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위촉

(연합뉴스) 할리우드 배우이자 감독인 숀 펜(47)이 5월14~25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칸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미국 영화계의 우상이 된 숀 펜이 올해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숀 펜은 "재능 있는 감독들의 사려, 흥미, 감동, 상상력이 좋은 작품이 늘어나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영화계가 원기를 회복하고 있다"며 "칸영화제는 오랫동안 그런 새로운 움직임을 발견하는 중심부에 위치해 왔고 나는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더 홀'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2004년 '미스틱 리버'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또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는 1998년 '헐리벌리'와 2003년 '21그램'으로 두 차례에 걸쳐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또 1991년 '인디언 러너'로 감독 데뷔한 이후 '크로싱 가드' '2001년 9월11일' '서스펙트' '인투 더 와일드' 등을 연출하는 등 감독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마돈나와 결혼한 바 있는 그는 최근 두 번째 배우자인 로빈 라이트 펜과 결혼 11년 만에 파경을 맞기도 했다.

<새영화> 충분히 익숙한 전형성 '뜨거운 것이…'

(연합뉴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는 제목도 제목이려니와 주연배우들의 면면, 포스터의 이미지, 메가폰을 잡은 감독이 영화 '싱글즈'를 연출했던 인물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2003년 히트작 '싱글즈'의 아류작같은 냄새를 짙게 풍긴다. 그리고 막상 영화를 보면 그런 선입견이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재삼 느끼게 된다. '뜨거운 것이 좋아'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여성용 영화다. 영화 속 남성들은 대부분 대상화되고 타자화될 뿐 주체적인 인격으로 승화하지 못한다. 국내 극장가를 주도하는 성ㆍ연령층이 20~30대 여성이란 점을 감안하면 '뜨거운 것이 좋아'의 타깃 설정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류의 영화는 이미 '싱글즈' '처녀들의 저녁식사' '어깨너머의 연인' '용의주도 미스신' 등을 통해 무수히 봐온 만큼 낯설지가 않다. 담배를 입에 달고 살고, 개방적인 섹스를 즐기고, 뻔뻔스러울 만큼 자기 권리 주장에 적극적이고, 자아실현을 위해 온갖 난관을 돌파하며 고군분투하는 여성형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신선했지만 이제는 이미 그것 자체가 충분히 익숙한 또 하나의 전형이 돼버렸다. 27살의 시나리오 작가 아미(김민희)는 잘나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지만 동생을 하숙생 취급하는 언니 영미(이미숙), 사춘기에 접어든 고교생 조카 강애(안소희)와 함께 살고 있다. 아미는 늘 잔소리를 해대는 언니와 조카에게 '입봉만 하면 독립하겠다'고 큰소리치지만 말처럼 잘 되지는 않는다. 뜻대로 되는 일은 없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진 거라곤 음악에 대한 열정밖에 없는 남자친구 원석(김흥수)을 찾아가지만 위안은 커녕 머리만 더 아파온다. 이도저도 귀찮아진 아미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못이기는 척 나간 맞선 자리에서 썰렁한 유머만 빼면 갖출 것은 다 갖춘 회계사 승원(김성수)의 자신감 넘치면서도 젠틀한 모습이 낯설면서도 왠지 끌린다. 두 남자 사이에서 사랑이냐, 조건 좋은 결혼이냐를 놓고 고민에 빠진 아미는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지만 일과 마찬가지로 연애 역시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한편 아미의 언니 영미는 후배의 부탁으로 무대미술을 맡게 된 연극 극단에서 만난 연하남 경수(윤희석)의 저돌적 대시에 못 이겨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다. 이어 평탄치 않은 그와의 관계를 위태롭게 이어가지만 잘나가던 영미의 인생에 느닷없이 폐경이라는 불청객이 찾아든다. 여자로서의 인생이 끝난 게 아닌가 싶어 조바심이 난 영미는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기 일쑤고 경수의 적극적 대시도 더 이상 미덥지가 않다. 언제나 바쁜 엄마와 툭하면 좌절모드인 이모를 챙기느라 맘편할 날이 없는 강애 역시 남모를 고민을 안고 있었으니, 다름아닌 남자친구 호재(김범)와의 스킨십이다. 궁금한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사춘기 소녀 강애는 브라질에서 온 친구 미란(조은지)의 특급 조언을 받아 호재와의 스킨십 성사 작전에 돌입하지만 정작 호재와의 관계는 맹숭맹숭한 교착상태에 빠지는 대신 동성친구인 강애와 미란 사이에 야릇한 기류가 형성된다. 영화는 한 지붕 아래 사는 10대와 20대, 40대 여성의 3색(色) 연애담을 나름대로 특색있고도 흥미롭게 풀어가지만 자못 신선하고 쿨하게(혹은 뜨겁게) 보이고 싶었을 제작진의 의도와는 달리 1990년대 이후 홍수를 이루고 있는 한국적 페미니즘 영화의 전형성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다소 식상한 느낌이다. 여관방에 틀어박혀 줄담배를 입에 달고 사는 처녀 시나리오 작가의 캐릭터도 그렇거니와 연하남과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뒤 '우리 내일부터 쌩까자'고 하는 40대 싱글맘의 어법도 이제는 그다지 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년) 탄생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류의 영화에 대한 수요는 항상 어느 정도 있으리란 희망을 제작진이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원로 10명이 말하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연합뉴스) 한국영상자료원이 원로 영화인들로부터 한국영화사에서 가치 있는 증언을 찾아내 받아 쓴 구술총서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한국영화를 말한다-한국영화의 르네상스3'을 펴냈다. 이번 책은 1940년대~1950년대 영화계에 발을 디딘 영화인 10명을 심층 인터뷰해 해방 직전 및 6.25 전쟁 전후의 극장 풍경부터 1950년대 후반 폐허를 딛고 1960년대 르네상스를 이룬 영화계의 모습, 1970년대 한국-홍콩 합작영화까지 시대의 증언을 담았다. 참여 영화인은 일제 말기 조선영화주식회사에 들어가 나중에 신필름의 전속이 된 김영희(편집)와 배우 김승호, 박노식의 매니저였던 김진(기획), 코미디 영화의 대가 심우섭(감독), 빛과 그림자의 예술로 평생을 보낸 박진수(조명)다. 또 낙후된 시네마스코프 렌즈를 보완해 테크니스코프를 고안한 유재형(촬영), 당대의 대표적 스타 김혜정ㆍ전계현(배우), 전라지역 극장ㆍ배급업자 전경섭(극장), 촬영소를 꾸리며 영화 화면을 주도한 조경환(미술)이 참여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연구원들은 지난해 3~6월 이들의 구술을 4차례씩 받아 기록했으며 구술 내용과 관련한 정보도 함께 담았다. 또 한국영상자료원이 가지고 있거나 영화인들로부터 직접 제공받은 생생한 현장 사진도 실었다.

할리우드 영화, 새해에도 초강세

(연합뉴스) 할리우드 영화가 6주 연속 예매순위 1위 자리를 지키며 새해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 영화전문 예매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에 따르면 3일 개봉하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꿀벌 대소동'이 45.79%의 높은 예매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을 비롯, 예매점유율 상위 1~4위를 할리우드 영화가 휩쓸었다. 2위는 개봉 3주차에 접어든 '황금나침반'(10.20%)이 차지했으며 3위에는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의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8.61%)이, 4위에는 제라드 버틀러와 힐러리 스왱크가 주연한 'P.S.아이러브유'(7.45%)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할리우드 영화는 지난해 11월 말 '어거스트 러쉬'가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이후 '나는 전설이다' '황금나침반'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 '꿀벌 대소동' 등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6주 연속 예매점유율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한국영화는 이번 주 개봉한 옴니버스식 로맨틱 코미디 '기다리다 미쳐'(6.74%)가 간신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어거스트 러쉬'(6위), '더 시크릿'(7위), '아메리칸 갱스터'(8위), '앨빈과 슈퍼밴드'(9위),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10위) 등 6~10위도 모두 할리우드 영화를 위시한 외화가 차지해 한국영화 침체현상이 두드러졌다. 맥스무비 관계자는 "연말연시 한국영화 개봉편수가 외화에 비해 적을 뿐 아니라 작품성과 오락성 등을 평가하는 관객평점 등에서도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영화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日 정부, 영화 '납치' 상영권 구입

(도쿄=연합뉴스) 일본 정부 산하의 납치문제대책본부는 북한 납치문제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 요코다 메구미 씨의 납치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납치-요코다 메구미 스토리'의 상영권을 미국 제작사로부터 5만 달러에 구입했다. 27일자 교도통신은 '영화 상영은 정부가 주최하거나 공동주최하는 행사에 국한한다'는 조건이 딸렸다고 전했다. 납치문제대책본부는 "영화 DVD 상영을 희망하는 학교에 무료로 대여하는 한편 재외공관에서도 상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제작사에 회당 600달러를 지불하며 재외공관 등에서 상영했지만, 일본 국내와 해외에서 상영 횟수를 늘리기 위해 지난 10월에 상영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납치-요코다 메구미 스토리'(일본 제목은 '메구미-찢어진 가족 30년')은 1977년 니가타(新潟)에서 북한으로 납치된 딸 메구미(당시 13세) 구출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요코다 시게루와 사키에 두 부부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피아노'로 유명한 제인 캠피언 감독이 제작하고 한국계인 패티 김과 크리스 셰리던 부부가 감독한 영화 '납치-요코다 메구미 스토리'는 2006년 11월25일 일본 영화관에서 개봉됐으며 한국에서도 10월4일 Q채널을 통해 소개됐다.

<새영화> 설원 위의 핏빛 공포 '써티데이즈…'

(서울=연합뉴스) 마음 단단히 먹고 봐야 할 영화다. '하드 고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뱀파이어 스릴러물. 스티브 닐스와 벤 템플스미스의 총 세 권짜리 그래픽 노블(만화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국내에는 '꽃미남' 배우로 알려진 조시 하트넷이 오랜만에 공포영화에 출연했다. 하트넷은 미국에서 '할로윈:H2O' '패컬티' 등 공포영화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30일간은 해가 뜨지 않는 암흑의 도시로 변하는 알래스카 한 마을에 현대 인간의 지능을 갖고 있는 흡혈귀가 나타나 온 마을을 죽음의 도시로 만들어버린다는 내용이다. 통신과 전기만 차단하면 세상으로부터 고립되는 마을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30일이라는 시간의 한계를 설정해놓은 것은 공포물이 갖는 기본적 틀이다. 의외로 많은 관객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300'에서의 잔인함과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 마치 일러스트 같은 느낌을 준 '300'에서의 원색의 핏빛 향연은 실사 영화 그대로 보여지며 잔인하다는 것 외에 다른 감흥은 주지 못한다. 도끼에 목이 찍혀 머리가 달랑달랑 붙어 있는 참혹한 광경을 낱낱이 보여주는 건 머리 속에 그리며 더 공포감을 느끼는 공포영화 팬들의 상상력을 제한해버린다. 하얀 설원 위에 놓인 피범벅된 시체들은 시각적 이미지를 위한 도구로 쓰였을까. 새로운 뱀파이어 캐릭터를 만들어낸 건 기억할 만한 대목이다.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 살아왔으나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수 없었던 흡혈귀들이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개심으로 인간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는 건 참신하면서도 억지스럽긴 하다. 양복을 입고 가공할 만한 힘을 쓰고, 심지어 머리까지 쓰는 뱀파이어를 만난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미국에서는 10월 개봉해 첫 주에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알래스카 최북단 도시 배로는 매년 겨울 30일 동안 해가 뜨지 않는 극야 기간을 맞는다. 이 기간이 되면 사람들은 잠시 마을을 떠나고 어린이와 노인, 여자, 사정상 그곳을 떠나지 않는 몇몇 주민만 남아 있다. 보안관 에벤(조시 하트넷)은 아내 스텔라(멜리사 조지)와 별거하게 됐다. 스텔라는 그곳을 떠나려 하지만 마지막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마을에 남게 된다. 썰매개가 잔인하게 살해되고, 피비린내 나는 시체의 몸은 없고 머리만 울타리에 박혀 있는 등 마을은 괴생물체의 습격을 받는다. 그들은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무기로 인간 이상의 힘을 쓰는 흡혈귀. 그들에 의해 마을은 순식간에 죽음의 도시가 되고 남겨진 이들은 이제 별로 없다. 에벤은 총이 아닌 도끼로 숨통을 쳐내야만 이들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흡혈귀에 의해 흡혈귀로 변한 마을 사람들까지도 죽여야 하는 처지가 된다. 30일이 끝나가는 날 마을 전체에 송유관 기름을 뿌린 뒤 화재를 내 자신들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흡혈귀들에 맞서 에벤은 마지막 선택을 한다. 1월1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새영화> 유쾌한 해학극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

(서울=연합뉴스) 루마니아 영화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감독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는 1989년 차우세스쿠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민주 혁명을 소도시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평범한 하루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다. 이 영화는 익살스럽되 품위가 있다는 해학(諧謔)의 사전적 정의를 스크린에 그대로 풀어낸다. 주인공들의 대화는 '혁명이 정말로 있었습니까?'란 직접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유쾌하고도 실없는 코미디로 바뀐다. 그럼에도 카메라가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등장 인물들의 인간적인 관계를 묘사하는 감수성이 두드러진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로 일관하거나 거대한 담론으로 관객을 가르치려는 자세를 내버렸다는 것. 그러면서도 '혁명이 실제로 일어났는가' '혁명 전후로 개인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는가'란 핵심적인 질문을 끝까지 지켜간다는 점이다. 스크린에는 혁명을 직접 보여주는 흔한 회상 장면 하나 나오지 않는다. 다만 허풍쟁이 방송국 사장, 술주정뱅이 역사교사,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노인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이합집산만으로도 극은 무리 없이 흘러간다.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와 유머 역시 책 속의 역사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과 생활에 뿌리를 뒀다. 덕분에 루마니아의 역사와 정세를 잘 모르는 외국 관객이라도 웃음을 터뜨릴 수 있을 듯하다. 난장판 토크쇼가 순식간에 끝나버리고 등장인물들이, 또 관객이 일상으로 생각을 돌리면서 겪게 될 공허함은 도시의 골목 골목을 비추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으로 평온하고 따스하게 메워진다. 1989년 12월 22일 혁명의 중심지였던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작은 도시 바슬루이. 정확히 16년이 흘러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날, 지역 방송국 사장이자 생방송 토크쇼 진행자인 비르질은 쇼에 출연하기로 했던 사람들이 줄줄이 펑크를 내자 고민에 빠진다. 주정뱅이 역사교사 마네스쿠는 아침에 월급을 받자마자 빚을 갚고 나니 빈털터리가 된다. 해마다 겨울이면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며 아르바이트를 뛰는 에마노일 할아버지는 고장 난 TV와 씨름을 하고 있다. 비르질은 급한 대로 토크쇼에 마네스쿠와 에마노일 할아버지를 섭외한다. 주제는 '우리 동네에도 혁명이 있었는가'다. 그러나 마네스쿠가 독재 정권이 무너지는 장면이 방송으로 생중계된 그날 낮 12시 8분 이전부터 광장에서 시위를 시작했다고 주장하면서 토크쇼는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포룸보이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는 지난해 제5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훌륭한 신인 감독의 영화에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을 받았다. 내년 1월 3일 개봉. 관람 등급 미정.

할리우드 영화사들, 슈퍼볼 광고 따내려 각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할리우드가 내년 슈퍼볼을 최고의 광고 기회로 최대한 이용할 전망이다. 슈퍼볼은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인 프로풋볼(NFL)의 챔피언 결정전. 최근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올해 할리우드는 제42회 슈퍼볼 중계 기간에 8편의 영화를 홍보할 계획이다. 내년 2월3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슈퍼볼 경기는 폭스TV에서 생중계하는데, 올해 30초 광고는 편당 270만~300만 달러(한화 25억~28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들은 9천만 명이 시청하는 슈퍼볼을 통해 관객에게 1년 내내 남는 인상을 주기 위해 거액을 들여 홍보에 나섰다. 올해 초 슈퍼볼에는 디즈니의 '거친 녀석들'과 '로빈슨 가족', 와인스틴 컴퍼니의 '한니발 라이징' 정도만 경기 도중 광고를 내보냈다. 그러나 내년 여름 선보일 블록버스터 영화인 파라마운트의 '아이언 맨', 소니가 배급하는 윌 스미스 주연의 '행콕'과 애덤 샌들러의 '조한에게 참견하지 말아요!', 윌 페럴의 스포츠 영화 '세미프로' 등의 광고들이 내년 슈퍼볼에 등장한다. 특히 '세미프로'의 배급사인 뉴라인의 경우 매년 특이한 슈퍼볼 광고를 내보내는 버드와이저 맥주와 공동으로 광고를 제작해 페럴이 이 광고에 영화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페럴이 농구선수, 구단주, 감독으로 출연하는 이 영화는 내년 2월29일 미국에서 개봉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하는 '아이언 맨'의 경우 5월 개봉할 예정인데,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 같은 다른 만화 캐릭터보다 덜 알려져 있어, 슈퍼볼 같은 대형 이벤트를 통해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즈니는 현재 픽사 애니메이션인 '월-이(Wall-E)'와 '나니아 연대기:카스피안 왕자' 둘 중 하나를 놓고 어느 영화를 슈퍼볼에 광고할지 고민중이다. 이밖에 유니버설, 워너브라더스, 20세기폭스 등은 슈퍼볼 광고시간은 확보했지만 경쟁 영화사에게 광고 전략을 미리 알려주고 싶지 않거나 홍보할 영화를 아직 선택하지 못해 어느 영화를 홍보할지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드림웍스와 MGM은 올해 슈퍼볼에 영화광고를 내보내지 않을 계획이다. 이렇게 할리우드가 예년에 비해 슈퍼볼을 통한 영화 광고에 적극적인 이유는 작가조합 파업으로 인해 각종 심야토크쇼가 취소돼 영화 홍보 채널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폭스TV는 자사의 인기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회자 라이언 시크레스트가 슈퍼볼 전에 열리는 프리게임 스페셜에서 슈퍼볼 광고에 나오는 영화 출연스타들을 인터뷰하는 코너를 마련해 더욱 영화사들이 경쟁적으로 슈퍼볼 광고시간을 구입했다. 이 프리게임 스페셜은 TV뿐만 아니라 특별한 마이스페이스 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중계된다. 20세기폭스는 지난 96년 영화사로는 최초로 슈퍼볼 도중 '인디펜던스데이' 광고를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이밖에 '아마게돈' '매트릭스' '우주전쟁' 등도 슈퍼볼 광고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초 디즈니의 '거친 녀석들'이 슈퍼볼 광고 덕분에 개봉 첫 주말 예상을 훨씬 넘는 4천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기록한 바 있다. 물론 슈퍼볼 광고가 늘 성공적인 흥행성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3년 이안 감독의 '헐크'는 실망스러운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뒀고, 지난해 영화 '프라이드'의 슈퍼볼 광고에 200만 달러 이상을 쓴 라이온스게이트는 미국내 박스오피스에서 겨우 7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한편 슈퍼볼에는 영화뿐만 아니라 맥주, 픽업트럭, 크레디트카드 같은 다양한 종류의 제품 광고들이 선보이기 때문에 아주 인상적인 광고를 내보내지 않으면 광고비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리스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