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놀며 배우는 ‘가고싶은 학교’ 가평군 가평읍에서 4㎞ 이상 떨어진 조그마한 농촌마을에 전교생 32명인 전형적인 소규모 농어촌학교로 통·폐합 위기에 처했던 학교가 있었다. 가평군 마장초등학교가 그랬었다. 그러나 이 학교는 이같은 역경을 딛고 우뚝 섰다. 지난 99년 최일성 교장이 부임과 함께 정보화시대에 발맞춰 학생 1명당 PC 제공과 원어민 영어교육 등을 통해 지난해 12월 소규모학교를 대상으로 ‘돌아 오는’ 농촌학교 만들기 성공사례를 발표한데 이어 올해는 1학년이 2학급으로 편성됐고 앞으로 3년동안 ‘돌아 오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기본학력 신장 방안을 주제로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어, 종이공예, 영어회화, 미술, 음악, 재미있는 셈, 수영, 워드자격반 등이 이 학교만의 프로그램들로 눈여겨볼만 하다. 또 격주로 전일제 특별활동을 운영하고 농업기술센터와 경기도립예술단 등으로부터 전문강사를 지원받고 있다. 물론 댄스스포츠나 풍물, 한국무용, 현대무용, 연극, 탈춤 등의 강좌가 개설됐다. 이처럼 다양한 교육특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특기와 소질 등을 마음껏 발휘하게 해 각종 행사 및 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받는 학교로 자리를 매김하고 있다. 현재 학생수는 초등학교 175명에 유치원 24명 등 모두 199명. 학교에는 야생화단지와 조류사육장, 염소사육장 등이 있고 조류사육장에는 공작비둘기 6마리와 꽃닭 3마리가 자라고 있다. 공작비둘기와 꽃닭은 새끼들도 낳았다. 공작비둘기와 꽃닭이 알을 품고 부화하는 모습들이 어린이들에게 생명의 존엄성과 과학학습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수영부 육성에도 힘써 각종 수영대회에서 이름을 떨쳤다. 특히 4학년 이소희양과 이소연양 자매는 지난해와 올해 동아수영대회 싱크로나이즈 초등부 듀엣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 학교의 명예를 빛냈다. 학부모와 주민들을 위한 사회교육에도 모범이다. /가평=고창수기자 cskho@kgib.co.kr ■인터뷰/최일성 교장 “교육은… 인격 만드는 신성한 일” 이 학교의 기적같은 ‘환골탈태’를 이끌어 낸 장본인 최일성 교장은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인격을 갖춘 사람을 만드는 신성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벌써 40여년동안 교직에 몸을 담고 있는 최 교장은 지난 99년 교장으로 발령받으면서 부임하기 전 인근 가평초등학교에서 교감으로 근무, 마장초등학교의 어려운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오히려 작은 학교의 성공 가능성을 믿고 있었다”며 “학원에서나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학교에서 가르친다면 학생들이 돌아올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정년을 앞둔 나이에도 자나 깨나 학생들 걱정에 여념이 없는 최 교장은 지난 5월 본보가 주관하는 제15회 경기사도대상 경기초등 보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정처럼 좋은 학교’가 교훈인 이 학교 최 일성 교장은 오늘도 손자·손녀같은 어린이들을 위해 또 다른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가평=고창수기자 cskho@kgib.co.kr
사회
경기일보
2004-06-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