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별별이야기2-여섯 빛깔 무지개'는 '여섯 개의 시선'(2003)으로 출발한 국가인권위원회의 다섯 번째 영화다.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6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라는 점에서는 '별별이야기'(2005)의 뒤를 곧바로 잇는 영화이기도 하다. 전작처럼 이번 영화 역시 인권 문제를 친절한 목소리로 짚어준다. 강의식으로 정보를 주입하거나 관객을 가르치려 든다는 뜻의 친절함이 아니라 관객이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서도 진지하게 인권 문제에 대해 성찰할 수 있도록 했다는 뜻의 배려심이다. 애니메이션 6편은 각각 시각장애인, 일하는 여성, 다문화 가정의 자녀, 동성애자가 겪는 사회적 차별과 상처를 그리고 있다. 가장 큰 매력은 옴니버스물의 특성대로 각각의 작품에 독특한 색깔이 있으면서도 전반적으로는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서 오는 서정성이라는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살려 표현 기법과 전개 방식에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세 번째 소원'(안동희ㆍ류정우)의 이야기는 시각장애인 명선에게 '소원실행위원회'의 요정이 찾아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면서 시작한다. 명선은 눈으로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은 위원회의 금지 조항에 포함돼 있는 소원이다. 요정은 어쩔 수 없이 명선이 다른 소원을 찾아낼 때까지 하루를 함께하기로 한다. 집을 나선 명선의 하루는 말 그대로 어둠컴컴하기만 하다.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 보험설계사처럼 '소원 성취 계약 약관'을 줄줄이 설명하고 명선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커먼 세상과 명선이 상상한 신비로운 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등 세부적인 아이디어가 톡톡 튄다. '아주까리'(홍덕표)는 소재의 독특함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식구들이 내복을 막 입기 시작하는 초겨울, 준이네 엄마와 아빠는 준이의 포경수술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인다. 엄마는 준이가 수술을 받기 싫어하므로 의사를 존중해 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빠는 수술을 받아야만 준이가 진짜 남자가 될 수 있다며 첫눈 오는 날을 수술일로 정해버린다. 영화는 포경수술을 남자 어린이들이 성장하기 위한 통과의례로 여기는 생각이 사회적 시선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남성 콤플렉스는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유쾌한 웃음 속에 그동안 당연시했던 일을 달리 생각해 볼 여유를 주는 작품이다. '아기가 생겼어요'(이홍수ㆍ이홍민)는 직장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직장 여성 은수의 이야기다. 출산 휴가를 내려는 은수에게 상사는 퇴직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아이를 봐 주기로 했던 시어머니는 허리가 아프다며 눈치를 준다. "애 하나 낳으려니까 주위가 다 나를 피하는 것 같아" 같은 촌철살인의 대사가 평범한 여성의 힘겨운 삶을 대변한다. '샤방샤방 샤랄라'(권미정)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다. 똑똑하고 친구에게 인기도 많은 초등학생 은진이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다. 머리카락이 굵고 곱슬곱슬하다는 것. 그건 바로 필리핀에서 시집 온 엄마를 닮았기 때문이다. 은진이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다. 다문화 가정의 식구들이 폐쇄적인 한국 사회에서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세심하게 잡아낸다. 때로는 철없고 때로는 속 깊은 어린 소녀의 마음이 정감 있고 따뜻한 색채의 그림으로 사랑스럽게 묘사됐다. '메리 골라스마스'(정민영)는 산타클로스 선발 과정을 통해 사회적 차별을 한꺼번에 집약해 보여주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 몇몇 사람들이 산타클로스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하지만 '정상적'인 사람을 뽑으려는 심사위원의 엄격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클레이 애니메이션답게 캐릭터들의 표정이 돋보인다. '거짓말'(박용제)은 가족에게도 자신의 사랑과 삶에 대해 털어놓을 수 없는 동성애자들의 아픔과 상처를 감성적인 그림체로 보여준다. Y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G와 계약 결혼을 하기로 하고 K는 Y를 사랑하지만 그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G 역시 동성애자이고 여자친구인 R이 있다. 삼대독자 C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게 된 부모에 의해 정신병원에 가게 된다. 17일부터 씨너스 센트럴, 명동, 서울대, 연수, 일산, 분당, 평택, 천안, 대전, 서면점에서 만날 수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별별이야기2-여섯 빛깔 무지개'가 해외 영화제에 잇달아 초청됐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청어람은 '별별이야기2…'가 4일 개막한 제21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의 아시안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6월 열리는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도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와이드 앵글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돼 전회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별별이야기2-여섯 빛깔 무지개'는 '여섯 개의 시선'(2003)으로 출발한 국가인권위원회의 다섯 번째 영화다. '세가지 소원' '샤방샤방 샤랄라' '아주까리' 등 6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라는 점에서는 '별별이야기'(2005)의 뒤를 잇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 HD(고화질)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게 될 단편영화로 김주리 감독의 '나타샤'와 손광주 감독의 '리서치'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 아비드사가 후원하는 '부산 HD 프로젝트'에 선정된 이들 작품에는 각각 1천만원의 상금과 아비드사의 후반작업 장비사용 권한이 제공된다. 또 부산에서 영화를 모두 촬영할 경우 로케이션과 HD 카메라를 무료로 지원하고,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날 경우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부산영상위는 이에 앞서 지난 2월1일부터 3월10일까지 진행된 작품공모에 모두 72편이 응모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김주리 감독의 '나타샤'는 우리나라 남성과 결혼한 우즈베키스탄 여성, 그리고 이 남성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고, 손광주 감독의 '리서치'는 우리나라의 젊은 여성들이 갖고 있는 욕망과 소외감 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매주 금요일은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세요" 해마다 국제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전주시는 전주 영화.영상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이번 달부터 매주 금요일을 '영화 보는 날(Movie Day)'로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매주 대중적 선호도가 높은 지역 라디오 방송매체 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홍보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벌일 예정이다. JTV전주방송은 오는 4일 오후 1시 '장혜라의 행복발전소' 코너를 통해 전주영화.영상산업의 정책 및 영상위원회 활동, 전주에서 촬영된 영화 관련 정보를 홍보할 예정이다. 전주MBC도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라디오 프로그램인 '별이 빛나는 밤에'와 김차동의 FM모닝쇼를 통해 전주 영화 관련 퀴즈를 내고 이를 맞춘 청취자에게는 영화티켓 20장을 나눠줄 예정이다. 전주시와 사단법인 전주영상위원회도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 관련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전주시민미디어센터도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덕진동 센터에서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의 영화 및 영상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이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며 "이 행사가 활성화되면 전주가 영상의 고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BS TV '한국영화특선'은 신상옥 감독 2주기(11일)를 맞아 '신상옥 감독 추모전'을 방송한다. 6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25분에 방송될 '신상옥 감독 추모전'에서는 '삼일천하' '만종' '다정불심' '천년호' 등 네 편이 소개된다. EBS는 "이들 네 편은 신 감독이 전성기를 거친 후 새로운 도약을 위해 애쓰던 1967년부터 73년 사이에 만들어진 작품들로 신 감독의 다양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영화"라고 밝혔다. '삼일천하'(1973)는 신상옥 식의 화려하고 힘찬 궁중 사극의 면모를 보여주며, '만종'(1970)은 청각 장애인 부부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다정불심'(1967)과 판타지 영화인 '천년호'(1969)는 신 감독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여성 욕망에 대한 과감한 묘사가 펼쳐진 작품이다.
(연합뉴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의 아시아 정킷(공식 홍보행사)이 16일 서울에서 열린다. 3일 '아이언맨'의 국내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존 파브로 감독과 주연 배우가 16일 한국을 찾아 아시아 각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 기자회견 등 홍보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이 영화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귀네스 팰트로, 테런스 하워드, 제프 브리지스가 출연했으며 이 가운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방한 스케줄을 협의 중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아시아 정킷은 그동안 홍콩과 일본 도쿄 등지에서 주로 개최됐으며 서울에서 진행되는 것은 지난해 6월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무기업체 억만장자 CEO이자 천재 과학자인 토니 스타크가 엄청난 위력의 하이테크 수트를 개발, 첨단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21세기형 슈퍼히어로 '아이언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30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연합뉴스) ◇영화 '동거, 동락' 포스터:'엄마, 요즘 연애해?' ◇영화 '경축! 우리 사랑' 포스터:'철없는 쉰 살, 봉순 씨의 뻔뻔한 사랑이 시작된다' '엄마'들이 반란을 꿈꾼다. 영화 속 어머니, 혹은 아내가 점점 더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엄마'라는 틀에 갇혀 있던 중년 여성들이 자신의 성(性) 정체성, 더불어 자아 정체성을 찾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동거, 동락'의 카피는 도발적이다. 영화는 더 과감하다. 엄마의 생일에 자위기구를 사주는 딸과 딸의 남자친구를 호스트바에서 만나는 엄마, 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젊은 여성과 중년 여성의 자아찾기를 들여다본다.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 역시 만만찮다(?). 젊은 남자와의 커밍아웃을 선언한 뒤 아내와 이혼한 것. '부도덕한 로맨스'라는 설명을 앞세워 9일 개봉할 '경축! 우리 사랑'은 쉰한 살의 평범한 주부가 21살 연하로 사위가 될 뻔했던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임신을 하고 그 사랑을 지킨다. 바람피우던 남편은 당황하고, 집 나간 딸은 황당한 상황에 비명을 내지른다. 그래도 뒤늦게 온 사랑을 엄마는 꿋꿋이 지킨다. 영화 속 '가족의 탄생'이 어머니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003년 임상수 감독은 '바람난 가족'에서 뒤늦게 섹스의 맛을 알게 된 60세 시어머니, 고등학생과의 정사에서 남편과는 갖지 못했던 아이를 임신했던 며느리를 내세워 파격적인 여성의 일면을 드러냈다. 2005년 '사랑해요, 말순 씨'에서는 성적인 고민을 아이에게 넋두리하듯 고백하는 엄마를 만날 수 있다. 가족의 정체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영화는 2006년 '가족의 탄생'. 고두심은 스무 살 연하의 엄태웅 앞에서 살포시 미소짓고, 엄태웅의 누나는 자신보다 훨씬 나이 많은 동생의 여자를 받아들인다. 공효진은 남자 없인 살 수 없다는 엄마 김혜옥을 구박하다가도 엄마의 남자 집에 가서 행패를 부리기도 한다. 이들 영화에 비해 '경축! 우리 사랑'과 '동거, 동락'은 한층 직접적으로 중년 여성의 성과 정체성을 담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있다. 한마디로 '엄마도 여자다'라는 명제 아래 남편과 자식에 묻혀 있는 '엄마'라는 이름의 그늘을 정면으로 끄집어내는 것. '경축! 우리 사랑'에서 봉순 역을 연기한 김해숙은 "뒤늦게 사랑의 설렘을 알게 된 엄마, 임신한 아이를 새로운 자아로 받아들이는 엄마를 중심으로 새로운 가족관계가 형성되는데, 이는 그만큼 엄마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 씨는 "허수경 씨가 아버지 없이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는 등 현 사회는 여성들의 자식, 가족에 대한 의식이 급격하게 변화됐다. '정사' '밀애' 등 2000년대 초반 등장했던 영화와는 전혀 다른 사회적 의식을 느낄 수 있다. 그때의 영화는 여자가 바람피우면 가정이 깨진다는 식이었지만 최근 영화는 모성의 탈신화화를 통해 가정의 재영토화를 이룬다"고 평했다. 그는 "신모계사회라고 일컬을 수 있을 만큼 아내, 엄마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며 순수혈연주의에 대한 가치관에 의문을 품는 영화들"이라고 덧붙였다. 아내 혹은 어머니의 변화는 가족 전체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 '경축! 우리 사랑'의 오점균 감독은 "자유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가족 이야기이면서 성적 이야기, 그것도 나이 든 여자를 통해 사회적 통념에 일침을 가하는 동시에 그것이 재미있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아직은 비교적 덜 상업적인 저예산 영화를 통해 이런 움직임이 시도되고 있지만 소재의 다양성을 확대해가고 있는 만큼 대중영화에서도 '엄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코미디 영화의 대표주자인 장항준 감독과 김정우 감독이 영화 이벤트로는 처음인 맞대결 형식의 '무비 배틀'을 펼친다. 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총 4편의 영화를 대결 형식으로 상영해 관객 수 또는 시청률로 승부를 가리는 것. 첫 대결작은 장 감독의 '전투의 매너'와 김 감독의 '색다른 동거'. 두 작품은 서울과 경기 등 전국의 롯데시네마 20여 개 관에서 17일부터 상영해 최종 관객 수로 승자를 결정한다. 이어 장 감독의 '음란한 사회'와 김 감독의 '성 발렌타인'이 25일 밤 11시 OCN에서 연속 방송해 시청률로 우열을 가린다. 전적이 1승1패가 되면 5월9일 밤 11시에 승자의 작품만을 다시 방송해 시청자 투표로 최종 승부를 결정한다. 시청자 참여와 투표 방식 등 세부 내용은 온무비스타일(www.onmoviestyle.com)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장 감독의 '전투의 매너'는 청춘 남녀의 달콤살벌한 동거일기를 담았고 '음란한 사회'는 고지식한 학원강사의 엽기발랄한 성인용품 판매기를 그렸다. 김 감독은 열두 살 아래 띠가 같은 제자에게 '필이 꽂힌' 노처녀 여교수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은 '성 발렌타인'과 처녀귀신과의 아찔한 로맨스를 다룬 '색다른 동거'로 대결에 나선다. 장 감독은 1996년 '박봉곤 가출사건'의 시나리오를 맡아 영화계에 입문한 후 2002년 '라이터를 켜라'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했다. 이후 '불어라 봄바람'을 연출했고 '귀신이 산다'의 시나리오를 쓰는 등 독특한 색깔의 코믹 영화로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김 감독은 1996년 '은행나무 침대'와 1998년 '쉬리'의 조연출 맡은 데 이어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의 시나리오를 썼다.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구세주'와 '최강로맨스'가 주목을 받으며 코미디 감독으로 자리를 잡았다. 장 감독은 "몇 년 전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무비 배틀'이 실현돼 매우 흥분되고 설렌다"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프로젝트인 만큼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평소 존경하던 장 선배와 대결을 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승부인 만큼 감독 대 감독으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탤런트 김민 남편이라는 점으로 국내에 알려진 이지호 감독. 한국의 여러 감독들이 할리우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감독이 쟁쟁한 할리우드 톱스타들을 불러내 영화 '내가 숨쉬는 공기'를 내놓았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런데도 영화 타이틀에 선명히 'Jieho Lee'라는 한국식 이름을 박았고, 영화 도입부에 "한국은 내 심장이 속해 있는 곳"이라는 문구를 넣을 정도로 한국인이라는 의식이 강하다는 걸 느끼게 한다. '내가 숨쉬는 공기'는 희(喜)ㆍ노(怒)ㆍ애(愛)ㆍ락(樂)의 관점에서 네 가지 이야기로 펼쳐진다. '애'가 슬픔(哀)이 아닌 사랑(愛)이라는 점만 다를 뿐, 한국에 뿌리를 뒀다는 이 젊은 감독은 동양의 인생관인 '희로애락'을 장편 데뷔작에 실었다. 영화는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폴 해기스 감독의 '크래쉬'와 구성이 닮아 있다는 점에서 1월 개봉한 미국에서 창의력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각 편의 주제가 짧은 동안에도 선명히 부각되고 촘촘한 매듭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어졌다는 점에서 이 감독을 주목하게 한다. 상업영화면서도 작품성을 놓지 않는 독립영화 같은 면모가 느껴지는 건 이 때문. '크래쉬'에 출연했던 브렌든 프레이저가 비슷한 형식의 이 영화에 또 출연을 결심했던 것은 이유가 있었을 터. 앤디 가르시아, 포레스트 휘태커, 케빈 베이컨, 세라 미셸 겔러, 줄리 델피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갖고 있던 미덕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네 편의 주제가 의미 있는 오브제를 통해 한데 이어지는 형식에 대한 '기시감'만 극복한다면 차분하게 사유하듯 철학적이면서도 한편으로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를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카메라는 담백하고, 화면에는 여백의 미를 살필 수 있다. 인간의 관계는 미처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서로 유기적이며 사랑이 절망을, 소망이 파국을, 체념이 희망을, 마침표가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포레스트 휘태커 출연) = 자라는 내내 우등생이자 모범생이었던 펀드 매니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아가는 소심한 이 남자는 우연히 승마 조작 경기에 관한 정보를 듣고 빚을 내 5만 달러의 거금을 투자한다. 그러나 예정된 승부가 어긋나며 이 남자의 인생도 어긋난다. 그는 악덕 사채업자 핑거스에게 쫓기게 되고, 어느 날 적은 돈으로 주식을 사서 늘 따는 고객이 건네주는 총을 받는다. 그 총으로 은행을 턴다. ◇기쁨(브렌든 프레이저) = 가까운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지닌 핑거스 휘하의 해결사. 앞을 본다 해도 결코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에 감정마저 잃어간다. 핑거스가 협박 끝에 받아낸 것은 이제 막 가창력으로 부상한 한 여자 가수의 계약서. 그에게는 여가수를 감시하라는 임무가 맡겨진다. 그런데 여가수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일이 생기고, 핑거스의 조카에게 벌어질 일이 자신에게 벌어지자 이제야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가수와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기며 처음으로 갖고 싶은 게 생긴 자신을 느낀다. ◇슬픔(세라 미셸 겔러) = 자신의 눈앞에서 차에 치어 죽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심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신인 가수. 매니저의 도박으로 조직폭력배에게 팔려가는 신세가 된다. 도망치다 만난 사람이 핑거스의 오른팔 부하. 그는 가수를 숨겨준다. 두 사람은 비슷한 유년 시절의 경험을 갖고 있어 잃어버린 반쪽을 찾은 듯 사랑에 빠진다. 불안함 속에도 행복에 겨운 나날들. 핑거스의 눈을 피해 멀리 떠나려던 날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사랑(케빈 베이컨) =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보기만 하다 친구의 아내가 되는 걸 지켜봐야 했던 외과 의사. 그녀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 24시간 내에 희귀한 혈액을 구하지 못하면 죽는 절체절명의 상황. TV에서 한 여가수가 자신의 혈액형이 희귀하다며 바로 그 혈액형을 말한다. 가수에게 접근하지도 못한 채 포기하고 병원으로 오는 순간 병원 옥상에서 떨어지려는 가수를 보고 급히 올라간다.
(연합뉴스) 참혹한 내전을 겪은 르완다의 현실을 조명한 영화 '문유랑가보'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재미교포 2세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ㆍ29) 감독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5월14~25일)의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칸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올해 영화제의 시네파운데이션 아틀리에 지원 대상 작품으로 14개국의 프로젝트 15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프로젝트 가운데 미국 영화는 정 감독의 '러키(Lucky)'와 브래든 킹의 '히어(Here)' 등 2편이며 아시아 영화로는 '여름궁전'을 만든 중국 러우예(婁燁) 감독의 '비치(Bitch)', '미(美)'로 지난해 제5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을 받은 대만 천준린(陳駿霖) 감독의 '퍼스트 페이지 타이베이(First Page Taipei)', 베트남 판당디 감독의 '비, 돈트 비 어프레이드(Bi, Don't Be Afraid)' 등이 있다. 또 콜롬비아 루벤 멘도사 감독의 '스톱라이트 소사이어티(The Stoplight Society), 에스토니아 일마르 라크 감독의 '원 모어 크로아상(One More Croissant), 세르비아 올레그 노브코빅 감독의 '화이트, 화이트 월드(White, White World)', 소말리아 이스마엘 자마 감독의 '레 아브디(Queleh Abdi)', 호주 벤 해크워스 감독의 '큐어 포 서펀츠(Cure For Serpents)' 등이 포함됐다. 2005년 시작된 시네파운데이션 아틀리에는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젊은 영화 감독들에게 각종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영화제 기간인 5월16~23일 세계 투자ㆍ배급사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준다. 정 감독은 데뷔작 '문유랑가보'로 지난해 제60회 칸 영화제의 비경쟁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바 있다.