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결산> 커진 외형 부실한 운영

한국영화 침체 여파 썰렁한 분위기 "세계적 영화제로 도약하려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부산=연합뉴스) 아시아의 대표적 영화제로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출범 12회째를 맞아 삐걱거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64개국 275편의 영화가 초청되고 역시 역대 최다인 66편의 월드프리미어가 공개되는 등 외형은 커졌지만 곳곳에서 운영상의 미숙을 드러내며 "부산영화제가 벌써부터 자만심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영화의 급속한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성장해온 부산영화제는 그러나 최근 한국영화의 거품이 순식간에 꺼지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자 덩달아 위기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행사 규모 커졌으나 곳곳에서 잡음 12일 폐막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개막작인 중국 펑샤오강 감독의 '집결호'와 폐막작인 일본 안노 히데아키·마샤유키·쓰루마키 가쓰야 감독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序)' 등 64개국 275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이 같은 규모는 역대 최대로, 1996년 제1회 영화제 때의 31개국 169편의 약 두 배에 이른다. 또 초청작 가운데 PIFF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도 역대 최다인 66편이었으며 자국 밖에서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26편,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가 101편에 달했다. 주요 행사와 영화 상영도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로 국한됐으나 올해부터는 서면과 대연동의 영화관까지 합세해 더 많은 영화와 행사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었으며 한층 편리해진 예매시스템 덕분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3만4천 석이 늘어난 12만 석이 예매됐다. 그러나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외형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곳곳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운영 미숙과 한국영화계 침체로 인한 썰렁한 분위기, 예년만 못한 스타급 배우들의 영화제 참석,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고압적 태도 등으로 얼룩졌다. 6일 열렸던 영화 'M' 기자회견은 영화제 측의 운영 미숙이 드러난 대표적 사례.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공개된 영화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M' 기자회견은 인기 스타인 강동원이 1년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이자 이명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취재진이 몰릴 것으로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영화제 측에서 터무니없이 협소한 공간을 잡아 파행으로 진행됐다. 결국 부산영화제 측은 기자회견 파행 운영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영화제 홈페이지에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의전 소홀 등에 불만을 품고 개막 파티에 불참한 뒤 일찍 출국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도 영화제의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비록 영화제 측은 모리코네의 행사 불참은 고령에 따른 피로감 때문이며 출국 일정 역시 당초 예정됐던 대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또 정작 영화에는 별 관심이 없고 자기 홍보를 위한 레드카펫 행사에서의 사진 찍히기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은 일부 연예인들의 무성의한 태도와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보여준 고압적이고 불손한 태도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어느덧 아시아의 대표적 영화제로 자리잡은 부산영화제가 하나의 문화권력으로 자리잡으면서 안일함과 오만함이라는 덫에 빠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국영화 침체 쓰나미 영화제에도 여파 부산국제영화제가 12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영화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은 바 크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2000년대 들어 한국이 아시아 영화시장의 중심지로 급부상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인 부산영화제와 부산영화제에서 소개되는 한국영화에 대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국영화에 끼었던 거품이 순식간에 꺼지면서 한국영화계가 극도의 침체기에 접어들자 부산영화제도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관객과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 만한 출품작이 크게 줄어들고 영화제를 빛내주는 스타급 배우들의 참석률도 예년에 비해 낮아지면서 올해 부산영화제는 행사 기간 내내 썰렁한 분위기에 시달렸다. 주요 영화투자ㆍ제작사들도 전반적인 흥행 부진에 따른 경상비 절감 차원에서 예년에 영화제 기간에 개최했던 각종 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생략하면서 영화제의 썰렁한 분위기 조성에 일조했다. 아시안필름마켓(AFM)을 통한 교류도 예년만큼 활발하지 못해 '아시아 영화시장의 메카'로서의 한국의 입지가 급속히 축소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거의 매년 부산영화제에 참석해온 영화감독 김성수 씨는 "부산영화제에 오면 외국의 여느 영화제와 차별화되게 도시 전체가 거대한 축제장이 된 것 같은 들뜬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으나 올해는 유난히 썰렁한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한국영화 침체 분위기의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제점 거울 삼아 내실 다져야 국제적인 권위와 재정상의 안정 등 비교적 견고한 입지를 구축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안일함과 매너리즘이라는 덫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영화제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겸손함과 열정으로 충만했던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산영화제 성장에 결정적인 지원군 역할을 했던 한국영화 시장이 최근 극도의 침체기를 맞으면서 반성과 재편의 계기를 맞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만 보고 달려왔던 부산영화제 역시 올해 드러난 각종 문제점을 거울 삼아 내실 다지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영화평론가는 "영화제가 권력화되는 것은 큰 문제이며 부산영화제의 경우 어느 정도 자리를 잡다보니 안일함과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면서 "진정한 세계적인 영화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 음악 영화 '원스' 흥행 '대박'

(서울=연합뉴스) 좋은 영화가 열악한 환경에도 묻히지 않고 꾸준히 관객을 맞이하는 광경은 훈훈하다. 아일랜드 인디 음악 영화 '원스'가 개봉 3주 만에 6만 관객을 넘어섰다. 겨우 12개 스크린에서 이 같은 수치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일. 흔히 인디영화의 경우 1만 명이 넘으면 '주목', 4만 명이 넘으면 '대박'이라고 할 때 '원스'가 동원한 관객은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 영화의 수입ㆍ배급사인 영화사 진진은 "개봉 3주 만에 총 6만116명이 관람했고, 11일부터 스크린수도 서울극장과 프리머스 신림 등 5개관을 추가해 17개가 됐다"며 "지방에서도 계속 상영 요청이 들어와 지방 확대 상영을 타진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지방의 경우 현재는 CGV인천점에서만 만날 수 있다. 지난달 20일 10개관에서 개봉한 '원스'는 2주차에 12개, 3주차에 17개로 상영 스크린을 늘렸다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된 '원스'는 감미로운 선율과 결코 맺어지지 않지만 음악이라는 동지애로 영혼이 묶인 두 남녀의 이야기가 가을 정서와 어우러지며 입소문이 나고 있다. 아일랜드 인디밴드 더 프레임즈 출신의 존 카니 감독과 그 그룹의 리더인 글렌 한사드, 체코 출신 뮤지션 마르게타 이글로바의 순수한 청년 정신이 강력한 장점. 특히 글렌 한사드는 이 영화의 수록곡 대부분을 작곡했을 뿐 아니라 전문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자랑한다. 마르게타 이글로바의 담백하면서 깊이 있는 연기와 투명한 목소리도 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진 이 인디영화에 딱 어울린다. 영화사 진진 관계자는 "관객평과 영화음악을 접하게 된 지방 관객의 상영 요청이 많아 곧 조정할 것"이라며 "영화 분위기와 내용, 영화 음악까지 가을 정서와 잘 맞아 관객의 호응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새영화> 새로움과 상상력의 한계 '레지던트 이블3'

(서울=연합뉴스) 스타일리시한 좀비 영화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줬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2002년과 2004년 개봉한 1, 2편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흥행을 거두며 속편 제작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부풀려놓았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레지던트 이블3-인류의 멸망'(원제 Resident Evil:Extinction)인데, 한국보다 개봉이 한 달가량 빨리 이뤄진 미국에서는 첫 주말 3일 동안 2천368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기대에 부응했다. 이는 어찌 보면 전작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영화의 속편이 갖게 마련인 후광 효과의 영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스파이더맨3'가 그랬고 '캐리비안의 해적3'가 그랬으니 말이다. '레지던트 이블3'에서는 '제5원소' '잔 다르크'의 밀라 요보비치가 전편들에 이어 다시 주인공 앨리스 역을 맡았고 전편에서 공연했던 오데드 페어(칼로스 역)와 마이크 엡스(L.J. 역), 아이에인 글렌(아이삭스 박사 역)이 같은 역으로 돌아왔다. 또 '데스티네이션'의 앨리 라터(클레어 역), '코치 카터'에 출연했던 인기 가수 출신의 아샨티(베티 역), '에라곤'의 크리스토퍼 이건(마이크 역) 등이 새로운 멤버로 가세했다. 영화는 엄브렐러 회사의 추적망을 피해 지구를 떠돌던 앨리스가 미국 네바다 사막 라스베이거스 인근에서 클레어가 이끄는 일련의 생존자 집단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1편에서 슈퍼컴퓨터 레드퀸을 파괴하기 위해 지하의 거대한 유전자 연구소 '하이브'에 투입됐던 특공대원 칼로스와 L.J. 등도 포함된 이 생존자 집단은 궁극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지역을 찾기 위해 작은 마을들을 떠돌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나간 바이러스로 인해 지구는 좀비들이 득시글대는 아수라장으로 황폐화되고 앨리스와 생존자들은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좀비들과 죽고 죽이는 사투를 거듭한다. 전편들에 비해 더욱 강력해진 전투능력을 가진 앨리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규모 새떼의 습격으로부터 생존자들을 구해낸다. 한편 아이삭스 박사는 더욱 깊숙한 지하기지로 이동한 엄브렐러 회사에서 앨리스의 복제인간들을 이용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생존자들에게 청정지역인 알래스카로 이동할 것을 권유하던 앨리스를 라스베이거스에서 발견한 아이삭스 박사는 그녀를 붙잡기 위해 특수팀을 출동시키지만 오히려 앨리스에게 반격을 당하고 앨리스를 피해 도망치던 박사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좀비에게 물린다. 본부로 돌아온 박사는 스스로 '앨리스 백신'을 수 차례 투여하지만 그 결과 자신이 새로운 돌연변이 괴물로 변해 버리고 괴물이 된 아이삭스 박사와 앨리스는 목숨을 건 최후의 사투를 벌인다. '레지던트 이블3'는 1, 2편의 성공을 뛰어넘고자 만든 야심작인 만큼 몇 가지 인상적인 볼거리가 등장한다. 일단 좀비를 죽이는 장면이 전편들보다 훨씬 잔인하고 세밀하게 묘사된다. 작살같이 생긴 화살이 날아가서 좀비의 양미간 사이에 박히는 장면을 슬로 모션과 클로즈업이 가미된 스타일리시한 촬영 테크닉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전편들에서 볼 수 없었던 또 하나의 새로운 볼거리는 좀비의 시체를 파먹고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상하게 변한 대규모 괴물 새떼의 등장이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새'를 연상시키는 '좀비 새떼'들의 습격은 단순히 전편의 답습에 그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가상한 의지와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설정이다. 영화사에서 입에 침을 튀기며 홍보하고 있는 '사막으로 황폐화된 라스베이거스'의 모습은 기대만큼 스타일리시한 '포스트-묵시록'적 비주얼을 보여주지 못해 실망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시고니 위버의 '에일리언 시리즈'를 모방한 것 같은 결론부다. 앨리스의 복제인간이 캡슐에 무수히 담겨 있는 마지막 장면은 그 자체만이라면 충분히 충격적이고 의미심장한 비주얼이지만 이미 '에일리언' 시리즈 등에서 많이 써먹었던 설정이라 식상할 뿐 아니라 제작진의 상상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 18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부산영화제> 임권택 "'천년학' 젊은층에게 매력없었다"

(연합뉴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을 올해 새로 만들어진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대했다. '천년학'은 임 감독의 100번째 영화라는 점에서 국내외 영화계를 흥분시켰지만 올해 4월 극장 개봉에서 대중의 외면이라는 쓰라린 상처를 받았다. 이 때문일까. 7일 오후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 감독은 "내가 너무 나이 먹은 영화를 만들었고,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를 만들어서 젊은층에게 매력이 없었던 것 같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자신에 대한 '반성'은 젊은 관객을 향한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그는 "그러나 젊은 층이 너무 미국의 영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는 영화에 길들여졌기 때문인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어쨌든 이번에는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만나려고 한다"고 덧붙이며 부산영화제를 통해 다시 '천년학'이 상영되는 것에 의미를 뒀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정일성 촬영감독 역시 "흥행이 안된 것이 참담하고, 그래서 사실 영화인생이 암울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 자리에 새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설레는 마음으로 섰다"고 흥행 부진 후 깊은 충격을 받았음을 털어놓았다. 주연배우 조재현은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젊은 친구들에게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영화제에 초대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거장과 함께 작업하다 보니 길게 가는 것 같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이런 자리를 통해 또 한 번 평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 자리에는 임 감독과 '씨받이' '아제아제바라아제' 등을 함께 한 강수연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8일 오후 1시30분에는 동서대학교에 임권택영화연구소 개소식이 열리며, 이곳에서는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한 임 감독의 영화세계를 학문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영화계 입문

(연합뉴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방송예술대학의 학내 기업이 만드는 영화에서 총감독을 맡아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주헌 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는 7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최 이사장이 영화의 제작 전반을 지휘하는 '총감독' 역할을 맡아 지난 4일 첫 촬영을 시작했고 6일 오전에는 서울 지하철 옥수역에서 두 번째 촬영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 이사장이 오래전부터 영화 제작에 관심이 많았으며 다음 영화에서 감독으로 본격 데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바이 테러리스트'로 제목을 정한 이 영화는 40분 분량으로 이 대학교 1기 졸업생인 홍승현씨가 감독을 맡았고 상당수 스태프가 이 대학 출신이며 재학생들도 단역으로 출연할 예정. 영화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가 국내에서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아 경찰에 쫓겨 다니던 중 서글프게 생을 마감하는 블랙 코미디물이다. 이 교수는 "이 영화가 창립 10주년이 된 우리 대학교 출신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최 이사장의 말을 전했다. 이 영화는 8-9회 촬영을 더 하고 편집을 거쳐 내달 중 완성될 예정이며 노동자영화제나 전주국제영화제 등에 출품할 계획이다.

<부산영화제> 폴커 슐뢴도르프 감독 핸드프린팅

(연합뉴스) 영화 '울잔(Ulzhan)'으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중인 독일의 폴커 슐뢴도르프 감독이 7일 오전 부산 중구 남포동 PIFF 광장에서 핸드 프린팅 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슐뢴도르프 감독은 1979년 영화 '양철북'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차지하며 비평가와 관객의 주목을 받았고, 뉴저먼시네마 운동을 주도하는 등 1970년대 독일 영화를 이끈 핵심 인물로 꼽힌다. 아내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한 슐뢴도르프 감독은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관객과 친철한 시민, 완벽한 영화제 행사 등을 볼 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를 부산에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힌 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에 앞서 김동호 PIFF 집행위원장은 "세계적인 거장 감독을 모시고 핸드 프린팅 행사를 갖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핸드 프린팅은 거장 감독과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를 찾은 기록을 영원히 남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100여명의 관객과 취재진이 행사시작 30분 전부터 몰리는 등 슐뢴도르프 감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부산영화제 인터뷰> '투야의 결혼' 주연 위난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PIFF)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의 심사위원단은 주로 세계적인 유명 감독들로 구성되지만 배우 1~2명도 꼭 포함된다. 2005년에는 배우 이혜영이, 지난해에는 문소리가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올해 제12회 영화제에서는 중국 여배우 위난(29)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7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난 위난은 "심사위원 활동은 한번도 해보지 않은데다 그만큼 제 연기가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해서 처음 부산영화제로부터 제의를 받고 정말 신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가 생각하는 심사 기준은 감독이 말하려는 주제를 관객에게 안정적인 정서로 보여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정치적 색채는 아무래도 배제해야 하겠죠. 배우로서 물론 연기도 보겠지만 작품이 좋은데 배우가 연기를 못하거나, 작품이 형편없는데 연기만 뛰어난 경우는 드물잖아요. 여러 요소들이 모여 좋은 영화가 만들어졌는지 살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난은 국내에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중국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배우다. 1999년 왕취엔안 감독의 '월식'으로 데뷔한 그는 2002년 프랑스 영화 '분노'에 캐스팅되면서 중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어 '장저'로 2004년 파리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한 영화 '투야의 결혼'에서 내몽고를 배경으로 불구가 된 전남편과 두 아이를 데리고 재혼을 하려는 여자 주인공 투야 역을 맡아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외국어 실력도 출중하다. 그는 5일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도 명확한 미국식 발음으로 영어 실력을 자랑했고 프랑스어도 유창하게 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게 "한국이나 일본 여배우보다도 중국 여배우의 할리우드 작업이 상대적으로 더 활발한 것 같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중국 여배우의 활동이 더 많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시 신중히 생각하더니 "아마도 리안 감독 등 할리우드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국계 감독들이 많다 보니 그에 따라 중국계 여배우의 기용도 늘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부산에 대한 인상에 대해서는 "6년 전 전주 국제영화제에 참석했고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부산은 대단히 활력 있고 젊은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위난은 최근에는 가수 겸 연기자 비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스피드 레이서'에 비의 누이 역할로 출연했다. 또 대만의 스타 배우 허룬둥의 상대역으로 로맨스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제까지는 어려운 현실에 부딪힌 힘겨운 여자 주인공 역할을 주로 맡아서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연기로 인정받아 왔죠. 하지만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가려서 출연할 생각은 없습니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으냐'는 질문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실은 그런 건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현재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부산영화제> 가슴 뭉클한 '아시아 영화인의 밤'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와 에르메스 코리아(대표 전형선)가 공동주최하는 '아시아 영화인의 밤'이 6일 오후 10시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300여 명의 국내외 영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시아 영화인의 밤'에서는 한국영화 공로상과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해외에 한국영화를 알린 외국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 공로상의 올해 수상자는 사브리나 바라체티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장 프랑수아 로제 프랑스 국립영화박물관 수석 프로그래머. 바라체티 집행위원장은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부산영화제로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굉장히 좋은 영화를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영화제인데 부산에서 이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10년 전 우디네 극동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영화에는 영혼과 정신, 육체가 어우러져 있었다. 프랑스 관객과 한국 관객은 자국 영화에 대한 사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이어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시상식은 참석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지난 6월29일 60세의 나이로 타계한 대만 영화계의 기수 에드워드 양 감독을 대신해 그의 부인 카일라 펑과 아들 션 양이 무대에 올랐던 것. 카일라 펑은 "오늘이 마침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라고 말하며 "고인이 평소 부산영화제에 애정을 보냈다. 남편도 부산에서 상을 준 것에 대해 기뻐할 것이다. 다음 세대 감독들이 그의 작품을 보고 많은 영감을 받길 바란다"고 흔들리는 목소리로 남편의 수상을 기뻐했다. 7살 난 아들 션 양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잠들어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핸드프린팅 행사를 하기 위해 잠을 깨야만 했다. 이 모습은 웃음과 함께 진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시상식 전 주최 측은 에드워드 양 감독의 업적을 기리는 영상을 상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