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국내 극장가에서 강세인 이유는 한국 영화에 대한 실망보다는 할리우드 영화의 재미 자체에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화 전문 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가 14-20일 네티즌 3천703명을 대상으로 '할리우드 영화 7주 연속 예매점유율 1위의 이유'를 묻는 조사를 실시해 25일 내놓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천223명(33%)이 '할리우드 영화가 재미있어서'라고 답해 '한국 영화가 재미 없어서'라는 답(620명ㆍ16.7%)을 크게 앞질렀다. 다음으로는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861명ㆍ23.2%)는 답이 2번째로 많았고 특히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465명ㆍ12.6%)는 응답자보다는 크게 많았다. 그 뒤로는 '한국 영화 편수가 적어서'(239명ㆍ6.5%), '할리우드 영화 편수가 많아서'(208명ㆍ5.6%) 순서였다. 맥스무비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일부 네티즌은 '관객은 끌리는 영화를 선택한다'거나 '재미 있으니 보지 무슨 스크린 타령이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며 "할리우드 영화가 강세인 것은 한국영화에 대한 실망이라기보다는 할리우드 영화 자체에 대한 호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전 세계 영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제2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BIKI)가 8월 17일 부산 해운대에서 개막돼 영화팬들을 닷새동안 은막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번 영화제는 본격 피서철에 열려 무더위를 피해 부산을 찾은 피서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BIKI 조직위원회(www.biki.or.kr)는 올해 영화제에는 20여개국에서 초청한 120여편의 장.단편 영화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며 일본과 프랑스, 호주의 영화를 국가별로 묶어서 상영하는 '국가전'과 이스라엘의 특정 감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감독전'을 마련한다고 25일 밝혔다. 또 어린이들이 직접 영화를 제작, 영화제 기간에 상영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BIKI 조직위는 이를 위해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부산 금정구 오마이랜드와 금정마을 일대에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20명이 참가하는 제4회 어린이 여름 영화캠프 '친구 되기'를 개최키로 하고 7월 13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 BIKI 조직위는 이번 영화제에 출품할 국내 작품을 7월 6일까지 공모한다. 출품작은 2006년 이후에 제작된 것이어야 한다. 문의 ☎ 051-743-7652. /연합뉴스
소설가 김영하 씨가 올해 처음 개최되는 영화제 '시네마 디지털 서울(CinDi) 2007'의 대표 영상물 연출을 맡았다. 영화제 사무국은 25일 "'디지털 매체를 통한 새로운 재능의 발견'이란 영화제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김영하 작가에게 영화제 트레일러 연출을 맡겼다"고 밝혔다. 김씨는 '디지털로 아날로그의 세상을 담는다'는 콘셉트로 일상에 대한 섬세한 통찰력을 담은 트레일러 2편을 제작했다. 이 2편은 영화제 경쟁 부문과 초청 부문을 각각 대표하게 된다. 영화제 관계자는 "유명 영화감독을 고려했지만 김영하 작가를 선정했고 그도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김 작가는 이번에 카메라 사용법을 처음 배워 일본 여행 중 트레일러 제작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오빠가 돌아왔다' '빛의 제국' '검은 꽃' 등을 쓴 작가 김영하는 영화 '주홍글씨'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원작자이며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와 '굴비낚시' 등 영화산문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시네마 디지털 서울 2007'은 내달 20일부터 27일까지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동굴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인간의 원초적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칠흑 같은 어둠, 폐쇄공포증을 유발할 수 있는 좁은 공간, 미지의 생물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등…. '쏘우' 시리즈로 유명한 라이언스 게이트의 2005년작 '디센트(The Descent)'는 이처럼 동굴이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 특징을 십분 활용한 납량용 공포영화다. 같은 해에 제작된 '케이브'라는 영화도 동굴을 공간적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지만 두 영화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케이브'가 '에이리언'의 아류 같은 어설픈 만듦새로 공포영화도 얼마든지 지루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줬다면 '디센트'는 설정이나 전개 자체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유혈이 낭자한 끔찍한 장면과 등장인물간의 긴장감을 적절히 혼합한 구성으로 비교적 효과적인 공포를 선사한다. 1년 전, 친구들과 함께 떠났던 가족여행에서 사고로 남편과 딸을 모두 잃은 세라(쇼나 맥도널드). 아직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라를 위해 주노(나탈리 잭슨 멘도사)를 포함한 5명의 친구들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동굴탐험 여행을 기획한다. 주노의 길 안내에 따라 애팔래치아 산맥 깊은 곳에 위치한 원시동굴로 들어간 일행은 미지의 동굴이 갖고 있는 신비한 아름다움에 취해 즐거워한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사고로 동굴의 입구가 막히고 설상가상으로 자신들이 고립된 동굴이 지도상에 나타난 곳과는 전혀 다른 곳임을 깨닫게 된다. 아무도 모르는 동굴 속에 완벽히 고립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출구를 찾아 입구 반대쪽으로 계속 들어가는 것뿐이다. 동굴을 조사하던 세라는 희미한 어둠 속에서 사람이 아닌 무언가의 형체를 목격하지만 친구들은 단순한 착시현상으로 치부해버린다. 출구를 찾아 헤맬수록 발견되는 수십년 전 탐험가의 흔적들과 함께 이제껏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공포감을 느끼게 된 순간, 세라 일행은 귀를 찢는 울음소리와 함께 이제껏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괴생물체의 공격을 받게 된다. 괴생물체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단순했던 그들의 여행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돌변하고, 급기야 1년 전 과거에 묻혀 있던 진실마저 드러나며 일행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데…. 영화는 '반지의 제왕'의 골룸과 '미이라2'의 난쟁이 괴물을 섞어놓은 것 같은 괴생물체를 등장시켜 관객의 공포를 자극한다. 괴물들과 세라 일행의 피 튀기는 혈투는 상당히 끔찍한 편이다. 눈알을 파내는 등의 일부 장면은 '쏘우'류의 '슬래셔 무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동굴을 무대로 한 영화인 만큼 '케이브'와 마찬가지로 화면은 시종일관 매우 어두운 편인데,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니지만 답답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특이한 것은 영화의 결말이다. 감독은 두 가지의 결말을 놓고 고민했던 모양으로, 국내 개봉판에서는 두 가지의 결말이 모두 선보인다. 7월5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퀴어영화 다 모였다.' CQN명동이 특별한 영화 축제를 마련한다. 7월16일부터 22일까지 '렛츠 퀴어!(Let's Queer)'를 열어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진 퀴어영화 신작과 역대 한국 퀴어영화 12편을 3개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하는 것. 동성애 색채를 진하게 담는 퀴어영화는 지난해 '후회하지 않아'가 저예산영화로는 보기 드문 성공을 거두고, '왕의 남자' '브로크백 마운틴' '메종 드 히미코' 등이 상영되며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신작 퀴어 컬렉션'에서는 '영원한 여름' '썸머 스톰' '달콤한 열여섯' '푸치니 초급과정' 등이 소개되며 최근 제작된 한국 단편 중 3~4편을 묶어 함께 공개한다. 한국 작품을 모은 '한국 퀴어 히스토리'에서는 '여고괴담-두 번째 이야기'를 비롯해 '로드무비' '욕망' '천하장사 마돈나' '후회하지 않아' 등 퀴어 색채가 짙은 한국영화 5편이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난다. 영화제 기간 주말 밤에 마련될 '퀴어 피버 나잇'에서는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록키 호러 픽쳐쇼'와 '헤드윅'이 상영된다. 영화 상영과 함께 부대 행사도 풍성하다. '한국 퀴어 히스토리' 상영회에서는 감독 및 배우가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됐고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대만 영화 '영원한 여름'(감독 레스티 첸)의 주연배우들이 방한해 무대인사를 한다. '퀴어 피버 나잇'에서는 깜짝 공연도 준비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굴지의 영화제작사 A사 프로듀서 B씨가 영화감독을 포함한 스태프와 하청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거나 인건비를 과다계상하는 등의 수법으로 영화제작비를 상습적으로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영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단순히 A사 프로듀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영화계 전반의 해묵은 관행이 치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영화계 안팎의 우려 때문이다. 일단 A사 측에서는 "불미스러운 일로 해고를 당한 직원이 앙심을 품고 B씨를 음해한 것으로 안다"며 "B씨의 통장에 나타난 금전거래 관계는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다거나 은행 신용거래가 어려운 사람을 대신해 돈을 받은 뒤 전해준 것이라서 제작비 과다계상이나 리베이트와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B씨가 영화감독이나 영화 촬영감독, 보조출연업체 대표, 영화 무술감독, 카메라대여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받은 돈이 30여 차례에 걸쳐 2억여 원에 달해 A사 측의 이 같은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사건의 진상이야 자체 조사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추후 밝혀질 문제겠지만, 사실 영화제작관행에 대한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영화제작비에 대한 회계감사가 많이 강화된 편이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영화제작사에서 프로듀서나 제작실장을 5년만 하면 집 한 채 마련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영화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어떻게 보면 돈이 새나갈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불과 9년 전인 1998년 개봉돼 빅히트를 기록했던 '쉬리'의 경우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제작비가 30억 원이 넘었다고 화제가 됐으나 요즘 제작비가 30억 원이 넘지 않는 영화는 별로 찾아보기 힘들며 제작비가 100억 원에 달하는 대작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 한 편당 소요되는 평균 제작비의 경우 10년 전에 비해 400~600% 이상 치솟았다는 것이 영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작비 규모가 천정부지로 치솟다보니 이른바 '장난을 칠 수' 있는 여지가 과거에 비해 훨씬 많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영화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00편이 넘는 한국 영화가 제작되면서 영화업계로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돼 일부 제작자들 사이에 '모럴 헤저드' 현상을 보인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영화계에 워낙 비정상적으로 많은 투자금이 유입돼 영화감독들 사이에 '올해 입봉(일본어에서 따온 감독 데뷔를 뜻하는 영화계 속어) 못하면 팔불출'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면서 "졸속작이 양산됐던 것도 이 같은 현상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총 108편의 한국영화가 개봉됐으나 정작 완성도가 높은 영화다운 영화는 소수였던 반면 상당수의 영화들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수준 미달의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영화계의 공감을 얻고 있다. 영상투자자협의회 박경필 회장은 "지난해의 경우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한 회사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제작에 많이 참여했고 통신회사들도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투자를 많이 해 영화 제작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이뤄졌다"면서 "영화판으로 돈이 많이 몰리다보니 TV 단막극 수준의 시나리오들이 무분별하게 영화로 제작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투자사나 배급사들이 또 한가지 문제점으로 꼽는 것은 투자-제작-배급으로 나누어지는 영화제작 과정에서 충무로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제작 파트의 입김이 워낙 세다보니 제작사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영화산업 태동기인 1960~70년대부터 충무로의 헤게모니를 장악해온 것은 영화제작자들이었고 (SK, 대우, 삼성 등 대기업이 들어왔다가 발을 뺀 뒤) CJ나 오리온, 벤처캐피탈 같은 산업자본이 투자ㆍ배급사 형태로 영화산업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10년에 전에 불과해 여전히 한국 영화산업의 무게중심은 제작사 측에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영화제작과정에서도 일반 기업의 주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투자사는 제작사에 돈을 대주고 수익이 나면 일정액을 분배받는 정도의 역할만 할 뿐 감독, 배우 캐스팅이나 제작과 관련한 하청업체 선정 등에는 거의 간섭을 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게 투자ㆍ배급사의 지적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영화제작과 관련된 분야는 매우 전문적이고 '크리에이티브'에 해당하는 영역이라서 사실 투자사 측에서 간섭하기가 어려운 분야라고 할 수 있다"면서 "제작비 정산을 위한 회계감사는 하지만 프로듀서가 어디에 돈을 얼마나 집행하는지 일일이 간섭하거나 감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화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영화제작비 집행과 관련한 회계는 과거에 비해 많이 투명해졌지만 여전히 일부 부적절한 사례가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스스로의 생명을 단축하는 일이기 때문에 제작자 스스로 자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화 전문가들은 제작자의 '모럴 헤저드'와 제작비 유용 등으로 인한 영화의 완성도 저하는 결국 그 피해가 한국영화 전반에 대한 관객의 신뢰도 저하와 외면으로 직결되는 만큼 구시대적인 불투명한 영화제작관행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오선 웰스 감독의 '시민 케인'이 영화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미국 영화'로 꼽혔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영화평론가와 영화사학자, 전문가들의 투표를 거쳐 미국 최고의 영화 100편을 선정한 결과 '시민 케인'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AFI가 10년 전 실시한 같은 내용의 조사에서도 '시민 케인'은 1위였으며 '대부'는 3위였다. 3위엔 '카사블랑카', 4위엔 '성난 황소'가 올랐으며 '사랑은 비를 타고'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쉰들러 리스트' '현기증' '오즈의 마법사'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현기증'은 10년 전 61위에서 9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으며 '성난 황소'도 20단계나 올랐다. 무성영화로는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가 76위에서 11위로 크게 올랐고 버스터 키턴의 '장군'과 D.W. 그리피스의 '인톨러런스'는 이번 조사에서 100위권 안에 들었다. 1996~2006년 개봉된 영화 가운데는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50위)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71위), '타이타닉'(83위), '식스 센스'(89위)만 100위권에 올랐다. '캬바레'(63위)와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랴'(67위), '쇼생크 탈출'(72위), '대통령의 음모'(77위), '스파타커스'(81위), '오페라는 춤춘다'(85위)도 새로 목록에 추가됐다. 그러나 '판타지아'와 '닥터 지바고' '국가의 탄생' '지상에서 영원으로' '마이 페어 레이디' 등은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진 피커 퍼스틴버그 AFI 회장은 "미국 영화는 언제나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고 정의해 왔다"며 "최근 DVD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무성영화와 존 포드 감독의 '수색자'(12위) 같은 수작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저동에 위치한 중앙시네마의 1개관이 영화진흥위원회에 임대돼 8월부터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쓰인다. 영진위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은 한국독립영화협회는 독립영화전용관 개관을 앞두고 이름을 공모한다. 29일까지 e-메일(kifv@kifv.org)로만 접수하며 당선작은 7월6일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당선작으로 선정되면 독립영화전용관 1년 무료 입장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5명을 추첨해 독립영화 DVD 2종 세트를 선물한다. 독립영화전용관에서는 독립영화 개봉작과 함께 실험영화, 독립애니메이션, 인권ㆍ노동영화 등을 정기적으로 상영하며 기획전도 마련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강릉시네마테크가 주관하는 인권영화제가 올해로 10회째를 맞아 22일부터 이틀간 강릉 문화의 집에서 열린다. 강릉시네마테크는 매년 12월에 열리던 이 영화제는 올해부터 강릉출신 김성수 민주열사의 추모기간인 6월로 옮겨 추모행사와 함께 준비, 대한민국의 인권현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윤보다 인간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이주 여성 노동자와 장애가족의 이야기 '힘들지? 아니예요', KTX승무원들이 직접 제작한 '우리는 KTX승무원입니다', 제주 4.3항쟁을 담은 '레드헌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저항의 상상력' 등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을 그린 이혜란 감독의 '우리들은 정의파다'이며, 폐막작은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된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강제수용 역사를 밝히는 박정숙 감독의 '동백아가씨'다. 강릉인권영화제 관계자는 "우리 주변에서 현실에서 억압과 차별이 모두 사라져 인권영화가 단 한편도 만들어지지 않는 세상이 올때까지 매년 6월 여러분을 찾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국내 굴지의 영화제작사 프로듀서가 수십 차례에 걸쳐 영화제작비를 상습적으로 횡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국내 굴지의 영화제작사 A사 문건에 따르면 이 제작사의 프로듀서 B씨는 2005~2006년 5~6편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각종 인건비와 제작비를 과다계상하고 제작업체를 선정하면서 리베이트를 받는 수법 등으로 30여 차례에 걸쳐 2억여 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씨는 2005년 12월 영화감독 C씨로부터 500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지난해 1월에는 보조출연업체 대표 D씨로부터 300만 원, 필름업체 대표 E씨로부터 300만 원, 영화 무술감독 F씨로부터 200만 원, 영화촬영기사 G씨로부터 450만 원 등을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또 같은 해 3월에는 영화 촬영감독 H씨로부터 1천만 원, 카메라대여업체 대표 I씨로부터 500만 원, 특수효과업체로부터 200만 원, 영화감독 J씨로부터 100만 원, 6월에는 세트시공업체로부터 1천만 원, 7월에는 영화 음악감독 K씨로부터 300만 원, 9월에는 믹싱기사 L씨로부터 500만 원을 받는 등 총 30여 차례에 걸쳐 2억여 원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영화제작에 필요한 인건비와 제작비를 과다계상해 빼돌리거나 세트시공업체와 특수효과업체, 필름업체 등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를 선정해주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는 등의 수법을 사용해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A사 대표 M씨는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해고를 당한 직원이 앙심을 품고 B씨를 음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건에 나타난 금전거래 관계는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다거나 은행 신용거래가 어려운 사람을 대신해 돈을 받은 뒤 전해준 것이라서 제작비 과다계상이나 리베이트와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한편 A사 프로듀서의 공금횡령 의혹에 대해 상당수 영화전문가들은 그동안 영화계 내부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구조적 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지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영화계로 투자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일부 제작자들 사이에 '모럴 헤저드'가 일어났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A사 사건의 정확한 진상은 모르겠지만 제작자가 나쁜 마음을 먹을 경우 제작비를 빼돌리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영화제작자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비를 쓸 생각은 하지 않고 이런저런 편법수단을 동원해 개인착복이나 할 궁리나 한다면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지난해 한국 영화계에 졸속작이 양산된 것도 이런 현상과 관계가 없는지 궁금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A사와 공동작업을 많이 해온 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B씨의 공금횡령 의혹 소식을 접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쇼박스 관계자는 "최근 회계감사가 강화돼 제작비 횡령은 과거의 관행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의혹이 불거져 당황스럽다"면서 "일단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