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배재대학교 학생이 세계적 권위의 비영리 영상영화제인 'UNICA 세계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일반부 은상과 청소년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배재대 공연영상학부 3학년 최은종(24)씨는 최근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제69회 UNICA 세계영화제에 극영화인 '자유'를 출품, 32개국 132개 작품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 최씨의 작품은 삶의 스트레스에 찌든 직장인이 일탈하는 모습을 4개의 상징문을 통해 표현한 14분 분량의 작품으로 KT&G 상상마당 우수작으로 선정됐으며 지난 5월 열린 제1회 서울세계단편영화제에서 청소년 부문 가작을 받아 이번 영화제에 한국대표로 출품됐다. 이번 수상으로 '자유'는 다음달 영국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초청됐으며 내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백야영화제에도 초청을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이 작품과 관련 "UNICA 막스 헨슬러 총재가 `상징과 반전의 내러티브장치를 점프 컷을 통해 개성적으로 잘 매치시킨 수작으로 한권의 소설책 분량의 이야기를 문을 통해 각각 넘나들 수 있는 자유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점이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대학 1학년 때인 2002년부터 '색즉시공' 제작부, '필사즉생' 연출부, '날아라 허동구' 연출부 등에서 활동한 것을 비롯해 올해 개봉 예정작인 '더 게임' 인물담당 조감독을 맡는 등 상업영화에서 탄탄한 실력을 길러왔다. 또 올해 초에는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영화제작을 위해 단편영화사인 '파랑필름'을 세우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는 "'인생은 아름다워'를 만든 이탈리아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을 가장 존경한다"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UNICA는 1931년 유네스코 산하 단체로 창설돼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비디오와 영화 제작을 증진시키기 위해 매년 세계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마이 파더'에서 친부모를 찾으려 고국을 방문한 입양아 제임스 파커(다니엘 헤니 분)가 사형수인 아버지를 위해 사형 제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곳은 어디일까.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교회 야유회에 간 민우(김상경 분) 형제가 자전거를 타고 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곳은? 정답은 모두 전주다. '마이 파더'는 영화 '약속'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전주 전동성당 앞에서, '화려한 휴가'는 전주 동물원에서 각각 해당 장면을 촬영했다. 이처럼 전주에서 촬영된 영화의 배경은 물론 전주의 고유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맛집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제작된다. 재단법인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이런 내용이 담긴 '전주 씨네-컬쳐 지도'를 제작, 이르면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지도에는 전주 전동 성당과 한옥마을, 전주동물원, 소리문화의전당 등 각종 영화가 촬영된 장소는 물론 향후 영화 촬영지로 이용될 수 있을 만한 곳도 소개된다. 또 관광 산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전주권 내 관광 명소와 함께 전주를 대표할 만한 각종 맛집에 대한 정보도 실을 예정이다. 여기에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의 변천사와 영화관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소개하는 등 전주 영화 산업의 역사 등도 지도를 통해 전달하게 된다. 기존 관광 지도처럼 지명과 각종 정보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정보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도록 통합적으로 제작한다는 것이 JIFF 측의 계획이다. JIFF 측은 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문화 지도를 만들기 위해 현재 한 디자인 업체와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JIFF 관계자는 "지도 한 장으로 전주 영화 산업이나 문화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통합적인 지도를 만들어 전주를 찾는 이들에게 365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 11월 1~6일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리는 제5회 아시아나 국제 단편영화제(AISFF2007)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이 감독과 함께 미국 아카데미협회 집행위원 존 블룸, 일본 숏쇼츠 국제단편영화제 창립자 다카하시 게이코, 2005년 '아담스 애플'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작품상을 받은 덴마크 출신 안더스 토마스 옌센 감독, 김형구 촬영감독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 심사위원단은 이번 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본선에 진출한 30개국 57편을 심사하게 된다. 또 본선 진출작 가운데 국내 우수 연기자들에게 주어지는 '단편의 얼굴상' 심사위원은 '중독' '태풍'의 배우 이미연과 지난해 영화제에서 이 상을 받은 신인 배우 전수지가 맡는다.
(연합뉴스) 10월 4~12일 개최되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아시아 각국의 정상급 배우와 유망주들을 전세계 영화 관계자들에게 소개,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스타 서밋 아시아'에 참가할 국내외 배우 14명이 18일 확정됐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부산영화제 공식 상영작이나 아시안필름마켓의 프리미어 상영작에 출연한 배우들을 소개하는 '커튼 콜(Curtain Call)'로 우리나라의 조인성 등 스타급 배우 6명이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인성과 함께 여배우 임수정이 초청을 받았고, 미국에서 맹활약중인 한인배우로 지난해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자로 뽑히기도 했던 존 조(John CHO)도 선정됐다. 또 2004년 파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중국 여배우 위 난(YU Nan)과 2000년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남우주연상과 신인상을 휩쓴 일본의 후지와라 다쓰야(TATSUYA Fujiwara), 태국 유명배우 아난다 에버링험(Ananda EVERINGHAM)이 뽑혔다. 이와 함께 주요 영화인과 매니지먼트사의 추천을 받아 각국의 유망 배우들을 소개하는 '캐스팅 보드(Casting Board)'에는 우리나라의 김기범, 백성현, 양진우, 김재승, 사희가, 중국에서는 통 따웨이(TONG Da-wei)가, 일본에서는 미우라 하루마(Haruma MIURA)와 아시나 세이(Sei ASHINA)가 각각 참여한다. '스타 서밋 아시아'에 참가하는 배우들에게는 자세한 프로필 소개와 함께 출연작 상영, 공식 기자회견, 관객과의 미팅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자신의 상품성을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올해는 국내외 영화.영상 합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코프로덕션 프로(Co-Production PRO)'가 마련되고, 세계적인 영화잡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이 '스타 서밋 아시아' 참가 배우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특별판을 발간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연합뉴스) 배우보다 앞서 호명되는 감독이 있다. 허진호 감독도 그런 경우. '8월의 크리스마스' 심은하-한석규, '봄날은 간다' 이영애-유지태, '외출' 손예진-배용준. 당대 톱스타들과 작업했음에도 그 배우들의 이름에 주눅들지 않고 되레 '허진호'라는 이름을 앞에 세웠다. 그만큼 결코 만들기 쉽지 않은 멜로 장르에서 관객의 가슴에 깊이 파고드는 영화를 내놓았던 것. 다만 전작 '외출'에 출연한 배용준이 너무 '어마어마한' 스타가 된 바람에 허진호의 '외출'이 아닌, 배용준의 '외출'로 각인됐고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도 인색했다. '행복'(제작 라이필름ㆍ영화사 집)은 '외출'에서의 떠들썩한 영화 외적인 소란에서 벗어나 다시 영화에만 집중해 볼 수 있다. 이번에도 임수정-황정민이라는 현재의 연기 잘하는 두 스타를 앞세웠다. 몸이 아픈, 그래서 죽음까지 곁에 두고 걱정하는 남녀 주인공을 내세운 '행복'은 사랑에 대해 직설적이다. 다만 그것 역시도 허진호 스타일로 표현될 뿐. 극한 상황에 몰린 남녀가 선택한 사랑과 과연 그 사랑이 끝까지 행복을 주는지 묻는다. 사랑도 행복이고, 사랑했던 순간도 행복이다. 그러나 사랑이 떠난 자리도 행복이 될 수 있을까. 이를 에두르지 않고 대놓고 관객에게 묻는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사랑에 대해 체념적이었던 대사는 육두문자를 앞세운 여주인공의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라는 악다구니로 변했다. 또한 "우리 같이 살래요?"라고 먼저 말하는 여자, 은희를 보면 허 감독이 여성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된 것을 감지하게 한다. 겉은 이렇게 변했지만 속은 여전히 사랑의 순수함과 절실함을 갖고 있다. 그때도 사랑이고, 지금도 사랑이다. '행복'이 변한 듯하면서도 결코 변하지 않은 허 감독의 사랑관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남자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봄날은 간다'의 은수보다 더. 남자주인공 영수를 연기한 황정민이 "'너는 내 운명'의 석중이 현실에 도저히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현실에 땅을 내디딘 사랑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선택의 이유를 밝힌 것처럼 영수는 도시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남자며 그렇기에 영수의 잔인함에 관객은 고개를 끄덕인다. 허 감독식의 소소한 유머와 위트에 템포를 적절히 가져가던 영화는 마지막으로 치달으며 사족을 붙인다. 이때부터는 허진호보다는 황정민이 보인다. 연기력 출중한 이 배우는 영수라는 캐릭터를 황정민이 연기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대목에서 잔잔한 허진호와 센 황정민이 맞붙는다. 결코 의도하지 않았고, 의식하지 않았을 부분에서 관객은 당혹감을 느낀다. 비록 땅에 발붙인 이야기이지만 판타지를 꿈꿨던 관객에게 너무도 쓰라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마지막이 버겁긴 해도 사랑의 단맛에서 벗어나 속세를 꿈꿔가는 시점에서 보이는 눈빛의 변화는 황정민의 연기력을 인정하도록 만들 수밖에. 임수정은 굳이 비유하자면, 영화 속 심은하의 순수함과 이영애의 성숙미를 적절히 섞어 보여준다. "저 생각보다 나이 많아요"라는 은희의 대사를 임수정이 하니 훨씬 생생하다. 그는 감독의 요구를 명확히 파악하는 영리한 배우이며, 군더더기가 없는 연기는 큰 장점이다. 서울에서 클럽을 운영하며 자유분방을 넘어 방탕한 생활을 하는 영수(황정민 분)는 심각한 간경변 진단을 받고 여자친구 수연(공효진)에게도 차이며 클럽조차 친구의 손에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주변에 유학 간다고 거짓말하고 찾은 곳은 전라도의 한 요양원. 버스에서 내린 영수는 자신의 곁에서 쭈뼛쭈뼛 물러서는 은희(임수정)를 발견한다. 힐끔 거울을 먼저 보는 은희가 대번에 영수에게 빠져버렸다는 걸 알 수 있다. 폐가 40%밖에 남지 않은 은희는 낙천적으로 살아간다. 8년째 요양원에 있는 그는 요양원 일도 맡아 할 정도로 씩씩하다. 삶에 지쳤던 영수는 죽음의 공포를 이기지 못한 룸메이트의 자살을 보고 더욱 움츠러든다. 은희는 그런 영수를 지키며 먼저 다가간다. "제 병 옮지 않는대요"라며 키스를 먼저 유도하고, "숨막히면 저 죽어요"라며 영수를 곁에 둔다. 급기야 "우리 같이 살래요?"라고 먼저 말하며 머뭇거리는 영수를 향해 "나중에 헤어지면 되죠, 뭐"라며 안심시킨다. 요양원을 나와 살림을 차린 두 사람은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은희는 영수를 위해 비가 오는 날씨에도 약초를 따러가고, 그런 은희를 보며 영수는 "너 없으면 이제 살 수 없어"라고 말한다. 은희의 보살핌으로 1년 만에 건강을 회복한 영수 앞에 수연과 친구가 나타난다. 수연은 여자와 같이 있는 영수를 보며 질투심을 느끼고, 친구는 "도대체 너 뭐하고 사는 거냐"라며 술집을 맡아달라고 한다. 고민하는 영수는 서울에 갔다온 뒤 확 변한다. 은희는 그런 영수 앞에서 울며 불며, 싹싹 빌기까지 하며, 때론 욕하며 매달린다.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라며. 숨이 찰 때까지, 죽기를 바라며 동네를 뛰고 온 은희는 영수를 보낸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섬세한 묘사는 역시 영화를 봐야만 알 수 있다.
(연합뉴스) 개봉 초기 인터넷 네티즌의 리뷰 개수와 스크린 수가 한국 영화의 흥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대학원 언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희경 씨는 학위논문 '한국 영화 흥행 결정요인에 대한 연구'에서 지난해 한국 개봉작 가운데 개봉 스크린 수가 20개 미만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81편을 영화계 전문가 설문과 심층 인터뷰, 인터넷 자료 수집 등을 통해 분석했다. 김 씨는 이번 연구에서 영화의 흥행과 관련한 독립변인을 스타와 감독, 제작사, 배급사, 작품성의 다섯 가지로 나누고 이 변인들이 개봉 스크린 수와 개봉 2주차 네티즌 리뷰 수를 통해 전국 총관객 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제작사, 감독, 배급사, 스타의 파워가 큰 영화가 개봉 스크린 수를 많이 확보할 수 있고 개봉 스크린 수가 많을 때 관객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크린 수가 많을 때 네티즌 리뷰 수가 많아지고 리뷰 수가 많을 때 관객 수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논문에서 "결과적으로 총관객 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개봉 스크린 수와 네티즌 리뷰 수이며 이 둘의 영향력은 비슷했다"며 "이 둘을 통해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다섯 개의 독립변인 모두 총관객 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섯 개의 독립변인 가운데는 제작사 파워가 총관객 수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으며 다음으로는 감독, 작품성, 배급사 파워의 순이었다. 이에 비해 스타 파워는 스크린 수를 결정하는 데만 도움을 줄 뿐 총관객 수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했다. 장르별로 보면, 네티즌 리뷰 수와 개봉 스크린 수가 총관객 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것은 모든 장르가 동일했지만 멜로, 비(非)코미디, 비(非)폭력 장르의 경우 개봉 스크린 수보다 네티즌 리뷰 수의 연관성이 더 컸고 비(非)멜로, 코미디, 폭력 장르에서는 개봉 스크린 수의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카핑 베토벤'은 '토탈 이클립스'(1995년)로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와 폴 베를렌의 위험한 사랑을 그렸던 여성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가 비슷한 감수성으로 위대한 음악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말년을 파헤친 작품이다. 차이점이라면 실존 인물인 랭보와 베를렌의 사랑이란 어느 정도 알려진 실화를 토대로 했지만 '카핑 베토벤'은 허구의 젊은 여성을 내세워 베토벤의 마지막 모습을 상상 속에 그려냈다는 점이다. 영화의 큰 줄기는 베토벤의 조수이자 제자인 안나 홀츠라는 여성과 베토벤의 음악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교감이다. 그러나 역시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매력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베토벤의 교향곡과 푸가, 피아노 소나타일 것이다. 9번 교향곡의 초연 장면은 클래식을 전혀 알지 못하는 관객이라도 가슴 벅찰 만큼 웅장하고 감동적이다. 18세기 음악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 괴팍한 성격의 베토벤(에드 해리스)은 청각을 잃으면서 더욱 난폭해진다. 그는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의 초연을 며칠 앞두고 자신이 그린 악보를 연주용으로 옮겨 베낄 카피스트를 찾고 있다. 음대 우등생인 안나 홀츠(다이앤 크루거)는 교수의 추천으로 베토벤을 찾아오고 여성이란 이유로 안나를 우습게 보던 베토벤은 안나가 베낀 첫 번째 악보에서 베토벤이 틀린 음을 고쳐놓은 것을 보고 그녀의 재능을 알아챈다. 베토벤과 안나는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면서 9번 교향곡의 완성을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 초연을 앞두고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은 돌연 오케스트라 지휘를 직접 맡겠다고 나선다. 에드 해리스는 불안하고 고독하지만 젊은 여성 제자를 향한 작은 떨림을 가진 말년의 베토벤을 연기하면서 이름값을 했고 '트로이'에서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는 최고의 미녀 헬레네 역할을 맡았던 다이앤 크루거가 베토벤의 여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영화에는 허점이 꽤 많이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두 주인공은 성미 괴팍한 천재 예술가와 운명의 여인이란 정형화한 캐릭터로 그려져 관객의 심금을 울리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안나의 남자친구와 베토벤의 대립각 역시 무디고 작위적이다. 이야기의 깊이와 진정성이 약해 오히려 아름답고 장중한 배경 음악이 뜬금없이 느껴질 때도 있다. 이 영화는 올해 열린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연합뉴스) 문화재청은 한국영상자료원 소장 현존 최고(最古) 영화로 식민지시대 신여성과 근대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미몽'(1936) 등 한국고전영화 7편이 문화재로 등록됐다고 17일 밝혔다. 미몽 외의 등록문화재는 광복 후 최초의 영화이자 본격 극영화로서 광복과 항일을 소재로 한 멜로ㆍ액션영화 '자유만세'(1946), 국내 현존 유일의 무성영화인 '검사와 여선생'(1948), 산사의 고요한 생활을 배경으로 모정을 표현한 '마음의 고향'(1949), 반공 휴머니즘을 표방한 '피아골'(1955), 각종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자유부인'(1956), 국내 최초의 해외영화제 수상작 '시집가는 날(1956) 등이다. 문화재청은 이 고전영화들이 "문화재로서의 지위를 부여 받았다는 사실은 영화라는 분야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기념해야 할 대상이 됨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를 기념해 다음달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10.4-10.12)에서는 이 영화들을 특별상영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그림을 취미삼아 그리고 아동서적을 쓰는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중인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이번에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 관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 영화는 자연과 더 많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에 의해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는지를 말해주려는 의도로 제작된다. 이번 기획이 '조화(Harmony)' 프로젝트로 불리는 가운데 찰스 왕세자와 교섭중인 영화 제작자는 오스카상 지명작인 '낙원의 죄수(Prisoner of Paradise)'를 만든 스튜어트 센더이다. 센더와 동료가 이달 초 영국으로 날아가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이번 기획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제작진은 찰스 왕세자에게 주요 역할인 내레이터를 맡기려고 하고 있다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찰스 왕세자는 인간과 자연 간 우려스러운 불균형이 있다는 자신의 신념을 탐색할 이 영화에 대해 열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화에서 유기농 제품 생산자, 유전자변형(GM) 옥수수 반대자로서의 경험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찰스 왕세자가 90분간 사회 문제에 관해 강연을 한다 해도 열렬한 왕정주의 팬들을 감동시키지는 못하겠지만, 할리우드 제작진은 크게 흥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출연한 지구 온난화에 관한 영화 '불편한 진실'처럼 예상되지 않은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일부 왕실 관계자들은 새 영화가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찰스 왕세자가 3채의 대형 집을 갖고 있고 제트기를 타고 전 세계를 다니는 점과 관련해 그가 위선자란 불만이 유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20년 전 TV 방송과 회견에서 자신이 식물들과 대화를 즐긴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기억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올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영화 '밀양'이 일본 나들이에 나선다. 뉴욕영화제, 런던필름페스티벌에 초청됐고 내년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도전할 한국 대표로 뽑힌 '밀양'은 11월17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8회 도쿄 필멕스(TOKYO FILMeX 2007)'의 폐막작으로도 선정됐다. 주최 측은 '밀양'의 감독이자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을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했으며, '밀양'을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도쿄 필멕스는 작가주의를 표방한 국제영화제로 아시아의 신진 작가들의 경연장인 경쟁부문과 세계의 최신 영화를 소개하는 특별 초대부문, 영화사에 발자국을 남긴 거장을 소개하는 특집 상영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영화란 우리들 공통의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영화를 통해 행복한 만남, 인생의 아름다움 등을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쿄 필멕스의 구체적인 일정과 초청작은 26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