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반전 돋보이는 '뷰티풀 선데이'

'뷰티풀 선데이'는 극적인 반전을 미끼로 관객을 유혹한다. 비밀의 실타래가 풀리는 순간 관객이 만끽하게 될 희열을 위해 러닝타임 두 시간을 오롯이 반전을 위해 투자했다. 영화는 철길처럼 교차점 없이 두 개의 이야기를 병치하며 진행된다. 관객의 궁금증은 목까지 차오르지만 단서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한방'을 위해 두 시간을 참은 관객은 희열을 맛본다. 그러나 그 희열의 크기는 개개인마다 다를 듯. 강력반 베테랑 강 형사(박용우)는 마약거래 현장을 급습, 마약거래상 조상태(김동하)를 검거해 능력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뒤로는 수거한 마약 대부분을 경쟁조직 이기철(이기영)에게 팔아넘겨 검은 돈을 챙긴다.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내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뒷거래를 하게 된 것.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조상태는 강 형사와 이기철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출소하자마자 이기철의 부하를 죽인 뒤 이기철에게 누명을 씌우고, 강 형사에게 약점을 잡아 돈과 마약을 돌려달라고 협박한다. 강 형사는 아내가 위험에 처하고 비리문제까지 불거져 내사과의 추궁을 받게 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된다. 내성적인 성격의 고시생 민우(남궁민)는 어느날 고시원 앞에서 수연(민지혜)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남몰래 그녀를 지켜보며 애태우던 어느 날 마음을 고백하려고 그녀를 쫓아가지만 치한으로 몰리자 우발적으로 그녀를 강간한다. 몇 년 후 공무원이 돼 수연과 재회한 민우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한다. 수연은 임신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데 어느날 민우가 자신을 강간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잠적해 버린다. 민우는 어렵게 수연을 찾아내지만 "아이를 지웠다"는 말에 이성을 잃고 그녀를 죽인다. '뷰티풀 선데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손'에 대한 묘사다. 커피를 묻혀 담배를 피우는 민우를 보고는 "마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부위가 손이죠. 그러니까 손이 뭘 하는지도 모르죠"라는 수연의 대사는 영화의 핵심을 꿰뚫는 키워드다. 손은 이성으로는 통제불능인 그 무엇을 뜻한다. 내면의 악마성과 본능 등이 아마 여기에 속할 것이다. 결말을 위해 쉼없이 달리는 '뷰티풀 선데이'는 너무 목표만 뚫어지게 보고 달렸는지 '주마간산(走馬看山)'의 우를 범하고 있다. 접점 없이 진행되는 강 형사와 민우의 이야기가 자칫 지루함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말 부문의 극적 반전이 이런 우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준다. 남궁민의 야누스적인 연기는 박수받을 만하다. 조상태로 출연한 김용하도 악역을 훌륭히 해냈다.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2007 한국영화 ‘괴물’은?…‘우아한 세계’ ‘화려한 휴가’ ‘천년학’ 등 경합

요즘 이렇다할 한국 영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 3∼5월이 예년부터 비수기라지만 지난해 ‘한반도’ ‘괴물’ ‘타짜’ 등이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크게 화제에 오르는 작품이 없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가 위축된다데 많은 흥행 감독들이 이미 작품을 내놨고, 4월부터 할리우드 대작들이 몰려올 예정이어서 개봉 일정을 미룬 작품이 많은 탓도 있다. 이런 가운데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강펀치를 날릴 야심작을 영화관계자들을 통해 알아봤다. 배급사 중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내세운 ‘우아한 세계’(4월5일 개봉)가 가장 먼저 공개된다. ‘연애의 목적’ 한재림 감독과 단독 주연으로 나선 송강호가 만난 점이 기대 포인트. 송강호는 폭력 조직 중간 보스이자 애환을 느끼는 40대 가장으로 출연한다. 제작사는 “조폭 코미디는 아니고 아버지이자 가장으로서의 인물이 부각되는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쇼박스는 임창정 박진희 주연의 ‘만남의 광장’(5월10일)을 강력 추천한다. 휴전선으로 갈라진 한 마을 사람들이 땅굴을 파고 교류한다는 설정의 영화로 ‘웰컴 투 동막골’ 못지 않은 휴먼 코미디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또 7월 이후 선보일 ‘디 워’도 간과할 수 없는 대작. 심형래 감독이 700억을 들인 이 영화는 해외에 먼저 공개돼 ‘특수효과는 좋지만 내용이 별로’라는 반응을 얻었으나 여전히 궁금증의 대상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내세우는 대작은 100억원 예산으로 5·18사태를 그린 ‘화려한 휴가’. 안성기 김상경 이준기 등 주연으로 현재 촬영이 끝났고 개봉은 7월쯤 예정. CJ 관계자는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무게감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영화평론가들은 감독의 명성이 확실한 작품을 우선 꼽았다.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4월12일), 이창동 감독의 ‘밀양’(5월17일)을 언급했고 장윤현 감독의 ‘황진이’(6월6일)를 고른 이도 있었다. ‘천년학’은 무엇보다 임 감독의 100번째 작품이면서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서편제’를 잇는다는 점 때문에 작품성과 흥행성 양쪽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영화평론가 허문영씨는 “서편제와 소재가 같다고 해서 그 연장선상의 작품으로 예단할 수 없고, 그 사이 감독이 계속 작품을 해온 만큼 완전히 다른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평론가 황진미씨도 “임 감독이 심혈을 기울인 만큼 단순히 재미를 넘어 영화사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강호 전도연 주연의 ‘밀양’에 대해 곽영진 평론가는 “완벽주의에 가까운 감독의 작업스타일로 볼 때 완성도나 의미 면에서는 보증된 작품일 것”이라며 “다만 관객과 얼마나 소통할지가 미지수”라고 평했다. 강유정 평론가는 ‘황진이’에 대해 “인물, 그것도 여성을 중심으로 한 사극이지만 장 감독이 색다르게 풀어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기대했다.

<새영화> 짐 캐리의 스릴러 '넘버23'

무엇보다 이 영화의 관심거리는 코믹 배우로 알려진 짐 캐리의 연기 변신과 숫자 '23'이다. 이 두 가지의 조합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이다. 어떤 배역을 맡아도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로 흡수시켜 편안함을 주는 짐 캐리가 음산한 분위기의 스릴러 장르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색적이다. 물론 '트루먼쇼' '이터널 선샤인' 등 코믹 장르가 아닌 영화에도 출연한 적 있지만 그의 이미지는 어찌됐든 코미디다. 그런 그가 조엘 슈마허 감독을 만났다. '오페라의 유령' '배트맨' '폰부스' '8미리' 등을 연출한 슈마허 감독이 짐 캐리를 내세워 서양에서는 음모론의 대표적인 숫자인 23과 결합시켰다. 서양에서 보는 23은 미스터리, 그 자체다. 여러 책에서 음모론적 논쟁이 펼쳐진다. 살펴볼까. 모스부호를 이용해 발송한 최초의 전문은 성경의 민수기 23장 23절.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 새벽 1시23분 발생. 지구의 자전축은 23.5(5=2+3)도 기울어져 있다. 인간의 성별을 결정하는 것은 23번째 염색체. 유클리드 기하학의 정의는 23개.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날은 1912년4월15일(1+9+1+2+4+1+5+=23). 해리 포터가 마법학교를 향해 타고간 기차 번호 5972(5+7+9+2=23). 9ㆍ11테러 발생일은 2001년 9월11일(2+1+9+11=23). 2를 3으로 나누면 0.666…, 악마의 숫자. 음모론적 관점에서 본다면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23의 비밀을 기본 설정으로 깐 이 영화는 현실감을 덜기 위해 다분히 몽환적 분위기로 관객의 심리까지 어지럽히는 이중효과를 거둔다. 영화 속 현실과 책의 내용을 교차해 보여주며 어디까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종잡을 수 없게 만든 후 두 공간을 어느새 일치시켜 관객의 허를 찌른다. 23이란 숫자가 갖고 있는 긴장감이 영화를 옥죄며 관객을 흡입시키지만, 중반 이후 예정된 수순을 밟아가는 형식은 맥풀린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유지시키는 스릴러를 만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인 듯. 야생동물보호소에서 일하는 월터는 떠돌이 개 때문에 생일날 아내 애거사와의 약속에 늦고 만다. 애거사는 월터를 기다리다 동네 서점에서 빨간색 표지로 유독 눈에 띈 '넘버 23'이란 제목의 책을 산다. 생일선물로 이 책을 받은 월터는 23의 마력에 빠져들고, 자기와 연관된 수치 역시 모두 23이란 걸 깨닫는다. 자기 생일, 집 주소, 아내와 처음 만난 날 등등 모든 숫자가 23과 연관돼 있는 것. 책 속의 주인공 핑거링 형사는 자살을 시도하는 미모의 금발 여성을 만나 23이란 숫자의 법칙에 대해 듣는다. 그 여성은 23이란 숫자가 아버지에 이어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말한다. 그 여자를 설득했다고 여겼으나 핑거링의 눈앞에서 투신 자살하는 모습을 본 후 핑거링 역시 23의 법칙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핑거링은 연인 패브리지아가 바람을 피우자 살해하고 그 상대자에게 살인 혐의를 씌운다. 월터는 책을 읽으면서 현실과 책을 혼동하며 자기가 아내를 죽일 것만 같은 환상에 휩싸인다. 애거사는 친구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아이작에게 도움을 청하고, 이를 본 월터는 책에서처럼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한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월터는 원작자를 찾기로 결심한다. 아내와 아들 로빈과 원작자를 찾지만 그는 월터의 눈앞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월터는 점점 더 헤어나오질 못하고, 애거사는 원작자라며 찾은 정신과 교수에게서 결정적 단서를 찾는다. 출연 배우들은 모두 1인2역을 소화했다. 영화 속 현실과 책 속의 인물. 짐 캐리는 월터와 핑거링을, 버지니아 매드슨은 아내이자 연인을, 로건 로먼은 월터와 핑거링의 연인 시절을, 대니 휴스턴은 아이작 교수와 마일즈 피닉스 박사를. 23에 대한 의심과 의문을 잔뜩 부풀려놓고, 막판에 미국식 가족주의와 인간의 성선설로 마무리짓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새영화> 유아 겨냥한 '빼꼼의 머그잔 여행'

애니메이션은 흔히 어린이뿐 아니라 가족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특히 그렇다. 국내에서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성인을 대상으로 했던 '아치와 씨팍'이 아주 예외적인 경우로 가족이나 초등학생 대상이 주류를 이룬다. '빼꼼의 머그잔 여행'(감독 임아론, 제작 RG애니메이션스튜디오)은 이제 막 '말다운 말'을 시작하는 3세부터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인 5세, 즉 유아를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8월부터 EBS와 투니버스에서 TV시리즈로 방송중인 '빼꼼'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TV시리즈와 극장판 모두 임아론 감독이 지휘했다. TV시리즈 '빼꼼'은 프랑스 안시를 비롯한 각종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TV부문에 초청됐으며, 미국 카툰네트워크, 영국 BBC, 프랑스 M6 등 세계 20개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가장 큰 특징은 간결하면서 대사가 거의 없다는 것. 대사 대신 내레이션으로 처리했다. 주인공들의 대사는 거의 의성어에 가깝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철저히 맞춘 영화로, 유아용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인공은 곰인형을 좋아하는 아기 베베와 베베가 모험에서 만난 곰 빼꼼이, 멋쟁이 신사 펭귄 꽁꽁, 빼꼼이와 꽁꽁의 사랑을 받는 미녀 펭귄 도도, 만능 재주꾼 도마뱀 후다닥이다. 겁쟁이 베베가 모험을 통해 용기를 얻는 과정과 함께 친구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사가 없는 대신 중요한 의미 전달자는 음악과 효과음이다. 영화음악을 처음 작업한 김태균 음악감독은 민요 '새타령'을 편곡하거나 '유아용 트로트' 선율을 직접 작곡해 친숙한 멜로디를 만들어냈다. 음악만으로 주인공들의 심리상태가 잘 전해지는 게 마술 같다. 크리스마스에 겁 많은 베베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부터 마법의 펜던트를 선물받는다. 실수로 펜던트를 돌린 베베 앞에 커다란 머그잔이 나타난다. 머그잔이 베베를 데려간 곳은 몸이 꽁꽁 얼 정도로 추운 북극. 집에 가기 위해 펜던트를 찾으려는 베베 앞에 북극곰 빼꼼이와 젠틀한 면모를 지닌 펭귄 꽁꽁, 멋부리기 좋아하는 펭귄 도도가 등장한다. 이들은 베베를 집으로 데려다 주려 하지만 그때마다 엉뚱한 곳에 떨어진다. 열대지방에서 만난 후다닥의 가방 속에는 없는 게 없다. 급기야 아주 무서운 용용이까지 만나는 험난한 여정이 펼쳐진다. 22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새영화> 뻔뻔한 작업남녀 연애담 '내 여자의…'

감독도 신인, 출연 배우들도 신인이다. 오는 22일 22개 극장에서만 소규모로 개봉할 예정인 '내 여자의 남자친구'(감독 박성범)는 겉으로 드러난 면면만 봐서는 크게 기대할 것이 없는 영화같이 보인다. 저예산에 이름 없는 신인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역시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급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난해 5월에 촬영이 끝났으나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1년 가까이 지나 개봉을 하게 됐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영화는 세 명의 남자와 세 명의 여자 사이의 얽히고설키는 연애담을 무겁지 않은 터치로 다룬다.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작업남 석호(최원영)는 순진무구해 보이는 여대생 채영(김푸른)을 만나 이른바 '작업'에 돌입한다. 하지만 채영은 겉모습만 순진해보일 뿐 사실은 남자친구 선수(이정우)와 하루가 멀다하고 모텔방을 찾는 '내숭녀'. 선수와 석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채영은 자신과 자고 싶어 안달하는 석호에게는 갖가지 핑계를 대며 좀처럼 몸을 허락하지 않아 석호를 애타게 한다. 유부남인 석호에게는 이미 지연(고다미)이라는 애인이 있다. 성(性)에 대해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지연은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나이트 클럽에 놀러갔다가 연하의 남자인 석호를 만나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다. 석호의 친구인 방송사 PD 영수(고혜성)는 석호의 부인인 혜경(김영애)과 아슬아슬한 불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는 서로서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는 세 쌍의 남녀가 벌이는 뻔뻔하고 노골적인 애정행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소재 자체가 좀 허접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그렇지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신인치고는 안정감이 있고 자연스러워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 특히 고다미는 쉽지 않은 '연하남'과의 파격적인 전라(全裸) 베드신을 마치 실제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소화해내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던져준다. 소규모 개봉이라 큰 흥행은 어렵겠지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업남녀'의 일상을 과장 없이 자연스럽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젊은 층 관객의 관심을 끌 만한 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새변화 모색”

올해부터 일반상영에서 경쟁부문으로 변경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의 선택:비평가주간’ 상영작이 20편으로 확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 비평가위원회는 7일 ‘한국단편의 선택:비평가주간’ 상영작을 발표했다. 비평가위원회는 “그동안 한국 단편영화의 제 흐름과 경향을 비평적 관점에서 재정리했다면 올해는 경쟁부문으로 변화해 새로운 출발을 모색한다”며 “한국영화산업의 팽창을 반영하듯 출품수는 늘어났지만 영화적 성취나 차별적 시도의 영화들이 두드러지기보다는 비교적 안정된 일정 수준의 만듦새를 갖춘 영화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 한국단편의 선택에는 애니메이션 포함, 모두 612편이 출품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맹수진 문학산 이상용 이선화 정지연비평가가 심사를 통해 20편을 선정했다. 이들 영화는 한국단편의 선택 섹션을 통해 영화제 기간동안 상영되며, 심사를 통해 3편을 선정해 KT&G상상마당 상을 수여한다. 선정작은 대부분이 극영화며, 실험영화와 다큐멘터리는 각각 한 작품에 불과하다. 선정작은 ‘강변북로’(감독 유성엽) ‘궁금해요 그대팬티’(감독 이진우) ‘락큰롤에 있어 중요한 것 세가지’(감독 정병길) ‘모놀로그 #1’(감독 김종관) ‘봉수’(감독 조규장) ‘비몽’(감독 조가현) ‘성북항’(감독 신민재) ‘세상의 끝’(감독 남궁선) ‘소양강 처녀’(감독 한재웅) ‘승아’(감독 김나영) ‘십분간 휴식’(감독 이성태) ‘유년기의 끝’(감독 김재원) ‘자야한다’(감독 김주리) ‘자전거 도둑’(감독 이걸기) ‘친애하는 로제타’(감독 양해훈) ‘프랑스 중위의 여자’(감독 백승빈) ‘피는 멈추지 않는다’(감독 김승현) ‘Cosmic Dancer’(감독 전현구) ‘Seoul Station’(감독 서원태) ‘Starry Night’(감독 박근표) 등이다. 한편 한국단편의 선택 심사는 김은영 추계예술대 영상문화학부 교수와 김태용 영화감독, 찰리다 우아범렁짓 태국 방콕영화제 단편 필름&비디오 페스티벌 프로그래머가 맡는다. 김은영교수는 영화 ‘사랑니’ ‘거울속으로’ 등의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김태용감독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디지털 단편 옴니버스 ‘이공’ 다큐멘터리 ‘온 더 로드, 투’ ‘가족의 탄생’ 등을 연출했다.

"3월8일은 한국영화 없는 날"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가 사라졌다. 3월 둘째주의 영화 개봉일인 8일 새로 간판을 내거는 영화 중 한국 영화가 한 편도 없는 것. 8일 개봉되는 영화로는 휴 잭맨ㆍ레이철 바이스 주연의 '천년을 흐르는 사랑'과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판타지 영화 '일루셔니스트', 벤 애플렉ㆍ앤디 가르시아 주연의 액션 영화 '스모킹 에이스', 에릭 리브리 주연의 '나비효과 2' 등 할리우드 영화 네 편뿐이다. 한국 영화는 지난 1일 개봉한 '좋지 아니한가'와 지난달 14일 개봉한 '1번가의 기적' 정도가 극장에 걸려 있을 뿐이다. 총 108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한 지난해의 경우 보통 한 주에 2~3편, 많을 경우 4~5편까지 개봉됐던 추세에 비춰볼 때 개봉 신작이 한 편도 없는 이 같은 현상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다음 주에 개봉 예정인 신작도 외화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300'과 에드워드 노튼ㆍ나오미 와츠 주연의 '페인티드 베일', 마이클 맥고완 감독의 휴먼영화 '리틀 러너' 등이 있지만 한국 영화는 감우성ㆍ김수로 주연의 '쏜다' 한 편만이 예정돼 있을 뿐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한국 영화 개봉 신작이 한 편도 없는 주가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면서 "3월이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최근 한국 영화의 침체 현상을 반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충무로에서는 올해 개봉을 목표로 기획 내지 제작 중이던 한국 영화 가운데 많은 수가 영화시장의 침체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제작이 중단되거나 보류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