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송강호, 설경구가 올곧이 연기력 하나만으로 인정받았던 게 30대 초반의 일. 이제 딱 마흔 살이 되는 김윤석은 40대에 접어들어 날개를 달게 됐다. 자연스레 영화 팬들은 또 한 명의 든든한 주연배우를 갖게 됐다. 다음달 14일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추격자'(감독 나홍진, 제작 비단길)는 시사회 후 '오랫만에 보는 웰메이드 영화'라는 공통된 평을 받고 있다. 극장을 나서는 시사회 관객은 또한 이구동성 김윤석의 강한 '포스'에 혀를 내두른다. '타짜'에서의 아귀 역으로 맛보기를 보여줬다면 '추격자'에서는 그가 지금껏 쌓아온 연기 내공을 폭발시킨다. 비리를 저질러 잘린 전직 형사 엄중호. 지금은 출장안마소 소장, 대놓고 말하자면 '포주'다. 그는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 분)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경찰과 달리 흔적도 없이 사라진 출장안마사 미진(서영희)을 찾기 위해 만 하루 동안 사투에 가까운 추격전을 벌인다. 팽팽한 긴장감이 시종 그의 몸에서 분출된다. 그 뜨거운 에너지라니. 김윤석은 영화의 모든 공을 나홍진 감독에게 돌렸고, 자신의 연기는 하정우 때문에 빛을 발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영화의 힘은 어마어마하게 준비한 나홍진 감독에게서 나왔습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지문이 별로 없고, 대사는 간결하지만 입에 착착 붙더군요. 수 년간 시나리오를 써오며 모든 장면이 감독의 머릿속에 살아 있었다는 겁니다.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운전하는 장면의 경우 나 감독이 직접 해봐요. 그런 후 '운전하며 전화할 때는 이런 문장이 나오지 않는구나'라며 대사를 씁니다. 그러니 대사가 펄펄 살아 있을 수 밖에요." 1박2일에 벌어지는 일이지만 시간상으로는 24시간 정도. 그 시간 동안 엄중호의 분노는 각기 다른 표정을 띠고 있다. 캐릭터의 심경 변화가 그의 연기로 전해진다는 것 또한 놀라운 일. "중호가 갑자기 착한 사람이 되고, 도덕적 성찰을 해서 변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감독과도 '찍어가면서 이 놈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자'고 했죠. 아마 엄중호는 지영민에게 유린당했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때의 분노와 미진 딸의 자지러지는 울음을 보며 느끼는 분노가 다르겠죠. 또 경찰의 무능한 대처와 나 역시도 찾아도 찾아도 찾을 수 없는, 해결이 안되는 상황을 접했을 때의 분노가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중호의 분노가 변해가는 거죠. 나중에는 이 짐승을 만나서 죽여야 되겠다는 동물적 감각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을 겁니다." 이런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관객이 눈치챌 수 있게끔 그의 연기가 뛰어났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서 중호의 분노에 대해 "처음에는 온갖 쓰레기 잡것이 타는 불이었다면, 마지막 불꽃은 잡다한 감정이 사라져 정화된 시퍼런 불꽃이었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야외촬영은 주로 밤에 이뤄졌다. 그는 배우의 고생보다는 "정말 스태프들이 눈물날 정도로 고생했고, '스태프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고 스태프에게 고마움을 거듭 표현했다. 하정우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하정우는 김윤석의 신들린 듯한 연기를 감당해내는 역량을 보이며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정우에 대한 김윤석의 칭찬은 생각 이상이었다. 하정우에 대해 묻자 그는 곧바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영화를 두세 번 더 본다면 하정우의 연기가 더 보일 겁니다. 내심 '하정우에 묻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으니까요(웃음). 정우가 아니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앙상블이었습니다. 처음 엄중호와 지영민이 맞붙어 좁은 골목길에서 싸우는 신을 우린 '개싸움'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그 장면을 찍으며 서로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생겼던 것 같아요. 지영민이 속으로는 엄청난 분노를 갖고 있는데 겉으론 천연덕스럽게 표현하는 인물이죠. 그런데 가만히 정우의 눈동자, 손놀림 등을 들여다보세요. 지영민의 분노가 그대로 전해져옵니다. 정우는 한 순간도 거짓 연기를 안했어요. 5년쯤 지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연기파 남자배우가 돼 있을 것이란 걸 확신합니다. 저도 꽤 예민한 편인데 정우는 저보다 더해요." '타짜'에서 단 몇 장면으로 존재감을 확인시킨 후 '천하장사 마돈나'로 신뢰를 쌓았고, '즐거운 인생'을 통해 넓은 연기 폭을 증명해보였다. 이제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작품을 내놓은 것. 주연으로 영화에 참여한 후 그는 무엇을 배웠을까. "주인공이 이런 거구나, 많이 느꼈습니다. 내 캐릭터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영화 전체를 나를 통해 보여줘야 하는 거죠. 예전에는 감독이 'OK'하면 그뿐이었는데, 이젠 감독의 컨디션까지 생각해 '그게 아닌데'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더군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기 전의 기분 좋은 설렘이 그에게서 전해졌다. "결국 우리가 말하는 '웰메이드 영화'는 아날로그의 힘이에요. 디지털 기술은 아날로그를 위해 존재하는 거죠. 무조건 서로 대화하고 믿고 신뢰해야 합니다. 미국식 합리주의는 우리가 갖고 가야 하는 기본인 것이고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말이 되게 만드는 아날로그적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죠. 정성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정성 들여 준비하고, 정성 들여 만들면 그 정성을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 믿습니다." 김윤석 "좋은 영화 만드는 건 아날로그의 힘" 영화 '추격자'에서 전직 형사 엄중호 역 열연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송강호, 설경구가 올곧이 연기력 하나만으로 인정받았던 게 30대 초반의 일. 이제 딱 마흔 살이 되는 김윤석은 40대에 접어들어 날개를 달게 됐다. 자연스레 영화 팬들은 또 한 명의 든든한 주연배우를 갖게 됐다. 다음달 14일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추격자'(감독 나홍진, 제작 비단길)는 시사회 후 '오랫만에 보는 웰메이드 영화'라는 공통된 평을 받고 있다. 극장을 나서는 시사회 관객은 또한 이구동성 김윤석의 강한 '포스'에 혀를 내두른다. '타짜'에서의 아귀 역으로 맛보기를 보여줬다면 '추격자'에서는 그가 지금껏 쌓아온 연기 내공을 폭발시킨다. 비리를 저질러 잘린 전직 형사 엄중호. 지금은 출장안마소 소장, 대놓고 말하자면 '포주'다. 그는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 분)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경찰과 달리 흔적도 없이 사라진 출장안마사 미진(서영희)을 찾기 위해 만 하루 동안 사투에 가까운 추격전을 벌인다. 팽팽한 긴장감이 시종 그의 몸에서 분출된다. 그 뜨거운 에너지라니. 김윤석은 영화의 모든 공을 나홍진 감독에게 돌렸고, 자신의 연기는 하정우 때문에 빛을 발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영화의 힘은 어마어마하게 준비한 나홍진 감독에게서 나왔습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지문이 별로 없고, 대사는 간결하지만 입에 착착 붙더군요. 수 년간 시나리오를 써오며 모든 장면이 감독의 머릿속에 살아 있었다는 겁니다.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운전하는 장면의 경우 나 감독이 직접 해봐요. 그런 후 '운전하며 전화할 때는 이런 문장이 나오지 않는구나'라며 대사를 씁니다. 그러니 대사가 펄펄 살아 있을 수 밖에요." 1박2일에 벌어지는 일이지만 시간상으로는 24시간 정도. 그 시간 동안 엄중호의 분노는 각기 다른 표정을 띠고 있다. 캐릭터의 심경 변화가 그의 연기로 전해진다는 것 또한 놀라운 일. "중호가 갑자기 착한 사람이 되고, 도덕적 성찰을 해서 변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감독과도 '찍어가면서 이 놈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자'고 했죠. 아마 엄중호는 지영민에게 유린당했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때의 분노와 미진 딸의 자지러지는 울음을 보며 느끼는 분노가 다르겠죠. 또 경찰의 무능한 대처와 나 역시도 찾아도 찾아도 찾을 수 없는, 해결이 안되는 상황을 접했을 때의 분노가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중호의 분노가 변해가는 거죠. 나중에는 이 짐승을 만나서 죽여야 되겠다는 동물적 감각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을 겁니다." 이런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관객이 눈치챌 수 있게끔 그의 연기가 뛰어났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서 중호의 분노에 대해 "처음에는 온갖 쓰레기 잡것이 타는 불이었다면, 마지막 불꽃은 잡다한 감정이 사라져 정화된 시퍼런 불꽃이었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야외촬영은 주로 밤에 이뤄졌다. 그는 배우의 고생보다는 "정말 스태프들이 눈물날 정도로 고생했고, '스태프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고 스태프에게 고마움을 거듭 표현했다. 하정우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하정우는 김윤석의 신들린 듯한 연기를 감당해내는 역량을 보이며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정우에 대한 김윤석의 칭찬은 생각 이상이었다. 하정우에 대해 묻자 그는 곧바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영화를 두세 번 더 본다면 하정우의 연기가 더 보일 겁니다. 내심 '하정우에 묻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으니까요(웃음). 정우가 아니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앙상블이었습니다. 처음 엄중호와 지영민이 맞붙어 좁은 골목길에서 싸우는 신을 우린 '개싸움'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그 장면을 찍으며 서로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생겼던 것 같아요. 지영민이 속으로는 엄청난 분노를 갖고 있는데 겉으론 천연덕스럽게 표현하는 인물이죠. 그런데 가만히 정우의 눈동자, 손놀림 등을 들여다보세요. 지영민의 분노가 그대로 전해져옵니다. 정우는 한 순간도 거짓 연기를 안했어요. 5년쯤 지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연기파 남자배우가 돼 있을 것이란 걸 확신합니다. 저도 꽤 예민한 편인데 정우는 저보다 더해요." '타짜'에서 단 몇 장면으로 존재감을 확인시킨 후 '천하장사 마돈나'로 신뢰를 쌓았고, '즐거운 인생'을 통해 넓은 연기 폭을 증명해보였다. 이제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작품을 내놓은 것. 주연으로 영화에 참여한 후 그는 무엇을 배웠을까. "주인공이 이런 거구나, 많이 느꼈습니다. 내 캐릭터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영화 전체를 나를 통해 보여줘야 하는 거죠. 예전에는 감독이 'OK'하면 그뿐이었는데, 이젠 감독의 컨디션까지 생각해 '그게 아닌데'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더군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기 전의 기분 좋은 설렘이 그에게서 전해졌다. "결국 우리가 말하는 '웰메이드 영화'는 아날로그의 힘이에요. 디지털 기술은 아날로그를 위해 존재하는 거죠. 무조건 서로 대화하고 믿고 신뢰해야 합니다. 미국식 합리주의는 우리가 갖고 가야 하는 기본인 것이고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말이 되게 만드는 아날로그적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죠. 정성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정성 들여 준비하고, 정성 들여 만들면 그 정성을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 믿습니다."
(연합뉴스) 프리머스시네마는 한진관광과 함께 설 연휴 기간 영화관람고객 100명에게 세뱃돈을 주는 특별이벤트를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벤트는 설 연휴 기간인 2월6~10일 진행되며 발권티켓을 통해 당첨 여부가 즉석에서 확인되면 현장에서 즉시 세뱃돈(현금)을 받을 수 있다고 프리머스는 설명했다. 프리머스는 이와 함께 올해 한국영화 관람횟수가 3번 이상인 고객이 한국영화 관람티켓 3장을 제시하면 영화 1편 관람이 가능한 포인트 7천 점을 즉시 제공하는 이벤트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일본 영화 '요코하마 메리'의 주인공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쓸 만한 정치ㆍ사회적인 인물도, 단 한때라도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연예계 인사도 아니다. 가부키 배우같이 새하얗게 분칠한 얼굴에 중세 공주의 옷같이 화려한 레이스 드레스 차림이라는 점이 독특할 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 진주한 미군기지 인근에서 몸을 팔던 많은 여자들 중 한 명일 뿐이다. 게다가 작가 또는 감독의 뜻대로 허구를 집어넣어 과장할 수 있는 극영화가 아니라 주인공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라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회상 인터뷰로 구성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어떤 얘기로 92분의 상영시간을 채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지만 나카무라 다카유키 감독은 미스터리물처럼 백지를 조금씩 칠하면서 관객의 흥미를 끄는 방식을 택했다. 도쿄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도시 요코하마에는 일본의 패전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재즈와 카페, 술집이 생겨난다. 물론 미군을 상대해 '양공주'라 불리는 매춘여성들이 많다. 그 중 하나인 메리는 특이한 복장과 우아한 몸짓, 공손한 말투 등 남다른 모습으로 유명하다. 이후 세월이 50년가량 흐르면서 요코하마에 사창가가 사라진 뒤에도 나이 든 메리는 하얗게 화장한 얼굴에 레이스가 겹겹이 달린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거리를 걸어다니며 '직업' 생활을 계속한다.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등 그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지만 그는 자신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요코하마를 자주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에 대해 알 정도로 메리는 요코하마의 명물이 된다. 그러나 1995년 가을 메리는 갑자기 요코하마에서 사라진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메리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주변인물들이 메리를 어떻게 기억하는지에 따라 전개된다. 메리에 대해 회상하는 주요 증언자로는 요코하마의 게이 밤무대 가수와 단골 미용실 주인, 옛 술집 동료, 거리의 공연 매니저, 무용 연구가, 세탁소 주인 등이 있다. 이들은 한때 가장 번창했던 술집이 있었지만 지금은 주차장이 된 자리에 직접 서고, 메리가 미군 애인을 떠나보냈던 옛 항구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며 당시의 모습을 조목조목 떠올린다. 영화는 전후 혼란기에 대해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회상하는 증언자들을 조용히 비추면서 이들이 요코하마의 역사 그 자체임을 보여준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나카무라 감독이 주요 증언자인 밤무대 가수와 함께 직접 메리의 흔적을 찾아 나설 때다. 1990년대 전문 사진작가의 사진 속에서 메리와 요코하마 거리는 그림처럼 남아 있지만 카메라는 메리를 찾아 기차에 오른 순간부터 흑백사진 속 전설을 컬러 영상 속 현실로 바꾼다. 나카무라 감독은 고향인 요코하마의 모습을 5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를 완성했다. 이 영화는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소개됐다.
(연합뉴스) 한국형 애니메이션의 간판격인 로보트 태권V가 200억원 규모의 SF블록버스터 영화로 재탄생한다. ㈜로보트태권브이(대표이사 신 철)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제작사 ㈜신씨네와 함께 김청기 감독의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를 제작비 200억 원 규모의 SF블록버스터 영화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실사 '로보트 태권V'의 감독은 '세븐데이즈'를 연출한 원신연 감독이 맡게 된다. 신 철 대표는 "SF블록버스터 '로보트 태권브이'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원 소스 멀티 유스'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겨냥해 제작될 것"이라며 "'로보트 태권V' 실사화 작업을 통해 '트랜스포머'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기술력과 작품성을 뛰어넘고 로보트태권브이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로보트태권브이와 ㈜신씨네는 이를 위해 매크로그래프, 모팩, 인디펜던스, 인사이트비쥬얼 등 한국 최고의 VFX(Virtual Effects) 스튜디오들로 컨소시엄을 구성, CG(컴퓨터그래픽)에만 6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한편 '트랜스포머' 제작에 참여했던 기술감독도 합류시켜 '트랜스포머'를 능가하는 비주얼 이펙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대도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거대 로봇의 액션신에는 정교한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한국공간정보통신의 최첨단 GIS(지리정보시스템) 기술이 접목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원신연 감독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한국의 CG 기술과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우리의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한국영화의 새로운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역사적인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로보트태권브이 SF블록버스터는 올 여름께 촬영에 들어가 2009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로보트태권브이는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향후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온라인 게임, TV시리즈, 출판, 완구, 테마파크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패기만만한 신진 세력을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고, 환영할 일이다. 젊은 감독들이 잇달아 한층 진화한 장르 영화를 내놓고 있어 한국영화는 희망의 끈을 결코 놓을 수 없다. 지난해 정가형제 감독이 '기담'으로 미적 감각이 충만한 공포영화를 선보인 데 이어, 원신연 감독이 '세븐데이즈'로 진일보한 스릴러를 만들어 소재의 빈곤과 관객 감소 등 안팎의 우환에 휩싸인 한국영화계에서 눈에 띄는 '젊은 피'로 부상했다. 이와 더불어 '추격자'(제작 비단길)를 내놓은 나홍진 감독도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배우의 연기력, 사건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흡입력 강한 영상 등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대중영화의 기본 요건을 고루 갖춘 데다 충분한 메시지 전달이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게 한다. '세븐데이즈'가 '미드'식 영상 구성으로 젊은 관객의 기호를 딱 맞춘 것처럼 '추격자' 역시 영상세대가 선호하는 감각을 한층 발전시켰다. 비록 '24'처럼 시간대별 구성은 아니지만 만 하루에 벌어지는 속도감 있는 전개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완벽한 도미요리'로 미쟝센 단편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후 5년간 이 작품에 매달려왔다는 나홍진 감독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완벽한 도미요리'에서 나 감독과 호흡을 맞췄고 역시 이 작품이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인 이성제 촬영감독도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를 걸게 한다. '기담' '우아한 세계' 등에서 실력을 보인 베테랑 프로덕션 디자이너 이민복 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공간 배치는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스태프들의 완성도 높은 작업과 함께 영화의 집중력을 유지시키는 건 배우. '타짜'에서 아귀 역으로 소름 돋는 연기를 펼쳐 단숨에 주목받은 후 '즐거운 인생'에서 앙상블의 호흡을 아는 배우란 걸 증명했던 김윤석은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영화에서 이름의 가치가 결코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능수능란한 연기의 표본이 될 정도. 신진급 배우로서는 연기력에서 인정받는 하정우 역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도양양한 이 배우는 선배의 연기를 보며 또 한번 많은 것을 배웠을 터. 희대의 살인마와 그를 쫓는 전직 형사 출신의 출장안마사 사장. 영화는 살인마의 존재를 처음부터 드러낸다. 이에 대응하는 경찰 등 치안 시스템에 대해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치밀한 구성을 완성시킨다. 출장안마사 사장의 고군분투를 보면서 사회 시스템 부재에 공분을 느끼게 하는 게 영화의 의도. 나 감독은 "살인자들이 살인을 저지르게끔 방치하는 이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무관심에 대한 분노때문에 영화를 기획했다"며 "살인마의 살인에 대해 어떠한 동기 부여도 하지 않은 것도 그들의 범행이 이해받거나 용납돼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영화를 보면 유영철 사건 때 벌어졌던 당혹스러웠던 경찰의 대응방식이 떠오른다. 전직 형사 출신인 출장안마사 사장 엄중호(김윤석 분)는 최근 데리고 있던 여자 두 명이 잇달아 사라져 심기가 불편하다. 몸이 아픈 미진을 닦달해 손님에게 보냈는데 미진 역시 연락이 끊기고 만다. 중호는 휴대전화번호를 통해 세 명 모두 한 남자가 불러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다.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은 중호의 추격 끝에 잡히고 경찰서에서 자신이 연쇄살인범이란 걸 스스로 밝힌다. 시장 오물투척 사건 때문에 궁지에 몰린 경찰은 지영민의 오락가락하는 진술에 매달리며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다. 중호는 경찰이 미진을 찾는 데 아무런 관심이 없자 직접 찾아나선다. 영민은 이미 몇 차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경력이 있으며, 영악스럽게 증거에 대한 진술은 전혀 하지 않아 경찰 수사는 증거 잡기에 혈안이 된다. 중호는 미진이 아직 살아 있을 것이란 확신으로 경찰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찾아나선다. 비리 형사였던 중호가 미진의 딸을 보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게 다소 설명이 불충분하지만 김윤석이 비릿한 삶의 벼랑에 선 듯한 중호를 표현해내며 이를 만회한다. 2월1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창작 애니메이션 '흑장미 부인의 문방구'(제작 매직영상)가 30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4시30분 MBC TV에서 방송된다. 26회(회당 30분)로 제작된 이 애니메이션은 매회 '흑장미 부인의 문방구'를 찾는 아이와 흑장미 부인과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에피소드들은 한국의 구전 괴담, 아시아권의 전설과 민담 등에서 모티브를 차용했다. 첫 회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있는 어린이 지형의 에피소드가 방송된다. 지형은 문방구에서 '기억을 지우는 지우개'를 사는데, 이 지우개로 사진 속의 특정 인물 얼굴을 지우면 그 사람들은 지형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지형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을 지워가다가 결국 엄마의 사진까지 지우려 한다. 제작진은 "이 애니메이션은 괴담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시원한 이야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이미 알려진 괴담과는 차별화된 신비로우면서도 무서운 느낌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올해로 10회를 맞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중국 여성 감독인 펑샤오롄(彭小蓮)의 특별전을 개최한다. 탈서구 중심의 여성주의 시선을 견지하기 위해 타흐미네 밀라니 등 이란의 뉴웨이브 영화감독을 소개했던 여성영화제는 중국의 역사와 여성의 삶을 정면으로 다룬 펑샤오롄 감독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중국 5세대 물결 속에 상하이를 중심으로 영화를 만든 펑샤오롄 감독은 베이징 영화 아카데미에서는 연출을, 뉴욕대학교에서는 제작을 공부했다. 그는 중국 자본주의의 핵심 도시인 상하이의 역사와 변화를 여성의 시선으로 냉철하게 관찰하는 작품을 내놓고 있다. '상하이 3부작'으로 불리는 '상하이 룸바'(2006), '상하이 스토리'(2004), '상하이의 여성들'(2002)이 대표적. 2004년에는 '상하이 스토리'와 함께 광주국제영화제를 찾기도 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3부작과 함께 '옛날 옛적 상하이에서'(1999)와 '세 여자 이야기'(1988)를 만날 수 있다.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4월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미국 영화 '브릭'은 10대 반항아들이 학교와 뒷골목에서 벌이는 활동상을 그리고 있지만 단순한 청춘물로 보기엔 단단한 구조의 미스터리 추리극 또는 느와르의 모습이 더 강한 작품이다. 자신이 쓴 시나리오로 연출 데뷔한 라이언 존슨 감독은 능청맞아 보일 정도로 뚝심 있는 전개와 감각적인 화면으로 신인답지 않은 기량을 선보인다. 새로운 스타일에 집중한 많은 작품들이 막상 이야기를 펼치면서 관객의 긴장감을 적절히 유지하는 데 실패하곤 하지만 이 영화는 탄탄한 줄거리와 매끄러운 이음새로 시종 관객의 흥미를 자아낸다. 살인 사건의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이 영화는 10대의 세계지만 느와르의 본 모습을 보여준다. 나이를 초월해 웬만한 세상사에는 무심한 탐정과 팜 파탈인 학교의 퀸카, 학생 마약범죄 조직이 등장한다. 주인공들의 뒷모습에 비치는 쓸쓸함, 범죄상을 보여줄 때의 스산함도 영락없는 느와르 영화다. 그러면서도 아들의 '학교 친구들'에게 예쁜 병에 담긴 주스를 따라주는 조직 보스의 어머니나 경찰 수사를 방해하고 학생과 밀거래하는 교감 선생님 등 영화를 떠받치는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신세대 정서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배경인 캘리포니아의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양지와 지하세계의 음지를 오가는 화면 구성, 접시나 기계 등 일상적인 도구를 사용한 음악도 신선하다. 아직 어린 배우들 역시 캐릭터를 살린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지하 터널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브랜든(조지프 고든 레빗)의 시선은 엎드린 채 숨져 있는 금발 소녀에게 고정돼 있다. 그 소녀는 브랜든의 옛 여자친구 에밀리(에밀리 드 라빈)다. 브랜든은 사흘 전을 떠올린다. 브랜든은 학교 사물함에 남겨진 쪽지에 따라 적힌 시간대로 도로변 공중전화 박스에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에밀리는 다급하고 망설이는 목소리로 도움을 청하는데 워낙 횡설수설 단어 몇 개만 나열하는 식이라 브랜든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전화는 끊어진다. 브랜든은 에밀리가 남긴 몇 가지 단서와 학교 정보통의 도움을 받아 에밀리를 찾아나선다. 단서는 학교에서 제일 잘나가는 퀸카 로라(노라 제히트너)와 연결된다. 수소문 끝에 브랜든은 에밀리를 만나지만 에밀리는 이번에는 차분해진 목소리로 자신의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결국 에밀리는 숨진 채 발견되고 브랜든은 다시 범인을 찾아나선다. 이 영화는 2005년 제21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과 2006년 시카고 영화평론가협회 신인감독상, 샌프란시스코 영화평론가협회 희곡상 등 2005~2006년 미국의 각종 비평가상을 휩쓸었다. 31일부터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와 CGV 상암, 천안 야우리시네마에서 만날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세븐데이즈' 원신연 감독, 각색ㆍ연출 맡아 '트랜스포머' 기술팀 컴퓨터그래픽 작업 합류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추억의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가 실사영화로 제작된다. 주식회사 로보트 태권V가 제작할 이 영화는 최소 150억 원에서 최대 200억 원대의 제작비로 제작될 예정이다. '디 워'보다는 적지만 현재 제작 중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보다 많은 제작비 규모다. 이 프로젝트를 총지휘할 감독은 '세븐데이즈'로 새로운 감각의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내 흥행에서도 성공한 원신연 감독. 기본 틀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연재됐던 제피가루의 'V'를 토대로 한다. 원 감독은 "1976년 '로버트 태권V'가 나왔을 때 어린이였던 관객이 이제 40~50대 중년이 됐다. 그들이 당시 자기만 한 자녀를 두고 있어 부자가 같이 보며 꿈과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인 원 감독은 "'V'를 토대로 하지만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3월 중 탈고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촬영에 들어가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세월이 흐른 만큼 주인공의 연령대도 높아졌다. 태권V를 조종하는 훈이와 '깡통로봇' 철이의 연령대가 부쩍 높아져 주요 배역이 30~40대가 된다. SF가 아니라 개봉 시기인 2009년에 맞춰 현실적인 이야기로 구성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로보트 태권V가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만큼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에 공을 들인다. 주식회사 로보트 태권V 신철 대표는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의 차이, 세월의 차이가 있는 만큼 새로운 캐릭터를 디자인할 것"이라며 "외화 '트랜스포머' 기술팀이 합류하는 게 확정됐으며 국내의 주요 CG업체가 총동원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주식회사 로보트 태권V는 실사영화와 함께 이 캐릭터를 모델로 한 프라모델과 테마파크 등 여러가지 아이템을 개발해 로보트 태권V를 세계적인 캐릭터로 키울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4편이 내달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2008 애니마(Anima) 영화제에 초청됐다고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29일 전했다. 양선우 감독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와 류진호 감독의 '사는 것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한운 감독의 '쥐덫', 김진만 감독의 '소이연'은 이 영화제의 졸업단편 경쟁(graduation short films) 부문에 초청됐다. 애니마는 매년 2월 브뤼셀에서 열리는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올해에는 출품된 800여 편의 장ㆍ단편 가운데 초청된 200여 편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