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발 하나로 세계 누비는 천상의 목소리

두 팔이 없고 한 쪽 다리마저 짧은 기형. 하지만 스웨덴의 여가수 레나 마리아(39)는 오른발 하나로 세계를 누비며 천상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MBC스페셜'은 26일 '한 발의 디바, 레나 마리아'라는 부제로 마리아의 인생 역정을 따라 그녀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찾는다. 선천적인 중증 장애인으로 태어나 3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한 마리아는 19세에 스웨덴 대표로 세계 장애인 수영 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4개의 금메달을 땄고 어린 시절부터 흥미와 재능을 보였던 음악 쪽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스톡홀름 음악대학을 졸업,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혼자 옷을 입기까지 무려 12년이 걸렸을 정도로 신체의 장애는 그녀의 삶을 얽어맸지만 오른발로 요리며 화장은 물론 운전도 하고 십자수도 놓는다. 오른발 하나도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마리아에게 가장 힘이 들었던 것은 일어서기와 걷기. 온몸에 멍이 가시지 않았지만 네 살때까지 꾸준히 연습해 비로소 걷는 법을 익혔다. "내 장애가 불편하다면 그것은 보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말하는 마리아는 가장 좌절스러웠던 순간이 남편과의 이혼이었다고 고백한다. 마리아는 "사람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이 장애라 생각하지만 내게 가장 큰 좌절은 남편과의 이혼이었다"며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이혼은 상대방으로부터 거부당하는 느낌이었다"고 제작진에게 털어놨다. 이혼 후 공연을 접었던 마리아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3년만에 첫 해외공연을 준비했다. 그것이 바로 지난달의 내한공연이었고 마리아는 자신의 인생으로 '스스로 즐기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웅변했다. 봄 개편에 따라 토요일 오후 11시40분으로 방송 시간을 옮긴 'MBC스페셜'은 스웨덴을 오가며 마리아의 삶을 집중 취재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운다. /연합뉴스

일본열도까지 이어진 신승훈의 선행 행진

3월에 일본 최대 음반유통회사 겸 연예기획사 에이벡스(AVEX)와 음반유통 계약을 맺은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일본의 대표적인 자선콘서트 무대에 올라 사랑을 노래한다. 일본의 '국민 여가수' 모리야마 료코(森山良子)의 제안에 따라 2004년 시작된 '모리야마 with FRIENDS' 자선콘서트가 7월10일 도쿄 시부야의 문카무라 오차트홀에서 열린다. '살아 있는 것 2007-소아암 등 병과 싸우는 아이들과 함께'란 제목의 이 행사에는 포크가수 다니무라 신지(谷村新司)와 신승훈이 참석한다. 신승훈은 지난해 7월 일본 야마나시현 가와구치교 스텔라시어터에서 열린 모리야마 료코의 '한류 콘서트'에 특별손님으로 출연해 한일 우정의 조인트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신승훈 페스티벌에서 팬클럽 'HUNY FAMILY' 회원들이 공연장을 찾은 회원들에게 머그잔을 제작, 판매한 뒤 850만 원의 성금과 50장의 헌혈증을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소아암재단(이사장 한동숙 목사)에 전달해 훈훈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신승훈은 에이벡스와의 계약 후 첫 무대로 다음달 24일 삿포로 '예술의 숲' 야외무대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에어리어 2007'에 참가해 대자연과 어우러진 멋진 하모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미리 들려주고 교통편 제공하고..친절한 클래식

"사람들이 타악기 주자라고 하면 '지루하겠다'고 해요. 실제로도 그래요. 베토벤 교향곡 9번 같은 경우 1시간이나 기다려야 겨우 제 차례가 돌아와요. 하지만 낭만주의나 현대음악에서는 타악기의 비중이 매우 높죠." 서울시향 타악기 수석인 에드워드 최(38)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21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뒤 서울시향 연습실에 모인 약 70명의 음악 애호가 사이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행사는 서울시향이 정기공연에서 연주되는 곡들을 미리 접해볼 수 있도록 마련한 무료강좌 '콘서트 미리보기'. 지난 주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된 이날 강좌는 퍼커션 주자 콜린 커리 등과의 협연으로 꾸며지는 24일 정기연주회(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앞서 타악기 수석이 나서 약 10종의 타악기를 소개하고 시연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주방기구인 도마를 이용한 에드워드 최와 친구 마이클 램지(중앙대 초빙교수)의 즉석연주, 이어진 음악 칼럼니스트 진회숙씨의 상세한 곡 설명,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등 음악팬들에게는 '일석삼조(一石三鳥)' 이상이었다. 클래식 음악단체들의 관객을 끌기 위한 노력이 진화하고 있다. 서울시향처럼 콘서트 미리보기 강좌를 열거나, 청중의 편의를 위해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각종 '친절함'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곳은 KBS교향악단이다. 전세버스가 공연 전후 2차례씩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과 KBS홀 사이를 오가며 청중을 실어나른다. 또 공연 30분 전부터는 그날 연주되는 곡에 대한 해설도 진행된다. 국립오페라단은 곡이 난해하기로 유명한 알반 베르크 오페라 '보체크'(6월14-17일ㆍLG아트센터)의 한국 초연에 앞서 '10인의 파파라치'를 모집했다. 한 달 동안 리허설 참관, 제작진과 인터뷰 등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이들의 주요 임무. 10명 모집에 120명이 지원했다. 국립오페라단은 또 공연에 앞서 오페라 강좌와 세미나도 개최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한편 최근 개관한 고양아람누리는 6월2일부터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극장 투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투어는 공연장 무대 탐방, 공연 감상과 예절, 예술가의 작품과 생애 탐방 등 3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예술가의 작품과 생애 탐방'은 사전 예약한 관람객 50명을 대상으로 모차르트, 베토벤 등 유명 음악가의 작품을 직접 들려주며 전문 강사가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서울시향 홍보담당 백수현 씨는 "무료강좌 신청자는 참석자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음악팬들의 열기는 실제보다 뜨겁다"면서 "아직 시행 초기라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황규남 가악 인생 40년' 외

▲소당(韶堂) 황규남(黃圭男ㆍ60) 선생은 1960년 4월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 6기생으로 국악에 입문했다. 1966년 3월 국립국악원 연주자로 임용돼 본격적인 가악(歌樂)인생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9월 대만행정부 초청공연으로 첫 해외공연에 나섰다. 1975년 스승인 이양교 선생이 12가사 보유자로 지정되면서 그는 전수장학생이 됐고, 1989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보유자 후보로 지정받았다. 황규남 선생의 가악 인생 40년을 정리하는 음반이 신나라에서 나왔다. '상사별곡', '춘면곡', '길군악', '어부사', '수양산가', '매화가' 등 16곡이 세 장의 CD에 담겨있다. ▲소정(小亭) 김정수(金晶洙ㆍ60) 선생의 대금독주 음반 '가진영산회상(가즌회상)'이 신나라 레이블로 나왔다. '정상지곡(呈祥之曲)'으로도 불리는 '가진영상회상'은 세악(細樂ㆍ취타가 아닌 장구 북 피리 등으로만 연주하는 형태) 편성의 합주곡으로, 일명 별곡(別曲)이라고도 한다. 음반은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상현도드리, 도드리, 돌장,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르리, 우조가락도드리 등 14곡으로 구성돼 있다. 김정수 선생은 KBS국악관현악단 초대악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추계예술대 국악과 교수와 한국창작음악연구회 회장 등으로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