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넷째주 스크린을 잡아라"

(연합뉴스) 여름 성수기인 7월 넷째주에 영화 6편이 한꺼번에 개봉하면서 각 영화배급사들마다 스크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영화계에 따르면 7월 넷째주에는 100억 원짜리 대작 '화려한 휴가'를 비롯, 공포영화 '므이', 할리우드 코믹판타지 '에반 올마이티',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SM픽쳐스 창립작 '꽃미남연쇄테러사건',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인랜드 엠파이어' 등 6편의 영화가 한꺼번에 개봉할 예정이다. 여기에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다이하드 4.0'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트랜스포머'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로이카'의 기세도 크게 꺾이지 않고 있어 7월 넷째주의 스크린 확보 경쟁은 그야말로 '피를 튀길' 전망이다. '화려한 휴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워낙 흥행 기대작들이 많아 지금 상황이라면 스크린 300개 확보도 어려울지 모르겠다"면서 "'화려한 휴가' 정도 규모의 영화라면 적어도 450~500개 정도 스크린에서는 개봉해야 하는데 개봉 영화가 너무 많아 스크린 확보가 최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는 1천800여 개의 스크린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로이카'인 '다이하드 4.0'(557개)과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550개), '트랜스포머'(367개)가 전체의 75%가 넘는 1천400여 개의 스크린을 선점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이들 '할리우드 트로이카'의 흥행몰이가 개봉 2~3주차가 지났는데도 그다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그만큼 개봉 신작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실정. '라따뚜이' 배급사인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 관계자도 "여름철에 한 편 하는 애니메이션이라서 적어도 300개 이상 스크린으로 규모를 크게 가져가려고 하고 있는데 7월 넷째주 스크린 상황이 워낙 빡빡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안ㆍ차예련 주연의 공포영화 '므이'와 1억7천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코믹판타지 '에반 올마이티'도 200개 이상 스크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7월 넷째주 개봉 예정이던 데이브 마이어스 감독의 스릴러물 '힛쳐'는 이 같은 수급상황을 감안해 개봉일을 8월1일로 한 주 늦추기도 했다.

獨 당국, 톰 크루즈 출연 영화에 촬영 허용

(연합뉴스) 독일 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촬영장소 제공을 거부당했던 톰 크루즈의 새 영화 '발키리'(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19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촬영을 개시했다. AP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정부 청사 촬영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재무부는 최근 영화 제작진이 협조를 요청한 장소 가운데 벤들러 블록 건물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의 촬영을 허용했다. 끝내 촬영이 거부된 벤들러 블록은 과거 독일군 참모본부로 쓰였고 이 영화 주인공이자 실존했던 인물인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63년 전 처형당한 장소로, 현재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크루즈가 공동제작과 주연을 맡고 있는 이 영화는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앞서 제작진은 독일 베를린 중심가의 경찰서와 국방부 청사 내 촬영을 요청했으나 재차 거절당했다. 독일 언론은 미국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 신도인 크루즈가 독일 내 사이언톨로지의 평판을 개선하려 한다는 의혹을 샀기 때문에 촬영을 거부당한 것이라고 보도해 왔다. 크루즈가 맡은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1944년 7월 히틀러 암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쳐 처형당한 인물로 독일 내에서 나치에 적극적으로 저항한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벤들러 블록은 침해받아서는 안 될 위엄성이 있는 장소이므로 이곳만 제외하고 다른 로케이션 촬영을 허용했다"며 "정부의 이번 결정은 배우들의 신념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발키리'는 올 10월까지 촬영을 마치고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영화> 베트남서 한풀이하는 '므이'

(연합뉴스) 저주와 복수심은 공포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이 소재에서 시작된 영화의 얼개는 엇비슷하다. 혼령과 마주치거나 기묘한 사건에 얽히면서 끊임없이 놀라고 비명을 지르는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보면 결국 혼령의 깊고 슬픈 한과 마주하게 된다. 2004년 '령'으로 데뷔한 김태경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공포영화 '므이'도 마찬가지다. 호기심이 충만한 젊은 여자와 신비롭고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다른 젊은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숨겨진 저주의 비밀을 풀어나간다. 줄거리는 별다를 것 없지만 영화는 일단 한국의 복잡한 도시를 떠나 베트남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로 무대를 옮기고 아오자이를 입은 예쁜 베트남 처녀의 초상화를 앞세우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고 있던 소설가 윤희(조안)는 베트남으로 이민간 친구 서연(차예련)으로부터 흥미로운 전설을 듣게 된다. 바로 베트남에서 100년 전부터 내려오고 있는 초상화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다. 이 초상화에는 베트남 처녀 므이(안트)의 혼이 봉인돼 있어 저주를 비는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지만 그 사람은 므이에게 대가를 치러야 한다. 소설을 쓰기 위해 베트남으로 간 윤희는 3년 만에 만난 서연이 몰라보게 밝고 예뻐졌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질투심을 느낀다. 묘한 감정을 안고 서연의 집으로 간 윤희는 서연으로부터 100년 전 므이가 당했던 끔찍한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윤희와 서연은 므이가 살았던 집과 이 전설을 연구했던 김 교수의 사무실 등을 돌아다니며 초상화의 진실을 하나씩 파헤친다. 시간이 흐르면서 초상화 속 므이가 내린 듯한 저주의 징후가 서서히 나타나고 윤희는 서연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한다. 영화의 결말은 '오픈형'이다. 권선징악의 교훈은 있지만 악을 벌하는 주체가 선이 아니다. 또 주인공이 깔끔하게 사건을 해결하면서 영화가 마무리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도 참신하다. 문제는 색다른 맛은 있는데 공포영화로서 기본기가 약하다는 것.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에피소드와 잔인한 장면이 곳곳에 있기는 하지만 93분의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질 정도로 긴박함이 떨어진다. 서연이 한을 품게 되는 사건도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느닷없고 억지스럽다. 또 윤희가 친구 서연을 질투한다는 설정은 금방 눈에 띄는데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 시나리오상의 공백보다는 매끄럽지 않은 연출의 허점이 더 커 보인다. 15세 이상 관람 등급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장면을 자진 삭제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 개봉이 예정보다 한 주 늦어졌다. 26일 개봉. v

<새영화> SM식 기획영화 '꽃미남…'

(연합뉴스) 제목만 봐도 영화의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는 영화가 있다. SM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영화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며 설립한 영화투자ㆍ제작사 SM픽쳐스의 창립작 '꽃미남연쇄테러사건'도 그런 영화 중 하나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인기 댄스그룹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꽃미남연쇄테러사건'은 제목만큼이나 유치하기 짝이 없는 영화지만 타깃층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기획성을 평가할 만한 영화이기는 하다. 2월14일, 한 고등학교에서 최고의 '꽃미남'으로 꼽히는 남학생이 귀갓길에 똥으로 얼굴을 얻어맞는 테러를 당한다. 이 테러를 시작으로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최고의 꽃미남으로 인정받는 남학생들이 연쇄적으로 똑같은 봉변을 당하고, 이 같은 '꽃미남연쇄테러사건'의 개요를 상세히 올린 늘파란고등학교의 기범(김기범)의 블로그는 최고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고교생 사이에 최고의 화젯거리로 떠오른다. 그런데 '똥 투척 테러'를 당한 피해자가 학생들 사이에 공인 꽃미남으로 등극하며 전국적인 스타가 되자 다음 테러 대상 학교로 지목된 늘파란고등학교의 꽃미남 3인방인 학생회장 시원(최시원), 유도부 주장 강인(김영운), 교내 댄스그룹 리더 희철(김희철)은 각자 '테러당하기 작전'에 돌입한다. 영화는 테러를 당해 전국적 스타로 부상하기를 갈망하는 꽃미남 3인방의 경쟁과 일종의 내레이터 역할을 하는 기범의 사건추적 과정을 시시콜콜 묘사하며 줄거리를 끌고나간다. 일반 관객 입장에서 보면 도대체 다음에 똥 투척 테러를 당하는 꽃미남이 누가 될지가 뭐가 그렇게 궁금하며 중요한 것이라고 그걸 가지고 영화 하나를 끌고가는지 어이없기만 하다고 느낄 만하다. 심지어는 이런 것도 영화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관객도 있을지 모르겠다. 반면 10대 여학생이 주류일 슈퍼주니어의 열성팬이라면 예쁘장하게 생긴 슈퍼주니어의 멤버들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치도록 기쁘고 감동적인 이벤트일 것이다. 이처럼 영화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릴 '꽃미남연쇄테러사건'의 성패는 슈퍼주니어의 팬들이 얼마나 영화관을 찾아주느냐에 달려있을 것 같은데, 영화가 중고생들의 여름방학 시즌에 개봉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김상경 "이런 영화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연합뉴스) "영화는 제가 잘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연기 준비나 몰입이야 배우라면 누구나 다 하는 거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번 영화를 골랐다기보다 이 시점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영화였는데 운 좋게 저한테 온 거죠." 배우 김상경(35)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운명론적 인생관이 느껴진다. 그는 '운이 좋았다'는 말을 1시간 남짓한 인터뷰에서 다섯 번도 넘게 꺼냈다. 그러나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으로 넘나들며 관객과 만나 온 그가 과연 운으로만 현재의 자리에 도달했을까.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ㆍ제작 기획시대)에서 그는 하나뿐인 가족인 동생을 뒷바라지하고 동네 처녀를 남몰래 사랑하는 평범한 택시기사이지만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민주화 투사가 되는 강민우 역할을 맡았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을 찍고 나서 "이런 연기를 다시 할 수 있을까"라고 했던 그는 이번 영화의 개봉을 2주 앞두고는 "이런 영화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아직도 제 연기의 1번은 '극장전'이에요. 하지만 '화려한 휴가'에서의 연기는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보기 좋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편안한 연기예요. 웃어야 할 때 웃고, 슬플 때 울고, 화를 내야 할 때는 내고. 정극 연기로서는 이제까지 중에 최고 정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영화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은 거죠." 그는 '화려한 휴가'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연기보다도 영화 자체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더 힘을 쏟았다. 그가 설명하는 이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모든 연령대의 관객이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사람들은 민주화라는 단어를 한 번도 말하지 않아요. 소위 '먹물'들이 만들었다면 접근 방법 자체가 바뀌었겠죠. 2007년에 필요한 영화는 그런 게 아닙니다. 계급과 사회적 지위, 권력을 불문하고 대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시사회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고 봐서 깜짝 놀랐어요." 동생이 군인들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일은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가르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김상경이 연기한 캐릭터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는 사건이다. 동생이 자신의 눈앞에서 쓰러지자 만류하는 손길을 뿌리치고 총탄이 빗발치는 거리로 뛰쳐나가는 그의 연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유리창이 여기저기에서 산산조각이 나고 파편이 날아다니는 이 장면은 단 한번에 '오케이'를 받았다. 이 장면에서 김상경의 연기에 대해 김지훈 감독은 "어디에서 저런 표정이 나왔을까 정말 놀랐다"고 평가했다. "5ㆍ18 때 돌아가신 분들이 도와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장면은 연기 생활 10년에도 경험하지 못한 일입니다. '컷' 사인이 떨어졌는데 눈물이 7시간 동안 안 멈췄어요. 보통은 '컷' 하면 눈물이 멈추고 다시 시작하면 또 우는 게 보통이었는데요. 계속 울었습니다." 사람을 다뤘다는 이번 영화를 통해 김상경이 얻은 것도 사람인 듯하다. 그는 "촬영 끝난 뒤 이번에 개봉하기까지 7개월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화려한 휴가'팀과 함께 등산을 했다"며 "이번 작품으로 사회적이 되고 사람을 대하는 게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필름은 거짓말을 안 해요. 보이는 모습이 실제와 다르지 않은 좋은 배우들과 같이 일했고 수많은 단역들이 산만해지지 않고 뭉쳐서 찍었습니다. 어디에 가서 제가 나온 영화 보라고 잘 하지 않는데 이번 영화는 우리 모두가 봐야 할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