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에 MIT 수학 천재로 출연…이메일 인터뷰
(연합뉴스) 미국 전역의 2천648개 스크린에서 28일(현지시간) 개봉하는 영화 '21'에는 낯익은 얼굴이 등장한다.
지난해 '트랜스포머'의 스타 샤이아 라버프와 공연한 '디스터비아'로 스타덤에 오른 한인배우 애런 유(28)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79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브런스윅에서 태어나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연극예술을 전공한 애런 유는 '21'에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보즈워스, 로런스 피시번 등과 함께 출연한다.
하버드 대학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벤 메즈리치의 소설 'MIT 수학 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Bringing down the house:the inside story of six MIT students who took Vegas for millions)'를 스크린에 옮긴 '21'은 1994년부터 5년 동안 미국 각지의 카지노에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MIT 천재들과 이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잃은 카지노 측의 숨막히는 대결을 그렸다.
애런 유는 '디스터비아' '21' 등의 상업영화뿐만 아니라 2007년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로켓 사이언스'와 올해 선댄스 관객상에 뽑힌 '왜크니스' 등의 독립예술영화에도 얼굴을 내밀어 폭넓은 연기력을 과시했다.
'21'로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쇼웨스트 컨벤션에서 최우수 앙상블 연기 특별상을 받은 애런 유는 '21'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갖고 친절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한국 팬들에게 보여줬다.
--부모님을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79년 미국 텍사스주로 이민온 뒤 뉴저지주에 정착하며 나를 낳았다. 아버지는 목사, 어머니는 의과대 행정직원으로 일하며 나를 키웠다.
--거시 에이전시의 한인 에이전트 세라 신의 관리를 받는다고 들었다. 어떻게 그녀와 만나게 됐고 다른 에이전트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세라는 다른 에이전시 소속이던 나를 영입하기 위해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무진 애를 썼다. 할리우드에서 그녀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에이전트는 없는 것 같다. 아시아계 배우를 위한 역할이 아니더라도 영화사를 설득해 나를 캐스팅하게 만들려고 잠도 자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어떻게 해서 배우가 됐는가.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처음에는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무보수로 연극에 출연했다. 이 경험은 나중에 할리우드에서 연기력을 키우는 데 그 어느 학교보다도 큰 도움이 됐다. 물론 늘 돈이 없었고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나 쉽게 출연할 수 있는 역할과 리허설만 하는 역할이 있으면 나는 돈보다는 늘 리허설부터 하는 역할을 선택했다. 부모님은 당신들이 반대하는 연기를 하겠다는 나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줄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굶어 죽게 내버려두지는 않아 늘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 뉴욕 플러싱의 성경학교에서 가르치던 아버지는 뉴저지의 집으로 가는 길에 나한테 들러 어머니가 만든 따뜻한 한국음식을 갖다주는 방식으로 내가 어려울 때 도와줬다.
--'21'에서 케빈 스페이시와 로런스 피시번 같은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연기해 보니 어떤가.
▲스페이시나 피시번과 함께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은 이들의 훌륭한 연기를 커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옆에 서 있기만 해도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어 좋았고, 스페이시와 피시번이 굉장히 '쿨'한 성격이어서 더욱 신났다.
--'21'에서 맡은 배역 최(Choi)에 대해 설명해달라.
▲'최'의 캐릭터는 원래 원작에 나오는 멕시코와 중국계 혼혈 학생인 마티네즈이지만 아시아계 학생의 성이 마티네즈라는 점이 어색해 내가 '최'라는 한국 성으로 바꿨다. '최'의 이름은 모세지만, 영화에서는 그냥 성인 '최'만 언급된다. 모세라는 캐릭터 이름은 내 사촌의 이름과 다른 사촌의 성을 합쳐서 내가 만들었다. 마티네즈는 MIT 한가운데 위치한 자동현금지급기(ATM)에서 돈을 훔치려다가 퇴학당한 학생이다.
--'21'에서 공연한 케이트 보즈워스가 장동건과 '사막전사'를 뉴질랜드에서 찍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나 한국 배우가 있는가?
▲보즈워스가 뉴질랜드에서 뭔가를 찍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장동건과 함께 나오는 영화인지는 몰랐다. 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출연한 배우로 알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2주 전에 치른 '21' 프리미어 행사에서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을 우연히 만났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꼽을 수 없지만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감독은 단연코 김기덕 감독이다.
--한국에 가본 적이 있나.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 되나.
▲한국에는 14살 때인 93년에 가보고 못 가봤다. 부산 국제영화제에는 꼭 가보고 싶다. 내 한국어 실력은 왔다갔다하는데, 부모님과 많이 대화하면 좋아졌다가 안 그러면 나빠진다. 부모님들과는 한국어로만 말한다.
--한국에는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의 큰딸 루머 윌리스와 애인관계로 알려져 있다.
▲하하하, 그런가? 루머는 지난해 친구 소개로 만났는데, 절대로 애인은 아니고 매우 친하고 좋은 친구일 뿐이다. 내가 만일 한밤중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올 정도로 쿨한 친구다.
-- 다음 영화 계획은.
▲'게임'이다. '300'의 제라드 버틀러, '덱스터'의 마이클 C. 홀, '히어로즈'의 마일로 벤티미글리아, '로미오와 줄리엣'의 존 레귀자모, '베오울프'의 알리슨 로만과 래퍼 루다크리스 등과 함께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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