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코믹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신현준이 최루성 멜로연기에 도전했다. 신현준이 애처러운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포스터가 낯선 인상을 주는 영화 '마지막 선물'(감독 김영준,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ㆍ올리브나인)은 전형적인 최루성 신파극이다. 조직폭력단 일원이었던 태주(신현준)는 조직의 명령에 의해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수가 된다. 복역 중이던 그에게 오랜 친구이자 형사인 영우(허준호)가 찾아와 희귀병에 걸린 자신의 딸 세희(조수민)에게 간이식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간이식 수술을 이유로 10일간의 귀휴를 받은 태주는 그러나 세희의 목숨과는 상관없이 탈주에만 관심이 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세희가 자신이 무기수가 되기 전에 사귀었던 애인 혜영(하지원)과의 사이에 생긴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태주는 세희에게 건강한 간을 이식해주기 위한 눈물겨운 몸관리 작전에 들어간다. 갑자기 부성애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 태주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딸에게 아버지로서의 애정을 쏟아부으려고 하지만 세희가 태어날 때부터 그를 맡아 키워온 영우 역시 '기른 정'을 내세우며 아버지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빼앗기려 하지 않는다. 영화는 사업을 하는 친형의 빚보증을 선 영우가 형의 사업체가 부도나 전 재산이 은행에 압류되는 위기를 맞게 되고 세희의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해진 영우를 대신해 태주가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과거 자신에게 살인명령을 내렸던 조직의 보스를 찾아가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최근 일련의 영화작업을 통해 코믹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신현준이 태어났는지도 몰랐던 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아버지 역을 맡아 신파성 최루 연기를 선보이지만 관객이 그의 연기 변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원래 제목이 '귀휴'였으나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마지막 선물'로 바뀌었다. 하지원이 세희를 낳고 일찍 죽은 태주의 애인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2월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 코믹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신현준이 최루성 멜로연기에 도전했다. 신현준이 애처러운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포스터가 낯선 인상을 주는 영화 '마지막 선물'(감독 김영준,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ㆍ올리브나인)은 전형적인 최루성 신파극이다. 조직폭력단 일원이었던 태주(신현준)는 조직의 명령에 의해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수가 된다. 복역 중이던 그에게 오랜 친구이자 형사인 영우(허준호)가 찾아와 희귀병에 걸린 자신의 딸 세희(조수민)에게 간이식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간이식 수술을 이유로 10일간의 귀휴를 받은 태주는 그러나 세희의 목숨과는 상관없이 탈주에만 관심이 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세희가 자신이 무기수가 되기 전에 사귀었던 애인 혜영(하지원)과의 사이에 생긴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태주는 세희에게 건강한 간을 이식해주기 위한 눈물겨운 몸관리 작전에 들어간다. 갑자기 부성애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 태주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딸에게 아버지로서의 애정을 쏟아부으려고 하지만 세희가 태어날 때부터 그를 맡아 키워온 영우 역시 '기른 정'을 내세우며 아버지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빼앗기려 하지 않는다. 영화는 사업을 하는 친형의 빚보증을 선 영우가 형의 사업체가 부도나 전 재산이 은행에 압류되는 위기를 맞게 되고 세희의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해진 영우를 대신해 태주가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과거 자신에게 살인명령을 내렸던 조직의 보스를 찾아가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최근 일련의 영화작업을 통해 코믹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신현준이 태어났는지도 몰랐던 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아버지 역을 맡아 신파성 최루 연기를 선보이지만 관객이 그의 연기 변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원래 제목이 '귀휴'였으나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마지막 선물'로 바뀌었다. 하지원이 세희를 낳고 일찍 죽은 태주의 애인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2월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28일 오전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바보'의 제작발표회에서 주연을 맡은 하지원이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아츠 사무국은 오는 2월13일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영화평론가 유지나 씨를 초청, 여성에관한 영화를 해설하는 행사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유지나와 함께 하는 시네마토크'란 이 행사는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인 유 씨가 '피아노', '싱글즈', '정사', '라 비 앙 로즈', '델마와 루이스' 등 여성에 관한 작품들을 보여주며 여성들의 삶과 욕망에 대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무국측은 주부들이 되도록 많이 참석토록하기 위해 오후 2시에 행사를 가지며 관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마실 수 있도록 커피를 제공한다.
(연합뉴스) '첨밀밀' '퍼햅스 러브' 등의 로맨스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홍콩 천커신(陳可辛) 감독이 처음으로 전쟁 액션영화에 도전했다. 19세기 중엽, 청나라 말기에 발생했던 '태평천국의 난'을 배경으로 한 스펙터클 전쟁영화 '명장'이다. '명장'은 섬세하고 여성적인 감수성의 영화세계로 잘 알려진 천 감독의 첫 번째 무협영화일 뿐 아니라 리롄제(李連杰), 류더화(劉德華), 진청우(金城武) 등 중화권의 대표적 스타 남자배우 3명이 한꺼번에 주연을 맡은 영화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제작비만 4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조정은 부패하고 백성들은 굶주렸던 19세기 중엽 청나라 시대,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태평천국의 난'이 일어난다. 14년간 지속된 기나긴 내전과 굶주림으로 7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죽음을 맞는다. 태평반란군과의 싸움에서 패하고 홀로 살아남게 된 청나라 장군 방청운(리롄제)은 은신하던 중 조정의 군량을 탈취하는 도적단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여인을 구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지금은 도적단의 우두머리가 된 조이호(류더화)와 자신을 키워준 조이호에게 깊은 충성심을 갖고 있는 칼잡이 강오양(진청우)은 방청운이 조이호의 목숨을 구해준 것을 계기로 방청운과 의형제 결의를 맺게 된다. 탈취한 군량으로 성대한 잔치를 벌이던 도적단은 그러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탈취된 군량을 압수하러 온 '괴'군에게 먹을 것을 모두 빼앗기고 마을사람들은 다시금 굶주림과 도탄에 빠진다. 방청운은 조이호에게 마을의 평화를 위해 청나라 군대에 입대할 것을 권하고 청조의 허락과 지원을 받게 된 세 의형제는 전쟁터로 나간다. 세 의형제의 군대인 '산'은 뛰어난 전략과 죽음을 각오한 투지로 서성에서의 첫 전투를 승리로 이끈 뒤 여세를 몰아 태평반란군이 점령하고 있던 요충지인 쑤저우(蘇州)성 탈환에 나선다. 태평반란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9개월이나 지속된 쑤저우성 전투는 양쪽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지만, 결국 조이호의 계략으로 태평반란군의 항복을 받아낸 '산'군은 쑤저우성에 무혈입성한다. 하지만 쑤저우성 포로 4천 명의 처리 문제를 놓고 이들을 살려주겠다고 약속한 조이호와 식량을 아끼기 위해 모두 죽여야 한다는 방청운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강오양이 방청운의 뜻에 동조하면서 세 의형제의 관계가 위기를 맞게 된다. 결국 4천 명의 포로를 모두 죽인 방청운은 난징(南京)성 탈환이라는 대의를 이루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조이호를 간곡하게 설득하고 다시 힘을 합치게 된 세 의형제는 드디어 적군의 심장인 난징성까지 함락시키면서 14년간에 걸친 내전을 종식시킨다. 청나라 여제 서태후는 난징성 탈환의 공을 치하하며 방청운을 총독으로 임명하지만 약속된 공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괴'군의 장군 하괴와 그를 후원하는 조정의 대인들은 복수의 책략을 세운다. 한편 신의를 저버렸다는 죄책감에 술로 세월을 보내는 조이호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키워가는 방청운은 점점 사이가 멀어져 가고 설상가상으로 방청운이 조이호의 여자인 연생과 밀회하는 장면을 강오양이 목격하면서 평생을 같이 하자고 맹세했던 세 의형제 사이에는 위기감이 고조된다. 영화는 난세를 헤쳐가는 세 남자의 의리와 갈등, 배신을 대규모 전쟁신이 가미된 서사적 구조 속에서 비정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방청운이 조이호를 죽이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려 도시 외곽으로 불러낸 뒤 암살하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인간의 본성과 인간간의 신의에 대한 감독의 회의적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라 할 만하다. 대부분의 중국 무협 혹은 액션영화와 달리 '중국식 허풍'을 최대한 배제하고 잔인할 정도로 리얼리티를 살린 전쟁신도 천커신의 '명장'이 갖고 있는 미덕 중 하나다. 여기저기 피가 튀고 사지가 휙휙 잘려나가는 전투신은 할리우드 영화 '300'을 연상시킬 정도로 사실적이어서 기존의 중국 무협영화와 차별화된다. 방청운을 연기한 리롄제의 호연이 특히 돋보인다.
(연합뉴스) 독일 영화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감독 스벤 타딕켄)는 별 볼일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여자와 시한부 생명 선고를 받고 인생 막바지에 이른 남자의 소박하면서도 절박한 사랑 이야기다. 한가로운 시골 농장에서 홀로 돼지와 닭을 키우며 살아가는 엠마(조디스 트라이벨)는 농장과 가축들을 진심으로 아끼며 살고 있다. 소시지 값은 폭락하고 세금은 밀려 농장이 압류될 위기에 놓였지만 엠마는 굳세게 버티고 있다. 그러나 엠마는 가끔 함께 밥 먹고 대화할 남자가 생기기를 소망한다. 도시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막스(위르겐 포겔)는 어느 날 의사한테서 췌장암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는다. 절망에 빠진 막스는 비 오는 날 밤, 동업하는 친구와 함께 떼어 뒀던 회삿돈을 훔쳐 달아나다가 교통사고를 낸다. 막스의 차가 떨어진 곳은 엠마의 농장. 엠마는 정신을 잃은 막스를 차 밖으로 끄집어내 침대 위에 눕히고 막스가 훔친 돈을 몰래 숨겨둔 채 차에 불을 지른다. 아침에 정신이 돌아온 막스는 자신의 상황에 기겁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농장과 엠마가 좋아진다. 영화는 '시한부 인생의 애틋한 사랑'이라는 뻔한 소재를 전혀 어색하거나 진부하지 않게 그리고 있다. 그 힘은 소박한 캐릭터와 구성진 시나리오에서 나온다. 나무처럼 단단한 엠마와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막스는 묘한 조화를 이룬다. 원작을 쓴 클라우디아 슈라이버가 루스 도마와 함께 각본 작업을 해 원작의 맛을 살린 탄탄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또 카메라는 엠마가 동물들과 함께 하는 서정적인 전원 풍경이나 암 판정을 받고 절망에 빠진 막스의 표정까지도 무심한 듯이 담는다. 이 영화의 담담한 화법은 사회적으로 어딜 봐도 잘난 구석이 없는 남녀 주인공의 빛나는 사랑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영화 결말에는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 진지한 시각만큼은 인정할 만하다. 또 이 영화에는 '스크린 속 가장 로맨틱한 결혼식 톱 10'에 들 만한 결혼식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는 지난해 대만 국제영화제와 프랑스 발랑시엔 국제영화제, 벨기에 몽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31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서울=연합뉴스) 아바, 퀸 등 불멸의 대중음악 스타들의 명곡이 뮤지컬로 재탄생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와중에 전 세계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비틀스의 노래를 '각색'한 뮤지컬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등장했다. 거장의 작품을 새롭게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은 일.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절묘한 편곡으로 원곡의 의미를 더 도드라지게 하는 어려운 작업에 성공했다. 존 레넌,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등 영국 리버풀 출신 네 명의 젊은이는 신대륙 미국으로 진출해 전 세계 젊은이들의 사상과 함께 문화 지도를 바꿔놓는 대변혁을 이뤘다. 여감독 줄리 테이머는 33곡의 비틀스 노래를 활용해 절묘한 문화영화로 만들어냈다. 여기에는 비틀스의 노래뿐 아니라 1960년대 극심한 혼돈을 겪었던 젊은이들의 이념 투쟁과 함께 록과 그리피티로 대변되는 젊은 문화까지 담겨 있다. 사상과 문화를 한데 아우르는 어려운 작업을 뛰어난 해석으로 버무려낸 것.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창작을 향한 예술가의 의지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안도하게 된다. 비틀스 노래 속 인물이 각각의 캐릭터로 생생하게 살아난 점이 눈에 띈다. 영화 주인공인 주드와 루시는 'Hey Jude'와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속 인물. 맥스는 'Maxwell's Silver Hammer', 새디는 'Sexy Sadie', 조조는 'Get Back', 줄리아는 'Julia'에서 언급된 인물들이다. 곡의 해석도 풍부하며 장르도 다양하게 소개된다. 'Let it Be'는 전쟁 속에 고통받는 흑인 소년과 가스펠 합창단의 열창으로 아름다운 가스펠 하모니가 된다. 'Come Together'는 조 쿠커의 선창으로 강렬한 합창곡이 되며, 'Hey Jude'는 맥스의 절절한 목소리로 주인공의 마음을 돌리는 결정적 노래로 사용됐다. "비틀스의 재해석은 원곡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라 영화를 위해 다른 느낌의 곡을 만드는 것이다"라는 테이머 감독의 말은 영화를 보는 순간 확인된다. 한 그룹의 노래만으로 이처럼 풍성한 주제가 만들어지는 것도 놀랍지만, 비틀스 곡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화의 각 장르를 특징적으로 아우른 감독의 집념 또한 놀랍다. 영국 리버풀의 조선소에서 일하는 평범한 청년 주드. 전사했다는 아버지를 찾아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온다. 미국에서 그를 받아준 이는 아들의 존재조차 몰랐던 아버지 대신 유복한 프린스턴 대학생 맥스. 맥스는 집안의 기대를 뒤로 하고 학교를 중퇴한 뒤 주드와 함께 뉴욕으로 가 새로운 문화를 맘껏 접한다. 화가를 꿈꾸는 주드는 같은 집에 사는 가난한 뮤지션들과 함께 예술가의 꿈을 키운다. 이곳으로 남자친구를 전쟁터에서 잃은 맥스의 동생 루시가 찾아온다. 주드와 루시는 사랑을 싹틔우고, 루시는 반전운동에 참여한다. 맥스가 베트남전에 징집된 후 루시는 점점 더 격렬하게 반전운동에 참여하고, 이를 지켜보는 주드는 불안하다. 두 사람에게는 벽이 생기고, 맥스가 부상과 함께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아 폐인이 돼오자 주드의 신념은 더욱 깊어진다. 주드와 같은 집에 사는 가난한 뮤지션들도 혼란을 겪기는 마찬가지. 집주인이자 보컬인 새디와 그의 연인이 된 기타리스트 조조 역시 새디만 음반사에 스카우트되면서 갈등을 맞는다. 새디에게 연정을 느끼는 동양계 여자 프루던스는 둘을 보며 심란해진다. 주드는 루시와 심하게 다투고 다시 리버풀로 돌아와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는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맥스와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함께 듣게 된다. 영화에는 1960~1970년대 미국 청년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혼돈의 시기에 오히려 예술을 꽃피웠던 당시 청년들의 의지가 각 캐릭터 속에 녹아 있으며, 인종ㆍ전쟁ㆍ동성애로 표현되는 성적 정체성 등 그 시기 갈등 속에 정리되기 시작한 사회 전반의 주제들이 다뤄진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해법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폴 매카트니를 닮은 주인공 주드 역의 짐 스터저스와 루시 역의 에반 레이철 우드, 맥스 역의 조 앤더슨 등 비교적 신진급 배우들의 열연 또한 돋보인다. 2005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던 셀마 헤이엑은 간호사로 깜짝 출연한다. 최근 국내서도 돌풍을 일으켰던 '원스'가 작지만 큰 울림을 전해준 가운데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국내 관객에게 얼마만큼 파고들지 기대된다. 작년 가을 23개관에서 개봉한 미국에서도 개봉 5주차를 넘기며 1천여 개관으로 확대됐으며 극장에서만 2천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원스'와 비슷한 수순을 밟은 것. 국내서는 메가박스 코엑스점, 한 군데에서만 개봉하려 했으나 시사회 반응이 좋아 일단 신촌점에서도 올리기로 했으며 관객의 반응에 따라 추후 확대될 계획이다. 2월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젊은 관객은 부모님 또래인 중견 배우들의 얼굴과 이름을 선뜻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자주 접해 얼굴은 낯익은데 이름만 따로 떼어 들어서는 모습을 얼른 떠올리지 못하는 식이다. 그러나 데뷔 40년을 훌쩍 넘긴 중견 배우 변희봉은 다르다. '괴물' '살인의 추억' '선생 김봉두' 등 젊은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흥행작에서 그는 적은 분량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대다수 젊은 관객은 어느새 변희봉이란 이름 석 자만 들어도 스크린 속 그의 얼굴을 곧바로 떠올릴 수 있게 됐다. 그의 새 영화 '더 게임'(감독 윤인호)의 31일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는 인터뷰 도중에만 두어 차례 오락 프로그램 출연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그러나 그는 연거푸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괴물'로 젊은 관객에게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죠. 그런데도 아직은 오락 프로그램 출연이 썩 내키지가 않네요. 물론 그런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나와 시청자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배우도 있지만 저는 그렇지 못해요. 허허." 이번 영화에서 그에게는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다. 모든 것을 가지고도 젊은 신체를 얻으려 과욕을 부리는 노인 강노식과 그의 속임수에 빠져 몸을 맞바꾼 뒤 자신의 몸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 민희도 역을 동시에 맡게 된 것.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연기 폭이 넓은 역이라 욕심이 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에는 강노식에만 중점을 뒀죠. 몸이 바뀐 뒤엔 민희도를 연기하게 되는 건데 미처 생각지 않았던 겁니다. 감독과의 첫 미팅에서 그 사실을 깨닫고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흔치 않은 역이니 해 볼 만하다고 결정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의 출연 분량은 이제까지 찍었던 어떤 작품보다도 훨씬 많다. 데뷔 40년을 넘겨서 영화 첫 주연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민희도 역의) 신하균 씨가 주연이고 나는 조금 많이 나온 조연"이라고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지만 '엄연한 투톱 체제'라는 지적에 "주연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라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나이 든 사람이 젊은이가 돼야 하니 굉장히 부담이 되더군요. 자칫하면 어설픈 흉내로 영화에 흠만 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아주 큰 폭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지만 윤 감독은 제가 맡은 민희도 역을 약간 희화화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더군요. 대화 끝에 감독 의견을 따르는 쪽으로 했어요." 그는 자신과 반대로 젊은 신체를 갖게 된 욕심 많은 노인을 연기한 신하균에 대해서는 "절제된 연기가 돋보였다"고 평가하면서 "젊은 후배지만 그 자제력만큼은 내가 정말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제까지 조연으로 출연한 수많은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을 꼽아 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괴물'에서 죽음을 맞기 직전 눈빛과 손짓으로 자식들을 보내는 장면과 '선생 김봉두'에서의 마지막 졸업식 장면을 꼽았다. 그에게 "세월이 흐르면서 작품 속에서도 점점 속 깊고 든든한 아버지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건네자 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아버지상에 대한 미련이 많아요. 세상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버지라는 존재의 의미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죠. 세상의 부정(父情)도 사실 각양각색이 아닙니까. 그런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을 작품 속에서 계속 그려 나가고 싶습니다." 데뷔 43년차 배우가 연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어떨까.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정도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를 하게 되는지, 아니면 점점 더 열정을 불사르게 되는지 물었다. "배우는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인가 봅니다. 40년을 하고도 도대체 뭘 더 하고 싶다는 건지… 젊었을 때보다야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숨 고르기를 할 수 있게 됐지만 경험을 발판 삼아 나아가고 싶을 뿐입니다.(젊은 후배들에게 해 줄 만한 조언을 구하자) 뜻을 품고 포기하지 말라는 거죠. 배우로서의 운명을 알고 희열을 느낄 때까지 말입니다."
(서울=연합뉴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황정민, 전지현과 작업해 주목받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제작 CJ엔터테인먼트)는 다분히 착한 영화다. 아니, 착한 세상을 꿈꾸는 영화다. 슈퍼맨이 누구인가. 크립톤성의 마지막 생존자인 그는 무한한 능력을 인간을 구하는데 쓰는 슈퍼히어로다. 그렇지만 영웅 슈퍼맨이 결코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데서 이 영화의 꿈은 시작된다. "여기가 어디지? 과건가, 현잰가, 미랜가"라고 말하는,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인간 슈퍼맨은 현대사회 남들이 하지 않은 소소한 선행을 베푼다. 스스로를 '크립톤성의 마지막 생존자, 인간들의 친구 슈퍼맨'이라 부르는 하와이언 셔츠 차림의 이 남자는 분명 어느 별에서 날아와 인간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듯하다. 할머니의 무거운 짐을 대신 들고, 괴물처럼 달려오는 자동차들을 제지하며 횡단보도를 정리하고, 초등학교 앞 버버리맨을 물리치며, 소매치기를 끝까지 뒤따라가 잡아내는 그는 평범하지만 그 누구도 선뜻 하지 않는 일을 한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신문기사에서나마 볼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며 태양에서 지구를 떨어뜨리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 지구를 밀어내려 하고, 악당들이 자신이 슈퍼맨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하기 위해 머릿속에 크립토라이트를 넣었다고 말하며, 조무래기 애들 앞에서 온 몸의 구멍을 막은 채 100까지 세면 슈퍼맨이 나타난다고 말하는 순간에는 과연 이 사람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고, 어느 누구라도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할 것이다. 영화는 인간 세계에서 잊혀지는 것들, 인간이 파괴하는 것들을 무겁지 않게 보여주며 관객의 호응을 얻어내려 한다. 황당무계한 일을 꾀하는 '슈퍼맨'이 배우 황정민이기에 현실성을 갖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옆을 내내 지키는 다큐멘터리 PD는 바로 전지현이다. '싸움'에서 김태희는 설경구를 만나 한 수 배워보려했으나 흥행 결과는 좋지 않아 황정민을 만난 전지현이 내놓을 흥행 성적 역시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한다. 트렌디를 주도하는 'CF퀸'이 아닌, 주근깨도 가리지 않은 '쌩얼'로 출연한 배우 전지현은 평범한 슈퍼맨이 진짜 슈퍼맨으로 돼가는 과정을 지켜봐야하는 관찰자적 캐릭터를 연기한다. 관찰자는 직접 사건에 뛰어들기 힘들다. 때문에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건 큰 부담이었을 터. "연기에 초능력이 생겼으면 좋겠다"던 전지현은 확실히 전작과는 다른 모습으로 서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엽기적인 그녀'의 풋풋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세상을 아는 듯한 과격한 언행은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전지현의 노력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궁금해진다. 영화는 황정민이 슈퍼맨으로 등장하는 전반부와 상처받은 인간 이현석이 되는 후반부를 확실히 구분한다. 그리고 전반부와 후반부 모두 너무 많은 일들을 쏟아낸다. 마음 편하게 웃으며 봤던 가벼움은 '1980년 광주'까지 등장하며 무게감으로 확 반전을 시도한다. 어느덧 재능있고 의식있는 감독에게 '80년의 광주'는 어떻게라도 담고 싶은 화두인가 보다.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했던 영화는 암울한 시대와 비정한 세상에 대한 냉철한 시선으로 관객의 양심에 비수를 꽂다 '그래도 믿을 건 인간'이라는 믿음으로 막을 내린다. 또한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정의감이 미래를 바꾼다'는 의식을 관객이 갖기를 희망한다. 다만 설득의 도가 지나치다는 인상. 캐릭터의 완성도는 슈퍼맨, 즉 황정민에게 집중됐다. 그래서 전지현이 연기한 송수정은 내내 슈퍼맨과 함께 있음에도 겉도는 인상이다. 인간의 거짓 진실을 담는데 지친 다큐멘터리 PD 송수정은 어느날 자신을 슈퍼맨으로 믿고 있는 이상한 남자 슈퍼맨을 만난다. 오지랖넓게 사람들을 도와주는 슈퍼맨을 카메라에 담으며 그의 행동을 지켜본다. 슈퍼맨을 보며 어느덧 송수정은 그의 순수하면서도 용기있는 행동과 주장에 공감하며 자신도 모르는 새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슈퍼맨의 진실과 맞닥뜨린다. 슈퍼맨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현석의 사연은 송수정의 가슴을 파고든다. 마침내 슈퍼맨이 진짜 슈퍼맨이 되는 날을 지켜보게 된다. 강요하지 않은 감동이 관객을 이끌었던 '말아톤'에서 좋은 세상, 정의로운 사회를 갈구하는 목소리를 분명하게 낸 정윤철 감독의 의지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31일 개봉. 전체관람가.
(연합뉴스) 새해 개봉한 영화 3편이 나란히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말 극장가에 몰아닥쳤던 매서운 추위가 조금씩 풀리는 기미다. 22일 각 영화 제작ㆍ배급사에 따르면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은 10일 개봉한 이후 11일 만에 전국에서 170만 명을 동원했다. 이 영화는 개봉 둘째 주말에도 첫 주말 못지 않게 많은 관객을 맞는 등 꾸준히 기세를 몰고 있어 200만 관객 돌파가 머지 않아 보인다. 김명민과 손예진, 두 스타를 내세운 '무방비도시'는 '우생순'과 같은 날 개봉해 '또 한국영화끼리 제살 깎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지만 개봉 2주째 주말에 100만 관객을 가뿐히 넘어 108만 명이란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연속 2위를 달리고 있다. 3일 개봉해 새해 처음 박스오피스 정상을 밟았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꿀벌대소동' 역시 유명 MC 유재석에게 더빙판 목소리 주연을 맡기면서 지난 주말까지 103만4천 명을 끌어모았다. 100만 명 이상 동원은 애니메이션으로는 꽤 좋은 성적이다. 지난 연말에는 '세븐데이즈'가 11월 중순 개봉해 한달 여 만에 200만 명을 돌파한 것을 마지막으로 '내 사랑' '용의주도 미스 신' '헨젤과 그레텔' '가면' 등 크리스마스ㆍ연말 시즌을 노렸던 영화들이 줄줄이 턱없이 좋지않은 성적으로 고배를 마셨다. '색즉시공 시즌 2' 역시 흥행은 했지만 전편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국내 영화계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그나마 관객의 눈길을 붙잡은 것은 할리우드 영화들. '전체 관람가' 등급의 판타지 영화 '황금나침반'이 지난해 말 방학 시즌을 맞아 개봉 8일 만에 200만 명을 넘겨 현재 3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어거스트 러쉬' 역시 예상외로 200만 명을 넘어서는 흥행작이 됐다. '내셔널 트레저-비밀의 책' 도 100만 관객을 넘겼다. 기록면에서 볼 때 2006년말 개봉했던 '미녀는 괴로워'가 600만 명,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4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빅히트작 두 편이 나왔던 작년 이 시기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연말 관심이 뚝 끊겼던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극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난 데다 앞으로 '더 게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라듸오 데이즈' '원스 어폰 어 타임' '6년째 연애중' '마지막 선물' 등 설 연휴(2월6~8일) 특수를 노린 영화들이 개봉 대기하고 있어 극장가의 온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화로도 '명장' '클로버필드' '찰리 윌슨의 전쟁' '에반게리온 서' 등이 1~2주 차이로 개봉할 예정으로 많은 작품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게 될지, 더 많은 손님을 극장으로 끌어당기는 원동력이 될지 역시 관심이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박물관이 살아있다'와 '미녀는 괴로워'가 있던 지난해 1월에 비하면 극장가 전체가 나아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난 연말부터 끌어 온 흥행작들이 없는 만큼 새해 개봉한 작품들의 선방이 눈에 띄는 것 같다"며 "설 기대작들이 관객을 골고루 나눠 갖는 것보다는 한 작품이 앞으로 튀어나가 다른 영화를 이끄는 식으로 전체 극장가 분위기를 살렸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