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아버지의 삶 조명
췌장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중년 남자가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눈물겨운 사랑을 통해 우리 시대 아버지의 현주소를 그려 사회 전반에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작가 김정현의 장편소설 ‘아버지’를 원작으로 무대화 한 작품으로 용인지역 극단 ‘유리’(대표 김창률)가 지난 6월 열린 전국연극제 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해 경기도대표로 참가하게 됐다.
이 작품은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도 그 때문에 가족들과 멀어질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전형적인 아버지 한정수란 인물을 통해 그가 겪게 되는 가족과의 갈등, 췌장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죽음을 앞에 두고 가족에게 보이는 눈물겨운 사랑을 주제로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도대회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소설로도 잘 알려진, 다소 무겁고 진지한 내용이었으나 연출은 이를 침착하게 진행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연기자들의 안정된 연기력이 돋보인 작품’이란 찬사를 받았으며 어려운 시대를 이기고 가족을 지켜 낸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애달픈 삶과 아버지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인공인 한정수(오병남 분)는 집에서는 가족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가장의 권한을 잊어버린 그런 아버지다.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건강진단을 받게 된 정수는 췌장암 선고를 받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동안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던 정수는 가장 먼저 가족이 걱정되었다. 대학생인 딸, 이제 대학을 준비하는 아들, 자신만 바라보는 아내. 그러나 그는 가정에서 그리 존경도 신뢰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친구 남 박사(이상민 분)가 전해준 진통제로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버티며 주변을 정리하던 정수는 가족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번지자 자신이 죽으면 남은 가족들은 무얼 하며 살아갈지 걱정이 앞서는데 정수는 밤마다 술에 취해 집에 들어가고….
19일 오후 4시~5시30분, 오후 7시30분~9시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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