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성' 김광진 6년 만에 새 음반

4월20~21일 예술의전당서 기념 공연 (서울=연합뉴스) '마법의 성'을 만들고 노래한 김광진(44)이 새 음반을 발표했다. 2002년 4집 '솔베이지' 이후 6년 만의 음반 '라스트 데케이드(Last Decade)'다. 처음 가수로 활동 당시 '삼성맨'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김광진은 현재 동부자산운용 리서치팀 팀장. 현직 금융인으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온 유일한 존재이자 국내 최초 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공인재무분석사) 가수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에서 MBA를 마친 김광진은 지난해 동부자산운용의 '더 클래식 펀드 시리즈'를 론칭 및 운용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금융인과 음악인으로서 걷는 그의 두 발은 경쾌하게 보조를 맞추고 있는 셈. 낮에는 증권가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밤에는 멜로디에 묻혀 새벽을 맞는 음악인으로 사는 이중생활은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1991년 한동준의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의 작곡가로 데뷔한 김광진은 자신의 노래뿐 아니라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이승환의 '덩크슛',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 등 작사ㆍ작곡가로도 유명하다. 1994년 건반주자인 박용준과 더 클래식을 결성해 명곡 '마법의 성'을 발표하며 가수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법의 성'과 '여우야' '편지' 등은 동방신기, 서영은, 성시경, 조성모, 김범수 등 수많은 국내 가수들에게 리메이크됐다. 이번 새 음반에는 '아는지' '스틸 빌롱스 투 유(Still belongs 2 U)' '행복을 주는 노래' 등 신곡 세 곡과 함께 '동경소녀' '오딧세이의 항해' 등 베스트곡 12곡도 수록됐다. 절제된 감정이 돋보이는 '아는지'는 이별을 받아들이지만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을 간절히 표현한 곡. 스윙 리듬의 미디엄 템포 곡인 '스틸 빌롱스 투 유'는 마지막 부분 악기들이 하나둘 사라지며 그의 허밍과 피아노만이 남는 대목에서 슬픈 여운이 밀려온다. '행복을 주는 노래'는 시원한 기타 스트로크가 전곡에 깔린 노래다. 그는 4월20일 오후 5시, 2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음반 발매 기념 공연도 펼친다. 음반 제목 '라스트 데케이드'처럼 지난 10년간 그의 음악적 발자취를 정리하는 시간으로 꾸민다. 피아노의 박용준, 베이스의 김정렬, 드럼의 신석철, 기타의 이성렬이 밴드로 출동한다. 관람료 6만6천 원. ☎ 02-393-2061

한인배우 애런 유 "김기덕 감독이 단연 최고"

'21'에 MIT 수학 천재로 출연…이메일 인터뷰 (연합뉴스) 미국 전역의 2천648개 스크린에서 28일(현지시간) 개봉하는 영화 '21'에는 낯익은 얼굴이 등장한다. 지난해 '트랜스포머'의 스타 샤이아 라버프와 공연한 '디스터비아'로 스타덤에 오른 한인배우 애런 유(28)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79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브런스윅에서 태어나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연극예술을 전공한 애런 유는 '21'에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보즈워스, 로런스 피시번 등과 함께 출연한다. 하버드 대학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벤 메즈리치의 소설 'MIT 수학 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Bringing down the house:the inside story of six MIT students who took Vegas for millions)'를 스크린에 옮긴 '21'은 1994년부터 5년 동안 미국 각지의 카지노에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MIT 천재들과 이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잃은 카지노 측의 숨막히는 대결을 그렸다. 애런 유는 '디스터비아' '21' 등의 상업영화뿐만 아니라 2007년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로켓 사이언스'와 올해 선댄스 관객상에 뽑힌 '왜크니스' 등의 독립예술영화에도 얼굴을 내밀어 폭넓은 연기력을 과시했다. '21'로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쇼웨스트 컨벤션에서 최우수 앙상블 연기 특별상을 받은 애런 유는 '21'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갖고 친절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한국 팬들에게 보여줬다. --부모님을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79년 미국 텍사스주로 이민온 뒤 뉴저지주에 정착하며 나를 낳았다. 아버지는 목사, 어머니는 의과대 행정직원으로 일하며 나를 키웠다. --거시 에이전시의 한인 에이전트 세라 신의 관리를 받는다고 들었다. 어떻게 그녀와 만나게 됐고 다른 에이전트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세라는 다른 에이전시 소속이던 나를 영입하기 위해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무진 애를 썼다. 할리우드에서 그녀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에이전트는 없는 것 같다. 아시아계 배우를 위한 역할이 아니더라도 영화사를 설득해 나를 캐스팅하게 만들려고 잠도 자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어떻게 해서 배우가 됐는가.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처음에는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무보수로 연극에 출연했다. 이 경험은 나중에 할리우드에서 연기력을 키우는 데 그 어느 학교보다도 큰 도움이 됐다. 물론 늘 돈이 없었고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나 쉽게 출연할 수 있는 역할과 리허설만 하는 역할이 있으면 나는 돈보다는 늘 리허설부터 하는 역할을 선택했다. 부모님은 당신들이 반대하는 연기를 하겠다는 나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줄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굶어 죽게 내버려두지는 않아 늘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 뉴욕 플러싱의 성경학교에서 가르치던 아버지는 뉴저지의 집으로 가는 길에 나한테 들러 어머니가 만든 따뜻한 한국음식을 갖다주는 방식으로 내가 어려울 때 도와줬다. --'21'에서 케빈 스페이시와 로런스 피시번 같은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연기해 보니 어떤가. ▲스페이시나 피시번과 함께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은 이들의 훌륭한 연기를 커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옆에 서 있기만 해도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어 좋았고, 스페이시와 피시번이 굉장히 '쿨'한 성격이어서 더욱 신났다. --'21'에서 맡은 배역 최(Choi)에 대해 설명해달라. ▲'최'의 캐릭터는 원래 원작에 나오는 멕시코와 중국계 혼혈 학생인 마티네즈이지만 아시아계 학생의 성이 마티네즈라는 점이 어색해 내가 '최'라는 한국 성으로 바꿨다. '최'의 이름은 모세지만, 영화에서는 그냥 성인 '최'만 언급된다. 모세라는 캐릭터 이름은 내 사촌의 이름과 다른 사촌의 성을 합쳐서 내가 만들었다. 마티네즈는 MIT 한가운데 위치한 자동현금지급기(ATM)에서 돈을 훔치려다가 퇴학당한 학생이다. --'21'에서 공연한 케이트 보즈워스가 장동건과 '사막전사'를 뉴질랜드에서 찍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나 한국 배우가 있는가? ▲보즈워스가 뉴질랜드에서 뭔가를 찍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장동건과 함께 나오는 영화인지는 몰랐다. 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출연한 배우로 알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2주 전에 치른 '21' 프리미어 행사에서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을 우연히 만났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꼽을 수 없지만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감독은 단연코 김기덕 감독이다. --한국에 가본 적이 있나.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 되나. ▲한국에는 14살 때인 93년에 가보고 못 가봤다. 부산 국제영화제에는 꼭 가보고 싶다. 내 한국어 실력은 왔다갔다하는데, 부모님과 많이 대화하면 좋아졌다가 안 그러면 나빠진다. 부모님들과는 한국어로만 말한다. --한국에는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의 큰딸 루머 윌리스와 애인관계로 알려져 있다. ▲하하하, 그런가? 루머는 지난해 친구 소개로 만났는데, 절대로 애인은 아니고 매우 친하고 좋은 친구일 뿐이다. 내가 만일 한밤중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올 정도로 쿨한 친구다. -- 다음 영화 계획은. ▲'게임'이다. '300'의 제라드 버틀러, '덱스터'의 마이클 C. 홀, '히어로즈'의 마일로 벤티미글리아, '로미오와 줄리엣'의 존 레귀자모, '베오울프'의 알리슨 로만과 래퍼 루다크리스 등과 함께 출연한다.

유승준, 中서 2집 내고 시장 벽 넘는다

(서울=연합뉴스) 가수 유승준(32)이 27일 중국에서 정규 2집 '중생(重生)'을 발표했다. 유승준의 소속사인 에스엔제이투엔터는 "지난해 8월 녹음을 완료하고 9월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음악시장에서 견제가 심해 유통사를 변경했고 가짜 매니저 사칭 사건 등을 겪으며 발매가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음반의 유통사는 정부 산하 레코드사로 전통과 명성이 있는 CRC(중국창판총공사). CRC 측은 "유승준의 2집을 '2008년 최고 기대 음반'으로 선정해 4월부터 중국 전역에서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CD 한 장과 DVD 한 장으로 구성된 2집에는 지난해 9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발표한 음반 수록곡 '마이 월드(My world):거인(巨人)'과 '잊지 못해서:미싱 유(Missing U)', 한국 미발표곡 두 곡 등 총 13 트랙의 한국어ㆍ중국어 노래, 미공개 뮤직비디오가 수록됐다. 에스엔제이투엔터 측은 "2집은 수입음반, 혹은 외국음반이 아닌, 중국음반으로 분류돼 그간 한류가수 등 해외 음악인들이 넘지 못한 중국 메인 음반시장의 벽을 뛰어넘는 시도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준은 4월 CCTV 간판 프로그램 '동일수가' 등에 출연하며 지역 TV 방송국 등을 돌며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한국 팬클럽 웨스트사이드는 유승준 데뷔 11주년 기념일인 4월1일을 전후해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서울프리뮤직페스티벌, 4월15~17일 개최

(서울=연합뉴스) 자유롭고 실험적인 음악과 무성영화가 어울린 '2008 서울 프리뮤직 페스티벌'이 4월15~17일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아트홀 등에서 펼쳐진다. THC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자유로운 문화도시 서울, 자유로운 음악 프리뮤직'을 주제로 내세우고 있다. 2003년부터 열린 피아니스트 박창수의 '무성영화와 프리뮤직' 시리즈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의 프리뮤지션이 무대를 꾸민다. 15일에는 알토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을 필두로 허윤정(거문고), 알프레드 하르스(색소폰), 미연(피아노), 장정미(보컬), 강은일(해금), 최선배(트럼펫), 유경화(철현금), 계수정(피아노) 등이 무대에 오른다. 16일에는 미연, 최선배, 박재천(타악) 등을 비롯해 일본 프리뮤직 오케스트라 다이가이부쓰단이 관객을 만난다. 23명의 멤버로 구성된 다이가이부쓰단은 하라다 요리유키(지휘, 피아노)를 중심으로 재즈,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음악을 연주한다. 이어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계수정, 장정미, 강은일, 강태환, 박창수 등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독일 출신 클래식 코미디의 거장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무성 영화와 박창수의 음악이 만나는 '박창수, 루비치를 연주하다' 행사도 동시에 열린다.

다이안 슈어 "내 음악의 뿌리 선보이겠다"

4월 내한공연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다이안 슈어(Diane Schuurㆍ54)는 현재 활동하는 재즈 여가수 중에서 최고의 가창력을 갖춘 '디바'로 꼽힌다. 시각장애를 딛고 펼치는 풍부한 감성의 음악은 청중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4월 하순 내한공연을 펼치는 그는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관객의 반응을 뼛속까지 느낄 수 있다"며 "공연에서는 재즈에 담긴 나의 음악적 뿌리를 선보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힘있는 고음 처리로 유명한 그는 출생 직후 인큐베이터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하지만 10살 때 대중 앞에서 첫 공연을 펼치는 등 어려서부터 노래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다. 백인임에도 흑인 특유의 감성을 잘 표현해 대중의 감성을 사로잡았다. 1975년 몬트레이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선 것을 계기로 프로 뮤지션의 길에 접어든 그는 1982년 백악관 공연으로 이름을 얻었다. 거장 스탄 게츠가 참여한 '타임리스(Timeless)'로 1986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상을 받았고, 1987년 명반으로 꼽히는 '다이안 슈어 & 더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Diane Schuur & The Count Basie Orchestra)'로 다시 한번 그래미상을 거머쥐었다. 블루스 기타리스트 비비 킹과 함께 한 '하트 투 하트(Heart To Heart)' 등 수작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신작 '섬 어더 타임(Some Other Time)'을 발표했다. 4월17일 서울여성플라자 공연을 비롯해 대구문화예술회관(18일), 서울 LG아트센터(20일), 부산 KBS홀(21일)에서 무대를 꾸민다. 이하 일문일답.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전후해 한국 공연을 갖는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 나는 미국에서 장애인을 위한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의미 있는 날을 맞아) 관객에게 내 음악을 전할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벅차다. --공연 레퍼토리는. ▲올해 공연 무대에서는 '섬 어더 타임'의 수록곡을 주로 소화하고 있다. 이 음반은 조지 거슈인 등 위대한 작곡가들이 만든 곡들을 담고 있다. 공연에서는 재즈에 담긴 나의 음악적 뿌리를 선보일 것이다. --재즈 싱어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컨트리 싱어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 나는 컨트리 싱어로 경력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컨트리 음악의 팬이셨던 아버지가 내 목소리를 컨트리 장르 관객에게 맞춰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나는 재즈를 좋아한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신작에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들은 음악들을 담았다. --당신은 앞을 보지 못한다. 관객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나. ▲실제로 나는 앞을 '보지는' 못한다. 하지만 나는 느낄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내가 노래하고 피아노를 칠 때면 관객에게 무언가를 돌려준다는 느낌이 든다. 또 나는 관객의 반응을 뼛속까지 느낄 수 있다. 마음으로 관객을 포용한다. --시각 장애를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는 가족과 떨어져 시각장애인을 위한 주립 기관에서 교육을 받았다. 홀로 살아가기 위한 여러 훈련을 받았고, 어려서부터 정규 음악 교육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경험 덕분에 나는 여러 가능성에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앞은 보지 못하지만 음악이 나에게 빛을 줬다는 점에 감사한다. --거장 스탄 게츠 등과의 협연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1985년 할리우드 팰리스라는 곳에서 연주한 적이 있다. 나와 스티비 원더를 그 연주회에 초대했고, 우리는 '유 아 더 선샤인 오브 마이 라이프(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를 소화해 관객이 열광했다. --역할 모델이 있나. ▲다이아나 워싱턴이다. 특히 내가 어렸을 때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워싱턴이 1950년대에 보여준 파워에 경외심을 갖고 있다. --종종 거장 엘라 피츠제럴드와 비교되곤 한다. ▲그는 그가 활동하던 시기에 '퀸'으로 군림했다. 그와 비교되는 것은 무척 영광된 일이다. 그와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만족한다. 하지만 그는 그고, 나는 나다. 나는 내 어머니가 지어준 별명인 '디들스(Deedles)'로 불리기를 바랄 뿐이다. --음악 속에 대중적인 코드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 ▲그렇다. 나는 팝 음악을 좋아하고, 팝 음악 작곡가들이 만든 작품을 불렀다. 하지만 나의 뿌리는 언제나 재즈에 있다. 재즈의 프레이즈를 활용해 팝송을 해석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1982년 백악관 공연을 펼쳤다. ▲스탄 게츠와 함께 백악관 공연을 했다. 나는 무척 긴장했다. 그러자 게츠는 노래 부르는 집의 색깔이 흰색이든 파란색이든 무슨 상관이냐며 놀려댔다. 정작 노래를 부를 때는 당시 대통령인 레이건은 정부 업무가 생겨 자리를 비웠다. 그래서 나는 긴장하지 않은 채 대통령 부인과 부통령을 위해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역경을 딛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한다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믿는다면 그 일이 비록 어려워 보일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야 한다. 최선을 다한다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나. ▲사실 나는 한국 문화에 대해 잘 모른다. 다만 한국은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이며 재즈 팬이 많은 나라라고 알고 있다. 아름다운 전통 의상으로도 유명하지 않나. 그 의상을 만져 본 적이 있는데 무척 화려하다는 느낌이었다. 종종 한국 음식을 즐긴다. 그런 음식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음식이 맛있다는 것은 안다.

<故 이영훈 음악회, 명곡의 생명력은 강했다>

이문세 연출로 동료 음악인 참여해 추모 (서울=연합뉴스) "묵묵히 제 뒤에서 피아노를 쳐주던 (이)영훈 씨가 오늘은 제 뒤가 아닌 앞에 선, 주인공입니다." 오프닝 무대에서 밝은 미소로 작곡가 고(故) 이영훈을 소개했던 이문세는 앙코르곡 '광화문연가'를 부르며 끝내 붉어진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눈물을 참으려고 입술을 지그시 깨문 그는 오선지로 교감한 20여 년의 세월을 되감으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2월14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영훈 헌정음악회 '광화문연가'가 27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문세의 연출로 정훈희ㆍ한영애ㆍ김장훈ㆍ이승환ㆍ윤도현ㆍ이적ㆍ성시경ㆍSG워너비ㆍ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성악가 박인수 등 동료 음악인들이 차례로 이영훈의 명곡에 입맞춤했다. 육완순 무용단, 탭댄스를 추는 뮤지컬 배우, 이영훈의 팬클럽 100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무대에 풍성함을 더했다. 공연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은 생각은 시공간을 초월한 명곡의 끈질긴 생명력. 젊은 날을 이영훈의 노래로 위로받은 30~40대 팬들은 때론 슬퍼하다, 때론 박수치며 감정을 순환시켰다. 세월의 흐름에 잠시 망각했을 뿐, 멜로디 사이에 박아 둔 기억들은 꽤 싱싱했을 터. 공연 전반부는 '난 아직 모르잖아요'(이문세), '소녀'(성시경), '시를 위한 시'(이적), '기억이란 사랑보다'(정훈희) 등 슬픔의 정서를 탁월하게 풀어내던 이영훈의 영혼을 고스란히 담았다. 고교 시절 이미 '소녀'란 곡을 습작했던 그는 여리고 감동을 잘 받는, 시인을 꿈꿨던 작곡가였다고 한다. 인상적인 장면은 많은 가수들이 노래하겠다고 탐냈던 '옛사랑' 무대. 전제덕의 하모니카, 노영심의 피아노, 이문세의 기타가 협연하는 가운데 영화배우 안성기가 등장, 수줍게 노래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안성기는 "생전에 이영훈 씨와 깊은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분이 남긴 음악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소감을 전했다. 후반부에선 공연의 귀재인 김장훈ㆍ이승환ㆍ윤도현이 올라 분위기를 '업'시키는 소임을 다했다. '깊은 밤을 날아서' '이 세상 살아가다보면' '붉은 노을'이 이어지자 객석은 들썩이며 흥겨운 분위기로 전환됐다. 그러나 코끝 찡한 순간은 한번 더 찾아왔다. 탤런트 박상원이 친구 이영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던 순간. "공연 끝나면 삼겹살에 소주 폭탄주 한잔 건넬게. 친구야, 오늘 보고 싶다"는 말에는 깊은 그리움이 배어 있었다. 이날 객석에는 선배가수 패티 김이 자리했고, '광화문연가' 노래비를 서울 정동길에 건립하는 데 뜻을 모아준 오세훈 서울시장도 관람했다. 오 시장은 "(정동길은) 이영훈 씨의 대표곡인 '광화문연가'를 떠올리기에 좋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귀가 길, 광화문을 걷다보니 영상과 흐르던 이영훈 육성의 '깊은 밤을 날아서 2'가 계속 귓가를 맴돈다. 동료들이 차려준 밥상에 감동한 그가 광화문 한복판서 휘파람을 부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