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수 등이 제시되지 않고 올해 처음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만 표기되면서 일선 수험생과 학생들이 기존과 다른 제도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더욱이 표준점수는 과목간 난이도와 상관없이 제공되면서 같은 원점수 만점자라도 과목별 수험생집단에 따라 표준점수는 큰 차이를 보이면서 쉬운 과목을 선택해 좋은 점수를 기대했던 수험생이 뜻밖에 낮은 점수에 낙담할 수 있다. 또 대학이 수시모집 등에서 최저지원자격기준 등으로 활용하는 수능성적 9등급제와 관련해서도 1등급 비율을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4%’로 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목별로 이보다 훨씬 많은 수험생이 1등급을 받았다. 평가원은 등급간 경계점에 있는 동점자는 모두 상위 등급으로 인정했다. 따라서 언어·외국어·수리영역 등 응시자가 많고 점수폭이 넓은 과목은 대체로 1등급이 ‘4%’에 근접하지만 탐구나 제2외국어/한문처럼 점수 폭이 좁고 배점이 단순한 경우에는 1등급이 4%를 크게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 ◇수능 표준점수·백분위, 선택과목에 따라 천차만별 영역별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언어 135점, 수리 ‘가’형 141점-‘나’형 150점, 외국어 139점, 사회탐구 61~68점, 과학탐구 63~69점, 직업탐구 66~79점, 제2외국어/한문 63~100점이다. 언어와 수리, 외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을 정점으로 원점수에 따라 고른 분포를 보인 반면 응시자와 문항수가 적은 탐구 및 제2외국어/한문은 표준점수가 과목에 따라 들쭉날쭉한 현상이 빚어진 것. 사회탐구의 경우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사회문화가 68점으로 가장 높았고 경제지리 67점, 법과사회 66점, 한국근현대사 및 경제 각 65점, 세계사 64점, 정치63점, 국사 및 세계지리 각 62점, 윤리 및 한국지리 각 61점 등으로 최고-최저점 사이에 7점의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는 화학Ⅱ 69점, 지구과학Ⅱ 67점, 생물Ⅱ 66점, 지구과학Ⅰ 63점 등으로 6점, 직업탐구는 가장 높은 해사일반(79점)과 가장 낮은 수산·해운정보처리(66점) 사이에 13점 차이가 생겼다. 특히 제2외국어/한문은 아랍어Ⅰ에서 원점수로 만점이 표준점수로 100점이 되는 이례적인 현상도 생긴 반면 러시아어Ⅰ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63점에 그쳐 37점의 격차가 벌어졌다. ◇수능 1등급 최대 ‘17%’ 평가원은 표준점수의 상위 4%가 1등급이고 ▲4~11% 2등급 ▲11~23% 3등급 ▲23~40% 4등급 ▲40~60% 5등급 ▲60~77% 6등급▲77~89% 7등급 ▲89~96% 8등급 ▲96~100% 9등급이다. 이번 수능시험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언어 4.73%, 수리 ‘가’형 4.94%-‘나’형 4.53%, 외국어 4.18%로 이들 영역은 4%를 약간 웃돌았다. 반면 사회탐구는 윤리 17.37%, 국사 10.80%, 한국지리 11.86%, 세계지리 9.35%, 경제지리 7.53% 등으로 대부분 4%보다 훨씬 많았고 그 차이도 컸다. 과학탐구도 1등급 비율이 물리Ⅰ 6.93%, 생물Ⅰ 14.18%, 물리Ⅱ 8.12%, 생물Ⅱ 8.92%, 지구과학Ⅱ 7.83% 등이었다. 따라서 1등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상위 4%에서 11%까지 7%의 수험생이 받아야 할 2등급의 비율도 이에 맞춰 제각각으로 사회탐구에서 윤리와 한국지리는 원점수 만점자인 1등급이 넘쳐 2등급은 ‘0%’로 1문항을 틀릴 경우 곧바로 3등급으로 가야하고 한국근현대사도 2등급 비율이 3.47%로 기준(7%)에 불과한 반면 정치는 10.79%나 됐다. 이같은 현상은 선택과목별로 교과내용, 출제위원, 응시자가 모두 달라 난이도를 맞추기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전반적으로 ‘쉬운 수능’ 원칙에 의해 일부 과목에서 만점자가 양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원 K고 3학년부장은 “첫해에 발표된 표준점수가 우선 생소한데다 과목별 차이 등으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최종식·최용진기자 jschoi@kgib.co.kr
교육·시험
경기일보
2004-12-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