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을 올해 새로 만들어진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대했다.
'천년학'은 임 감독의 100번째 영화라는 점에서 국내외 영화계를 흥분시켰지만 올해 4월 극장 개봉에서 대중의 외면이라는 쓰라린 상처를 받았다.
이 때문일까. 7일 오후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 감독은 "내가 너무 나이 먹은 영화를 만들었고,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를 만들어서 젊은층에게 매력이 없었던 것 같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자신에 대한 '반성'은 젊은 관객을 향한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그는 "그러나 젊은 층이 너무 미국의 영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는 영화에 길들여졌기 때문인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어쨌든 이번에는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만나려고 한다"고 덧붙이며 부산영화제를 통해 다시 '천년학'이 상영되는 것에 의미를 뒀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정일성 촬영감독 역시 "흥행이 안된 것이 참담하고, 그래서 사실 영화인생이 암울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 자리에 새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설레는 마음으로 섰다"고 흥행 부진 후 깊은 충격을 받았음을 털어놓았다.
주연배우 조재현은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젊은 친구들에게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영화제에 초대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거장과 함께 작업하다 보니 길게 가는 것 같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이런 자리를 통해 또 한 번 평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 자리에는 임 감독과 '씨받이' '아제아제바라아제' 등을 함께 한 강수연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8일 오후 1시30분에는 동서대학교에 임권택영화연구소 개소식이 열리며, 이곳에서는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한 임 감독의 영화세계를 학문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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