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지난 6월 타계한 '대만 뉴웨이브의 선구자' 에드워드 양 감독의 작품 세계를 높이 평가, 대표작 8편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마련하는 한편 그를 추모하는 세미나까지 마련했다. 에드워드 양의 부인이자 영화 제작자인 카일리 펑이 부산을 찾았다. 펑은 6일 밤 PIFF 집행위원회와 에르메스 코리아 주최로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 영화인의 밤'에 참석해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대리 수상하며, 7살 난 어린 아들 션이 아버지를 대신해 핸드프린팅에 나선다. 펑은 이날 저녁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 감독의 작품세계와 추모 활동 계획 등을 설명했다. "부산영화제가 감독님을 위한 행사를 많이 마련해 줘서 참 고맙습니다. 고인은 평소 부산영화제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지켜보곤 했어요. 세계의 친구들이 감독님의 정서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게 됐으니 감독님도 기뻐하실 겁니다." 양 감독은 '타이페이 스토리'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등에서의 독창적인 미학으로 대만 뉴웨이브의 주역으로 평가받았으며 '하나 그리고 둘'로 2000년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그가 타계한 직후 한 국내 네티즌이 그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모든 것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감독'이라고 평가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자 펑은 "굉장히 적합한 표현"이라고 반겼다. "고인은 생활에서나 작품을 만들 때나 일단 머릿속에 완벽히 구상을 해 놓고서 하나씩 천천히 꺼내는 편이었어요. 그분이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요? 늘 '하나하나 소중한 아이 같은 영화'라고 하곤 했죠. 제 생각에는 고인이 '하나 그리고 둘'에 가장 만족했던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공포분자'와 '하나 그리고 둘'을 똑같이 좋아합니다." 그는 1991년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대만에 돌아왔을 때 친구가 여는 파티에서 양 감독을 만났다면서 '아이 같은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첫 화젯거리는 바흐의 음악과 우디 앨런의 영화였어요. 첫인상이요? '저렇게 나이 많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아이 같을 수 있을까'였어요(웃음). 아내를 아껴주는 자상한 남편이었고 지적으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었죠." 양 감독은 세계 언론과 평론가들에게는 높이 평가됐으나 정작 대만에서는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수작 '하나 그리고 둘'은 대만에서 아직까지 개봉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도 잘 모르겠어요. 각지에서는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다르기도 하고, 대만의 영화 상영 제도 부분에도 문제점이 있겠죠." 그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양 감독이 남긴 작품들을 정리하고 DVD로 제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수 년 동안 노력했지만 끝내 햇빛을 보지 못한 영화 '바람'을 완성하는 일이다. "이 영화는 동화이기 때문에 건물을 짓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인이 이미 토대를 모두 닦아놓은 상태입니다. 프랑스와 중국 합작으로 만들게 될 겁니다. 다른 감독의 손길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완성할 생각이에요."
(연합뉴스) '칸의 여왕' 전도연이 부산에서 가장 많은 팬을 불러모았다. 전도연과 강수연의 오픈 토크가 열린 6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빈폴애비뉴 야외무대. 행사가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부산 시민 등 영화 팬들은 월드 스타로 우뚝 선 전도연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1천500명이 넘게 찾은 이곳 행사장은 개막식을 제외한 야외행사 중 가장 많은 관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은 도로부터 야외무대까지 전도연이 움직일 동선을 따라 길게 늘어섰고 영화제 경호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마치 레드카펫과 같은 길을 즉석에서 만들어냈다. 영화평론가 오동진 씨와 강수연은 미리 도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전도연이 차에서 내리자 커다란 함성과 함께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전도연에게 보내는 영화 팬들의 애정과 관심이 대번에 느껴질 정도. 전도연은 까만색 티셔츠에 회색 진바지의 캐주얼 차림으로 경쾌하게 무대에 올랐다.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전과 후 부산을 찾은 소감이 달라졌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전도연은 "(1997년) '접속' 때 한 번 내려오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그때는 너무 어렸고 뭐가 뭔지 몰랐을 때여서 정신없이 왔다 갔는데 이번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니 참 고맙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질투가 날 정도로 연기를 잘 하는 후배이고 늘 마음 속으로 아끼는 후배"라는 선배 강수연의 칭찬에 "'청춘스케치'를 보고 선배님의 팬이 됐다. 그 때 사인을 받으려다 못 받았는데 함께 이 자리에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화답했다. 영화가 어떤 의미인지 묻는 질문이 나오자 전도연은 "제 삶에서 굉장히 큰 부분이며, 어렸을 때는 결혼하면 그만 할 것이라는 철없는 말도 했는데 이제 영화 없이는 제 존재감을 못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가 "결혼하고 나서 더 외로움을 탄다"고 웃으며 "같이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면 더 외롭지 않느냐"고 말하자 오동진 씨가 "그렇게 말하면 인터넷에 '전도연, 결혼하고 더 외로워'라는 기사가 뜬다"고 말해 무대와 객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칸 영화제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수상해 인상적이었다"는 사회자의 말에 "사실 많이 떨었는데 기죽고 싶지 않았다. 외국 기자들이 한국 기자들에게 '전도연이 누구냐? 한국에서 스타냐?'고 물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들이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배우냐' 하는 시선을 보여 그래서 더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올랐다"고 답해 관객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이냐'는 객석의 질문에 "강수연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영화는 그때 그때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면서 "그래도 꼽으라면, 고전영화를 잘 안보는 편인데 얼마 전 (매릴린 먼로 주연의) '뜨거운 것이 좋아'를 봤다. 그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그 이후에 나왔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차기작 '멋진 하루'에 대해 "심플하고, 가볍고, 재미있는 점이 끌렸다"고 대답한 전도연은 "강수연 선배에게 좋은 말씀 듣고 느끼는 자리였다. 계속 꿈을 꾸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 여러분도 열심히 살길 바란다"는 말로 작별인사를 갈음했다. 강수연과 전도연, 두 월드 스타는 팬들의 환호 속에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했고 객석에서는 계속 박수와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나왔다.
(연합뉴스) 새 영화 'M'(감독 이명세)을 들고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강동원은 6일 "기존보다 성숙한 캐릭터인 데다 전작보다 대사가 많아 어려웠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이명세 감독, 여배우 공효진ㆍ이연희가 배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1년여 만에 공식석상에 나왔는데 많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두 여배우와 함께 연기한 데 대해서는 "두 분과 함께 해 영광이었고 두 분 다 키가 커서 (연기하기가) 편했다"며 웃었다. 그는 또 "내레이션 작업은 캐릭터에 맞춰 했는데 (무언가를) 흉내내기보다 마음으로 연기하면 목소리는 저절로 나온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주인공인 강동원 캐릭터는 내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강동원이 연기한 캐릭터는 첫사랑을 추적하는데 이것은 내가 영화를 추적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공효진은 강동원과 연기한 소감에 대해 "강동원 씨와는 작품은 처음이지만 나이가 같다"며 "현장에서 털털하고 꾸밈이 없는 성격이라 편안했고 '강동원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함께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이연희는 "강동원 선배와 처음 하는 작품이라 많이 긴장했다"며 "다만 함께 연기하는 장면도 대사가 많지 않아 행동과 눈빛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M'은 베스트셀러 소설가 민우(강동원)가 약혼녀 은혜(공효진)와 결혼을 앞두고 잊고 있던 첫사랑의 기억을 좇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부산=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가장 주목받는 해외 손님 중 하나는 루마니아에서 건너온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일 것이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독재정권 시절을 배경으로 불법낙태 문제를 다룬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은 그는 올해 부산에서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새로운 물결)'의 심사위원을 맡았다. 문주 감독은 6일 오전 해운대 씨클라우드 호텔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서 "이야기는 캐릭터가 하는 것이고 감독은 앉아 있는 존재"라며 영화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을 보였으며 영화 제목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도 "물어봐 줘서 고맙다"고 반색을 하는 등 작품활동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문주 감독과의 일문일답. --부산에 온 소감은. ▲기쁘다. 오기 전부터 부산영화제가 특별하고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직접 방문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제목은 왜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인가. ▲카운트다운의 힘이 있는 집중할 수 있는 제목이다. 날짜를 말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주인공인 두 소녀가 사회에서 받는 압박감과 결정을 내리면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차우셰스쿠 독재 기간이 길었는데 1987년을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했는데 그 일이 1987년에 발생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상징적인 시기였기 때문이다. 1987년은 군사정권의 막바지이자 최악의 시기였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인 두 소녀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지 않은 이유는. ▲이것은 '누군가의 이야기'여야만 한다. 또 영화에서 설명을 시작하면 그것은 역사 수업일 뿐이지 더 이상 영화가 아니다. 공산정권의 핍박과 심각성을 말로 설명하지 않고 느낌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했다. --특별히 낙태를 소재로 한 이유는. ▲역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산주의 정권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966~1989년까지 법으로 낙태가 금지됐다. 통치자로서는 인구가 많아야 노동집약적 산업을 키울 수 있고 어릴 때부터 교육을 시킬 수 있으니 선전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나 자신이 그때 태어났다는 것도 부분적인 이유다. 낙태가 허용됐더라면 나는 태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낙태 문제에 대한 찬반 입장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결론은 관객이 내려야 한다.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변화는. ▲개인적인 시간이 크게 줄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인터뷰에 응한다. 좋은 점은 5개월 전만 해도 내 말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이제는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 친근한 분위기를 이용해서 교육 시스템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으면 좋겠다. --리얼리즘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내가 영화를 보는 관점이 그렇기 때문이다. 삶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영화에서 힘을 느낀다. 관객 역시 자신의 삶과 비슷한 것을 보기 위해 영화를 본다고 생각한다. --롱테이크(길게 찍기)를 쓰는 이유는. ▲관객이 지켜보는 사람이 되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일일이 컷을 하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 관객이 이야기 자체로 영화에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삶이란 자신의 계획대로 되지도, 대답이 주어지지도 않는 것 아닌가. 음악이나 클로즈업을 사용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서 힘을 느낀다. 캐릭터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감독은 앉아 있는 존재다. 나는 영화를 찍을 때 (배우들에게)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 --영화 제작과 생계를 위해 해 왔던 광고 제작 일은 계속할 생각인가. ▲광고 일로 생계를 유지하면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상업적인 영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번 영화가 성공을 거뒀으니 앞으로 영화 제작에 집중하고 싶다. 루마니아에 돌아가면 직접 내 영화를 배급하려 한다. --루마니아의 영화산업은 어떤가. ▲영화 제작이 큰 비즈니스는 아니다. 연간 10~12편 정도만 제작되고 예산도 적다. 적은 돈으로 영화제 출품할 영화를 만들고, 상금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해외에 파는 일이 보통이다. 그래도 신세대 감독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 영화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시아 영화와 미국 영화 등을 구분짓기에는 영화가 너무나 다양하다. 굳이 꼽자면 아시아 영화는 전달하는 방식이 부드러운 점과 편안한 점이 좋다. --차기작은. ▲에피소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역시 공산주의 정권 최악의 시기에 대한 영화지만 희극적 톤의 이야기다. 여섯 가지의 이야기가 30분씩 진행될 텐데 세 가지는 찍었고 나머지는 앞으로 찍을 예정이다. 공산주의 정권 사람들은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일도 저지른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루마니아에서는 크리스마스 전에 돼지고기를 먹는 게 전통인데 사람들이 가난해서 먹을 수가 없다. 한 주인공이 친척에게서 살아 있는 돼지를 받는데 이웃에 티를 안 내고 죽이려 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도쿄=연합뉴스) 빼어난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4일 일본 야마가타시에서 개막됐다. 2년에 한 번꼴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며, 11일까지 약 140편의 다큐멘터리영화가 시내 곳곳에서 집중 상영된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다 응모작 수를 기록해 109개국 약 1천600여 편이 몰리는 등 회를 거듭할수록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기타노 다케시 신출귀몰'이 특별 초대돼 일본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다큐멘터리 '나눔의 집'과 극영화 '발레교습소'를 찍은 변영주 감독이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이강현 감독의 '파산의 기술'과 여성영상집단 움의 '아웃:이반검열 두 번째 이야기', 이현정 감독의 '192-399: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 등 다큐멘터리 3편이 '아시아 천파만파' 부문에 초청됐다.
(서울=연합뉴스) 배우 공효진(27)과 신민아(23)가 영화에서 자매로 만난다. 두 사람은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감독 부지영, 제작 DNA프로덕션)에 나란히 캐스팅돼 스크린에서 호흡을 맞춘다. 실제로는 4살 차이인 둘은 극중에서 7살 차이가 나는 자매로 출연한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성격, 사는 방식, 세대는 물론 심지어 아버지조차 다른 자매인 명주와 명은이 명은의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통해 서로를 가족으로 끌어안게 되는 이야기다. 명은이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찾는 과정을 통해 명은과 명주의 심리와 관계 변화를 섬세하게 따라갈 예정. 공효진이 연기하는 명주는 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하며 홀로 아이를 키운다. 반면 명운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자신감 넘치는 커리어 우먼이다. 영화는 5일 제주도에서 크랭크 인,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부산=연합뉴스) 4일 개막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한.중.일 '문화셔틀 사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한중일 문화셔틀 사업이란, 3국 외교장관이 지난 6월 제주도 회담에서 3국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문화교류 이벤트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한 구상으로 지난달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최된 제9회 아시아예술축제에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외교통상부와 문화관광부, 주한 중국대사관, 주한 일본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PIFF 조직위가 주관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문화셔틀 사업은 '영화 삼국지'로 3국 영화계의 교류와 협력을 나타내는 합작영화를 상영하는 사업이다. PIFF 조직위는 이에 따라 6일 오후 2시 부산 CGV 대연1관에서 한.일이 합작하고 일본 스즈키 마사유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히어로'를 상영하고, 오후 5시에는 우리나라 장윤현 감독의 '황진이'를 선보인다. 또 7일 낮 1시에는 최양일 감독의 '수'가, 오후 4시에는 한.중이 합작하고 중국 펑 샤오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PIFF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집결호'를 각각 상영한다.
(부산=연합뉴스) '바다의 도시' 부산이 4일 '영화의 바다'에 빠진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이날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장준환 감독과 배우 문소리 부부의 사회로 화려하게 개막돼 12일까지 부산을 '영화의 바다'로 안내한다. 개막식에서는 시각장애를 딛고 일어선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지난 해 아카데미상 공로상을 수상한 영화 음악계의 거장 이탈리아 엔니오 모리꼬네가 지켜보는 가운데 모리꼬네가 작곡한 영화 '미션'과 '시네마 천국'의 주제곡을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막식에 이어 오후 10시30분에는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모리꼬네의 핸드 프린팅을 시작으로 개막파티가 열리고, 오후 11시에는 '배우의 밤' 행사가 진행된다. 이번 영화제에는 개막작인 중국 펑 샤오강 감독의 영화 '집결호'와 폐막작인 일본 안노 히데아키, 마사유키, 쓰루마키 가츠야 감독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序)'를 비롯해 64개국에서 초청된 영화 275편을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4개 상영관에서 선보인다. 초청작 가운데 PIFF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가 역대 최다인 66편이고,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26편,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는 101편으로 집계됐다. 특히 PIFF의 유일한 장편 경쟁부문인 '새로운 물결(뉴 커런츠)'에 출품한 작품 11편은 모두 월드 또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여서 PIFF의 높은 위상을 반증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이나 화제작, 월드프리미어 등을 소개하는 '갈라 프리젠테이션'과 젊고 유망한 영화 작가들을 소개하는 '플래시 포워드' 등이 신설돼 11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양주남 감독의 '미몽' 등 올해 문화재로 등록된 영화 7편과 50-60년대 국민배우 김승호를 다룬 '한국영화 회고전', 대만 작가인 고(故) 에드워드 양을 기리는 특별전 등 다채로운 특별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또 5일에는 아시아 각국의 배우들로 구성된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APAN)'가 발족한다. 올해로 출범 열 돌을 맞아 아시아지역의 대표적인 프로젝트 시장으로 자리 잡은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촬영기술 및 기자재를 거래하는 부산영상산업박람회(BIFCOM) 등으로 구성된 '아시안필름마켓'은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 그랜드호텔과 프리머스 시네마에서 개최된다. '아시안필름마켓'에서는 아시아와 미주, 유럽에서 활동중인 영화산업 전문가들이 참석, 합작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파이낸싱이 가능한 마켓인 '코프로덕션 프로'가 신설돼 주목된다. 이번 영화제 기간에 임권택, 이창동 감독과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감독 등 국내외 유명 감독과 안성기, 박중훈, 강수연, 홍콩의 양쯔충(楊紫瓊) 등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도쿄=연합뉴스) 남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영화비평 종합사이트가 최근 옷을 갈아입고 새롭게 선보였다. 남성전용 화장품과 향수를 통신판매하는 등 남성을 주타깃으로 삼아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에모텐트(emotent)가 지난해 오픈한 남성전문 영화비평 사이트 '시네마 온라인'(www.cinemaonline.jp)를 새로 단장하며 풍부한 콘텐츠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독설적인 비평으로 유명한 마에다 유이치를 비롯해 여성과 함께 볼 영화를 찾는 남성을 위해 여성의 관점에서 작품을 분석한 와타 마치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영화 비평, 현역 영화감독이 분석한 비평, 영화의 인상을 솔직히 써 내려간 일본에서 제일 빠른 비평, 작은영화와 독립영화 등 비주류 영화를 소개하는 비평 등 6명의 전문가들이 영화세계로 안내한다. 또한 바쁜 남성들을 위해 엄선한 DVD 랭킹도 ▲웃고 싶을 때 ▲울고 싶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소리 지르고 싶을 때 ▲속이 시원해지고 싶을 때 ▲두근거리고 싶을 때 ▲공부하고 싶을 때 등 모두 7개 부문으로 나눠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화제의 영화는 물론 미공개 영화 등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최신작의 제작정보, 액션 감독과 시나리오작가 등 영화인 인터뷰까지 읽을거리가 풍부해 벌써부터 남성들의 출입이 부쩍 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할리우드 여배우 앤 해서웨이가 타이틀롤을 맡은 영국 영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은 영국의 여류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픽션(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소재는 오스틴이 대표작 '오만과 편견'을 집필하게 된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연애 사건. '셰익스피어 인 러브'처럼 문필가의 사랑을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필연적으로 실제와 허구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한다. 영국 햄프셔주의 시골마을에서 가난한 목사 부부의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제인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혼기가 꽉 찬 나이인데도 남자보다는 책과 글 쓰는 것을 더 좋아해 부모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대도시 런던에서 변호사 시보 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 톰 리프로이(제임스 맥어보이)가 나타난다. 제인이 보기에 그는 겸손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오만함과 불손함을 가진 최악의 남자다. 산책길에서, 도서관에서, 무도회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그와 티격태격 신경전이 계속되지만 그런 느낌이 왠지 싫지만은 않다. 어느 순간부터 그를 떠올릴 때마다 심장은 가눌 수 없이 뛰고 솟아오르는 영감으로 펜은 저절로 움직이는 것을 느끼면서 제인은 '이것이 혹시 사랑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톰과의 연애 감정이 막 무르익을 무렵, 막대한 부와 명예를 갖춘 귀족 집안의 자제 미스터 위즐리(로런스 폭스)가 제인에게 청혼, 제인의 집안은 가난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를 얻는다. '사랑이 밥 먹여주나'라며 위즐리와의 결혼을 종용하는 모친과 곧 런던으로 돌아갈 톰을 향한 애끓는 사랑 사이에서 번민하는 제인. 자신의 전부를 바칠 수 있을 것만 같은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 제인은 결국 톰과의 사랑의 도피를 선택하는데…. '비커밍 제인'은 그동안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들에서 볼 수 있었던 목가적인 아름다움과 영국 '가정 소설' 특유의 서정적 갈등구조를 고스란히 내포하고 있다.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영국 시골마을의 목가적 풍광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고 아늑하게 만드는 마력을 발산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유행의 첨단을 걷는 도회인의 세련된 이미지를 선보였던 해서웨이는 이번에는 사랑과 책임 사이에서 번민하는 감수성 풍부한 18세기 영국 시골여성의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소화해냄으로써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상투적이기 짝이 없는 줄거리의 멜로 영화지만 줄리언 재럴드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해서웨이를 위시한 배우들의 싱싱한 연기는 플롯의 상투성을 잊게 만들 만큼 훌륭하다. 1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