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활기찬 도시..현재 역할에 충실하게 연기하고 싶어"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PIFF)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의 심사위원단은 주로 세계적인 유명 감독들로 구성되지만 배우 1~2명도 꼭 포함된다.
2005년에는 배우 이혜영이, 지난해에는 문소리가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올해 제12회 영화제에서는 중국 여배우 위난(29)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7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난 위난은 "심사위원 활동은 한번도 해보지 않은데다 그만큼 제 연기가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해서 처음 부산영화제로부터 제의를 받고 정말 신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가 생각하는 심사 기준은 감독이 말하려는 주제를 관객에게 안정적인 정서로 보여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정치적 색채는 아무래도 배제해야 하겠죠. 배우로서 물론 연기도 보겠지만 작품이 좋은데 배우가 연기를 못하거나, 작품이 형편없는데 연기만 뛰어난 경우는 드물잖아요. 여러 요소들이 모여 좋은 영화가 만들어졌는지 살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난은 국내에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중국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배우다. 1999년 왕취엔안 감독의 '월식'으로 데뷔한 그는 2002년 프랑스 영화 '분노'에 캐스팅되면서 중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어 '장저'로 2004년 파리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한 영화 '투야의 결혼'에서 내몽고를 배경으로 불구가 된 전남편과 두 아이를 데리고 재혼을 하려는 여자 주인공 투야 역을 맡아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외국어 실력도 출중하다. 그는 5일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도 명확한 미국식 발음으로 영어 실력을 자랑했고 프랑스어도 유창하게 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게 "한국이나 일본 여배우보다도 중국 여배우의 할리우드 작업이 상대적으로 더 활발한 것 같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중국 여배우의 활동이 더 많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시 신중히 생각하더니 "아마도 리안 감독 등 할리우드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국계 감독들이 많다 보니 그에 따라 중국계 여배우의 기용도 늘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부산에 대한 인상에 대해서는 "6년 전 전주 국제영화제에 참석했고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부산은 대단히 활력 있고 젊은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위난은 최근에는 가수 겸 연기자 비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스피드 레이서'에 비의 누이 역할로 출연했다. 또 대만의 스타 배우 허룬둥의 상대역으로 로맨스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제까지는 어려운 현실에 부딪힌 힘겨운 여자 주인공 역할을 주로 맡아서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연기로 인정받아 왔죠. 하지만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가려서 출연할 생각은 없습니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으냐'는 질문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실은 그런 건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현재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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