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뮤직 B2B 프로모션 사재기 논란>

"차트 순위 올리려 구입해 신뢰성 훼손" "비용에 비해 효과 높은 홍보창구일 뿐"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차트 순위를 올리려는 음반사의 사재기인가, 정당한 온라인 프로모션인가. 싸이월드가 음반 배너 광고를 사이트에 노출해주는 대신 미니홈피 배경음악(BGM)을 곡당 500원씩 판매하는 상품을 음반기획사에 제공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기획사가 구입한 음원은 싸이월드 배경음악 인기 차트(실시간 차트, 일간 베스트)는 물론 음원 매출에도 반영된다. 특히 싸이월드는 매달 미니홈피 배경음악 최다 판매 가수에게 '디지털 뮤직 어워드'를 시상하고 있어 차트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또 기획사의 자사 매입을 부추긴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싸이월드 뮤직 B2B 프로모션'. 싸이월드 내 뮤직 페이지에서 배너 광고와 부가 노출 서비스(검색 키워드, 스페셜 추천 음악 등) 정도, 배경음악ㆍ미니홈피 스킨과 장식고리 구매 수량에 따라 상품 가격이 다양하다. 기획사가 일정 기간(보통 2주) 배너 광고를 노출해주는 대가로 배경음악만 구매할 경우 최소 50만 원부터 500만 원 이상을 내야 한다. 예를 들어 기획사가 500만 원을 내면 결국 1만 곡을 구매하는 셈. 이 음원은 싸이월드 등에서 실시하는 이벤트를 통해 참여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1만 곡은 배경음악 인기 차트는 물론 음원 매출에도 반영된다. 실제 싸이월드의 상품 소개 자료에는 한 신인 가수의 노래를 선착순으로 무료 제공하자 배경음악 실시간 차트 순위 5위에 올랐다며 실시간 발송 툴 지원으로 프로모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싸이월드는 온라인상에서 적극적인 음반 프로모션을 원하는 기획사들이 많아 지난해 4월부터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이용해 홍보하는 채널을 만들었다고 한다. 여타 음악 사이트와 달리 미니홈피를 내세운 커뮤니티 사이트인 만큼 특수성에서 고안된 아이디어란 것이다. 담당자인 이진석 과장은 "당초 상품 가격을 50만 원으로 제한해 한 주 네 장의 음반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한정된 사이트 공간에서 배너 광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액을 다양하게 책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획사가 구입한 배경음악 곡수가 인기 차트에 반영돼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던 점도 인정했다. 200만 원 상품을 구입한 가수의 노래 4천 곡을 이벤트 참여 회원에게 하루 동안 발송하자 비인기 가수의 곡이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던 것. 하루 2천 건 이상 판매되면 '톱 100' 차트 20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싸이월드의 설명이다. 이 과장은 "이는 당초 의도와 달리 차트 순위의 신뢰성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무료 음원의 이벤트 후 발송은 하루 1천 건, 실시간 발송은 하루 500건 미만으로 규제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뮤직 어워드'에서 1위를 하려면 한 달간 15만~20만 곡을 팔아야 한다"며 "1만 곡은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품에 대해 음반업계의 반응은 두 가지로 갈린다. 먼저 부정적인 시각이다. 음반이 '대박' 나면 "그 기획사 창고에 직접 사들인 음반이 쌓여 있다더라"는 설이 돌 듯 올해 초 가수 A가 싸이월드 등 각종 온라인 차트에서 1위를 달릴 때도 "A의 기획사에서 음원을 다량 구입해 순위를 높였다"는 루머가 오갔다. 한 중견 음반 제작자는 "배너 광고도 걸지만 결국 곡당 500원씩 기획사가 배경음악을 구매하는 것"이라며 "이런 시스템이 확산될 경우 온라인 차트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신인 여가수의 기획사 대표는 "음악채널에서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 조건으로 한 달 방송횟수 50회 500만 원, 100회 1천만 원에 전파를 파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만약 여러 음악 사이트로 확산되면 기획사는 또 다른 금전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프로모션 방식으로 비용에 비해 홍보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이 상품을 이용한 남자 가수의 기획사 이사는 "차트 순위를 높이려는 의도보다 프로모션 효과 때문에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벤트 참여 회원이 무료로 배경음악을 받아 미니홈피에 삽입하면 그 미니홈피를 방문해 노래를 들은 수백~수천 명은 모두 구매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가 되기 때문에 몇백만 원만 들이고 매출 면에선 직접적이고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음악 관계자는 "동시에 300~400개의 음반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차트 순위 20~30위권에 들지 못하면 대중에게 소개도 해보지 못하고 사장된다"며 "상위권 진입까진 아니더라도 차트 순위를 올리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히 있다"고 했다. 실제 싸이월드 자료에는 한 여자 가수가 프로모션 진행하기 전에는 배경음악이 5천400건 팔렸지만 상품 진행 후(무료 음원 발송 후) 8배 가량 매출이 상승한 4만 건에 이르렀으며 결국 디지털 뮤직 어워드를 수상했다고 돼 있다. 이처럼 엇갈린 의견 속에서도 음반업계가 한 목소리를 높이는 대목은 가수와 노래를 소개할 창구가 없다는 것. 이번 논란도 지상파방송 가요 프로그램 수는 과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이것마저 인기 가수 위주이기 때문에 온라인 프로모션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터뷰> UCC로 스타된 가리나프로젝트

(연합뉴스)미국 록밴드 '오케이 고(OK Go)'는 인터넷 유튜브닷컴에 우연히 올린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로 벼락 스타가 됐다. '뒷마당 댄스' '러닝머신 댄스'라 불리는 이 영상은 멤버들의 우스꽝스러운 댄스 장면을 담고 있는데 온라인에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입소문을 탄 이들의 영상은 유튜브 역대 최고 인기 영상 10위에 올랐으며, 2002년 데뷔 후 빛을 보지 못했던 오케이 고도 덕분에 지난해 가장 화제를 모은 록그룹 가운데 하나가 됐다. 이들은 7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라 국내 팬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국내에도 오케이 고와 비슷한 경로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기획사의 의도적인 마케팅 없이 순전히 네티즌의 관심에 힘입어 데뷔 음반을 낸 가리나프로젝트다. dk(김대현ㆍ26, 프로듀서), 듀듀(이은주ㆍ22, 보컬), 쏘울지영(김지영ㆍ23, 건반), 기타현우(전현우ㆍ23) 등 4명으로 이뤄진 가리나프로젝트는 1월 결성 후 2월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씨리얼쏭'이라는 자작곡의 연주 장면을 올렸다. 시리얼의 특징을 코믹하게 비교한 내용의 이 영상은 2만2천여 명으로부터 클릭을 받은 끝에 다음 TV팟 베스트에 선정됐다. "그때는 소속사도 없었고, 마케팅 전략도 당연히 없었죠. 어떻게 하면 우리를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한 후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모습을 올렸습니다. 1주일에 한 곡씩 올리자는 계획만 세웠죠."(dk) 이어 '섀디 스카이(Shady Sky)'를 올리면서 '대박'이 터졌다. 무려 11만8천여 명이 이 영상을 찾았다. 멤버들의 실력이 뛰어나고 영상 구성이 재미있다는 소문이 폭발적으로 퍼져간 것. '콩글리시 인 마이 솔/잉글리시 아이 돈 노' 등 유머 감각이 묻어 있는 현실적인 가사도 이들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처음에는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았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를 알리기 위해 UCC를 포털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우리는 진지하게 영상을 찍었는데 그런 모습을 네티즌은 재미있게 봐 주셨죠."(쏘울지영) 이후 이들은 올리는 동영상마다 화제를 모으며 'UCC 스타'로 떠올랐다. 9만4천여 명이 '불치병'을 감상했고, 노래 영상이 아닌 쏘울지영의 피아노강좌 영상이 1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각종 촬영현장 모음이 5만 건의 조회 수를 올리는 등 이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네티즌의 관심권에 들게 됐다. 결국 7월에는 현 소속사 두윈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에 성공했다. "당연히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영상에 흥행 요소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dk) 음악 장르도 다양하다. '섀디 스카이'는 R&B 계열이며, 데뷔 음반의 타이틀곡인 '텔 미 텔 미(Tell Me Tell Me)'는 하우스 댄스 장르다. 발라드, 록, 댄스, 테크노, 레게 등 팀 이름처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는 음악계의 이종격투기라고 생각해요. 장르를 불문하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다양하게 하고 있죠. 강하게 연주하면 록이 되고, 부드럽게 하면 발라드가 되죠. 다만 우리 색깔을 갖고 일관성 있는 음악을 만들어 갈 겁니다."(쏘울지영) UCC를 이용해 가수가 됐다는 점은 이들이 급변하는 최근 대중음악 환경의 수혜자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기획사와 계약을 한 후 훈련을 거쳐 음반을 내는 전통적인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곧바로 대중과 '소통'했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에게 온라인은 일종의 생활 무대입니다. UCC를 만들자는 생각이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겨졌어요."(dk) 한편 dk는 이 그룹의 거의 모든 곡을 작사ㆍ작곡ㆍ편곡하는 등 음악의 핵을 쥐고 있다. '거상' '군주' '타임앤테일즈' 등 유명 게임의 삽입 음악을 작곡해 게임 음악계에서는 '지존'으로 통하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가사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화법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지나간 추억/지나간 사랑/모두다 마시고 토하자'('술을 마셨죠')라는 식이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 평소에 쓰는 말로 가사를 썼죠. 모두 다 실화입니다. 다만 욕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평소에 욕은 하지 않기 때문이죠."(dk) 연세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 대학 컴퓨터 동아리의 후배이자 교육학과 출신인 듀듀를 영입했다. 여기에 연세대 영상음악 전문가 과정을 함께 수료한 계명대 작곡과 출신 쏘울지영과 그의 친구 기타현우가 가세해 팀이 이뤄졌다. 쏘울지영은 계명대 작곡과에 수석 입학했으며, 기타현우는 호주 시드니에서 록밴드 생활을 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교육학과)을 휴학 중인 듀듀는 "UCC를 올리고 이를 통해 눈길을 끌었지만 결국 승부는 음악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UCC는 우리의 기본 생활이니 관련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즈코어 프라이부르크, 9월 내한공연

(연합뉴스) 재즈를 기반으로 정통 클래식, 팝, 라틴,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주목받아온 34인조 재즈 빅밴드 '재즈 코어 프라이부르크(Jazz Chor Freiburg)'가 세 번째 내한공연을 펼친다. 클래식 지휘자 버트란트 그뢰거가 이끄는 이들은 9월4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 이어 9월5일 오후 8시 경기도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무대를 꾸민다. 이들은 2005년과 2006년에도 내한해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이 밴드는 독일 출신 그뢰거의 주도로 1990년 결성됐다. 마일즈 데이비스 등 재즈 거장의 음악을 재즈 특유의 감각적인 리듬과 클래식 합창의 하모니로 절묘하게 재해석해 호평을 받았다. 1998년에는 독일 합창 콩쿠르 그랑프리 수상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라이브 인 재팬(Live In Japan)' 등의 음반으로 대중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독특한 사운드를 시도하기 때문에 멤버 구성도 다양하다. 피아노, 드럼, 베이스 등 재즈 밴드의 기본적인 악기를 필두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보컬 파트 등이 가세했다. 내한공연에는 노르웨이 출신 재즈 보컬리스트 토룬 에릭센이 특별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팝 히트곡 '조이(Joy)'를 부를 계획이다. 비트박스로 다양한 효과음을 내는 3인조 보컬 퍼커션 '어쿠스틱 인스팅트'도 게스트로 무대에 선다. 관람료는 2만~8만 원(올림픽홀), 3만~7만 원(성남아트센터). ☎ 1544-1555, 1588-7890

<인터뷰> '코끼리와 나' 주인공 오달수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우리 모두 어쩔 수 없이 책임지게 된 코끼리같은 존재를 곁에 두고 있는 것 아닐까요. 제 경우엔 고개만 돌리면 그런 존재들로 넘쳐나니 문제지만요.(웃음)" 개성 넘치는 외모와 연기로 영화와 연극을 넘나들며 사랑받고 있는 배우 오달수(39). 그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극단 '신기루 만화경'의 신작 '코끼리와 나'(이해제 작ㆍ연출)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다. 내달 21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개막하는 이 연극은 조선 태종실록에 기록된 조선 시대 최초의 코끼리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간과 코끼리간 우정을 그린 코믹 사극.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오씨를 3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1년에 적어도 한번은 무대에 오르려 한다"면서 "예감이 빗나간 적이 별로 없는데 이번 연극을 앞두고는 유난히 예감이 좋다"면서 연극에 벌써 흠뻑 빠져 있음을 드러냈다. 오달수가 맡은 역할은 나라를 위해 코끼리 '흑산'을 지켜야 하는 소도둑 '쌍달'. 태종 11년(1411년) 왜왕이 친선 예물로 보낸 코끼리 한 마리가 조선 땅에 육중한 발을 내딛는다. 고려 대장경을 탐내는 왜는 겉으로는 친선을 표방하지만 속으로는 코끼리가 조선에서 죽길 바란다. 조선이 왜의 선의를 무시했다는 구실로 침략 전쟁을 일으켜 대장경을 빼앗겠다는 속셈. 난생 처음 보는 육중하고, 흉하고, 난폭한 동물을 보고 조정은 우왕좌왕한다. 코끼리를 길들일 적임자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자 난감해한다. 그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인물이 바로 '쌍달'. 훔친 소떼를 몰고 우시장에 가던 쌍달이 미쳐 날뛰는 소를 능숙한 솜씨로 제압하는 장면이 눈에 띄며 그는 코끼리를 돌보라는 어명을 받는다. 쌍달은 코끼리 '흑산'을 혐오하면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만 차츰 흑산과 가까워지며 진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부담스럽기만 하던 코끼리 흑산에 애착을 느끼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못생긴 마누라를 데리고 살아도 예뻐보일 때가 있잖아요. 함께 부대끼다보니 서서히 정이 들었겠죠. 못된 사람들이 음식에 탄 약을 먹고 비실거리는 흑산을 보며 측은하기도 했겠구요." '코끼리와 나'라는 연극 제목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멋진 해석을 내놓았다. "우리 모두 어쩔 수 없이 책임지게 된 코끼리같은 존재를 곁에 두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부담스럽고 짐처럼 느껴져도 결국 보살피고, 화해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존재들요. 제 경우엔 고개만 돌리면 그런 존재들로 넘쳐나니 고민이죠. 하하" 이번 작품은 극단 신기루 만화경의 21번째 작품. 연희단거리패에서 10년간 몸담은 오달수는 2000년 극단 신기루 만화경을 만들어 그동안 '다리퐁 모단걸', '로빈슨 크루소의 성생활', '흉가에 볕들어라' 등 화제작을 비롯해 모두 스무 편의 작품을 올렸다. 평균 1년에 세 편 정도 올렸으니 극단으로선 엄청난 다작(多作)인 셈이다. "평소엔 각자 뿔뿔이 흩어져 개별적인 활동을 하다가 연극에 들어갈 때마다 모이는 프로젝트 방식으로 극단을 운영하고 있어요. 덕분에 크게 비용 들 일은 없습니다. 수익도 똑같이 나누지요." 곧이어 "사실 수익은 거의 안난다"면서 "극단이 아직 만으로 일곱 살 밖에 안됐는데 돈을 좇을 때는 아닌 것 같아요. 한 스무 살 쯤 되면 수익이 나려나요"라며 씩 웃는다. 이번 연극에서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이해제와는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 이해제가 쓴 모든 작품에 출연했을 만큼 둘은 연극계의 명콤비로 통한다. '코끼리와 나'도 이해제가 주인공 '쌍달'로 오달수만을 염두에 두고 써내려간 작품이다. "한편으로는 고마우면서도 부담이 많이 됩니다. 기대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요. 요즘 술을 먹지 않으면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해요." 하지만 극본이 워낙 탄탄하고, 재미있어서 연극은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단다. 그의 말대로 연극엔 재치 있는 대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손바닥에 바늘을 감추고서 미쳐 날뛰는 소를 찔러 제압한 소도둑 쌍달이 능청스레 내뱉는 "바늘부터 훔쳤죠"라는 대사도 그 중 하나. '바늘 도둑이 소도둑된다'는 속담을 이용한 유머이다. 쌍달과 함께 극의 또다른 축을 이루는 코끼리 흑산이 연극에서 어떻게 구현될 지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몸길이 6m, 몸무게 6t 이상의 거대한 몸집으로 묘사되는 흑산은 무대 장치를 이용해 코, 다리, 엉덩이 등 일부분만 형상화되거나 배우들이 겹겹으로 층을 쌓는 방식으로 표현해낸다. 배우들은 이런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소화하기 위해 움직임 연출가 이두성씨에게 집중 지도를 받고 있다. "이번 작품이 저희 극단에는 큰 도전입니다. 이번이 첫 대극장 공연이라 자칫 분위기가 너무 붕 뜰 수도 있거든요. 게다가 몸을 쓰는 데 익숙치 않은 젊은 배우들을 강도 높게 훈련시키는 것도 처음있는 일이지요. 더운 여름 휴가까지 반납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오셔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한편 국내 서커스단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동춘서커스단의 박제 코끼리 '제니'가 공연 기간 극장 로비에 전시돼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니는 동춘서커스단의 마스코트로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다 1980년 사고로 죽었지만 죽은 직후 박제돼 지금도 서커스단 곁을 지키고 있다. 10월21일까지. 평일 8시(월 쉼). 토 4시ㆍ7시. 일 4시. 2-3만원. ☎1544-5955.

“미치기 직전까지 작업 음반 완성했죠”

‘사랑해, 이 말밖엔…’ 등으로 사랑받은 가수 리치(22·본명 서대용)가 3년의 공백을 깨고 새 앨범을 발표한다. 4집 ‘미치기 직전에 만든 앨범’을 발표한 그는 오는 6일 밤 9시 서울 압구정동 클럽 서클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앨범 제목이 무척 직설적이다. 그는 4집에서 두곡을 제외한 모든 노래를 작사·작곡했고 레코딩과 믹싱 등 기술적인 부분까지 참여 폭을 넓혔다. 소속사는 “4집을 내기까지 겪은 음악적 고민과 노력, 열정 등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며 “미치기 직전까지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고 지우는 작업을 반복하며 완성한 음반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R&B와 댄스·발라드 넘버를 선보였던 리치는 새 앨범 타이틀곡에서 리얼 세션과 함께 밴드 음악을 시도했다. 타이틀곡 ‘EJ’s Number’는 강렬한 드럼 연주로 시작해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등이 가세해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곡 중간 여자 코러스의 음색도 매력이다. MC 스나이퍼가 피처링한 강한 비트의 곡 ‘피그말리온 효과’,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팝 발라드 ‘던질 수 없는 피자’, 반복적인 전자음이 인상적인 일렉트로닉 넘버 ‘오토 보이(Auto Boy)’, 리치의 미성이 돋보인 ‘100일을 축하해’ 등이 수록됐다. 공백기에 ‘골목길 이야기’와 ‘사랑은 비를 타고’ 등 뮤지컬을 통해 얼굴을 잠깐씩 비쳤던 리치는 “음악적인 변화와 발전을 꾀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수시로 오가며 3년이란 시간을 투자했다”며 “어디에서건 언제나 노래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4집 수록곡을 선보일 쇼케이스에는 MC 스나이퍼와 유리, 신인가수 스완과 쿨라피카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연합뉴스

4~5일 부산 송도해수욕장서 `현인가요제'

(연합뉴스)고(故) 현인선생(1919~2002년)의 업적을 기리고 유능한 신인 가수를 발굴하기 위한 `현인가요제'가 4일과 5일 부산시 서구 암남동 송도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3회째를 맞은 올해 가요제에는 전국 예선을 통과한 17명(팀)이 4일 최종예선에서 겨루며 7명이 5일 본선에 진출한다. 본선 1~3위 입상자는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 회원으로 등록돼 정식 가수로 데뷔한다. 전야제이자 최종예선이 열리는 4일에는 오후 8시 개막식에 이어 김종환, 김상희, 김용임, 이영화 등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한다. 5일 오후 8시에 열리는 본선대회에는 현철, 전영록, 조항조, 강타, 천상지희, 최진희 등의 인기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축하공연을 갖는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5시에는 송도해수욕장에 조성된 `현인 광장' 개장식이 허남식 부산시장과 원로가수 등이 참석 가운데 열린다. 부산 서구청이 1억1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송도해수욕장 친수녹지공간에 500㎡ 규모로 조성한 `현인광장'에는 현인 선생이 생전에 노래를 부르는 모습의 동상과 '굳세어라 금순아' '신라의 달밤' '비내리는 고모령' 등 대표곡, 고인의 약력이 새겨진 노래비가 세워졌다. 또 현인 선생의 대표곡을 감상할 수 있는 음향시설을 갖춘 노래감상 쉼터도 마련됐다. 故 현인 선생은 부산 영도출생으로 경성제2고보(현 경복고교)와 일본 우에노음악학교(현 도쿄예술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중국 상하이에서 음악활동을 하다 1946년 귀국해 `신라의 달밤' 등 1천여곡을 발표했다. 올해 `20세기 부산을 빛낸 인물'에 선정됐으며 영도다리에는 부산을 배경으로 피란시절의 애환을 그린 `굳세어라 금순아' 노래와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인터뷰> 뮤지컬 제작자로 나선 가수 유영석

(연합뉴스) 그룹 '푸른하늘'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유영석이 뮤지컬 제작자로 변신했다. 자신의 노래를 엮어 만든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를 내달 8일부터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선보이는 것. 그는 "뮤지컬은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분야인데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데뷔 20년을 맞아 꿈을 실현하게 되니 그동안 잠자고 있던 창작욕이 불타올라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는 커피처럼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씁쓸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페 '화이트'를 중심으로 방랑벽을 지닌 자유 연애주의자 '제일', 카페 주인이자 작곡가를 꿈꾸는 로맨티스트 '제이', 톱가수 '앨리스', 가수의 꿈을 지닌 코디네이터 '연우'의 엇갈린 러브 스토리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낸다. "커피처럼 사랑도 여러가지 맛과 색깔을 지니고 있잖아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사랑의 맛을 뮤지컬로 표현했습니다." 작품 속에는 '꿈에서 본 거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그가 그동안 히트시켰던 노래가 등장하지만 이 뮤지컬을 위해 새로 만든 곡도 나온다. "기존 히트곡을 편곡한 것도 있지만 전체 17곡 중 절반인 8-9곡은 새로 만든 노래예요. 스윙이나 재즈 느낌의 노래가 30% 가량이고 나머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풍의 달콤한 음악이죠. 내용을 단순화시키고 음악에 중점을 둬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 뮤지컬은 가수 유영석이 제작할 뿐 아니라 그룹 '토이' 출신의 김형중, 댄스그룹 루브(Luv) 출신의 조은별, 신인가수 고니야 등 가수들이 주요 배역을 맡아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그는 "대중적인 유명세에 집착하지 않고 대중가요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는 실력있는 가수들로 출연진을 꾸몄다"고 말했다. 20년간 음악에만 전념하다 뮤지컬 제작에 나선 그는 이번 작품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뮤지컬을 만들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히트곡 '네모의 꿈'으로 만든 아동 뮤지컬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초등학생들이 유영석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는 알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노래로 외계인 네모의 이야기를 담은 아동 뮤지컬을 만들게 됐죠. 시놉시스는 이미 완성된 상태고, 내년 5월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도 초연에서 큰 흥행을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계속 공연을 이어가면서 좋은 작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