중 ‘아! 그이인가!’와 요한 슈트라우스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 유명 곡들을 선보였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조수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무대매너에 관객들은 박수로 열렬히 호응했다. 이날 공연에는 특히 기립박수와 앵콜이 쏟아져 조수미는 세번이나 앵콜을 받아야했다. 관객들은 다들 만족스러운 공연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수미에게도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을까. 박수는 무조건 많이 치면 칠수록 공연자에게 힘을 돋워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민망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조수미와 피아니스트 빈센초 스칼레라(미국)에게 수원시민들의 공연 에티켓은 몇 점일까. 이날 공연에서 관객들은 다들 점잖게 숨소리를 죽여가며 조수미의 공연을 관람했다. 아이가 공연 중 운다거나 말도 안되는 실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박수로 호응하는 관객들의 매너가 오히려 문제였다. 피아니스트 빈센초 스칼레라가 거쉰의 3악장으로 이뤄진 ‘피아노를 위한 프렐류드’를 연주하기 시작했을때, 악장과 악장 사이 피아노 연주가 잠시 그치자 관객들이 박수를 쏟아냈다. 피아니스트는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는 듯 살짝 웃음지었다. 일반적으로 음악회의 경우 음악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손뼉을 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시 말해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삼가야 한다. 박수를 해야할 때는 공연의 막이 내린 후나, 성악은 3곡마다, 기악곡은 마지막 악장 후가 적당하며, 오페라 아리아나 발레의 독무(solo)가 끝났을 때 박수를 쳐도 된다. 평소 자주 공연을 보는 관객이 아니라면, 잘 모를수도 있는 부분이다. ‘우리끼리’하는 작은 공연은 편한 맛에 끌리고, 소위 ‘세계적’이라는 공연들은 우아한 맛을 즐긴다. 조금 까다롭기는 해도 미리 알아두면 그 맛을 감칠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완벽한 매너를 구사하는 관객들을 기대해본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한국인 지휘하는 러 오케스트라, 두 번째 내한공연

한국인 최초로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지휘자 노태철(44) 씨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립 타타르스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다. 노 씨는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 창단 40주년을 맞아 오는 25일 부산 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10일 서울 새천년기념관, 24일 광주 5.18 기념관 공연까지 전국을 돌며 총 13차례 연주회를 열 예정이다.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11월에도 방한, 전국 10개 도시를 돌면서 '라흐마니노프와 쇼스타코비치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무소르그스키,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연주회는 작년 공연을 기억하는 국내 음악 애호가들의 앙코르 요청에 의해 기획됐으며, 특히 10월 3일 개천절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공연은 '조국'이라는 주제로 한국과 러시아, 타타르스탄 작곡가들의 명곡들을 선보인다. 노 씨는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 차이코프스키, 보로딘, 베토벤, 모차르트, 번스타인 등 고전과 현대음악 총 40여 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한국의 '아리랑' 곡조를 타타르스탄 현대음악가인 샤밀 티메르불라토프가 타타르스탄 전통 음색에 맞게 편곡한 작품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노 씨는 동아대 작곡가를 졸업한뒤 1992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 린츠 부르크너 음악원과 독일 뷔르츠부르크 음대에서 지휘와 오페라를 공부했다. 그는 재학중 헝가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라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빈 왈츠 오케스트라 등 유럽내 유수 심포니를 지휘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그의 스승이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 가서 현지 오페라 심포니를 지휘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것이 10년 넘게 살던 빈을 떠나 러시아와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된 발단이 됐다. 2002년부터 2005년 중반까지 니즈니노브고로드 오페라 심포니를 지휘하면서 러시아 음악에 푹 빠지게 된 그는 2005년 6월에는 글린카음악원에서 지휘분야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는 "유럽 음악이 가볍고 달콤하다면, 러시아 음악은 철학적이면서 깊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2004년 지금 몸담고 있는 타타르스탄 국립 오케스트라의 객원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2005년부터 정식 지휘자로 계약을 체결한 그는 2007년말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에는 현재 노 씨를 포함해 3명이 정식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노 씨는 또 지난 4월부터 러시아 남부 볼고그라드 오페라단 상임 지휘자를 겸하고 있다. 그는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의 수준에 대해 "옛소련 시절에는 매년 전러시아 오케스트라 경연대회가 열렸는데 당시 수많은 오케스트라 가운데 2위를 차지할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면서 "단원들도 연주기교가 훌륭할 뿐아니라 즉흥적으로 악보를 제시했을때 음악을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타타르스탄이 러시아에서도 동양적인 색채가 강해 한국과도 음악적인 정서가 통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재미작곡가 김지영 '에밀레종' 카네기홀 초연

재미작곡가 김지영(38) 씨의 신작 '에밀레 종(Ancient Bell)'이 16-17일(현지시간) 뉴욕 카네기홀 내 잔켈홀에서 세계 초연된다. 연주자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이끄는 '실크로드 앙상블'. 이번 공연은 요요마가 동서양 음악의 만남을 꾀하기 위해 1999년부터 시작한 '실크로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김씨는 요요마의 부탁을 받고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의 소리에서 받은 영감을 음악으로 만들어 실크로드 프로젝트팀에 헌정했다. 첼로와 바이올린, 장구, 네이(이란의 관악기) 등 4개의 악기를 위한 실내악곡. 김씨는 카네기홀 홈페이지에서 "종소리의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종을 위해 희생된 아이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우리나라의 전통 장단을 근거로 곡을 썼다"고 밝혔다. 미리 녹음된 종소리와 장구 연주자의 흥얼거림이 곡의 처음과 끝부분에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연세대와 인디애나 음대 대학원을 거쳐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씨는 2001년에도 요요마의 부탁으로 '밀회(Tryst)'라는 작품을 만든 바 있다. 현재 미국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한편 장구 연주는 2001년부터 실크로드 앙상블 멤버로 활동 중인 김동원(41.원광디지털대 전통공연예술학과 교수) 씨가 맡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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