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압수수색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구본진 부장검사)는 21일 회원간 영상물 무단 공유 및 유포에 따른 저작권 침해 혐의로 영화업계가 고발한 나우콤, 케이티하이텔 등 8개 대형 웹하드 업체를 압수수색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주말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이들 업체를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으며 회원 명부와 요금 징수 내역, 수익 등의 내역이 저장된 컴퓨터 하드 디스크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업체를 고발한 영화업계 관계자 등을 불러 고발 취지 등을 조사한데 이어 압수물 분석을 통해 회원간 불법 영상물 유통을 통해 직ㆍ간접 수익을 올리거나 불법 유통을 방조한 정황이 포착되면 업체 대표 등을 소환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협의회'는 이들 업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저작권 침해 중지 가처분 신청과 저작권 침해 정지 소송을 내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었다. 소송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및 한국영상산업협회와 35개 영화사가 참여했으며 대상 업체는 나우콤(피디박스 클럽박스), 케이티하이텔(아이디스크), 소프트라인(토토디스크 토토팸), 미디어네트웍스(엠파일),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엔디스크), 유즈인터렉티브(와와디스크), 아이서브(폴더플러스), 이지원(위디스크)이다. 영화업계 측은 "온라인 파일 공유 업체에 저작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청했지만 온라인상에서 불법복제 영화 유통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일정 비용을 지불한 일반 이용자들까지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성기.최정원, 올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

(연합뉴스) 배우 안성기 씨와 최정원 씨가 다음달 1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식 진행을 맡는다. 재단법인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50여년 간 포근한 인상을 바탕으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한 안성기 씨와 통통 튀고 발랄한 매력을 선보이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고 있는 최정원 씨의 사회로 영화제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특별히 개막식 사회 초대에 응해 준 안성기 씨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 최정원 씨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배우로 늘 발전된 변화를 추구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식 사회에 적합한 배우인 것 같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올해 개막식에는 '클래지콰이'의 호란이 만든 프로젝트 그룹 '이바디'의 축하 무대가 마련되며 개막작인 일본 만다 쿠니토시 감독의 영화 '입맞춤(The Kiss)'이 상영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다음달 1-9일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극장가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등 13개 상영관에서 열리며 개막작 '입맞춤'를 포함, 전세계 40개국 195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관람료 할인폐지 제재에 당혹한 영화계>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5개 영화 배급사와 3개 복합상영관에 대해 영화 관람료 할인 중지를 담합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69억 원을 부과한 데 대해 영화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조치로 CJ엔터테인먼트 20억6천600만 원, CGV 15억5천400만 원, 한국소니픽쳐스 13억7천900만 원 등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영화 배급사들이 상영관의 관람료 자체 할인을 금지하고, 단체할인은 1천 원 범위 내에서 배급사와 협의 시행하며 초대권은 2주 후부터 사용하게 해달라고 복합상영관에 요구했고, 이에 상영관들이 각종 할인을 중지했던 것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화관 업계에 만연한 고질적인 담합 관행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어서 관객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할인 약속을 믿고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했다가 혜택이 없어져 황당해했던 관객들이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정부 주무부처의 방침과는 배치된 것인 데다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려는 측면도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영화업계는 "현실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영화 관람료 할인 제한 조치는 지난해 4월 서울영화상영관협회(구 서울특별시극장협회)가 신용카드 할인을 중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비롯됐다. 신용카드사의 이벤트로 시행되고 있는 극장 할인이 멀티플렉스 중심으로 진행돼 극장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중소극장을 고사시키며 영화 관람료의 정상적인 유통 질서를 혼란에 빠뜨린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당시 문화관광부는 이러한 관람료 할인 제한 조치 논의를 거들고 나섰다. 문화부는 "영화관 업계가 벌이고 있는 극장 요금의 정상화 노력을 측면 지원함으로써 국내 영화산업의 성장 과실이 영화계에 되돌아가 재투자될 수 있는 순환구조가 형성되도록 할 것"이라는 자료까지 낸 바 있다. 정부 정책 방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기업 소속 복합상영관들이 문화부의 이런 입장을 거스를 수 없어 신용카드사로부터 전액 보전받는 카드 할인은 대부분 그대로 두고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멤버십 할인 등을 축소하는 형태로 시행했다는 것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문화부의 정책 방향이 할인 중지를 요청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런데 같은 정부가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제재 결정을 내리니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배급사 한 관계자는 "단순히 이 시정조치를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인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이런 조치가 나왔는지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회사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문화부가 영화 관람료 할인 혜택 제한을 지원하고 나선 것은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보완대책으로 영화발전기금을 신설, 입장료의 3%를 기금으로 징수하기로 하면서 영화관에 손실을 보전해주려고 했던 측면이 크다. 영화관들이 영화발전기금 징수를 빌미로 입장료를 올리면 관객의 불만이 스크린 쿼터 축소로 향할 수도 있어 관람료 인상을 억제하며 할인제 폐지를 사실상 유도한 것이다. 영화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할인제 폐지를 통한 '관람료 정상화'뿐 아니라 관람료 인상, 외화와 한국영화의 부율(영화관과 배급사의 부금 비율) 차등 문제 개선 등 한국 영화계의 숙원을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관람료 인상을 한동안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기대 효과로 "영화가 서민ㆍ중산층에 친숙한 문화상품이기 때문에 서민 생활비 경감과 물가 안정 차원에서 엄정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영화제작가협회 차승재 대표는 "이 조치를 계기로 오히려 관람료 인상 논의를 더 활발히 제기해야 한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영화 관람료는 7년 동안 기본적인 물가 상승분조차도 적용받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이었다. 그렇다면 지난 7년간 오른 제작비 원가구조는 어떻게 계산해야 하느냐"며 "최소한 정부가 인정하는 물가 상승분이라도 입장료가 올라 제작 파트로 돌아와야 한다. 물가 안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관람료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극장 수익이 대부분인 영화사로서는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산업기반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영화산업 단체협약 체결 1년, 그 이후>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4월18일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위원장 최진욱ㆍ이하 영화노조)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차승재ㆍ이하 제협)가 '2007 영화산업 단체협약'을 체결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7월1일자로 발효된 이 협약의 골자는 영화 스태프들의 4대 보험 가입과 4대 부서별 최저 임금 보장, 격주 임금 지급, 주1회 휴무 등 영화 스태프들에게 최소한의 근로 환경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었다. 당시 제작사 가운데는 28개 업체가 협약에 참여했으며 이후 16개 업체가 축로 동참했다. 이어 제협은 스태프들이 '출퇴근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전자 관리 시스템 'CINE-ERP'를 내놨다. 실제로 현장에서 협약이 온전히 적용된 영화는 '연인 '1724 기방난동사건' '킬미' 등 세 편이다. 또 다른 영화 10편에서는 부분적으로 적용돼 양적으로 많지는 않았다. ◇"일단 해보니 되더라" 지난 1년 간의 성과에 대해 영화인들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단 해 보니 된다"며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5년 12월 결성된 영화노조가 2006년 6월 제협과 교섭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협상이 타결됐고, 이후 본격 적용되기 시작하면서도 현장의 혼란과 제작비 상승 등 시스템의 대폭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던 것에 비해 그런대로 잘 꾸려졌다는 것이 총평이다. 협약이 적용된 영화들을 보면 임금이 적은 액수라도 격주로 꾸준히 지급됐으며 4대 보험 가입이 성실하게 진행됐고 '긴가민가' 했던 주 1회 휴일도 점점 정착되는 등 협약은 기본 범위 내에서 준수된 것으로 영화노조는 분석했다. 또 영화진흥위원회 영상산업정책연구소는 '한국영화 동향과 전망' 지난해 12월자에 게재된 '영화 스태프의 노동환경 조사' 보고서에서 "임단협 이후 제작현장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근로시간의 단축"이라며 "과거처럼 2~3일에 걸쳐 쉬지 않고 몰아서 촬영하는 관행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영화노조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1월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도 '임단협이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57%), '매우 그렇다'(20.5%)로 긍정적인 대답이 주를 이뤘다. ◇과제는 남아 있다 일단 첫 발을 내딛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행착오도 있다. 영화노조가 보는 가장 큰 문제는 임금 수준이다. 2007 임단협에서 정해 놓은 연출ㆍ제작ㆍ촬영ㆍ조명 등 4대 부서 직급별 최저임금 기준이 다소 낮게 책정된 데 반해 평균 노동 시간은 실행 전보다 줄어들면서 스태프들이 실제로 받은 전체 임금이 줄어든 것이다. 노동시간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데다 과거에는 스태프들의 임금이 '관행'에 따라 주어졌으니 시스템을 변화해 나가는 초기 단계에는 합리적인 임금 수준을 산정하기 어려웠던 것. 이 때문에 영진위 '영화 스태프의 노동환경 조사' 보고서는 "향후 임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축척될 때까지는 정확한 계약 기간의 명시와 계약기간 내 임금 보전에 대한 사항을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미술 등 4개 부서 이외 분야의 스태프들에게는 임단협이 적용되지 않는 것과 4개의 큰 부서로 나누다 보니 함께 분류된 부서 안에서의 세분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이에 따라 영화노조는 18일부터 시작되는 2008 단체협약 교섭에서 임금 수준의 인상을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잡았다. 제작비 10억 원 이하의 저예산 영화에 대해서도 과제가 남아 있다. 저예산 영화의 제작 환경은 평균 정도 제작비의 영화와는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영화노조는 이 경우엔 러닝 개런티, 즉 수익 배분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영화노조 최진욱 위원장은 지난 1년 간에 대한 총평으로 "안 되는 줄 알았는데 된다는 것"이라며 "협약 시행 이후 영화산업 전반에 변화가 분명히 있었던 만큼 올해에는 양적으로뿐 아니라 질적으로 개선된 임단협을 기대하고 교섭에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더 영화와 만나세요"

(연합뉴스) 1960~1970년대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와 그 정신을 잇는 여러 작품을 소개하는 '에로스, 학살-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 걸작선'이 22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는 예술과 산업의 경계에 있는 영화 매체의 고민을 담고 일본 시대상, 사회상을 반영한 수작들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와카마쓰 고지의 핑크 영화 '천사의 황홀'에 이어 데라야마 슈지의 '전원에 죽다', 마쓰모토 도시오의 '장미의 행렬' 등 일본 독립영화의 뿌리인 ATG(아트 시어터 길드)가 제작, 배급한 영화가 잇따라 상영한다. 또 아다치 마사오와 와카마쓰 고지의 명작 '적군/PFLP-세계전쟁선언', 아다치의 근작 '테러리스트' 등 전후에서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반제국주의 투쟁 및 학생 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영화들도 나온다. 하라 가즈오의 개인과 국가에 대한 다큐멘터리 '극사적 에로스', 다큐멘터리의 대가 하니 스스무의 '첫사랑, 지옥편', 새로운 영화 형식을 실험한 발견회(發見會)의 '미각혁명론서설'도 상영할 예정이다. 23일 오후 7시 '천황군대는 진군한다' 이후 변영주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열리며 24일 저녁 7시30분 '장미의 행렬'을 마친 후 일본영화 연구가 유양근 씨가, 29일 저녁 7시30분 '전원에 죽다'엔 일본영화 연구가 윤용순 씨가, 내달 7일 저녁 7시 '테러리스트'엔 영화평론가 히라사와 고가 각각 강연한다.

<새영화> '매트릭스'와 만난 '명탐정 코난'

(서울=연합뉴스) 무대는 19세기 후반 영국 런던. 소재는 가상현실과 희대의 살인사건, 주제는 현대 문명에 대한 반성. 여기까지만 보면 18세 이상 관람가의 음침한 SF 스릴러다. 그런데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이다. 그것도 12세 이상 관람가. 뭔가 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성인층이 혹할 현란한 컴퓨터그래픽이 있는 것이 아니고 기술적으로도 단순하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는 1994년부터 현재까지 일본 청소년 잡지 주간소년선데이가 연재한 만화로 1997년부터는 매년 한 편씩 극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 개봉하는 '명탐정 코난 - 베이커가의 망령'은 일본에서 2002년에 개봉, 292만 명을 모은 '명탐정 코난' 시리즈 중 최고 흥행작이다. 코난은 사실 고등학생 탐정 남도일이었으나 범죄조직이 개발한 독약을 마시는 탓에 어린아이가 되고 만다. 코난은 가상현실 체험 게임 코쿤의 시연회에 참석했다가 다른 49명의 아이들과 함께 목숨을 담보로 한 게임을 하게 된다. '노아의 방주'라고 이름 지은 인공지능이 장악한 코쿤은 아이들을 4가지의 극한 상황으로 내몰고 게임에서 지면 아이들이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없게 한다. 대신 참가자 중 단 한 사람만 살아남으면 다른 모든 아이들도 함께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있다. 4개의 상황 중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한 게임을 택한 코난은 1988년 런던을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엽기적인 연쇄 살인마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와 대결한다. 역시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의 주인공인 명탐정 셜록 홈즈를 존경하는 코난은 잭을 좇을 때마다 홈즈의 지혜를 빌린다. 제목에서의 베이커가는 셜록 홈즈가 살던 지역을 이른다. 한편 코난이 가상 현실에서 잭 더 리퍼를 잡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동안 현실 세계에서는 코쿤 시연회장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 색출을 위해 경찰이 출동한다. '명탐정 코난 - 베이커가의 망령'은 한마디로 매트릭스 속으로 들어간 코난의 활약상을 그렸다. 게임에 중독된 요즘 아이들의 모습과 IT 기술의 발전으로 등장한 가상 현실을 체험하는 것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하지만 '게임 오버'라는 말이 곧 죽음을 의미하고, "기득권과 더러운 세상을 정화하는 노아의 방주가 이 시대에도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시종 섬뜩하고 한편으로 불편하다. 세기말의 반성은 어른들의 몫이지 꿈과 희망을 먹고 자라나야 하는 아이들에게 지울 짐이 아니다. 5월1일 개봉, 12세 관람가.

<새영화> 스무 살의 성장통 '나의 노래는'

(연합뉴스) 안슬기 감독은 현직 교사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수학 선생님이 방학 때 찍어 내놓은 단편은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그는 착한 심성이 담긴 착한 영화를 만들었고, 그 영화들은 잔잔한 감동을 줬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알콩달콩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첫 장편 '다섯은 너무 많아' 역시 독립영화계에서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그가 두 번째 장편 '나의 노래는'을 선보인다. 현재 서울산업정보학교 고3 담임을 맡고 있는 안 감독은 '나의 노래는'을 통해 매일 마주 대하는 자신의 학생과 비슷한 또래의 고민을 담았다. 13회차 촬영에, 보기에 따라 '고작' 또는 '어마어마한' 1천500만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작품. 우리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스무 살 청년이 불편한 관계에 힘들어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모습을 그렸다. 역시 착하다.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정도로 카메라는 성글고 투박하지만 진심으로 인물들에게 접근한다. 스무 살 희철의 생활은 정글 같은 경쟁사회의 기성세대들이 보기엔 너무나 무력하다. 그러나 희철에게도 소중한 삶이 있다. 시험 날 깨워주는 사람이 없어 늦잠을 자는 바람에 시험을 보지 못한 희철. 집에 어쩌다 가끔 들어오는 아버지는 차라리 집에 없는 게 편할 정도고, 할머니는 종교에 빠져 있다 급기야 가출한다. 분식집 배달원을 하던 희철에게 영화과 학생 연주가 다가와 출연을 부탁한다. 낯선 경험을 하게 된 희철은 영화를 찍으며 고교 시절 활동했던 힙합동아리의 경험을 살려 랩을 부르기도 하고, 연주와 첫 키스를 나누기도 하며, 수 차례 'NG' 끝에 'OK' 사인을 받기도 한다. 희철의 친구 민하는 곧 이민을 떠난다. 친구면서도 희철에게 우정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희철은 민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다.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영화 촬영이 끝나고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돌아온 희철. 키스 장면이 담긴 촬영 테이프가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나선다. 영화는 희철에게만 집중한다. 그렇다고 많은 대사가 있는 것도, 뚜렷한 연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담백하고 담담하게 청춘의 좌절과 희망을 담았다.

다큐멘터리영화 '식코' 강릉서 상영(종합)

(연합뉴스) 건강보험 민영화 등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점과 폐해, 심각성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식코(Sicko)'가 강릉에서 상영된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는 흔치 않은 흥행감독인 마이클 무어는 '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 9/11'로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인물로 이 영화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잘린 손가락을 땅에 묻고, 국민적 영웅이라 불리는 911 테러 당시의 소방구조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응급환자를 치료 만 끝내고 인근에 내다 버리고 있는 민간병원의 모습 등을 통해 의료보험 민영화의 천국인 미국의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강릉시네마떼끄는 이 영화가 지난 3일 극장개봉을 했지만 강원도에서는 불과 1개 영화관에서만 상영되자 시민단체와 '식코 강릉상영위원회'를 결성하고 공동체 상영 방식의 무료 상영회를 갖기로 한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영화는 19일과 20일 오후 2시와 5시, 강릉단오문화관에서 상영되는 데 강릉시네마떼끄 회원은 무료지만 성인은 5천원, 학생 및 청소년은 3천원을 받기로 했다. 강릉시네마떼끄 박광수 사무국장은 "조금 더 많은 강릉시민들이 '식코'를 보고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