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인이 사랑한 오래된 밥집] 50년 이어 온 농익은 복국 ‘송미정’

취한 다음날은 으레 인천 연수구나 남구 쪽 국밥집으로 나가 속을 풀곤 했는데 그날은 배다리 송미정(松味亭)에 가게 되었다. 거기서 아주 오랜만에 술에 다친 속을 편안하게 다독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송미정에를 가게 되었다.는 어투가 되고 만 것은 그동안 이 집을 전혀 기억 속에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구세(區勢)가 쇠퇴하면서 내로라하던 음식점들마저 다 타처로 떠나간 터라 이 집 역시 머릿속에서 저절로 그렇게 치부되고 있었는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날 아주 우연히 송미정에 들렀다. 그 우연은 기실 전날의 객기에 연관한다. 봄날의 갈피를 못 잡은 주광(酒狂) 셋이서 전날 밤새 주정(酒井)에 빠져 있었던 것. 새벽이 되어서야 비로소 각자 숙소로 퇴각했는데 고작 서너 시간 눈을 붙였을까. 이쪽보다는 훨씬 체력이 좋은 후배 하나가 일찍 깨어나 해장을 하자고 전화를 한 것이다. 다친 속 풀어주는데 된장 푼 중탕 제격 외지 출신인 그가 택시를 타고 다시 내 쪽으로 오는 도중 우연히 기사로부터 들은 바가 바로 송미정의 복국이었다. 도착 전에 그는 한 번 더 내게 전화를 해 기사로부터 들은 송미정을 물었고, 나는 그때 문득 잊고 있었던 이 반가운 상호를 기억해 낸 것이다. 그렇게 해서 숙취에 절은 몸을 이끌고 실로 오랜만에 가 앉았던 것이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참으로 고즈넉한 기분까지 느꼈다. 토요일 오전, 아직 손님이 뜸해서인지 주방 남자가 직접 들어와 우리 얼굴을 보며 조심스레 중탕을 권했다. 그냥 앉아 있으면서도 진땀을 흘릴 듯한 이런 사람들에게는 매운탕보다도, 또 지리보다도, 적당히 된장을 풀어 끓인 중탕을 내는 게 적합할 것이다. 매운탕은 칼칼해서 입에는 괜찮은데 다친 속에는 다소 부담이 간다. 지리는 소화기의 기력이 크게 쇠잔한 경우가 아니라면 좀 심심하다. 넓적한 냄비 속에서 데쳐진 미나리, 쑥갓을 우선 건져 먹고 뒤따라 푹 우러난 국물을 몇 숟가락 들이켜니 이내 몸이 활짝 풀리고 속이 누그러진다. 풀린다는 표현은 고 신태범(愼兌範) 박사께서 생전에 집필하신 인천근해 어물세시기 중에 복어에 대한 설명 대목에서 나온다. 요즘 대중식사로 잔 복으로 끓인 매운탕이 성행하고 있다. 구수한 복찌개 한 그릇이면 몸이 활짝 풀린다고 한다. 시원한 복국의 마력을 한마디로 참 간결하게 표현하셨다. 예전엔 이런 국물을 신포동과 하인천 부두 근처에서 흔히 맛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 집 한 군데밖에 남지 않은 듯하다. 세월이 다 바꾸어 놓은 것이다. 사람 입맛도 음식도. 그래서인지 벽에 걸린 감사장, 표창장이 모두 옛날 것뿐이다. 장수영, 유병택, 김해두, 홍승순, 안찬희, 최기선 등 역대 시장들 명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와 탤런트 박상민이 기억에 남고, 인근의 김관철 박사, 유완식 선생 등도 떠오른다. 그러나 두 분은 이제 고인이시다. 인하대 최원식 교수와 그 동기인 길병원 이태훈 원장이 종종 들르고, 최근에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이 맛에 심취했다는 말도 들린다. 동구 화도진로 5번 길 11-3. 배다리 중앙시장 동쪽 입구에 국민은행이 있고, 거기서 송림초등학교 방향으로 몇 집 지나 다시 좌측으로 난 골목길로 들어서면 간판이 보인다. 굳이 소개할 것은 아니지만 보신탕을 파는 깜상네가 송미정 인근 서북 방향으로 있다. 이 일대가 지금은 사람이 다 나가 마치 빈 도시 같이 적막하고 쓸쓸하지만, 송미정이 여기에 자리 잡을 당시는 인천서 가장 번화하던 곳이었다. 중앙시장 입구쯤에는 일제 때부터 인천의 일류 냉면집 금곡루(金谷樓)가 있었고 일대에는 청요릿집, 호떡집이 들어와 영업을 하던 그런 곳이기도 했었다. 양식집 송미옥에서 출발, 1962년 복집으로 문패 달아 1959년, 그런 역사가 있는 곳에 송미정이 문을 열었고, 어느덧 반세기가 넘는 연륜을 헤아리게 되었다. 반세기라면 그럭저럭 노포(老鋪) 소리를 들을 만한 데, 그 세월 동안 송미정은 한결같이 좋은 맛을 냈고, 인천 사람들은 여일하게 발걸음을 했다는 뜻이다. 송미정은 지금 김현서(金顯瑞68) 사장의 어머니 곽두삼(郭斗三작년에 작고)씨로부터 비롯된다. 곽씨는 14후퇴 때 5살 현서씨와 현서씨 누이동생을 데리고 평양에서 피란을 나왔다. 수원을 거쳐 인하대학 자리 피난민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다가 지금 동구의 서흥초등학교 건너편 한 셋집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북에 남은 채였다. 중학 학력이 전부였지만 재주 많고 강단과 부지런함을 겸비한 곽 씨는 당시 인천중공업에 고문으로 와 있던 독일인 기사의 식사를 맡아 하게 된다. 곽씨의 음식 솜씨가 좋았던지 7년간이나 중공업 주방에서 독일인 양식 수발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곧 양식 조리법을 익히는 기회가 되었다. 1959년 중공업을 나와 현 주소로 이사한 뒤 처음에는 양식집 송미옥(어머니 곽씨의 작명으로, 현재도 영업 감찰에는 원 상호인 송미옥으로 되어 있다.)으로 문을 연다. 단출한 양식메뉴에다 우리가 선호하는 갈비찜과 오뎅 그리고 생선초밥과 복요리를 추가했다. 당시 이런 비슷한 메뉴를 가진 곳이 신포동의 화선장이나 미락 같은 식당이었다. 그러나 양식은 양식대로 또 갈비찜은 갈비찜대로 값이 만만치 않았고, 또 식당의 메뉴도 전문화하는 추세여서 다 치우고 오로지 복요리만 전문으로 선택했다. 그때가 1962년. 이 무렵에는 신포동에 천미복집이나 그보다는 좀더 대중적이었던 향촌, 향원 같은 복집이 성업할 때였다. 참복은 횟감, 밀복은 탕과 튀김용 김 사장이 어머니의 후계자로 낙점을 받은 것은 1965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군 제대 이후. 수산고등학교를 나와 세상 공부를 할 요량으로 인천판유리에 입사해 몇 달 근무하다가 군대에 갔다 오고, 몇 년 뒤 복을 다루는 면허증을 취득하면서부터 온전히 가게를 맡게 된다. 송미정의 연륜이 쌓이면서 김 사장은 동구주민자치협의회장 같은 직책을 맡기도 했다. 더불어 인천시음식업조합 운영위원도 맡게 되고, 그의 무던한 인품은 연속해서 다문화가정 후원회장, 사이클연합회 회장 그리고 금성산악회 회장직도 맡게 한다. 아들애가 이걸 맡아 하겠다고 해서 아주 다행입니다. 그러면 이제 3대째가 되는데 생각 같아서는 백년, 이백년 내려갔으면 싶어요. 아들 상민(想民)씨한테 맡기고 본인은 홀가분하게 바깥일이나 보면서. 새벽 4시부터 그날 쓸 물건을 다루다 보면 아침 8, 9시가 된다. 그래서 송미정은 점심과 저녁만 낸다. 참복은 그 창호지처럼 얇게 혀 위에서 녹는 횟감으로, 밀복은 탕이나 튀김용으로, 주로 동해안과 제주도에서 잡힌 것만을 쓴다. 배추, 무, 파, 마늘 고춧가루 등속은 모두 처가인 강원도 철원에서 청정(淸淨) 그대로 조달한다. 또 아무리 힘이 들어도 고추장, 된장, 김장은 모두 손수 담근다. 이렇게 50년 넘게 식객의 배를 불리고 주객의 다친 속을 다정하게 다스려주었으니 가히 착한 집, 좋은 집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집이 3대 이상 유지되는 경우, 시나 구에서 무슨 인센티브 같은 것을 주어 더욱 북돋운다면. 문의(032)772-9951 글 _ 김윤식 시인 사진 _ 홍승훈 자유사진가

[사진으로보는정명(定名)600년] 유해물질통에서 물 받아먹은 슬픈 이야기

인천(仁川)이란 이름을 얻은 지 올해로 꼭 600년이 된다. 빛바랜 과거 사진을 통해 인천의 현재를 가늠해보며 미래를 그려 본다. 이 지면에는 1960년대와 70년대 이른바 인천의 산업화 시절 사진을 시리즈로 게재한다. 그 속에 땀 흘리고 있는 우리의 부모님 그리고 코 흘리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지게가 가정의 필수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 이전에는 수도 보급이 완전하지 않은데다 툭하면 단수(斷水)가 돼 주민들은 우물이나 급수차에 의존해 식수를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산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일년 내내 아랫동네의 공동수돗가에서 물을 길어다 먹어야 했다. 한여름 젊은 아낙이 물지게를 지고 언덕을 오르다 졸도해서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사진1은 1965년 늦봄, 가뭄이 계속되면서 수돗물이 단수되고 우물이 마르자 미군 급수차가 동원된 모습이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초롱이라고 불린 함석 물통을 급수차 앞에 길게 내놓았다. 언제 다시 급수차가 올지 몰라 온 식구가 다 동원되었다. 혹시 내 앞에서 물이 똑 떨어질까 봐 그들은 조바심으로 물줄기를 바라본다. 그런데 미군 급수차가 전용급수차가 아닌 듯. 그게 마음에 걸린다. NO SMOKING WITHIN 50 FEET (50피트 이내 금연) 이라고 적혀있고 FLAMMABLE이란 글자가 크게 써있다. 단어의 의미를 미루어 볼 때 원래 가연성 혹은 터지기 쉬운 물질을 담았던 통으로 추정된다. 급수를 위해 그 속을 깨끗이 씻었다고 해도 화학물질 혹은 가스를 담았던 유해물질 운반통에서 물을 받아먹었다는 당시의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새마을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1950, 60년대 농촌을 중심으로 4H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생활 향상과 기술 개량을 도모하려는 농촌 운동의 일환으로 부락 입구 마다 초록색 네잎 클로버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사진2는 1965년 봄, 만수동 부락에서 개최된 생활개선 현지 발표회의 모습이다. 동네 마당에 만수국민학교에서 빌려 온 천막을 치고 커다란 멍석을 깔았다. 한쪽은 남자, 한쪽은 여자들이 따로 앉아 윤갑로 시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모두 고무신을 벗어놓고 좁은 멍석에 다닥다닥 앉았고 몇몇 아낙은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있다. 의식주 등 생활개선에 대한 다양한 사례발표가 있었는지 벽에 붙은 순서지 위에 글자가 빼곡하다. 이날의 연사들은 옆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3은 그날 생활개선 의복의 샘플 모습이다. 물론 모델은 부락에서 뽑은 처녀들이다. 한 사람은 꽃무늬 앞치마를 두르고 같은 무늬의 머리핀을 꽂았다. 다른 처녀는 몸빼 스타일의 간소복을 입었다. 헤일 수 없는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동백아가씨). 우리는 그녀를 엘레지의 여왕이라고 불렀다. 엘레지(Elegy)는 슬픔을 노래한 악곡, 즉 비가(悲歌)이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최고 가수 이미자는 애수 어린 목소리로 산업화시대 시름과 눈물을 삼키며 멍이 들었던 여인들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 당시에는 라디오를 틀었다하면 섬마을 선생님, 여자의 일생, 기러기 아빠, 님이라 부르리까 등 그녀의 노래만 나왔다. 사진4, 5는 1971년 4월 7일 인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경인전철 착공 축하공연의 모습이다. 말로만 듣던 이미자가 인천에 오자 그야말로 구름관중이 몰려들었다. 그날 그녀는 인천시민들에게 무슨 노래를 들려줬을까. 경인전철은 이날 착공해 1974년 8월 15일에 개통했다. 글 _ 유동현 굿모닝인천 편집장 사진 _ 인천시청 앨범 발췌

[탐방] 2013고양국제꽃박람회

기분 좋은 설레임이 가득한 봄날 꽃잔치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1만 품종 1억 송이로 꾸며지는 2013고양국제꽃박람회도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12일까지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한창이다. 신록이 푸른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아름다운 꽃을 체험하고 느껴보는 행복한 시간 여행으로 상쾌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의 유혹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고양이라는 지명을 사용한지 60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아 고양600년, 고양의 꽃향기 세계를 품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꽃박람회에서는 고양의 찬란한 역사와 빛나는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고양 600년 기념 전시관이 함께 관람객을 맞이하게 된다. 35개국 310개 화훼업체 신품종신기술 선보여 글로벌 화훼 비즈니스의 장이 펼쳐지는 월드 플라워 1,2관에서는 네덜란드, 에콰도르, 대만 등 21개 국가관을 포함해 해외 35개국 310여개 국내외 화훼 업체가 각국을 대표하는 화훼류의 신품종과 신기술을 선보인다. 또한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영국 등에서 온 50여 종의 진귀한 화훼류가 전시되는 희귀식물 전시관, 전국 농업기술원에서 우리 기술로 육종 개발한 신품종 전시관, 장미, 선인장 등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자랑스러운 화훼류를 전시하는 수출화훼전시관 등을 준비하고 있다. 플라워 아트관에서는 꽃 예술 장식 작품 전시회, 프리저브드 플라워 전시 등 국내 최고 플로리스트의 혼과 열정을 담은 환상적인 꽃 예술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호수와 어우러지는 야외 정원에서는 고양시만의 특별한 콘텐츠로 고양 600년을 눈부시게 빛내주게 된다. 고양 600년 미래비전 정원에서는 고양을 대표하는 북한산 대서문, 서삼릉서오릉 등 문화유산이 꽃 조형물로 재탄생하고, 밤가시 초가, 행주나루터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양의 옛 전통 마을이 미니어처로 제작 전시된다. 백석동 흰돌 이야기, 효자 박태성과 호랑이 등 지명이 유래하게 된 재미있는 설화와 권율장군, 최영장군 등 역사적 인물을 토피어리와 닥종이 인형으로 만날 수 있으며, 어린이 영상관에서는 주엽동 아기 장수, 밥할머니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상영한다. SNS상에서 많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은 고양, 고양시 고양이 캐릭터 정원도 조성 전시돼 고양시를 방문한 관람객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칠레 모아이 석상, 미국 자유의 여신상, 이집트 피라미드 등 전 세계 6대륙의 대표 문화 유산을 꽃으로 만날 수 있는 월드 플라워 가든, 다양한 행잉플라워로 멋스럽게 장식한 사색의 향기 정원, 튤립무스카리 등 화려한 구근의 향연 숲속 이슬 정원, 장항습지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자연학습의 장 환경 생태 정원, 꽃박람회 행사장을 아늑하게 감싸는 700m의 꽃벽 행복의 파노라마 정원, 꽃 조형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모자이크 컬처 정원 등 눈을 뗄 수 없는 다채로운 테마 정원이 연출된다. 전문 가드너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빛나는 아름다운 정원, 옥상베란다 등 도시에서 농심을 즐길 수 있는 도시 농업 가든, 쾌적한 벽면녹화를 선보이는 녹색 도시 정원, 재활용품의 화려한 변신 에코 리사이클링 존, 전국 학생 가드닝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학생들의 작품을 실제 정원으로 만날 수 있는 학생 정원 가드닝 콘테스트 존 등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생활정원도 놓칠 수 없다. 누구나 함께 즐기는 글로벌 꽃 문화 축제 이번 꽃 축제는 보다 많은 고양시민과 함께 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개막일 희망 고양 퍼레이드로 포문을 열었다. 꽃말, 꽃마차, 군악대, 플라워걸, 고적대, 풍물놀이 등이 참여하게 될 퍼레이드는 일산 라페스타를 출발해 문화광장, 웨스턴 돔을 거쳐 꽃박람회장으로 입장해 고양 600년의 꽃향기로 세계를 깨우는 꽃 축제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개막식에는 참관을 희망하는 고양시민 600명이 특별 초청돼 정부주요인사, 각국 대사, 해외교류도시 초청자, 화훼 농가 등 약 3천명이 글로벌 화훼 대축제의 시작을 축하했다. 행사기간 동안 행사장 내 무대 및 거리 곳곳에서는 고양 들소리, 송포호미걸이 등 고양시 전통 민속놀이를 비롯한 클래식, 밴드, 댄스, 국악 등 400여 회의 신나는 공연 이벤트와 바디플라워 퍼레이드, 화훼 장식 데먼스트레이션 등 꽃박람회에서만 즐길 수 있는 꽃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또 고양시 화훼 농가가 직접 재배하여 시중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하는 화훼 판매장과 나만의 화분 만들기, 도자기 체험, 곤충 체험, 공예 체험 등 화훼 문화 체험장이 열린다. 꽃으로 디자인한 넥타이, 머그컵, 티셔츠와 화훼 아이디어 상품 등 고양시 브랜드 관광 상품도 판매한다. 투호, 윷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전통혼례 시연, 꽃배 체험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가득하다. 휴식을 위한 공간에는 전통 음식, 전통주 판매장을 비롯한 다양한 식음료점이 마련돼 꽃 향기 속에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환경관리, 질서 관리 등 행사장 운영을 책임 질 관리 인력과 종합 안내소, 수유실, 셔틀버스 승하차장 등 다양한 편의 시설에서 친절한 도움을 줄 자원봉사자, 꽃박람회를 보다 알차게 관람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꽃해설사, 부스관리자 등 매일 800여 명의 고양시민으로 구성된 현장 스태프가 투입돼 보다 쾌적한 관람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2013고양국제꽃박람회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주말휴일은 8시30분부터 9시까지 운영하며, 예매권은 고양국제꽃박람회 홈페이지, 지마켓, 옥션 등 지정 예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31)908-7750~4 글 _ 고양유제원 기자 jwyoo54@kyeonggi.com [Interview] 이봉운 (재)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 600년 찬란한 역사 꽃으로 재탄생 수출 3천만 달러 목표 22년 꽃축제 경험 살려 유료관람 50만명 유치 올해는 고양이라는 지명을 사용한지 60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로 고양 600년, 고양의 꽃향기 세계를 품다를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테마전시와 공연 이벤트를 선보여 고양의 찬란한 역사와 빛나는 미래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재)고양국제꽃박람회 이봉운 대표(60)는고양 600년 찬란한 역사가 1만종 1억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고 고양을 대표하는 역사, 인물 등이 꽃조형물로 재탄생하여 역사와 전통의 멋을 느끼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퇴직공무원들의 회전문자리였던 대표자리에 민간인 CEO 출신인 이 대표가 취임 후 과감한 효율적인 조직개편과 매년 업되고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박람회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국내 최고의 꽂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개막식 희망 고양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5월 12일까지 16일 동안 호수공원 등 행사장 곳곳에서 400여 회의 신나는 문화예술 공연, 꽃문화 행사, 이벤트가 펼쳐지고 화훼 판매 및 체험장, 전통놀이 체험장, 호수 꽃배체험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난해와 차별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 자원봉사자, 꽃해설사 등 고양시민으로 구성된 미소 천사단들이 박람회 행사장을 직접 운영해 시민과 함께 직접 만들어가는 친절과 감동의 박람회를 개최하겠다는 것. 그는 올해 35개국 310개 화훼관련 업체가 참가해 각국을 대표하는 희귀한 화훼류를 만날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온 세계에서 가장 큰 난 타이거 오키드 등 진귀한 희귀식물 50여 종을 전시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화훼수출 3천만 달러 이상을 목표로 화훼 무역종합센터를 설치 운영하여 비즈니스 지원을 강화하고 고양시 농가의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한 해외 바이어 20여 명 등 화훼 관계자 1만 명을 비즈니스데이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유료관람객 50만 명과 고양시 방문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을 유치하여 1천500억원 이상의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달성되도록 22년 꽃축제 경험과 노하우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_ 고양유제원 기자 jwyoo54@kyeonggi.com

[탐방] 남양주시 도농동 주민자치위원회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3만8천113명이 살고 있는 도농동은 남양주시 제1의 관문으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요충지다. 게다가 도농동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상왕(上王)으로 있을 때 팔야리(八夜里)에서 8일을 머물렀다 하여 불리게 된 왕숙천(王宿川)에 인접해 있는 등 천혜의 자연을 누리고 있다. 이 같은 환경과 더불어 지역 주민들이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자 도농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임두순)가 두 팔을 걷어 올렸다. 동네 어두운 굴다리에 벽화를 그려 친근감을 불어넣는가 하면, 기존에 없던 도농동만의 축제 왕숙천 문화제를 개최해 지역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더욱이 어린이교실과 어학강좌, 예능취미교실, 사회체육문화교실 등의 운영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특히 지역 내 어르신들과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훈훈하고 정감넘치는 지역사회를 선도하고 있다. 주민이 행복한 마을 조성을 위해 몸소 실천하고 발품을 팔고 있는 도농동 주민자치위원회를 찾아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들에 대해 살펴봤다. 음침한 도농동 굴다리 벽화 그려 산뜻하게 변신 도농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마을가꾸기 사업 일환으로 도농동 굴다리 3개소(부영아파트 입구 및 빙그레 입구 굴다리)에 야생화를 테마로 한 벽화그리기 사업을 완료, 주거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기존의 굴다리는 음침하고 스산해 자칫 우범지역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던 장소로 새벽시간대나 늦은 밤 시각 이곳을 통행하는 주민들을 불안케 하기도 했다. 이에 주민자치위원회는 굴다리 3곳에 야생화를 테마로 한 벽화그리기 사업을 완료, 친환경 굴다리 분위기를 연출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이 벽화그리기 사업에는 도농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통장협의회 및 각 사회단체 회원들과 지역주민들, 관내 기업체 등이 함께 공조해 의미가 크다. 아울러 주민자치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실시 중인 어린이 야생화 그리기 대회 입장 작품들을 이 굴다리에 전시해 어린이들에게는 자부심을, 통행 주민에게는 전시회에 온 듯한 느낌을 주게 하는 1석2조의 성과를 냈다. 왕숙천 문화제 첫해부터 대박 올 6월 두번째 축제 기대감 지난해 남양주시 도농동 남양아이아파트 앞 왕숙천변 발물놀이장에서 열렸던 제1회 도농동 왕숙천 문화제는 첫 시행부터 주민 2천500여 명이 참석할 만큼 큰 성과를 거뒀다. 시원한 바람, 밝은 달빛 아래서 열린 음악회 연주는 새로 조성된 야생화 단지, 발물놀이장과 더불어 그동안 도농동 주민들이 느낄 수 없었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줬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특히 걷기대회를 마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게 마련된 노천호프와 작은 음악회는 밤 늦게까지 시민들이 발걸음을 떼지 못할 정도로 깊은 운치와 인상을 남겼다. 사실 왕숙천 문화제는 도농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이다. 임두순 위원장은 지난해 첫 회를 실시하면서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고, 이를 계기로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며 오는 6월 열리는 왕숙천 문화제는 2회째를 맞은 만큼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 도농동과 남양주를 넘어 경기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장애인 시설 신소망의 집과 자매결연 행복동행 도농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5일 남양주시 별내면에 소재한 중증장애인 시설인 신소망의 집과 자매결연을 체결, 행복한 동행을 출발했다. 도농동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장애인비장애인 간의 벽을 허물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주민자치위원회는 2달에 1회씩 신소망의 집을 방문, 청소식사 봉사를 비롯해 생필품을 전달하고, 주민자치센터 수강생들의 공연을 함께 즐기도록 해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아울러 임두순 도농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을 필두로 결성한 왕숙천 밴드는 각종 지역 노인행사 참여를 자청해 무료공연은 물론, 불우이웃 모금 공연을 펼쳐 수익금 전액을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환원하고 있다. 남녀노소 즐기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인기 도농동 주민자치위원회는 관내 초중학생들에게 건전한 취미생활과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휘타구 교실을 창설했다. 휘타구 교실은 주 5일제 수업에 따른 청소년 주말프로그램으로 주민자치센터 소속 강사가 매주 토요일 연계된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있다. 이밖에 센터는 △어린이교실(클레이아트, 어린이 방송댄스, 장애아 한글 숫자놀이, 휘타구 등) △어학강좌(중국어회화, 영어회화) △예능취미교실(난타, 기타, 노래교실, 예쁜글씨 POP) △사회체육문화교실(헬스, 요가, 단전호흡, 한국무용, 워킹댄스, 댄스스포츠, 밸리댄스, 럭셔리 건강댄스, 에어로빅) 등을 실시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더불어 즐기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글 _ 남양주하지은 기자 zee@kyeonggi.com [Interview] 임두순 남양주시 도농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왕숙천 밴드 결성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준비된 이웃사랑 실천가 13대째 토박이, 동네 주거환경 변화 마술사 민원접수는 사실 주민자치센터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주민들을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마주하기 때문이죠. 주민의 대표성을 띤 도농동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공무원과 시의원 못지않은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8기에 이어 올해 초 다시 연임하며 앞으로 2년간 남양주시 도농동을 이끌어 갈 동네 일꾼, 임두순(51사진) 제9기 도농동주민자치위원장의 첫 마디는 이렇게 시작됐다. 13대째 도농동에 거주하며 누구보다 도농동에 애정을 쏟고 있는 임 위원장은 최근 2~3년 사이 도농동을 변화시킨 일등 공신이다. 지난 2011년 주민자치위원장으로 부임한 첫 해, 임 위원장은 도농동의 주거환경부터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도농동을 들어서는 입구. 주민들의 통행량은 많지만 음침하고 스산해 자칫 우범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었던 굴다리 3곳에 벽화를 그려 넣어 어린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구리와 남양주시를 잇는 왕숙천 일대에 50여 종의 야생화를 식재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부연 팻말을 설치해 어린이들에게는 생태학습장으로서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임 위원장은 변화된 주거 환경에 너무 즐거워하는 주민분들을 보고 행복감을 느꼈다며 이제 왕숙천은 많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견학명소가 됐을 정도라고 흡족해 했다. 이밖에 주민자치센터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야생화 그리기 대회, 중증장애인 무료봉사, 초중등학교와 연계한 방과후 수업, 치매 예방을 위한 뇌발달 운동 등을 통해 타 지역 주민자치센터와 차별화를 두며 도농동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임 위원장은 오는 6월, 2회째를 맞게 될 왕숙천 문화제가 도농동 뿐만 아니라 남양주의 대표 축제로 거듭나도록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며 지난 1회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올해는 철저한 준비로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시키고 모두가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무엇보다 임두순 위원장이 어르신을 대하는 애정은 각별하다. 임 위원장은 21년간 병환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께서 3년 전 돌아가시고, 그 충격으로 치매를 겪고 계시던 아버지도 1년 뒤 돌아가셨다고 고백하며 효도를 다하지 못한 아쉬움에 지나가다 어르신 분들만 봐도 부모님 생각에 식사는 하셨느냐, 몸은 괜찮으시냐며 묻곤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 같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이제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마음이 통하는 지인들과 왕숙천 밴드를 결성, 각종 지역 노인행사 참여를 자청해 무료공연은 물론, 불우이웃 모금 공연을 열어 어르신들을 돕고 있다. 또한 임 위원장은 지역주민 및 어르신들께 더 많은 봉사를 실시코자 지난해 말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임두순 위원장은 요즘 사회복지사들도 훌륭한 일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제가 사회복지사가 된다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격증을 따게 됐다면서 앞으로는 주민자치위원장뿐 만이 아닌 사회복지사로서도 더 밝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복지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_ 남양주하지은 기자 zee@kyeonggi.com

[탐방] 용인 한국민속촌

본격적인 봄을 맞아 사극으로만 접할 수 있던 조선시대 생활상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린다. 한국민속촌은 4월부터 오는 6월 2일까지 조선시대 문화축제인 웰컴투조선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생생한 조선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이 테마인 봄맞이 특별 프로그램으로,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조선의 하루는 한껏 물오른 봄내음과 함께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는 웰컴투조선은 한 단계 발전한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전시 우리 마을 이야기는 행사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며, 마을의 주요인물 소개 및 관계도, 마을 안에서 벌어질 사건사고를 재미있게 전달해 방문객들의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을 돕고, 행사의 몰입도를 높이게 된다. 특히 지난해 많은 인기와 호응을 얻었던 개막퍼레이드와 관아공연은 스토리를 보강하고 연출에 치중해 한국민속촌을 찾은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주목해야 할 프로그램은 관람객 참여 형식의 관아공연 사또의 금두꺼비를 찾아라. 관아공연의 특별함은 관람객의 참여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공연의 스케일과 내용에 있다. 공연은 탐관오리 사또의 생일 잔칫날 일어나는 금두꺼비 실종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테리 사건극으로,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관람객 이벤트를 추가해 특별한 볼거리가 될 예정이다. 조선캐릭터가 떴다는 한국민속촌 웰컴투조선만의 특별한 퍼포먼스로, 심술맞은 사또와 교활한 이방, 재주 많은 광대 등 조선시대의 다양한 인물상을 직접 만날 수 있다. 각 조선 캐릭터들은 현대적 관점에서 상상하여 재현해 더욱 입체적인 인물로 느껴지게 한다. 이와 함께 4인 가족 10팀이 참가한 가운데 줄넘기, 제기차기 등의 전통민속놀이로 서로의 재주를 겨루는 전통민속놀이대회는 승패에 따라 소정의 상품을 증정한다. 전통의상입기를 체험하며 조선의 인물이 되어보기도 하고 마패 만들기, 전통염색체험, 나룻배타기, 누에고치 실뽑기, 맷돌 돌리기 등 한국의 전통과 민속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전통생활체험 마당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퓨전 국악 B-boy 공연과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줄타기 공연, 농악놀이, 전통혼례, 마상무예로 구성된 전통공연 등이 매일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행사와 관련된 내용은 한국민속촌 홈페이지(www.koreanfolk.co.kr)나 한국민속촌으로 전화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문의(031)288-0000 글 _ 용인강한수 박성훈 기자 pshoon@kyeonggi.com

[탐방] 수도권 유일한 양평 다랭이논 모내기 체험행사

다랭이논을 아십니까? 수도권의 명산인 양평 용문산에서 남한강을 건너면 야트막한 계곡들마다 이름 모를 들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이방인들을 맞는다. 발길을 양자산으로 옮기면 상촌마을 나무다리 뒷켠 자작나무와 소나무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서성거린다. 행정지명으로 양평군 강상면 대석3리. 마을 안길을 끼고 이어지는 산중옛길 옆으로 대석천이 얌전하게 뒤따라온다. 안쪽으로 묵묵히 앉아있는 정미소는 영화 선생 김봉두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세월에 무게를 붉은 함석을 머리에 이고 있다. 그 숱한 시간을 거쳐 온 인내가 아름답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옛 고향의 추억들을 주마등처럼 흘려보내며 흙길을 걷다 보면 정겨운 이웃집 담벼락도, 직바구리 울어대는 들녘에도, 개구리 뛰어노는 논두렁에도, 개울을 가로 지르는 송사리 몇 마리도 벌써 손 안에 들어와 있다. 개울 옆 미루나무 옆에 잠시 멈추면 이 마을에서 용이 과연 몇 마리나 나왔을까 세다 보면 어느새 다랭이논이 눈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경사진 산비탈을 개간해 층층이 만든 계단식 논을 뜻하는 다랭이논. 자욱한 안개를 헤치며 요란한 산짐승들의 나들이 소리가 비탈진 다랭이논을 깨운다. 양자산 기슭에 얼기설기 매달린 나무짐 같은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산중옛길은 세월초등학교로 이어지고 세월마을 구길과 용담천변에서 끝이 난다. 황순원 선생님의 소설 소나기 속에나 나옴직한 징검다리가 고된 다리품을 잠시 쉬어가게 한다. 수도권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양평의 다랭이논 넓이는 5천190㎡ 남짓하다. 양평군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이 일대 다랭이논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고 있다. 남녘에서는 바닷가 쪽으로 한두 군데 남아있는 다랭이논이 양평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양평군은 다랭이논과 더불어 주변에 산책로(산중옛길)도 조성하고 쉼터와 이정표 등도 설치하고 있다. 전주 이씨 덕천군 파종중 소유인 다랭이논에선 올해도 어김없이 전통모내기 체험행사가 열린다. 모내기에는 이장협의회, 새마을남녀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참여, 손으로 직접 모를 내는 이벤트도 펼쳐진다. 모내기가 끝나면 인근 2.5㎞걷기도 이어진다. 개구쟁이들은 어른들의 모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랭이논 앞의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조규수 강상면장은 다랭이논 손모내기 체험행사에 그치지 않고 가을에 벼베기행사도 병행, 연말에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여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적 추억이 함초롬히 남아있는 양평 다랭이논으로 오면 타임머신을 타지 않아도 예쁜 동심의 세계로 날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글 _ 양평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경기in]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 맘껏 달렸다…2만명 봄빛 레이스

새벽부터 내린 봄비도, 심술궂은 봄바람도 1만여 마라톤 동호인들의 열정을 가로막진 못했다. 1만여 마라톤 마니아와 3천여 자원봉사자, 직장 및 클럽 동료, 가족 등 2만여 명이 함께 한 경기지역 최대의 마라톤 축제인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가 14일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수원시와 충효의 고장 화성시 일원에서 펼쳐졌다. 경기도와 수원시, 화성시, 경기일보사가 공동 주최하고, 경기도육상경기연맹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경기도의회, 경기지방경찰청,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체육회, 경기도생활체육회, 경기도장애인체육회 등이 후원한 경기도 유일의 풀코스 공인대회인 경기마라톤은 풀코스와 하프코스, 10㎞, 5㎞ 등 4개 코스로 나뉘어 열띤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전국 13개 시도의 마라톤 마니아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국내 거주 외국인, 장애우 등 남녀 노소 구분없이 함께 달리며 마라톤 축제를 즐겼다. 이날 경기마라톤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친 연도에는 지나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자신과 싸우며 달리는 참가자들에게 힘찬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날 오전 8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공동 대회장인 이재율 경기도 경제부지사와 윤성균 수원시 1부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임창열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 남경필김진표신장용이원욱 국회의원, 조재록 농협경기지역본부장, 한민호 경기도육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 하만용 화성시의회 의장, 이원성 경기도생활체육회장, 이태영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한성섭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도시의원 등 각급 기관단체장들도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또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은퇴후 세번째 풀코스 도전이자, 44세에 뛰는 44번째 풀코스 도전에 나서 마니아들과 우정의 레이스를 펼치며 2시간39분15초로 결승선을 통과,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 풀코스에서는 송기산씨(40수원사랑마라톤클럽)와 양점조씨(48수지마라톤클럽)가 각각 2시간39분49초45, 3시간31분13초63으로 남녀 정상을 차지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해병대 의장대 시범과 나만의 우표만들기, 안마봉사, 수지침 봉사, 건강검진 등 부대행사, 기아자동차 모닝 승용차 등 풍성한 경품이 제공돼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줬다. 질주 본능 송기산양점조, 남녀 풀코스 우승 월계관 하프 김회묵강미애, 10㎞ 이흥국이금복씨 1위 송기산씨(40수원사랑마라톤클럽)와 양점조씨(48수지마라톤클럽)가 수도권 최고 권위의 마라톤대회인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에서 나란히 남녀 풀코스 우승 월계관을 썼다. 지난해 준우승자인 송기산씨는 14일 수원종합운동장을 출발, 수원시가지와 화성시 매송면 일원을 돌아오는 남자 풀코스(42.195㎞)에서 2시간39분49초45로 신호철씨(2시간41분00초40)와 강흥운씨(2시간42분34초11)를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또 여자부 풀코스에서 양점조씨는 3시간31분13초63을 마크, 김영희씨(3시간32분22초79)와 최금자씨(3시간40분32초20)를 따돌리고 대회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남자 하프코스에너는 김회묵씨(수원사랑마라톤클럽)가 1시간13분20초45로 9회 대회 우승자인 백운섭씨(1시간15분42초02)와 최승민씨(1시간25분15초44)를 제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으며, 여자부서는 강미애씨(수원사랑마라톤클럽)가 1시간43분15초16의 기록으로 김명옥씨(1시간44분26초11)와 진석안씨(1시간54분30초97)에 앞서 우승했다. 한편 10㎞ 단축코스 남자부에서는 이홍국씨(수원사랑마라톤클럽)가 33분52초49을 기록해 지명규씨(34분40초76)와 윤덕민씨(36분29초01)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으며, 여자부서는 이금복씨(성남시 정자동)가 39분49초14로 지난해 우승자 오혜원씨(40분45초50)와 윤순남씨(41분11초14)를 앞질러 1위를 차지했다. 건강코스인 5㎞ 남자부서는 김승환씨(서울시 상계동)가 17분06초로 최석규씨(17분48초)와 서성주씨(18분11초)에 앞서 1위에 올랐으며, 여자부서는 정해연양(구리여고)이 20분00초를 마크해 최순규씨(20분14초)와 전년도 1위 김유미씨(20분36초)를 누르고 패권을 안았다. [Interview] 이봉주_마흔네살에 44번째 풀코스 완주 국민마라토너 끊임없는 훈련후배들에 귀감 됐으면 꿈나무 장학금 지켜내, 참가자들 아낌없는 박수 올해는 꼭 결승선을 먼저 통과해서 장학금도 지켜내고,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뤄내서 기쁩니다. 4월 14일 열린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에서 이봉주를 이겨라 이벤트를 위해 은퇴후 3번째로 풀코스를 달린 봉달이 이봉주씨(44)가 2시간39분15초의 기록으로 생애 마흔네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국민 마라토너의 마흔네번째 완주를 지켜보던 참가자들은 그가 풀코스 결승선에 가장 먼저 들어오자 그의 투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일제히 환호했다. 남자 풀코스 1위인 송기산씨(2시간39분49초45)를 제치고 이봉주를 이겨라 이벤트에서 마라톤 꿈나무들의 장학금 300만원을 지켜낸 그의 얼굴은 풀코스를 완주한 피곤함 대신 기쁨으로 가득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레이스 초반 허벅지 통증으로 아쉽게 3위에 머물렀던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한 달 전부터 선수생활 때 처럼 훈련을 했다며 초반에는 숨통이 트이질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후 7~8㎞구간에서부터 페이스를 찾으며 나 자신과 경쟁을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승리의 요인을 밝혔다. 이어 현재 마라톤이 침체된 분위기이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은 프로못지 않게 날로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며 경기마라톤대회와 같은 대회들을 통해 한국마라톤이 다시 한 번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대한육상경기연맹 홍보이사로 활동 중인데 비록 선수생활을 끝냈지만 계속 훈련을 하며 레이스하는 모습을 커가는 꿈나무들과 국민들에게 보여 희망을 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글사진 _ 특별취재반

[신동민기자의 현장체험리포트] 인천공항본부세관 여행자 휴대품 검사

직업체험이다.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내가 태어나 30년을 살았던 인천에서 도대체 내가 못 가본 곳이 어디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부터 먼저 출발했다. 올해로 개항 130주년을 맞은 인천의 바닷가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어릴적 친구들과 어른키를 훌쩍 넘는 담을 몰래 넘어 항구에서 뛰놀기도 했다. 갑자기 공항이 떠올랐다.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은 분명 내 어릴적엔 없었다. 다 큰 후에나 비행기를 타려 이용했던 게 전부다. 기왕 하는 거 평생 못해볼 체험을 해보자는 의욕이 셈솟았다. 한 차례 더 고민했다. 공항 안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장소가 있었다. 공항세관. 말 그대로 기자라는 직업이 아니고서는 출입할 수 없는 특수한 곳이다. 갑자기 여행도중 Custom(세관) 이라는 글귀가 적힌 제복을 입은 사람들 앞에 서면 괜스레 위축되던 기억이 스쳐간다. 고가 밀수품이나 마약도 안 들고 있으면서도 X-ray 검색대를 통과하면 나는 삐~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던 기억. 원인은 벨트에 붙어 있는 쇠붙이였지만, 안도감에 지금도 매번 한숨을 쉬곤 한다. 드디어 검색을 받기만 했던 입장에서 검색하는 입장으로 바뀌는 날이다. 입장이 뒤바뀐 느낌에 신바람이 나면서도 뭔가 긴장감이 엄습했다. 999명 직원 상주 출입물품 통관, 밀수부정 무역 등 단속 인천국제공항청사 지하 1층 인천공항본부세관 휴대품과. 생각보다 세관에서 하는 업무가 많다. 수출입물품의 통관, 밀수부정 무역불법 외환거래 단속, 불법 총기류마약 반입 차단 등 미처 보지 못한 일들이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국 공항 입출국 여행객의 77%(4천100여만명)와 특송화물 반입건수의 99%를 처리하는 인천공항의 위용에 걸맞게 인천공항세관엔 무려 999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이중 오늘 내가 체험할 업무는 여행자들의 휴대품을 검사하고 통관하는 일이다. 반갑습니다. 자, 가볼까요? 휴대품 2 검사관실 조진용 계장, 말로만 듣던 오늘 내 사수가 도착했다. 부드러운 미소에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그의 모습은 인자한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로 28년차 말 그대로 베테랑이다. 꽁꽁 뭔가를 숨겨 들어오더라도 촉(觸)으로 적발한다는 명성의 조 계장의 뒤를 쫓았다. 공항 1층 C구역 입국장. 삐~ 소리에 등 뒤로 식은땀이 또 흐른다. 내가 입은 세관 전용 점퍼가 머쓱하다. 공항공사 직원이든, 세관 직원이든 가차없다. 1층 보세구역으로 들어가기 전 신분증 제시는 물론 소지 물품을 X-ray 검색대에 올려놔야 한다. 어쨌든 여권 없이 내가 이곳에 서 있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수하물 컨베이어벨트(캐로셀)에 수십개의 짐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뭔가를 체험하겠다는 설렘도 잠시, 러시아 하바롭스크(Khabarovsk)에서 출발한 SU 4650편 여행객 수십명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다. 첫 임무는 입국하는 여행자들이 꼭 내야 하는 종이 카드, 즉 세관 신고서를 출구에서 받는 일이다. 지루하기만 할 줄 알았지만, 여행객의 짐에 표식(씰)이 붙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임무가 숨겨져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마역 탐지견 리카, 후각만으로 대마초가루 발견하기도 휴대품 검사는 크게 3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우선 중앙 X-ray 검사대에서 걸러진 짐에 대한 검색이 있다. 모든 수하물은 비행기에서 나오자마자 중앙 X-ray 검사대에서 일차적으로 판별된다. 이곳에서 뭔가 확인이 필요한 물품이 검색됐을 때 해당 짐에 표식을 붙이고 추가 확인에 들어가게 된다. 이 표식 확인은 바로 이 출구에서 세관 신고서를 받으며 이뤄진다. 이밖에 여행객의 이전 체류지, 체류기간 등을 분석해 지정검사대상자를 선정해 검색하는 방식과 사람의 심리와 행동, 가방 형태 등 동태관찰을 통한 일명 즉석 검색이 있다. 사실 내가 직접 해볼 수 있는 일은 극히 적었다. 여행객을 상대로 휴대용 X-ray 검색기를 휘두를 수도, 봐도 모르는 X-ray 판독기를 다룰 수도 없었다. 단순히 견학을 온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세관 업무를 단 몇 시간만에 배운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만큼 위안을 삼았다. 뒤뚱 뒤뚱 마약탐지견과 어색한 호흡 반가운 대원이 도착했다. 리카(8세수컷), 마약탐지견이다. 공항세관엔 모두 13두의 마약탐지견을 비롯해 총기류 전담, 폭발물 전담 탐지견이 각각 1두씩 있다. 리카는 공항세관 마약조사과 소속 15년 베테랑 이근석 탐지조사요원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하드케이스를 눌러보세요. 이근석 요원이 손으로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는 짐 중 단단한 재질의 가방을 빠른 속도로 누르고 지나간다. 손으로 눌러 가방 내부 공기를 밖으로 새나오게 하는 리카의 후각 정확도를 현저히 높이는 방법이다. 리카의 훈련도는 가히 최고다. 지난해 말 아프리카에서 온 한 남성의 바지 주머니에 있던 소량의 대마초가루를 후각으로 발견하기도 했다. 힘껏 달리는 리카에게 목줄을 잡은 손이 힙겹게 끌려간다. 얼떨결에 마약탐지 체험이 마무리됐다. 소수를 가려내고자 다수에게 최대한 양해를 구해 갑자기 입국장 한편이 소란스럽다. 러시아 국적 여성 여행객 2명의 가방에 표식이 붙어 있다. 가방 속에 뭐가 들어 있다는 뜻이다. 조심스레 가방을 싼 비닐을 제거했다. 가방을 열자 신문지로 싼 보드카가 여러병 나오기 시작한다. 휴대품 면세범위인 주류 1병 초과다. 이윽고 신문지와 비닐로 감싼 이상한 물체가 손에 잡혔다. 안에는 두꺼운 러시아식 훈제 소시지가 있었다. 검역 대상물품이다. 심각한 위반행위는 아니지만 어쨌든 적발은 적발, 이들은 면세 초과한 물품에 대한 가산세(납부세액의 30%)를 추가로 지불해야한다. 적발할 때 사실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온갖 욕설을 듣는 것은 기본이지요. 미사일 등 각종 탄약이 저장된 부대의 검문소에서 군 복무를 했던 내게 검문검색 업무는 단순했다. 그저 규정대로만 하면 됐다. 당시 말이 통하지도 않던 덩치 큰 미군이 덩치 큰 차량을 몰고 들어와도 일단 다 내려! 위협감 있는 목소리로,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기 싸움을 하곤 했다. 상대방의 불평불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만에 하나를 위해 철저하게 무시했다. 휴대용 검색기X-ray 판독기 다룰 줄 몰라 머쓱 하지만, 세관 검색 업무는 달랐다. 여행자들 대부분이 선량한 사람입니다. 소수를 가려내고자 다수에게 최대한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조 계장은 기분 좋게 여행하는 즉, 민간인을 상대로 검색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무리 안전도 좋지만, 예전의 나처럼 기 싸움을 시도했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기 딱 좋았다. 그저 적발에만 신경 쓸 것이라는, 그동안 나는 세관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었다. 세관업무도 일종의 서비스직인 만큼 말 한마디 건네는 기술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조 계장의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 7만1천875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고가의 핸드백, 시계, 양주 등 여행자 면세범위(미화 400달러)를 초과한 물품을 자진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려다 적발된 건수다. 징수된 가산세만해도 12억원에 달한다. 세관 1층과 지하 유치물품창고에는 이 같은 보관 물품 수백개가 쌓여 있다. 특히 대리 반입 수법으로 밀수입하려다 적발된 경우도 215건으로 지난 2011년의 2.5배에 이른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깨달았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된 시대. 창과 방패의 싸움보단 제도에 대한 여행객들의 인식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하루 10만여 명, 말 그대로 인간군상 속에서 날이 갈수록 지능화 되는 수법에도, 세관 직원들은 매와 같은 눈과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적어도 내 다음 여행에선 더는 세관 직원을 보더라도 움츠러들진 않을 것 같다. 글 _ 신동민 기자 sdm84@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n@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