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처절한 암투의 주인공 '궁녀'

(서울=연합뉴스) 김미정 감독의 데뷔작 '궁녀'(제작 영화사 아침)는 그동안 사극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지만 주변인물에 그쳤던 궁녀를 소재로 삼아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영화다. 영화는 왕을 비롯한 남자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면서 왕의 여자들의 다툼을 중심에 둔다. 이는 나라의 권력을 놓고 사활을 건 남자들의 전쟁이 아니라 억압된 욕망에서 비롯된 여자들의 은밀한 암투다. 그러나 생활 속에 벌어지는 은근한 신경전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오뉴월에 서리를 내리는 여자의 한은 결국 피를 뿌리는 처절하고 살벌한 전투가 된다. 그 과정은 궁녀 살해사건을 중심으로 얽혔다 풀리면서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준다. 불과 사흘 동안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어 줄거리의 집중도가 높은 데다 개별 에피소드도 풍성하다. 시각적으로도 은근한 조명과 개방과 폐쇄를 안배한 공간, 낮은 채도의 의상, 섬세한 소품 사용이 차분하고 섬뜩한 궁중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주연에서 조연까지 대거 등장하는 여배우들이 나름대로 연기력과 개성을 뽐내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스릴러로 흐르던 영화가 후반부에서 서양식으로는 '판타지', 우리 식으로는 '괴담'과 결합하면서 큰 흐름이 흐트러진다. 또 끔찍한 형벌이 곳곳에서 지나칠 정도로 묘사되면서 관객의 뇌리에 공포물로서의 이미지를 깊게 새긴다. 이 점은 새로운 시도라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놓치게 되는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다. 궁궐 안, 후궁 희빈(윤세아) 처소의 궁녀 월령(서영희)이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된다. 정의로운 성격의 내의녀 천령(박진희)은 시신을 검안하던 중 월령이 자살한 것이 아니라 살해됐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게다가 월령의 시신에 아이를 출산한 흔적이 남아 있자 치정에 의한 살인사건이란 의심이 짙어진다. 그러나 감찰상궁(김성령)을 필두로 한 상궁들은 천령에게 자살로 윗전에 보고할 것을 요구한다. 사건으로 궁중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물론 왕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있는 희빈의 입지가 위협받을 것을 우려한 탓이다. 궁녀 출신인 희빈은 중전을 비롯한 왕의 여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아들을 낳았지만 서슬 퍼런 대비의 미움을 받아 어린 아들이 원자로 봉해지지 못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천령은 윗전의 위협에도 진실을 밝히겠다는 일념으로 숨진 월령과 같은 방을 썼던 수방 궁녀 옥진(임정은), 월령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중궁전 궁녀 정렬(전혜진) 등을 상대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내일 개막

(부산=연합뉴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오는 4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장준환 감독과 배우 문소리 부부의 사회로 개막돼 12일까지 부산을 '영화의 바다'로 안내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개막작인 중국 펑 샤오강 감독의 영화 '집결호'와 폐막작인 일본 안노 히데아키, 마사유키, 쓰루마키 가츠야 감독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序)'를 비롯해 64개국에서 초청된 영화 275편을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4개 상영관에서 선보인다. 초청작 가운데 PIFF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가 역대 최다인 66편이고,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26편,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는 101편으로 집계됐다. 특히 PIFF의 유일한 장편 경쟁부문인 '새로운 물결(뉴 커런츠)'에 출품한 작품 11편은 모두 월드 또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여서 PIFF의 높은 위상을 나타냈다.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이나 화제작, 월드프리미어 등을 소개하는 '갈라 프리젠테이션'과 젊고 유망한 영화 작가들을 소개하는 '플래시 포워드' 등이 신설돼 11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양주남 감독의 '미몽' 등 올해 문화재로 등록된 영화 7편과 50-60년대 국민배우 김승호를 다룬 '한국영화 회고전', 대만 작가인 고(故) 에드워드 양을 기리는 특별전 등 다채로운 특별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또 5일에는 아시아 각국의 배우들로 구성된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APAN)'가 발족한다. 올해로 출범 열 돌을 맞아 아시아지역의 대표적인 프로젝트 시장으로 자리 잡은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촬영기술 및 기자재를 거래하는 부산영상산업박람회(BIFCOM) 등으로 구성된 '아시안필름마켓'은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 그랜드호텔과 프리머스 시네마에서 개최된다. '아시안필름마켓'에서는 아시아와 미주, 유럽에서 활동중인 영화산업 전문가들이 참석, 합작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파이낸싱이 가능한 마켓인 '코프로덕션 프로'가 신설돼 주목된다.

<새영화> 日서 울려퍼지는 아리랑 '박치기…'

(연합뉴스) 이번엔 '임진강' 대신 '아리랑'이다. 2006년 국내 개봉한 일본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의 '박치기!'는 '자이니치(在日)'라 불리는 재일동포 2세의 애환과 희망을 다루면서 애틋한 노래 '임진강'을 통해 남북 분단의 아픔에까지 손을 뻗었다. 1년반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온 속편 '박치기 러브&피스'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쫓겨나듯 고향을 등지고 일본으로 흘러든 재일동포 1세의 삶을 파고들면서 한 서린 우리 민요 '아리랑'을 들려준다. 시대적 배경이 6년 뒤로 넘어가면서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과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박치기!'가 1960년대 말을 배경으로 한 유쾌한 청춘영화였다면 '박치기 러브&피스'는 전쟁영화에 가깝다. 이번 영화에 나오는 1세는 태평양전쟁 한가운데 내던져져 있고 1970년대를 살아가는 2세의 삶도 폐쇄적인 사회에서 벌이는 또 하나의 전쟁이다. 피가 범벅이 된 난투극 등 활극적인 요소는 이번 영화에도 변함없이 나오는데 그 액션과 스케일은 변화한 영화의 분위기만큼이나 큰 폭으로 커졌다. 1968년 박치기 하나로 교토의 고등학교를 평정했던 리안성(이사카 순야)과 예쁜 여동생 경자(나카무라 유리)는 6년 뒤 가족과 함께 도쿄에 살고 있다. 안성에게는 세상을 떠난 아내가 남겨 놓은 아들 창수(이마이 유키)가 있다. 창수는 알 수 없는 난치병에 걸려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이 가족이 도쿄로 온 것도 창수의 치료법을 찾기 위한 것이지만 소용이 없고 병원비 대기도 힘들어진다. 경자는 조카의 병원비도 대고 꿈도 이루기 위해 자이니치라는 사실을 숨긴 채 일본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한편 1940년대 안성의 아버지 진성(송창의)은 고향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 마을 처녀들이 어디론가 끌려가는 가운데 진성도 다른 청년들과 함께 전쟁에 끌려갈 위기에 처한다. 진성은 친구 몇 명과 함께 필사적으로 달아나 배에 오른다. 이번 영화에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의 폭발도 눈에 띄게 커졌다. 그러면서 영화는 1편의 결말에서 제시했던 희망에 다시 의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주지도 않는다. 2세들은 과거를 되짚고 앞으로 나아갈 채비를 갖췄지만 사회는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즈쓰 감독은 이에 대해 "1편에서의 1968년은 자유와 개방에 대한 허상 또는 환상이 있었지만 2편에서 그린 1970년대는 그것이 사라지고 폐쇄적인 일본 사회가 시작되던 시기"라며 "1편에서 (재일동포와 일본인의) 화합을 그릴 수 있었지만 2편에서는 그것이 어려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민감한 소재를 유쾌하게 다룬 전작보다 무거워진 분위기와 감정의 증폭으로 인해 관객의 부담감이 훨씬 늘어날 듯하지만 일본 감독의 손과 일본 배우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영화를 관통하는 '아리랑'과 크레디트가 올라가면서 흘러나오는 '임진강'을 불러 애틋한 감정을 더 가까이 전한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4일 개막

(연합뉴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오는 4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장준환 감독과 배우 문소리 부부의 사회로 개막돼 12일까지 부산을 '영화의 바다'로 안내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개막작인 중국 펑 샤오강 감독의 영화 '집결호'와 폐막작인 일본 안노 히데아키, 마사유키, 쓰루마키 가츠야 감독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序)'를 비롯해 64개국에서 초청된 영화 275편을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4개 상영관에서 선보인다. 초청작 가운데 PIFF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가 역대 최다인 66편이고,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26편,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는 101편으로 집계됐다. 특히 PIFF의 유일한 장편 경쟁부문인 '새로운 물결(뉴 커런츠)'에 출품한 작품 11편은 모두 월드 또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여서 PIFF의 높은 위상을 나타냈다.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이나 화제작, 월드프리미어 등을 소개하는 '갈라 프리젠테이션'과 젊고 유망한 영화 작가들을 소개하는 '플래시 포워드' 등이 신설돼 11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양주남 감독의 '미몽' 등 올해 문화재로 등록된 영화 7편과 50-60년대 국민배우 김승호를 다룬 '한국영화 회고전', 대만 작가인 고(故) 에드워드 양을 기리는 특별전 등 다채로운 특별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또 5일에는 아시아 각국의 배우들로 구성된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APAN)'가 발족한다. 올해로 출범 열 돌을 맞아 아시아지역의 대표적인 프로젝트 시장으로 자리 잡은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촬영기술 및 기자재를 거래하는 부산영상산업박람회(BIFCOM) 등으로 구성된 '아시안필름마켓'은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 그랜드호텔과 프리머스 시네마에서 개최된다. '아시안필름마켓'에서는 아시아와 미주, 유럽에서 활동중인 영화산업 전문가들이 참석, 합작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파이낸싱이 가능한 마켓인 '코프로덕션 프로'가 신설돼 주목된다. 이번 영화제 기간에 임권택, 이창동 감독과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감독 등 국내외 유명 감독과 안성기, 박중훈, 강수연, 홍콩의 양쯔충(楊紫瓊) 등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새영화> 사적구제의 통쾌함 '브레이브 원'

(연합뉴스) 동네 불량배들에게 약혼자를 잃은 여자가 직접 총을 들고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의 할리우드 영화 '브레이브 원'(원제 The Brave One)은 최근 한화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이슈가 됐던 사적구제(私的救濟)를 소재로 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라디오 진행자 에리카 베인(조디 포스터)은 의사인 약혼자 데이비드(나빈 앤드루스)와 함께 꿈처럼 행복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센트럴 파크 산책 중에 벌어진 악몽 같은 사건은 에리카의 행복을 산산조각내버린다. 센트럴 파크의 으슥한 곳을 배회하던 불량배 세 명이 산책 중이던 에리카와 데이비드를 습격, 데이비드는 사망하고 에리카는 중상을 입게 된 것. 이 끔찍한 사건 이후 에리카는 부상에서 회복된 뒤에도 매일같이 두려움에 떨며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아파트 밖으로도 나오지 못하는 등 극심한 후유증을 겪는다. 결국 그녀는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총을 구입한 후 데이비드를 살해한 불량배들을 찾아 밤거리를 헤매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려던 에리카는 우연히 편의점에서 일하는 자신의 아내를 죽이는 한 남자를 목격하고 자신마저 해치려는 그에게 총을 발사해 엉겁결에 죽이고 만다. 그로부터 며칠 후, 에리카는 인적이 드문 지하철에서 자신을 강간하려는 두 남자를 다시 총으로 쏴 죽인다. 편의점과 지하철에서 잇달아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은 경찰과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고 베테랑 형사 머서(테렌스 하워드)를 중심으로 뉴욕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경찰의 숨막히는 추적 속에서도 에리카는 데이비드를 살해한 불량배들을 찾기 위해 다시 밤거리로 나서는데…. 할리우드의 대표적 지성파 여배우로 꼽히는 조디 포스터는 4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덜 시든 매력과 원숙해진 연기력을 선보이며 직접 총을 들고 복수에 나선 강인한 여성상을 열연한다. 이 영화의 스토리 구성은 무모하고 과장된 편이지만 포스터의 열연은 플롯 구조상의 취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정도로 인상적이다. 하지만 영화는 특별히 의미 있는 영상기술상의 진보나 촬영 테크닉, 스토리 구성의 참신함을 보여주지는 못해 그저 그런 정도의 범죄스릴러 영화에 머문 느낌이다. 마지막에 형사 머서가 합법적으로 범인을 죽이라고 에리카에게 자기 총을 건네주는 장면은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황당하다. 국내에서는 심형래 감독의 '디 워(D-War)'와 미국에서 같은 날 개봉해 흥행 대결을 펼친 영화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한ㆍ중ㆍ홍 합작영화 만들어진다

(연합뉴스) 한국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3개국 영화인들이 함께 기획하고 투자하는 새로운 형태의 합작영화가 만들어진다. 이 영화 제작에는 한국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iHQ와 중국의 대표적 영화사인 베이징보리전영공사(北京保利電影公司)가 투자ㆍ배급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1일 iHQ와 영화제작사 나비픽처스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나비픽처스와 중국의 베이징나비픽처스, 홍콩의 옥토버픽처스 등 3개국 영화제작사는 올 연말 중국에서 촬영에 들어갈 영화 '연애합시다'를 공동 프로덕션 방식으로 제작하기로 합의했다. 투자와 배급은 iHQ와 베이징보리전영공사가 담당하기로 했다. 중국 감독이 연출하고 대부분 중국 배우들이 출연할 '연애합시다'는 중국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개봉될 예정이며 반응이 좋을 경우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합작 프로젝트가 투자를 분담하거나 배우나 스태프를 공유하는 정도의 소극적 차원이었다면 '연애합시다'는 한국 영화제작사가 처음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중국의 배우와 감독을 끌어들여 제작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합작 프로젝트라고 나비픽처스는 설명했다. 나비픽처스와 베이징나비픽처스, 옥토버픽처스는 '연애합시다' 이후에도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합작 프로젝트들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고 나비픽처스는 덧붙였다. 이들 3개국 제작사 대표들은 4일 개막하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나비픽처스 김성수 대표는 "지금까지 아시아 영화시장에서 서로 돈을 투자하고 시장배급을 공동으로 하는 투자ㆍ배급사 차원의 결합은 많았으나 아시아 3개국 제작사들이 초기단계부터 기획과 아이디어를 한데 모아 공동 프로덕션 형태로 제작하는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시아 합작영화의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영화 관심사, 이젠 학교보다 개인"

(연합뉴스) 최근 10년간 청소년이 만든 영화의 중심축이 학교라는 제도ㆍ구조적인 문제에서 개인의 감정과 생각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화감독이자 중앙대 영화학과 강사인 임창재 씨는 28일 열린 서울YMCA 청소년영화제 10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청소년영화제 10년을 통해 본 청소년 문화' 발제문을 통해 최근 10년간 출품작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초기 영화제에서 대부분 영화는 파행적 구조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가 해를 거듭하면서 소재가 다양해지고 시각이 세분화했으며, 제도ㆍ구조의 문제보다는 개인의 감정ㆍ육체, 생각ㆍ상상으로 중심축이 조금씩 이동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야기를 영상언어로 옮기는 솜씨도 기술적 발전에 힘입어 세련되졌고 완성도도 높아진 반면 영화제를 위한 영화, 즉 기술적 완성도에 치중하는 작품이 나타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발제자로 나선 이용배 계원조형예술대 애니메이션과 교수는 "기성세대는 변화한 매체환경에서 게임 중독, 폭력, 음란물 같은 위험성에 관심을 가질 뿐 청소년이 새 미디어 환경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가 주는 힘은 청소년이 어른의 아날로그적 통제와 완고한 편견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라며 "청소년영화제는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정신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