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ㆍ업계 "영화 불법복제 근절" 호소

(연합뉴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안정숙)와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협의회(대표 이준동)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영화인 대회를 열고 온라인 등을 통한 영화 불법복제 근절을 촉구했다. 영화인협의회에는 할리우드 직배사를 포함, 국내외 128개 영화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문화관광부, 저작권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영화인회의,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 한국영화배우협회, 한국영화산업노조, 투자배급사, 영화관 등 업계 주요 단체가 참석했다. 이들은 행사에서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건전 비디오' 홍보 영상을 대체할 새 영상을 공개했다. 새 영상은 한국영화 명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의 폐해를 호소하는 내용을 담았고 앞으로 영화관과 케이블 영화 채널, 비디오, DVD 등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또 이번 행사에서 배우 안성기와 엄태웅, 이준기가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한편 영진위는 행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홍보영상 방영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저작권보호 대국민 캠페인, 영화 제작사 대상 법률지원, 공청회ㆍ콘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영화계와 함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영화 속 재일동포를 다시 본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화 속에 그려진 '재일동포'의 모습을 집중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4회 민단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재일한국민단은 23~25일 도쿄 미타토구의 한국중앙회관에서 '일본 영화에 그려진 재일'을 주제로 영화제를 열어 하루 2편씩 상영한다. 23일에는 '패전 후 그려진 재일'을 주제로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 감독의 1959년작 '니안짱'과 이마이 다다시(今井正) 감독의 1961년작 '저것이 항구의 등불이다'를 상영한 뒤 영화평론가와 영화제를 꾸민 오덕수 감독이 참가하는 토크쇼를 마련한다. 24일에는 '야쿠자 영화에 그려진 재일'을 주제로 후카사쿠 긴지(深作欣二) 감독의 1976년작 '야쿠자의 묘지-치자나무 꽃'과 사카모토 준지(阪本順治) 감독의 2000년작 '신ㆍ용서 없는 싸움'이 상영된 후 사카모토 감독이 참가한 가운데 토크쇼가 진행된다. 마지막날에는 '이즈쓰 가즈유키(井筒和幸) 감독이 그린 재일'을 주제로 1981년작 '아이들의 제국'과 2004년 히트작 '박치기!'가 상영되며, 이즈쓰 감독과 함께 재일동포의 모습을 집중 토론한다. 일본 영화 속 재일동포의 모습은 1945년 패전 이전에는 '내선일체(內鮮一體)'를 내세운 홍보용 국책영화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으며, 패전 이후에는 '빈곤과 차별'이 주된 테마였다. 최근에는 유키사다 이사오(行定勳) 감독의 2001년작 'GO', 최양일 감독의 2004년작 '피와 뼈', 그리고 '박치기!'로 이어지는 화제작이 각종 영화제의 상을 휩쓰는 등 재일교포 문제가 일본 영화의 참신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새영화> 밑천 드러내는 상상력 '쏘우4'

(연합뉴스) 2004년 미국 핼러윈 주말에 1편이 공개돼 깜짝 히트를 거둔 뒤 지난해까지 3편이 만들어진 '쏘우' 시리즈는 비수기 저예산 공포영화로는 드물게 매번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며 제작사인 라이온스게이트에 부와 명성을 안겨줬다. 2004년 1편 공개 이후 매년 핼러윈 주말에 속편을 내놓고 있는 '쏘우' 시리즈는 전편들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도 속편을 선보였다. 2, 3편을 연출했던 28세의 젊은 감독 대런 린 보우즈먼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쏘우4'에는 살인마 직쏘 역의 토빈 벨과 아만다 역의 셔니 스미스, 호프먼 역의 코스타스 맨다이어, 릭 역의 리릭 벤트, 에릭 역의 도니 월버그 등이 전편에 이어 그대로 출연하며 스트리움 요원 역의 스콧 패터슨과 페레스 요원 역의 아테나 칼카니스 등이 새로 합류했다. 영화는 전편에서 사망한 직쏘의 사체부검 장면에서 시작된다. 부검 중 직쏘의 위장에서 왁스로 코팅된 마이크로녹음기가 발견되고, 직쏘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베테랑 형사 호프먼이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다. 녹음기를 틀자 직쏘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제 막 게임이 시작됐다" 한편 직쏘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케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명의 FBI 요원인 스트리움과 페레즈가 투입되는데, 케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직쏘에게 제자 아만다 외에 또다른 도우미가 있을 것이라고 추리한다. 그 사이 전편에서 직쏘가 게임을 걸지 않았던 마지막 인물인 SWAT(경찰특수기동대)사령관 릭이 습격을 당해 의식을 잃었다가 생소한 장소에서 깨어나는데, 어느덧 릭은 자신이 직쏘의 새로운 게임에 휘말리게 됐음을 깨닫는다. 릭에게 주어진 게임의 룰은 단 하나. 자신이 살기 위해 호프먼을 비롯한 친구들을 죽이거나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대신 그들을 구하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단 90분. 시간 내에 4개의 게임을 모두 풀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송곳으로 눈을 찌른다든가 머리카락을 톱니바퀴에 끼여들어가게 해 머릿가죽이 벗겨지게 하는 등의 고어(gore)적 취향이 여전하며, 가장 큰 특징은 두 사람을 한 세트로 묶어놓고 하나가 살려면 다른 하나를 죽여야만 하는 설정이다. 결국 자신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면 칠수록 상대편은 끔찍한 고통을 느끼며 죽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장치는 인간의 적나라한 본성을 밑바닥까지 드러내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사람의 고통을 즐기는 듯한 이런 식의 가학적 설정은 이미 전편들에서 숱하게 봐왔던 장면일 뿐 아니라 사지가 잘리고 내장이 튀어나오는 고어적 미장센 역시 전편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식상하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녹음 테이프의 목소리를 통해 살인을 게임하듯이 진행해나가는 '쏘우' 특유의 스토리 구성방식 역시 전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이제는 좀 지겹다. 이미 전편에서 죽은 직쏘가 죽은 뒤에도 대리인을 시켜 계속 살인행각을 이어간다는 설정도 돈벌이용 속편을 만들기 위한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갈수록 상상력의 밑천을 드러내고 있는 '쏘우' 시리즈가 오리지널 영화의 신선한 충격을 그나마 유지하려면 더이상의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속편이 나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2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송혜교, 뉴욕 독립영화로 미국 진출

(연합뉴스) 송혜교가 할리우드가 아닌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며 미국 영화계 신고식을 치른다. 송혜교는 뉴욕에서 제작되는 한국인 손수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독립영화 '페티쉬'에 출연한다. '페티쉬'는 영적인 능력을 지닌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심리 스릴러 영화로 송혜교의 상대 역으로 영화 '퍼니게임'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아르노 프리스치가 낙점됐다. 송혜교의 소속사 싸이더스HQ에 따르면 송혜교의 미국 진출은 할리우드 메이저 캐스팅 디렉터 수전 숍메이커에 의해 이뤄졌다. 그가 지난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황진이'를 보고 동양적인 용모임에도 서양인의 이미지도 함께 가진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 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손수범 감독은 2002년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으며 그해 미국 학생 아카데미상을 받기도 했다. 싸이더스HQ 나병준 팀장은 "할리우드 작품의 러브콜이 있었고 신중하게 시나리오를 검토하던 중 서양을 배경으로 동양의 이야기를 신비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며 "송혜교 씨가 국제 영화계에 차근차근 발을 내딛는 첫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페티쉬'의 촬영은 뉴욕에서 진행되며, 송혜교는 이를 위해 21일 출국해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