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3월 PHOTO 경기 표지

[ISSUE] 2. 박 대통령, 공약실천 시험대

경기인천, 박 대통령 공약에 기대 크다 박근혜 정부의 개막과 함께 경기도민들과 인천시민들의 기대도 남다르다. 박 대통령이 약속 대통령을 내세울 정도로 공약 실천을 크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경기인천 공약은 각각 8개다. 경기 지역의 경우, △한류지원을 위한 기반조성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추진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USKR)의 차질없는 조성 △수서발 KTX 노선 의정부까지 연장 △수도권 교통대책 추진 △DMZ 한반도 생태평화벨트 조성 △경기북부 특정지역 지정(강원도 연계) △경기만 해양레저관광기반 조성을 약속했다. 인천은 △아시안게임 성공 개최 지원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및 지하화 △인천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및 접근성 제고 △아라뱃길 활성화 및 주변개발을 통한 물류거점 조성 △인천 장애인 평생교육관 건립 △인천 도시철도 2호선 조기 개통 △인천항 경쟁력 제고 △송도청량리 GTX 추진을 공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공약 상당수 표류 하지만 대선 공약에 선정됐다고 해서 모두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난 17대 대선 공약을 보더라도 실망감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경기 공약으로, △국가경쟁력 회복을 위해 글로벌스탠더드로 규제개혁(접경지역 등 수도권내 낙후지역을 정비발전지구에 포함, 군 지역을 수도권 규제 범위에서 제외 등) △수도권 광역교통대책 마련(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인덕원~동탄간 복선전철화 추진, 신분당선 연장선(정자~광교~호매실) 동시 착공 등)을 약속했었다. 또한 △접경지역을 남북경제협력의 중심으로(DMZ를 세계평화생태공원으로 조성 등) △경기 동북부를 섬유가구 산업특화 지역으로 육성발전 △대 중국 관련 황해 경제자유구역의 확대 운영 △서해안 간척지를 첨단산업 해양레저 단지로 조성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을 관광레저대학 클러스터로 조성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아울러 △팔당지역 하수도 보급률 제고 등 팔당 상수원 수질 개선 △국제 평화자유 도시(평택)의 차질 없는 추진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를 첨단산업단지로 리모델링 △도시 재정비 및 역사문화도시 조성(수원 화성 특별법 제정 등)도 약속했었다. 하지만 이중 공약대로 추진되지 못한 것이 상당수이며, 특히 일부는 거의 진척이 없어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그대로 포함됐다. 박 대통령 공약한 일부 SOC 사업, 올해 예산 0원 이 전 대통령의 인천 공약 역시 마찬가지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펜타포트형 경제자유구역 개발) △인천(송도) 신항 적기 건설과 내항 재개발 △인천 도심지역 소재 국가산업단지의 리노베이션 △강화도 생태관광 및 역사문화도시 조성 △부평 미군부대 이전 및 명품형 도시공원 조성을 약속했었다. 또한 △수도권 광역순환고속도로망 인천구간 조기 완공 △남북경제협력을 통한 나들섬 조성 및 남북한 연계 △2009년 인천 도시엑스포 지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지원 △골고루 잘 사는 인천 △경인운하의 조속한 건설 등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중 일부는 공약(公約)이 아닌 공약(空約)이 됐고, 일부는 박 대통령 공약으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에 비해 공약의 수는 크게 줄었지만 대신 실천 가능한 공약만을 선정했다고 수차례에 걸쳐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기 지역의 경우,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일부 SOC 사업(월곶~광명~판교간, 여주~원주간, 인덕원~수원(동탄)간 복선전철)의 올해 예산이 단 한푼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벌써부터 우려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거공약의 제대로 된 실현이야말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올바른 정치문화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따라 박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달리 지역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는 약속 대통령의 진면모를 보여, 경기인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_ 김재민 기자 jmkim@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ISSUE] 3. 국정과제 속 경기도

박근혜 정부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국정비전으로, 5대 국정목표21개 추진전략140대 국정과제를 선정하면서 경기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일부 국정과제에 도 행정과 직결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수원비행장 이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수원비행장 이전과 관련,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18대 국회에서 국회 국방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임기만료 폐기됐고, 19대 국회에서는 국방위를 통과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본회의 통과가 예상됐으나 예기치 못하게 법사위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는 상태다. 하지만 국방부도 법안 처리에 찬성한 상태여서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는 시간 문제로 여겨진다. 관련 법안은 민주통합당 김진표(수원정)신장용 의원(수원을), 새누리당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 민주당 김동철 의원 등 여야 의원 모두가 제출했다. 김진표신장용 의원은 수원 비행장 이전과 관련된 내용이고, 유승민 국방위원장은 대구 비행장, 김동철 의원은 광주 비행장 이전과 관련된 것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 조정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군사시설 보호구역의 조정 및 제도 개선 추진 내용도 포함돼 경기 북부 지역의 지형변화가 기대된다. 현재 도내 군사시설 보호구역은 도 전체면적의 21%에 해당하며, 경기북부지역은 전체면적의 43%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연천 98%, 파주 91%, 의정부시 41%, 양주 34%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돼 있는 등 군사시설 보호구역은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 규제사항이어서 새 정부의 군사시설 보호구역 조정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남선별내선 속도 내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추진과 광역철도 국고지원비율 상향도 포함됐다. 특히 광역철도 국고지원비율 상향은 지지부진한 상태인 하남선별내선과 직결되는 것으로, 국회에 계류돼 있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국가 시행 광역철도의 경우 75% 국비 부담인 반면 지자체 시행 광역철도는 60%만 국비부담이다. 도내 광역철도중 진접선(지하철 4호선 연장)은 국가 시행으로 국비 75% 부담이지만, 광역철도 별내선(지하철 8호선 연장)과 하남선(지하철 5호선 연장)은 지자체 시행으로 국비 60% 부담이어서, 국비 부담이 적고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큰 별내선하남선은 현재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돼 있는 개정안은, 광역철도에 대해 시행주체(국가지자체) 구분없이 국비 부담비율을 75%로 일원화하는 내용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였던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하남)과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남양주을)가 각각 제출한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별내선과 하남선에 대한 지자체 부담이 각각 1천48억원, 1천618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글 _ 김재민 기자 jmkim@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ISSUE] 4. 향후 청와대·경기도 관계는?

박 대통령과 김 지사 관계 설정 관심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과 관련, 경기 지역 입장에서 최대 관전포인트는 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지사와의 관계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지사는 현재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서울경기인천) 중 유일하게 새누리당 소속이면서 재선이다. 특히 경기 지역은 전체 유권자의 23.1%가 살고 있는 전국 시도중 최다 선거구로, 18대 대선에서 초반 열세를 뒤 업고 과반이 넘는(50.4%) 득표율을 기록해 박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인천 역시 박 대통령이 51.8%를 기록, 경기인천의 민심이 대한민국의 운영을 갈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김 지사는 본보와의 신년인터뷰(1월1일자 3면)에서 (박 대통령이) 대체로 약속한 내용을 성실히 지키려고 하지 않겠나. 사업의 지속성안정성 면에서 기대하고 있다면서 차분한 가운데 공약을 잘 지켜주시리라 생각한다며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추진 등 경기 지역 공약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분권 대통령을 당부한 뒤 지방자치는 국민 행복시대에 절대 필요한 필수 불가결의 요소라며 중앙의 권한과 재원을 과감히 지방으로 이양해줄 것을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에 쓴 소리 많이 한 단체장 이명박 정권에서 같은 당 소속이면서 청와대를 향해 가장 쓴 소리를 많이 한 단체장을 꼽으라면 단연 김 지사라고 할 수 있다. 김 지사는 2008년 중순 이 대통령이 수도권 규제완화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자 배은망덕하다며 비난하고, GTX 사업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늦어지자 지도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직격탄을 날려 한 때 청와대측으로부터 경기도부터 잘 챙기라는 말을 듣는 등 논란을 빚었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공약이행이 지지부진할 경우 김 지사가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 지사는 이미 지난 2월1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여야 도내의원과의 정책협의회에서 박 대통령의 보금자리 사업과 관련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 새 정부의 정책이 도의 상황과 정면으로 배치될 경우, 김 지사의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같은 당 소속인 만큼 큰 정치적 이슈에서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의 3수 도전 여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박 대통령측과 사전 의견교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박 대통령과 김 지사의 관계는 내년 지방선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글 _ 김재민 기자 jmkim@kyeonggi.com 사진 _ 경기일보 DB국회사진기자단

[ISSUE] 경기일보가 제시하는 진정한 ‘지방자치 지름길’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박근혜 정부는 무엇보다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구현하는 데 힘써야 한다. 경기일보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맞춰 박 대통령이 임기 내 풀어야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수도권 규제 근본 틀을 바꿔야 행정수도가 세종시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수도 개념도 변해야 한다. 서울ㆍ경기ㆍ인천은 경제 수도로, 세종시는 정치 수도를 완성해야 한다. 국회, 대통령은 서울에 있고 행정만 이전해 국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을 완결시키고 수도권을 경제 수도라는 개념으로 정리해야 한다. 경제수도는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기업, 입지 제한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 세제개편 등 지방자치 확립 공약을 이행하라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행재정권은 중앙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 일례로 취득세 감면 연장은 지방세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지방과 논의하지 않고 있다. 지방이 중앙에 예속되는 결과를 초례하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3 까지 조정해야 한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당공천제 폐지도 반드시 실현돼야 할 것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정당공천제는 지방의 중앙정치 예속화는 물론 고비용의 선거, 편가르기식 양태로 지방자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이 폐지 추진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라면 공약을 지켜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동반자다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등 중앙정부 사업을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이제는 경제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져서 더 이상 대통령과 장관이 모든 일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민간이 할 일은 민간에, 지방정부가 할 일은 지방정부에 넘겨주며 국정과 지방행정이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한다. 이 일환으로 국무회의에 경기도지사가 참석해야 할 것이다. 경기고등법원 유치는 1천200만 도민의 염원 경기고등법원도 박근혜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국 도청 소재지 중 오직 수원만 자기 지역에서 고등법원 재판을 받지 못하고 서울까지 가야하는 유일한 도시로 남아 있다. 최근 경기도가 수원 광교 법원검찰 부지에 경기고법을 설치할 것을 인수위에 건의하고 김문수 지사가 부지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부지까지 내 놓는다는데 대법원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경기고법을 설치해 사법서비스의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ISSUE] 5. 박 대통령에 바란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를 당선으로 이끈 데 대해 지대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 고희선 새누리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박 대통령이 내세운 경기지역 8가지 공약 실천을 위해 성심성의껏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박 대통령이 내건 경기지역 8가지 공약은 ▲한류지원을 위한 기반조성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추진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 조성 ▲수서발 KTX 의정부까지 연장 ▲수도권 교통대책 추진 ▲DMZㆍ한반도 생태평화벨트 조성 ▲경기북부 특정지역 지정 ▲경기만 해양레저ㆍ관광기반 조성 등이다. 고 위원장은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박 대통령이 임기를 다 할 무렵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가 바로 경기도 대선 공약의 실행 여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대선공약의 주요 주제가 광역교통망을 확충하고 일자리와 환경, 복지가 어우러지며 남ㆍ북부가 함께 발전하는 조화로운 경기도를 만드는 것으로 경기도 대선 공약은 대선 기간에 급조된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도내 주요현안을 정리한 것이라는 게 고 위원장의 설명이다. 공약을 세우기 전 새누리당은 경기도를 경부권역, 서해안권역, 경의권역, 경원권역, 동부권역 등으로 나눠 발전전략을 수립했었다. 그는 경기도 공약 실현이 지역사업이기에 앞서 국가 경쟁력 강화 사업이다. 박 대통령의 경기지역 8개 공약이 하나하나 차근차근 실현되는 공약 달성도를 기대해 달라고 도민께 당부했다. 고 위원장은 이어 박 대통령의 도내 8개 공약은 새누리당 52개 지역구 민의를 수렴해 중앙당에 보고해 박 대통령이 엄선한 것으로 화성시민과 도민을 위해 일해 나가면서 반드시 이 공약이 모두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또한,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고 경기도민과 국민의 꿈을 찾아 드릴 수 있도록 신뢰의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글 _ 권혁준 기자 khj@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Cover Story_만나고싶었습니다] 엄기영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바바리맨은 나쁘다.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주로 여학교 앞에 자주 등장하며 바바리코트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바바리코트만 입고 등장하는 남자.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는 부류다. 그런데 그 속이 궁금한 바바리맨이 나타났다. 매일 아침 7시 15분이면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부지런한 바바리맨이다. 특히 바바리코트에 양손을 찔러 넣고 잰걸음으로 다가오는 그의 모습은 기존 바바리맨의 정의를 바꿔놓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의 정체는 바로 영화 형사 콜롬보의 주인공이 바바리를 입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 빠져 바바리를 즐겨 입는다는 엄기영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다. 1년여의 짧다면 짧은 시간, 쉴 틈 없이 바바리코트 자락을 휘날렸다 엄기영은 우리나라 패션계에 바바리코트를 유행시킨 주인공으로 꼽힐 정도의 유명인사다. 우리나라 대표 언론인으로 얼굴을 알렸다. 특히 그가 바바리맨으로 인식된 것은 MBC 프랑스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1980년대다. 하지만 그의 바바리 사랑은 그 이전부터였다고. 바바리맨에 그렇게 나쁜 의미가 있는지 전혀 모르다가 나중에 알았어요. 기자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형사 콜롬보가 바바리 코트를 입고 현장 수사를 벌이는 모습이 멋져서, 취재 현장의 수사관 같은 느낌으로 입기 시작했거든요. 여름에 입을 모시 바바리를 찾을 정도로 좋아하죠.(웃음) 이 같은 바바리 사랑은 앵커에서 2010년 MBC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리고 경기도 대표 문화기관인 경기문화재단 수장인 지금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그는 매일 아침 7시 15분이면 그 멋들어진 바바리코트를 휘날리며 재단 건물로 들어선다. 언론사 사장직에서 문화기관 수장으로 근무하는 직장과 그 성격은 크게 바뀌었지만, 부지런한 아침형 바바리맨의 삶은 변함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과 뉴스를 확인하는 것은 앵커 때와 똑같은데 관심이 문화 쪽으로 확 쏠리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죠. 예전에 정치, 외신, 사회 순으로 보도내용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무엇보다 문화면부터 챙겨봐요. 특종과 속보 경쟁 체제에 익숙했던 엄 대표에게 이뤄진 변화가 비단 이것뿐이겠는가. 취임 초 수십 년간 문화예술계와 다소 거리 있는 언론인으로서 살아왔던 만큼 그를 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했다. 엄 대표는 이를 불식시키고 문화예술기관의 수장으로 거듭나고자 무던히도 문화예술계 현장을 누볐다. 1년여의 짧다면 짧은 시간, 쉴 틈 없이 바바리코트 자락을 휘날렸다. 그 결과 엄 대표는 명확하게 경기도 문화예술계의 특성과 가야 할 길을 선명하게 그린다. 경기도 문화의 특장점은 다양성과 역동성이에요. 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풍성한 자산을 갖고 있죠. 경기문화재단은 다양한데서 힘을 찾아 그것을 중심의 문화로 발현시키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흔히 직원을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직장 상사로 부지런하고 똑똑한 사람을 꼽는다. 그간 이른 아침 출근해 넓은 도내 현장 곳곳을 밟는 엄 대표를 상사로 둔 직원들의 고충(?)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그러나 기우다. 최근 재단 내부에서는 엄 대표 취임 후 조직이 유연해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어리바리한 면도 있다며 텔레비전 화면에서 익숙했던 딱딱한 모습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인간적이고 선한 심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제가 어리바리합니다.(웃음) 인간 누구나 다 결함이 있고 완벽할 수 없잖아요. 인류의 진보가 집단 지성의 의견을 듣고 발전한 것처럼, 저 스스로 겸손하게 한 사람 한 사람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뜻을 모아야죠. 실제로 우리 재단 직원들 최곱니다. 자신의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임하는 직원을 틀에 박힌 근무 환경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지론이다. 더욱이 문화예술의 중심에 선 특수한 조직인만큼 직원 모두 스스로 문화인스러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쉼 없이 발품을 팔았다. 또 집단 지성(재단 직원)의 의견을 모으려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한 방법으로 수원 광교산 직원 등반 대회 후 막걸리 회동을 열고, 팀마다 찾아가 술잔을 부딪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술은 소통을 위한 또 하나의 미디어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폭음은 안해요.(웃음) 터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 직원 한 분 한 분이 가진 재능에 놀라고, 그 자산을 귀하게 여겨 활용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되새기죠. 바바리맨, MAGIC Q 마법을 부리다 이처럼 낮은 자리에서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했던 그가 유독 불통한 것이 있다. 언론인이었던 엄 대표는 정작 대표 취임 후 개별 인터뷰 한 번 응하지 않으며 꼭꼭 숨었다. 수십 년간 기자와 앵커로 시청자를 만나다가, 대표가 되면서 익명 속에 자유를 누리자 싶었죠. 사실 무엇보다 조직, 대표로서의 역할과 책임, 경기도 문화예술계 특성과 현황 등을 파악하는 것이 시급했으니까요. 인터뷰 한 번 하자는 기자의 제안에 어이쿠, 어떻게 제가.라며 사람 좋은 미소로 답했던 엄 대표의 속내이지 싶다. 누구나 알만한 언론계 한 후배의 애교 섞인 간청에도 정중하게 거절했다는 후문이 돌 정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생뚱맞게 마법을 부린다며 전면에 나섰다. 엄 대표가 외는 마법 주문은 MAGIC Q(매직 큐)다. Museum(박물관미술관), Arts create(문예창작), Ggcf(경기문화재단), Identity(경기문화 정체성), Civic Culture(문화시민), C(Q)uration(큐레이션; 기획, 매개, 전달)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엄 대표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주문이다. 창립 16주년을 맞은 올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문화재단의 미션이자 비전으로 문화예술이 도민의 행복한 삶을 이끄는 아름다운 마법을 설정하고 대표 스스로 주문 외기에 나선 것이다. 취임 후 줄곧 임직원과 머리를 맞대고 재도약을 위한 프레임 구상에 매진했고 이제 행동할 일만 남았어요. 2013년은 우리가 도민에게 진정으로 봉사하는 문화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는 때입니다. 역점사업은 재단의 대표사업인 문화예술진흥사업을 안정적으로 독창적으로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우후죽순 기초지자체 문화재단이 설립되고 문화예술기관 시설 관리 공단으로 전락이 우려되던 상황에서 맏형다운 결심이다. 재단은 또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과 중장기 보존 활용방안 수립, 경기도박물관백남준아트센터어린이박물관을 축으로 한 뮤지엄 파크 조성과 체험 프로그램 마련, 재단 활동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문화전문 영상 애플리케이션 MAGIC EYE(매직 아이) 운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악화되는 재정난에 효율적 경영을 위한 마법도 부리기 시작했다. 취임 후 재단 내 전문인력으로 담당팀을 구성하고 추진 중인 기부문화 확산이 그 예다. 우리나라 기부문화가 연말 불우이웃돕기나 자선냄비 모금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문화 쪽으로 한 단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단지 기부하시오가 아니라, 문화에 대한 투자와 기부의 가치를 알리는 인식 개선을 선행해야죠. 넓게는 문화 저변 확대까지 이루는 사업입니다. 재단은 이미 지난해 기업과 개인 12곳으로부터 총 1억2천만원을 기부받았고, 기부자 대상 감사 행사를 벌였다. 그리고 올해 각계 오피니언 리더와 명사를 주축으로 한 후원회를 조직하고 대중 친화적인 모금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문화라는 중요한 가치만큼은 지켜내자는 소망에서 탄생한 사업이다. 이제 막 전면에 나선 엄 대표에게 떠나갈 때의 모습을 물었다. 한 때 발 담갔던 정계 복귀에 대한 의지를 묻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는 자신과 맞지 않는 옷이라며, 그는 말했다. 지금이 너무 좋아요. 할 일도 많고, 배울 분도 많고, 공유하고 협력해 만들어 갈 것도 많고. 나중에 대표 자리에서 떠날 때, 재단 자산의 역량을 드높이려고 아우르고 포용했던 인자한 아버지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훗날 그의 바람처럼 도내 문화예술계를 찾고, 보고, 다독이며, 격려했던 인자한 아버지로 기억되길 바란다. 하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다. 그전에 엄 바바리맨의 마법이 통하길 응원해 본다. 엄기영, 매직 큐! 글 _ 류설아 기자 rsa119@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올해 첫 광역정찰 나선 해경 초계기 ‘챌린저호’

지난 1월 24일 오전 10시 김포국제공항 해양경찰 격납고. 인천해양경찰서 고정익항공팀 소속 초계기인 챌린저호가 올해 첫 광역정찰임무를 위해 활주로에 올랐다. 2001년 해경의 첫 초계기로 도입된 챌린저호는 최대속력이 시속 833㎞에 달해 이륙 후 1시간이면 전국 어느 해역이든지 도착할 수 있다. 단 몇 초 만에 시속 300여㎞를 돌파하며 이륙한 챌린저호는 어느새 구름을 뚫고 700m 상공에서 정찰임무에 돌입했다. 서해EEZ이어도독도까지 2천㎞ 비행 7시간 만에 바다 3면 순찰 완료 본보 신동민 기자, 해경 초계기 챌린저호 탑승 취재 서해 불법조업 중국어선 출몰에 24시간 비상해역 여기는 인천 챌린저. 현재 219해구에 중국어선 30여 척 분포됨, 확인바람. 오전 11시 전남 흑산도 남서쪽 28㎞ 상공. 전탐사 박성주 경사가 인근 해역을 항해하는 목포해경 소속 1508함에 교신을 시도한다. 초계기에 탑재된 레이더에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수십개의 노란색 점(타겟)이 포착된 것. 레이더엔 타겟의 좌표와 속도가 고스란히 표시되고 있다.레이더는 우리측 EEZ와 대한민국 영해선을 각각 흰색, 파란색 선으로 표시하고 있으며, 바다에 떠 있는 선박들은 노란점으로 나타난다. 흰색선과 파란선 사이의 공간, 즉 우리측 EEZ에 이날 조업이 허용된 중국어선은 426척. 하지만, 레이더의 타겟은 500개가 족히 넘어 보였다. 80척 가량은 불법조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전탐사 홍 훈 순경도 적외선 열영상장비(FLIR)의 컨트롤러를 조작하며 이들의 이동경로를 쫓느라 분주하다. 박 경사는 레이더로 상선인지 어선인지를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다. 보통 중국어선들은 저인망 쌍끌이 조업을 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다며 하지만 불법조업 여부를 최종 확인하는 임무는 해상에 떠 있는 경비함의 몫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항해 중이던 목포해경 경비함정인 1508함이 챌린저호의 교신을 받고 즉각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처럼 서해는 여전히 불법조업 중국어선과 해양경찰이 충돌하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중국어선들은 배에 12m 길이의 쇠창살, 2m 높이의 철갑판 등 방어시설을 설치, 해경의 승선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나포를 위해 배에 오르는 해경에게는 쇠 파이프나 쇠망치 세례가 퍼부어지기도 한다. 해경은 중국어선의 강력한 저항에도 밀리지 않고 불법조업에 엄정대응하고 있다. 불법조업 혐의로 나포된 중국어선은 2010년 370척, 2011년 534척, 2012년 467척에 이른다. 챌린저호는 바로 이들의 위치를 가장 먼저 포착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면적 4.5배 철통경계 첨병 기내 가득 긴장감 오전 11시50분 제주 마라도에서 149㎞ 남서쪽에 있는 이어도. 수중 암초인 이어도 위에 국립해양조사원 해양과학기지가 우뚝 솟아 있다. 보기엔 평안해 보이는 이곳. 하지만 이곳 해역은 중국 항공기관공선의 출현 횟수가 지난 2008년 3회에서 지난해 60여 차례로 급증하는 등 관할권을 둘러싼 한중 간 갈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우리 정부는 한중 간 EEZ 경계획정 협상과는 별개로 이어도 관할권이 우리에게 있다고 보고 지난 2003년 이어도에 과학기지를 설립한 뒤 해양조사 연구활동을 진행 중이다. 반면 중국은 이어도에 대한 한국의 일방적인 행동이 어떤 법적 효력도 지니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항공기나 관공선을 이어도 해역에 보내는 횟수도 늘리고 있다. 해경은 우리의 관할권 범위를 중국 측에 확고하게 인식시킨다는 방침 아래 경비함의 이어도 순찰을 정례화하고, 주기적으로 항공 초계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도 제주해경 3006함과 3011함이 이곳 해역에서 흰 물살을 가르며 굳건히 경비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오후 3시 뿌연 안갯속에 검정 원뿔형의 독도가 눈앞에 들어왔다. 독도 옆엔 경비임무 중인 동해해경 소속 3007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이곳 역시 3일에 1차례꼴로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이 나타나는 등 긴장감이 팽배한 상태다. 출현 횟수도 2009년 88회, 2010년 95회, 2011년 93회, 2012년 99회 등 매년 늘고 있다. 다행히 이날 순시선은 보이지 않았지만 해경은 이들의 돌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강릉과 울릉도에 헬기, 광역초계기를 배치하고 철저한 감시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챌린저호는 이륙 7시간 만인 오후 5시 김포공항에 돌아왔다. 이날 한반도를 돌며 광역순찰한 거리는 무려 2천여 ㎞. 챌린저호의 활동 반경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로도 넓혀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필리핀 북동방 185마일 해역에서 제주 선적 화물선이 침수사고를 당하자 곧바로 사고해역에 도착, 인근 상선에 구조를 요청해 선원 17명을 모두 구조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챌린저호 기장 강두성 경정은 우리 EEZ면적이 국토면적의 4.5배에 이를 정도로 광활하다며 우리의 해양영토 수호를 위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_ 신동민 기자 sdm84@kyeonggi.com 사진 _ 연합뉴스

[경기초대석] 손혜리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그녀가 궁금하다. 많이 이들이 궁금해 한다. 68년생, 이화여대 음대 작곡과 졸업, 동 대학원(음악학과) 졸업 그리고 미혼이라는 것. 그 외의 사항은 베일에 싸여 있다. 형제자매가 몇 명인지, 어디서 사는지, 취미가 뭔지,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 신변잡기적인 것조차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이 까칠하고도 도도한 여자 누구일까. 경기도 공연계에 새 지평을 연 손혜리(45)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이다. 밤 낮 휴일 없이 일하는 워커홀릭(workaholic일중독자) 스타일의 손 사장은 솔직히 인터뷰 대상자로는 덜 매력적이다. 유머감각도 없고 정치력은 없어도 너무 없다. 술을 즐겨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욕심이 난다. 손 사장의 속내가 궁금하기에. 도대체 그녀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것일까. 저녁에 술 한 잔 하자고 했다. 손 사장은 튕겼다. 시간이 없다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제18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으로 선임되면서 튕길 수밖에 없게 됐다. 2월 6일 어렵게 손 사장을 만나 올해 경기도문화의전당 주요 야심작을 들어봤다. 곁들여 결혼계획도 물었다. 도립무용단도립국악단도립극단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10월 4개 단체 페스티벌 기획 우리만의 노하우로 살아남기 2010년 9월 취임굵직한 페스티벌로 경기문화허브로 성장 손혜리 사장이 지난 2010년 9월 7일 경기도문화의전당 4대 사장에 취임할 때, 경기도 공연계는 시끄러웠다. 서울문화재단에서 예술교육팀장으로 일하던 그녀가 사장이 되자 팀장급 사장을 어찌 모시냐, 게다가 처녀라던데 등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손 사장은 경기도와 인연이라곤 수원여고 출신이 전부였다. 40대의 골드미스가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이 된 걸로 봐선 든든한 빽이 있다고 다들 생각했다. 2년 동안 많은 이들이 손 사장 빽의 정체를 궁금해 했다. 그러나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9월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당시에도 이야기가 많았다. 일단 감사하죠. 2년 동안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지만 함께 일하고 싶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두려움이 많다. 2년을 하고 나니 개인적으로 부족한 것과 전당에 채워야 할 것이 많다. 특히 올해는 우리만의 노하우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판단된다. 2년 동안의 성과에 대한 자랑도 없이 손 사장은 올해 먹고살 걱정부터 하고 있다. 국내 최초 어린이 전문예술축제 경기 키즈아트페스티벌(Kids Arts Festival), 지금껏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노의 향연,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Peace & Piano Festival), 4만5천명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의 아리랑을 노래했던 천지진동-아리랑 아라리요가 바로 손 사장의 작품이다. 그녀의 손을 거쳐 간 작품은 최초 또는 최대의 수식어가 붙으면서 2010~2012년 경기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한국 공연시장 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만큼 성공적이었다. 국내 최초 피아노 전문 페스티벌인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Peace & Piano Festival)의 경우 국내 최고의 피아니스트들과 그들의 연주를 통해 피아노라는 악기가 주는 감동을 새롭게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축제였다. 한동일, 신수정, 백혜선, 이경숙 등 피아노 거장들을 수원에 모이게 하는 일 자체가 다들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 직원들이 발로 뛰면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의 위상을 다시 한번 인식시켜준 작품이기도 하다. 도립예술단 조인트 페스티벌 목숨 걸고 하라 경기도문화의전당을 공연장답게 만든 손 사장은 요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돈 때문이다. 예산부족으로 역점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경기 키즈아트페스티벌(Kids Arts Festival). 이에 대해 손 사장은 키즈아트페스티벌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전당의 모든 사업이 타 기관보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돈이 없다고 일을 안 할 손혜리가 아니다. 돈타령 할 시간도 없는 이가 바로 손 사장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고 그녀는 2013년 비밀병기를 공개했다. 오는 10월 경기도립예술단 4개 단체(도립무용단, 도립국악단, 도립극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한 무대에 올리는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좋은 인력 풀을 활용해 전당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이겠다. 4개 단체 감독님이 1박2일 워크숍을 하면서 가장 특화된 페스티벌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되 우리 아니면 안되는 것을 목숨 걸고 하라고 주문했다. 손 사장은 2013년 우리만의 노하우가 없다면 살아남기 어렵겠다고 판단하고 강하게 그리고 독하게 변했다. 그리고 오는 8월 17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은 차세대 피아니스트들과 2012년 Bridge Festival에 참여한 윤홍전, 김다솔, 김준희, 그리고 2012년 라이징스타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영 피아니스트, 그 외 유명 피아니스트들을 초청해 색다른 연주를 시도한다. 천지진동 페스티벌은 오는 6월 중 사물놀이 뿐 아니라 경기도의 유무형 문화재, 현대음악 등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형식의 축제를 기획했다. 손 사장은 올해 3개 페스티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조직개편을 통해 페스티벌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게다가 경기도민의 보편적 문화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내 생애 첫 번째 공연에는 환경미화원, 소방관, 일용직 등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특화된 공연을 제공하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4월 8일부터 장애인시설, 교도소 등 맞춤공연을 선보인다. 독신 아니에요. 좋은 사람 나타나면 결혼해야죠 공연기획 전문가로 인정받은 그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제18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으로 선임돼 성공적인 취임식을 만드는데 힘을 보탰다. 손 사장은 국민들의 축제가 되는 취임식을 만들기 위해 주말도 없이 일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손 사장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녀는 소신 있게 대답했다. 임기는 당연히 채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 중간에 나가라 하시면 어쩔 수 없죠.(하하) 개인적인 신변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다른 역할이 생기면 열심히 해야겠지만 다른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지금 일을 하지는 않는다. 그녀에겐 포지션이나 직업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예술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고 했다. 이제 마흔 중반이지만 그녀는 자신 있게 마지막을 말했다. 처음 사장으로 왔을 때 많은 이들이 이렇게 빨리 사장이 됐는데 사장 끝나고 나면 뭘하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솔직히 고민 안 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마지막엔 NGO단체에서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예술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 다 죽어 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는 것이 문화예술의 힘이고 그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지막은 아직 멀었다. 왜냐 마흔 다섯의 골드미스 손 사장은 결혼도 해야 한다. 독신 아니다.(하하)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해야죠. 아버님께서 워낙 개방적이셨다. 남자 선후배들이 집에 드글드글(?)했고 여대 출신이다 보니 선후배들 중에 결혼 안 한 사람이 많다. 시집갈 때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님께 주례를 부탁했다.(하하) 손. 혜. 리. 2010년 그녀가 경기도에 왔을 때 다들 젊은 사장이라 질투하고 시기했다. 그리고 경기도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 걱정했다. 2013년 그녀는 빽없이 오직 실력과 열정으로 경기도 문화계의 신화를 창조하면서 공연계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그녀가 앞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가 더 궁금해진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